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40
40. 침입 시도.
중학생은 난간을 붙잡고 멍하니 강물을 바라봤다.
“죽고 싶다.”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한 말.
“죽고 싶다.”
겹겹이 쌓인 이 말은 어느새 무겁게 가슴을 짓눌러.
“죽고 싶다.”
마치 물속에 가라앉은 것만 같았다.
비염.
이 병이 그를 이 장소로 이끈 원인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고작 비염이 뭐가 그리 심각하다고 죽는 생각까지 하느냐고.
모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답답함과 두통은 기본이다.
밤에 잠을 자도 피곤하고 수업에 집중이 안 된다.
이를 아무리 닦아도 입에서 방귀 냄새가 난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이랑 말을 못 하겠다.
콧물을 삼키다 보면 배에 가스가 차는데 이 때문에 부끄러운 일을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코훌쩍이는 소리 때문에 듣기 평가할 때나 시험 시간에 눈총을 받는 걸 일상이다.
마치 전염병을 품은 사람인 것처럼 사람들이 거리를 벌린다.
지능이 떨어지는 코흘리개.
콧물 먹는 더러운 놈.
똥 싼 거 집어 먹는 똥개.
민감한 사춘기 시절에 이러한 시선은 그의 마음을 구석으로 밀어붙였다.
그럴수록 강을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익사가 괴롭다고는 하는데 그래봐야 잠깐이 아닌가.
이 끝없는 괴로움과 비교하면 찰나나 다름없는 시간에 끝난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은 있다.
이랑 .
새벽에 나와서 무단결석하고 연금센터로 가서 샀다.
중학생은 W튜브 영상을 틀었다.
-을 얼굴에 붙이세요. 붙였으면 엄지 관절로 코 옆을 꾹 누르면서 이렇게 비벼주세요. 콧물이 나올 수도 있는데 걱정하지 마세요. 이 깨끗하게 처리해주니까요.
시키는 대로 따라 하자 놀랍게도 콧물이 주르륵 나오면서 코에 비좁은 통로가 생겼다.
그것만으로 오랫동안 환기되지 않는 폐가 부풀어 오른 것 같고 가슴이 가벼워졌다.
-코로 숨을 쉴 수 있게 됐으면 을 입에 넣으세요. 이때 바로 삼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생각 이상으로 맛있어서 바로 삼킬뻔했다.
-최대한 코로 숨을 쉬면서 이 충분히 풀어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충분히 풀어졌으면 혀로 치아 뿌리 부분을 구석구석 마사지하세요.
-다음은 입천장 구석구석 을 바른다는 느낌으로 혀로 마사지하세요.
-혀뿌리로 목젖 부근도 마사지해준다는 느낌으로 을 비비세요.
-이때 숨은 최대한 코로 쉬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을 삼키면서 마무리하면 끝!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를 반복하면 비염이 많이 좋아져요.
-포기하지 마세요.
-비염은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을 뗀 중학생은 실로 오랜만에 강물의 비린내를 맡았다.
“훌쩍.”
곧 콧물이 흘렀지만.
이는 오랜 시간 그를 괴롭힌 것과는 다른 이유로 흐르는 콧물이었다.
***
비상식량 테스트.
뭔가 말이 이상하기는 한데.
내 집이 얼마나 난공불락인지 아직 확인이 안 됐다.
그래서 내 호위를 하고 싶다면 내 집에 침입해봐라! 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사실상 호위는 받지 않겠다는 거지.
내가 개조한 비상식량은 무적이니까.
언제 오는지 알고 있으면 대비가 될 테니까 일주일 이내 무작위 시기에 습격해오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괜히 신경 쓸 것 없이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과 으로 비염 극복 방법]사람들이 이번에는 또 무슨 놀라운 슬라임 활용법을 찾아냈나 찾아봤는데 비염 치료였다.
사실 비염 치료는 예상했다.
코가 막힌다고 코에 물파스도 넣는데 을 못 넣을까.
무슨 물고문을 하는 것처럼 콧속에 을 쑤셔 넣는 게 아닐까 했는데.
다행히 유행하는 방법은 훨씬 온화했다.
을 입에 물고 을 얼굴에 붙인다.
꽤 합리적인 방법이다.
과 은 세균을 죽이고, 이물질을 없애고,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니까. 위아래서 동시에 공격하면 효과가 배가 되겠지.
또 덕에 알아낸 사실도 있다.
을 오래 입에 머금고 있으면 날숨을 타고 입에서 코로 이동하는 들이 있을 거다. 들 역시 들숨을 타고 안쪽으로 침투할 테고. 그것들이 부비동에 쌓인 염증과 콧물을 제거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거다.
재고야 연금센터 측에서 관리하니까 나는 크게 손댈 부분이 없다.
이랑 생산량은 늘려야겠다.
.
이 녀석은 별일 없나?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론하는 건 비교적 쉬운데 반대는 어렵다.
대부분의 일이 그렇기는 하지.
★★★★★ 5.0/5.0
-이거 먹고 죽을뻔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
연금상점 리뷰에 이상한 게 있네.
죽을뻔했는데 왜 별점이 5점이야.
“푸하하하.”
그래. 을 출시할 때 이런 걸 바랐다고.
***
안녕하십니까. 비상식량입니다.
주인이 제 성능 테스트를 하겠답니다.
뭐, 불만은 없습니다.
저는 본래 수호의 마음에서 태어난 사념체.
집 지키기는 특기입니다.
팝콘과 콜라. 그리고 켜진 TV가 있으면 더 잘 지킵니다.
목을 조르고 저주를 속삭이는 악령.
머리에 반짝이를 뿌리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성령.
이 둘과 비교했을 때 집의 정령이 거주자에게 줄 수 있는 직접적인 영향은 별거 없습니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쾌적하게 유지되고 흘린 음식이 저절로 줄어들거나 하는 정도입니다만.
주인이 슬라임이라서 큰 의미가 없는 일밖에 못 합니다만.
그래도 집의 수호에 있어서만큼은.
외적으로부터 주인을 지키는 일만큼은.
거주자 괴롭히는 능력밖에 없는 악령.
주인을 달래는 능력밖에 없는 성령.
이 둘 따위와는 격이 다르다 이겁니다.
덤벼 볼 테면 덤벼 봐라!
이겁니다.
***
다년간 던전에서 탐색자로 활동한 B 등급 헌터.
아는 사람은 아는 헌터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바란 그는 헌터를 그만두고 경호회사에 들어갔다.
경호원은 침입 경로와 도주 경로를 재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법.
즉, 뛰어난 경호원은 최악의 침입자도 될 수 있다.
오늘 침입할 집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른다.
엄청난 부자라는 사실만을 안다.
‘나를 지키고 싶다면 실력을 증명해라.’
이런 말을 해도 절로 수긍되도록 부자다.
침입만 성공한다면 노후가 보장된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요새형 주택에 살면 침입자도 잘 막으리라고 생각한다.
꼭 그렇지 않다.
요새형 주택은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막도록 설계하지, 사람은 신경을 덜 쓴다.
예산에 타협하고 편의성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그러한 경향은 강해진다.
예를 들어 창문의 위치와 개수.
일반적인 던전 브레이크로 튀어나오는 몬스터들은 들소 떼처럼 이동을 우선하지, 사람의 습격을 중시하지 않는다.
물론 적지 않은 몬스터가 마구 날뛰며 주변에 파괴를 흩뿌리지만, 벽을 기어오르면서까지 집에 침입하려는 몬스터는 드물다.
그래서 벽을 높게 쌓고 1층에는 창문을 만들지 않는 대신, 2층 이상에 창문을 많이 두는 설계가 가장 일반적이다.
조금 더 보안에 신경 쓰는 사람은 창문의 수를 줄이고 유리를 특수한 소재로 만든다. 이렇게 신경을 써도 사람을 막는 것에는 부족할 때가 많다.
대부분의 몬스터는 창문을 깨고 들어가려고 하지 잠금장치를 풀어서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다. 잠금장치도 그걸 고려해서 설계한다.
그래서 전자석 같은 일반 도구나 특수한 연금 도구로 따고 들어갈 수 있을 때가 많다.
‘창문 수가 적군.’
헌터는 벽에 흡착기를 가져다 댔다. 대체 무엇으로 코팅했는지 흡착기가 쭉쭉 미끄러진다. 지금 들고 있는 게 흡착기인지 에어하키 채인지 헷갈릴 지경.
어디 몸을 지지할 돌출부나 틈새는 없나 찾아보는데 그런 건 보이지 않았다.
괜찮다. 방법은 있다.
간과하기 쉬운 일인데 많은 사람이 편의성 때문에 도어락을 사용한다. 문이 아무리 튼튼해도 도어락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법. 몇 가지 도구만 있으면 몇 초 안에 부술 수 있다.
의뢰서에는 분명히 무슨 수를 써도 된다고 돼 있었다.
‘도어락이 없군.’
아날로그 방식의 자물쇠다.
그는 탐색자. 던전을 돌다 보면 복잡한 구조의 물건을 해제해야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자물쇠와 비교해도 복잡함에 손색이 없는 함정도 있다.
그런 것들을 전부 풀어왔다.
그는 피킹 도구를 꺼냈다.
‘열쇠 구멍이 없군.’
실내에서 조작하면 물리적으로 열쇠 구멍을 막아버리는 구조다.
괜찮다.
거주자가 현대인인 이상 다른 허점은 반드시 있다.
그것은 바로 택배.
문이 아무리 튼튼해도 스스로 연다면 그 견고함에 의미는 없다.
그는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처음 오신 분인가 보네요. 옆에 택배 넣는 곳 있으니까 넣고 가세요.
“죄송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삐! 삐! 삐! 삐!
택배함이 마구 소리를 내며 자기주장을 했다.
문을 열고 안쪽을 보니 작은 방이 있다.
아래에는 레일이 깔렸고 레일이 이어진 쪽에는 튼튼해 보이는 벽이 내려와 있다.
이쪽으로 침입하려고 해도 이 공간에 갇힐 뿐이다.
‘이거군.’
그는 사람을 고용해 그가 들어간 상자를 택배함에 넣었다.
워낙 커다란 택배함이라서 가능했다.
기다리다가 택배를 안으로 들였을 때 뛰쳐나가면 그만이다.
철퍽.
머리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치시시시익.
상자가 녹는 소리가 나고.
“으아아아악!”
젤리의 홍수가 그를 집어삼켰다.
***
진심이냐.
택배 상자 안에 들어가서 침입해?
내가 고작 그런 일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게 전부면 진짜 실망인데.
최소 유리창 돌파는 시도하리라고 생각했는데 벽조차 못 기어올라?
몬스터 소재가 듬뿍 들어가 원래 튼튼했던 유리창에 슬라임 코팅까지 했다.
강도 증가는 물론 청소도 필요 없어서 엄청 편리하다.
그래도 유리창은 유리창.
혹시나 깨질지가 모른다는 생각이 있어서 강도 실험 좀 하고 싶었는데.
-포기하겠다고 합니다.
“실망했어요.”
-죄송합니다. 하나 변명하자면 우선순위로 의뢰했던 분들은 도면만 보고 포기했습니다.
“도면을 보고 판단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도전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럴 거면 그냥 그 사람을 고용하지 말고 포기하지.
뭐, 이해는 간다. 전원 도면만 보고 포기했다고 보고서에 써서 올릴 수는 없겠지. 위에서 시켰으면 뭐라고 해야 한다.
“저 사람이 제 주소를 유출하는 일은 없겠죠?”
-의뢰할 때 누구의 집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건 다행이네요.”
도면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국 스파이들이 그 정도를 못 구할까 싶으니 어떤 의미로는 더 정확한 테스트였다.
-외출할 때는 경호를 받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상시 고용은 돈이 아까울걸요?”
외출할 생각이 없으니까.
사실 내 가족이나 지켜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쪽은 이미 내가 평화 길드에 의뢰해놨다.
보안 프로그램 두 개 깐다고 좋을 건 없잖아?
충돌이나 일어나지.
어쨌거나 호위는 NO!
***
안녕하십니까. 비상식량입니다.
비상사태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대체 어디서 저런 실력자가 튀어나왔는지.
주인도 나름 거물이 됐다는 겁니까.
주인과 논 애송이를 뜻하는 게 아닙니다.
그림자에 잠수해 숨어들려고 한 침입자가 있었습니다.
그림자 이동이라니.
21세기 닌자입니까?
제가 아니었으면 무조건 뚫렸습니다.
어디 그거뿐인 줄 압니까?
벽을 투시하려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제가 아니었으면 무조건 뚫렸습니다!
정령을 보내온 누군가도 있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뒤의 둘은 간 보는 건지 전력이 아니었습니다만, 그림자는 위험했습니다.
주인놈은 자기 집이 이렇게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를 겁니다.
잠이라도 자면 저주하듯 귓가에 “팝콘콜라팝콘콜라팝콘”라고 중얼거리기라도 하겠습니다만.
잠을 안 자니 어쩌겠습니까.
어휴.
대지 면적만큼 마음이 넓은 제가 참아야지 어쩌겠습니까.
아, 혼자 처먹지 말란 말입니다!
***
[ 먹고 죽을뻔함]리뷰 보고 사다가 먹었거든?
나도 죽을뻔함.
└솔직히 그거 봤으면 안 살 수가 없음.
└여기 가챠 맵다. 진짜 맵다.
└탈출은 지능 순.
└이 ㅅㄲ 지만 먹으려고.
└연슬이 이거 제품 구상할 때 폭사한 게 분명함.
└돈 많다고! 하루에 3뽑이 뭐냐! 10연뽑은 달라고!
└ㄹㅇㅋㅋ
└ㄹㅇㅋㅋ
—
개당 3만이어도 삼.
└1
└22
└333
└4444
└ㄹㅇ
└66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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