MEMORIZE RAW novel - Chapter 240
00239 비틀린 신념 =========================================================================
1층에서 간단한 해후를 나눈 우리들은 이어진 임한나의 안내를 받아 4층으로 오를 수 있었다. 그녀가 안내해주는 방으로 들어선 순간, 나는 살짝 놀라고 말았다. 눈 앞으로 보이는 방의 풍경은 평수가 널찍한 건 둘째 치고서라도 여러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이리저리 배치되어있는, 마치 고급 호텔의 로열 스위트 룸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이것저것 신경 쓴 흔적이 역력히 보이고 있었다.
이토록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궁금해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어서 들어오라는 그녀의 손짓에 결국 몇 발짝 안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이윽고 그녀가 손수 꺼내주는 테이블 의자에 앉자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흘러나왔다.
“그림자 여왕님 아니면 하연씨가 가끔 사용하던 방이에요. 언젠가 클랜 로드가 돌아온다면서 스스로 관리도 하셨죠.”
“얘기를 들어보니 4층을 전부 대실 한 것 같더군요. 어차피 곧 클랜 하우스를 구입할 예정이라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아무튼 감사합니다. 대금은 확실하게 지불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괜찮아요. 이미 그에 준하는 도움을 받았고, 또 받고 있으니 부담 없이 사용하셔도 되요.”
도움을 받았다는 말이 궁금했지만 나중에 고연주가 돌아오면 자연스레 알게 될 일이라 더는 묻지 않기로 했다. 임한나는 다른 인원들을 부르겠다며 곧바로 방을 나갔고, 나는 그제서야 클랜원들을 더욱 자세히 살필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
한별은 러브 하우스에 들어왔을 때부터 시종일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살짝 긴장한 기색이 있는 걸로 보아 곧 애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비비앙의 관심은 오롯이 내게로 쏠려있었다. 그녀를 보자 문득 영약의 진행 상황을 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일단은 말을 아끼기로 했다. 추후 들어오는 클랜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그때 일괄적으로 물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한별과 비비앙에서 눈을 뗀 순간이었다. 몸에 갑작스러운 무게 감이 느껴졌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자 내 몸을 꼭 끌어안은 채, 전방을 지그시 응시하는 안솔을 볼 수 있었다. 도대체 누굴 이렇게 보나 싶어 다시 고개를 들….
“…너네 둘이 갑자기 왜 그러니.”
황당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내가 시선을 돌린 곳에는 안솔과 한결이 서로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둘의 시선은 절대로 호의적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필생의 천적 또는 라이벌을 보는듯한 눈빛이었다.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안솔은 팩 소리가 날 정도로 고개를 돌렸다. 한결은 묵묵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안 드는 눈치였다.
한동안 백한결을 흘끔흘끔 쳐다보던 안솔은 이내 뾰족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새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오.”
“응. 이번에 총 두 명을 새로 데려왔거든. 먼저 네 앞에 있는 사용자는 이번에 새로 입장한 신규 사용자고. 다른 한 명은 누군지 잘 봐봐. 너도 아는 사람이란다.”
그제서야 새로 온 사람들에게 관심이 생겼는지, 안솔은 사선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윽고 그녀의 시선에 한별이 걸리자마자 안솔의 표정은 빠르게 굳어버렸다.
“안녕.”
“어….”
“오랜만이야.”
“아…. 네에….”
한별이 미약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하자 안솔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얼굴에는 떨떠름함이 가득했다. 보이는 그대로 말하자면, 전혀 반기는 얼굴이 아니었다. 마지못해 대답을 하기는 했지만 그 시선에는 “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 라는 의문이 가득했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한별은 씁쓸하게 웃었다.
“…….”
“…….”
어색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비비앙은 한별, 안솔, 한결을 번갈아 보고는 이내 나를 향해 어깨를 으쓱했다. 나 또한 어깨를 으쓱 이며 화답해주자 그녀는 눈을 일자로 만들며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러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걸 알아챘는지 더 이상 입을 열지는 않았다.
*
임한나가 꽤나 신속하게 소식을 전했는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한 명씩 내 방으로 들어오는걸 볼 수 있었다. 먼저 온 이들을 제외하고, 가장 처음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안현이었다. 쿵쾅쿵쾅 소리가 들려 안현일까 이유정일까 맞추고 있는 사이, 문이 벌컥 열리며 땀으로 흠뻑 젖은 안현이 들어온 것을 볼 수 있었다.
“형!”
“오랜만이다.”
“형! 정말 형 맞죠! 돌아오신 거죠! 형!”
“응.”
‘누가 남매 아니랄까 봐 하는 짓이 안솔이랑 판박이군.’
속으로 킥킥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자 안현은 나를 껴안을듯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행동은 안솔의 노려봄으로 멈출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는 땀으로 흠뻑 젖은 자신의 전신을 훑어보더니 이내 머쓱하게 웃으며 한별의 옆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하하. 미안해요 형. 훈련을 하느라 땀을 잔뜩 흘렸네요.”
“좋은 자세야. 그런데 여기에 훈련할 장소가 있어?”
“네…. 응?”
막 의자를 빼어 앉으려는 찰나. 그때서야 한별을 발견했는지 안현은 잠깐 동작을 멈추었다. 조용히 안현을 바라보던 한별은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아, 안녕하세요.”
“너는…. 김한별?”
“네. 오, 오랜만….”
“너 뭐냐. 네가 왜 여기 있어?”
안현은 나를 봤을 때와는 달리 상당히 공격적인 어투로 입을 열었다. 한별이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녀석은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일단 앉으라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안현은 입맛을 한번 다시고는 빼던 의자를 거세게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발길을 돌려 정 반대편으로 이동해 의자에 앉았다. 한별의 고개는 더더욱 숙여졌다. 생각보다 그녀에 대한 애들의 배신감은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어쩌면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내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말을 걸었다. 적당히 대꾸해주며 기다리고 있자, 이윽고 외출한 인원이 돌아왔는지 고연주, 정하연, 신상용이 한꺼번에 방으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고연주는 그나마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졌지만 정하연과 신상용은 바바라에서 헤어진 이후 처음이라 확실히 반가웠다. 부드럽게 웃으며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건네자 둘은 동시에 허리를 숙이며 내 말을 받았다. 둘 모두 침착한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앞선 애들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는 게 마음에 들었다.
“리, 리더. 아니 클랜 로드. 격조했습니다.”
“하하. 사용자 신상용. 오랜만입니다. 클래스 상황은 어떻습니까?”
“더, 덕분에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하.”
신상용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간단한 악수를 나누자, 그는 내 손을 부드럽게 감싸는 걸로 반가움을 대신했다.
“수현. 어서 오세요. 무사히 돌아와주셔서 정말 기뻐요.”
“사용자 정하연. 저와 고연주가 없는 동안 클랜을 맡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하연과 많은 말을 나누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상당히 애잔했는데, 진심으로 내가 무사히 돌아와서 안심하는 눈동자였다. 이윽고 둘은 새로 온 인원들을 한번 쓱 보고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이로서 대부분이 자리에 모였지만 아직 한 명이 마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문 밖을 한번 슬쩍 쳐다보다가, 안현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안현. 유정이는? 여기 있는 거 아니었어?”
“아. 아까 방으로 들어가는 거 같던데요. 잘 모르겠어요. 가서 불러올까요?”
안현이 대답하는 순간. 복도에서 도도도도 달리는 소리가 문을 투과해 들어왔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클랜원들은 모두 제각각 웃음을 터뜨렸다. 곧 복도를 질주하는 소리가 멈추고, 문이 활짝 열림과 함께 유정이 날렵한 몸놀림을 보이며 안으로 뛰어들었다. 몸을 씻느라 늦었는지 그녀의 젖은 머리가 찰랑이며 물방울들이 우수수 흩날렸다.
“오빠! 오빠 왔다며!”
“응. 네가 가장 늦었어.”
“잠깐 몸 좀 씻느라…. 아. 진짜 오빠다. 오빠!”
“안녕.”
“끼얏호!”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그녀는 테이블을 훌쩍 넘어와 내 목을 끌어안았다. 격하게 반가워 해주는 건 고마웠지만, 어째 애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목을 끌어안고 비비는 유정의 턱을 간질여주자, 그녀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비틀었다. 그러면서도 킥킥 웃는걸 보니 마치 고양이를 보는 기분이었다.
자꾸만 들러붙는 유정을 겨우 떼어놓자, 그녀는 부산을 떨며 내 옆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그러나 내 양 옆은 이미 안솔과 한결이 차지한 상태였다. 실망한 얼굴로 몸을 돌리려던 유정은, 한결을 봤는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기 뉴 페이스가 있네? 오빠. 이 예쁘게 생긴 여자애는 누구야?”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규 사용자야.”
“아~. 새 클랜원으로 데려온 거야? 그럼 다른 한 사람은….”
한결은 여자애라는 말에 충격을 먹었는지 다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나 또한 실수했다는 생각에 말을 정정해주려는 순간, 앞쪽을 확인한 유정의 입이 딱 다물 린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달처럼 휘어있던 그녀의 눈은 휘둥그래 변했고 얼굴 전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놀람이 어이없음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
“하. 어이가 없네.”
“유정아. 일단 앉아.”
내 귀환으로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유정에 의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녀는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하는 듯 입술을 꾹 물었다가, 곧 코웃음을 치며 안현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사정을 모르는 클랜원들은 다들 이상한 얼굴로 유정을 응시했지만 안현과 안솔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호호. 다시 돌아온걸 축하 드려요.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음. 나쁘지 않아요.”
잠시 동안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다행히 고연주가 말문을 엶으로써 원상태로 회복할 수 있었다. 간만에 모두 모인 자리라 테이블 전체를 훑어 클랜원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나와 시선을 마주치는 사람마다 신뢰감 가득한 얼굴로 나를 응시하고 있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몇몇은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듯 보였지만, 고연주의 눈치만 보이는지 입술만 달싹였다.
나는 한두 번 헛기침을 한 후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들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클랜 로드께서도 고생하셨어요. 그 혼란의 중심에서 무사히 돌아와주셔서 저희야말로 기쁘기 그지 없어요.”
고연주가 대답하자 모두들 동의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주억였다. 조금 머쓱하긴 했지만 나를 걱정했다는 사실에 뭔가 모를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추기 위해, 태연한 태도를 유지하려 애쓰며 말을 이었다.
“혼란의 중심이라. 그렇죠. 여러분들을 만나 무척 반갑고 조금 더 해후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똑같은 마음이시겠죠. 하지만.”
나는 잠시 말을 멈춘 후 깍지를 끼고 턱을 괴었다.
“돌아오자마자 이런 얘기를 꺼내게 돼서 저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만. 고연주를 통해 여러분들도 어느 정도 얘기는 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현재 홀 플레인 의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미래가 한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여유를 부리는 것보다는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그래도. 저희야 나름 계획적인 일정 아래 틈틈이 휴식을 취했지만 클랜 로드께서는 지금 막 돌아오셨잖아요. 3일. 아니 못해도 하루 정도는 푹 쉬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금 억지로 쉬어도 쉬는 게 아닐 겁니다. 마음이 불편하거든요. 걱정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현재 저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쉴 틈은 없습니다. 이게 현재의 제 생각입니다.”
“휴. 알겠어요.”
고연주는 내가 없는 동안 2인자의 자리를 확실히 굳힌 모양이었다. 현재 그녀를 제외하고 아무도 입을 열고 있지 않았지만, 고연주의 말은 클랜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뉘앙스였다.
어쨌든 완곡한 거절의 의사를 밝히자 고연주는 한숨을 쉬었다. 고연주나 정하연이나 언제나 내게 휴식을 취하라고 권하곤 했다. 아마 그들이 보기에도 내가 평소에 굉장히 타이트하게 움직이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다음 도시로 모니카를 택한 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바바라에서 떠나기 전 제가 몇몇 클랜원들한테 맡긴 몇 가지 일들이 있을 겁니다. 일단 그 부분에 대한 성과 보고를 가장 먼저 받고 싶습니다만….”
잠시 말을 멈추고 아까부터 분위기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둘을 응시한다. 일단은 이 둘의 소개부터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누구를 먼저 할까 고민하다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한별을 먼저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그전에 새로 보이는 얼굴들부터 소개를 하는 게 우선인 것 같군요. 먼저 내 앞에 있는 여성은 이번에 황금 사자를 탈퇴한 사용자입니다. 예전에 통과 의례를 함께 헤쳐 나온 인연도 있고요. 사용자 아카데미 이후로 잠시 헤어졌다가, 어떻게 연이 맞닿아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한별아?”
내가 부르자 한별은 올 것이 왔다는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까닥이며 일어나라는 신호를 주자, 그녀는 쭈뼛쭈뼛 몸을 일으켰다. 모두의 시선이 한별에게로 쏠린다. 성향이 바뀔 정도로 큰 상처를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애들 앞이라서 그런지.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살짝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다.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사용자들은 모두 머셔너리 클랜원들이란다. 앞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으니, 너도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네. 안녕하세요. 김한별이라고 합니다. 오빠…. 아니 클랜 로드께서 말씀하신 대로….”
한별은 거기까지 말하고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모두들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물 린 입은 쉽사리 다시 열리지 않았다.
“사용자 김한별? 설마 황금 사자 클랜의 시크릿 클래스. 보석 마법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아. 클랜 로드. 개인적인 호기심이 있는데 몇 가지 질문을 해도 괜찮을까요?”
“허락합니다.”
한별이 입을 열지 못하자 하연이 재빠르게 손을 들며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주자 그녀는 곧바로 김한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2년 차 사용자 정하연이에요. 나이는 스물여섯에 일반 마법사 클래스를 갖고 있어요.”
“네.”
“그럼 제가 말씀 드린 것처럼 본인의 소개를 먼저 부탁 드려도 될까요?”
황금 사자를 탈퇴했다는 말에 동질감을 느꼈는지, 보석 마법사라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꼈는지,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는 그녀를 이끌어주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이유정의 태도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어쩌면 넷 모두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분명한 것은 하연은 김한별을 도와주고 있었다.
하연이 이끌어주자, 그에 힘입어 한별이 간신히 입을 열려는 찰나였다. 그 동안 옆쪽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내던 유정이 참지 못했는지, 기어코 입을 열고 말았다.
“킁킁. 아우. 이게 뭔 냄새야? 되게 역겹네.”
“어? 미안. 내 땀냄새일걸. 나 훈련 좀 하고 오느라. 그런데 역겹다니 좀 심하다.”
안현이 투덜거리며 대답하자 유정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냐 아냐. 이건 네 땀냄새가 아니야. 네 땀냄새는 확실히 불쾌하지만 이 정도로 역겹지는 않아.”
“칭찬이냐 욕이냐. 뭐야?”
“음~. 이 냄새는….”
유정은 코를 틀어쥐고 입술을 비틀었다. 하지만 눈은 전혀 찡그리지 않은 상태였다. 이윽고 손을 내리고 한별이 있는 방향을 향해 코를 벌름거리던 그녀는, 명백한 비웃음을 띠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배신자의 냄새 같은데?”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입니다.
(여성 캐릭터 인기투표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설문조사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독자 분들께서 참여해주시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흠. 아마 해후 챕터는 다음회로 끝날 것 같군요. 이제 슬슬 다음 챕터로 넘어가야죠. 바로 전쟁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중간에 챕터 하나가 있을 예정입니다. 중간에 남는 시간이 조금 있거든요. 아. 그리고 고은솔은 개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이름이라 넣었는데,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고연주나 안솔이랑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시는데 많이 불편하시면 이름을 바꿀까요? 김한나라는 이름을 생각해놓았습니다. 수정하는 거야 어렵지 않으니 여러분들의 소중한 조언 부탁 드립니다.
PS. 현재 여성 캐릭터 인기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자 분들께서 참여해주신다면 무척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적혀있는 대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원하시는 대사를 저에게 알려주세요. 괜찮다 싶으면 바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_)_
『 리리플 』
1. 미월야 : 1등 축하 드립니다. 역시 자정에 정확히 올리면 미월야님이 가장 강세를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개인적으로 유정에 투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ㅜ.ㅠ
2. 산사나무 : 땡! 틀렸습니다! 안현의 짝은 따로 정해져 있지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헤헤헤.
3. 유매리 : 그렇습니다. 이제 둘은 수현을 두고 투닥투닥 싸우겠죠.(?)
4. [DeepBLue] : 하하하. 그냥 터뜨리면 재미없죠. 최대한의 효과를 노릴 생각입니다. 일단은 이어받기(?)부터 해야겠지요. 🙂
5. 현오 : 정답입니다. 愛로라. 좋습니다. 저는 사랑을 추구합니다. 껄껄껄!
6. 하루지온s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마지막에 삐아! 하시는 거 보고 순간 웃고 말았습니다.
7. 라피르and진트 : 아닙니다. 독자 분들께서 불편을 느끼신다면 충분히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회에 독자 분들의 코멘트를 보고, 의견이 많은 쪽을 따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8. 오시안 : 하하. 영약 관련한 내용은 다음 회에 나올 예정입니다. 먹는 것은 아직 조금 남았지만요. 비비앙이 그만큼 신경 쓰고 있는 중입니다. 🙂
9. 저녁노을로 : ㅎㅎㅎ 그렇죠. 다만 앞으로 수현이 한소영 앞에서 찌질(?)대는 모습은 나오지 않을 예정입니다. 그건 소집령 때로 충분하니, 이제는 본래 돌아온 목적을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야겠죠. 수현의 본 성격대로요. 🙂
10. Lea : 쿠폰 감사합니다. _(__)_ 세라프는 영약 파트와 겹쳐서 등장할 예정입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전쟁 직전이 되겠군요. 🙂 헤헤. 감사합니다. 헤헤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연참의 원동력이 됩니다.(이건 진리입니다.)
코멘트는 항상 전부 반복해서 읽고 있습니다.
리리플에 없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정 궁금하신 부분은 쪽지로 주시면 답변 드릴게요!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