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24)
올 힘 마법사 2부 외전
005화
1학년 신입생들에게 ‘마나의 흐름’ 이라는 기초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
그리고, 1차 시험 레드(Red)를 심 사하는 심사관.
필리아.
30년째 아카데미에서 신입생들을 지켜봐 온 그녀는, 재능있는 어린 마법사를 가려내는 데에는 최고의 전문가였다.
“너는, 마나를 느낄 수는 있는 모 양이구나? 그렇지?”
“ 네.”
“그런데, 채집되어 있는 마나를 끄 집어대는 힘이 부족해. 조금만 배우 면, 아마 붉은 공에 닿을 수 있을 거야.”
“저, 저는 탈락인가요?”
“아냐. 충분히 잘했어. 5점 줄게.”
9살.
이 나이면, 마나를 느끼기만 해도 마 법에 재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느낀 마나를 채집하여, 오밀조밀하
게 구현하기만 해도 입학시험 합격 은 거의 확실시되고…….
붉은 공을 단 1mm라도 이동시키는 순간 ‘천재’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천재는, 전 대륙에서 모인 4,111명의 지원자들 중 30명도 채 되질 않는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20년 전쯤…….
6살에 처음으로 마나를 느끼고, 7 살에 이미 마법을 구현하고, 9살에 는 1클래스 마법을 시전까지했던 전 무후무한 천재.
탑주 루인 아르델이 아닌 이상, 지 원자들에게 이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자연스럽게 시험은 지루할 수밖에 없고, 심사관 필리아는 비교적 단조 로운 심사에 졸음이 밀려옴을 느꼈다.
“하암……! 다음은, 어디 보자……. B-77 번?”
“아, 네!”
단상 위로 올라온 작은 체구의 소년.
짙은 흑발의 머리 색이며, 푸른색 의 눈동자며, 상당한 미남형의 얼굴 을 보자.
아카데미의 자랑 루인 아르델이 떠
올랐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뭐, 그냥 느낌만 닮았을 뿐인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소년의 모습 을 보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 았다.
여느 지원자에게처럼, 한 마디만을 툭 던질 뿐이다.
“준비되었으면, 시작해 볼까?”
“네.”
기껏해야, 마나를 느끼는 정도겠지.
느끼기만 해도 5점.
채집과 구현까지 성공한다면 8점.
1mm라도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다 면, 10점.
그런데.
쨍그랑!
“..2”
붉은 공 레드가, 화살처럼 날아가 반대편 유리창을 깨버렸다면.
도대체 몇 점을 줘야 할까?
“무, 무슨……
심사관 필리아는, 멍청하게도 이 당혹스러운 시험에 몇 점을 부여해 야 좋을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이번 시험의 만점은 10점 이 최대라는 것을 가까스로 기억해 내고는 잔뜩 흥분하며 소리질렀다.
“시, 십 점! 10점 만점!”
* ♦ ♦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좌중이 고요 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고, 이들은 모두 황당한 표정으로 묻고 있었다.
“뭐, 뭐야, 방금?”
“……레드가 유리창을 깨고 넘어간 거야?”
“마, 말도 안 되잖아. 손으로 던진 거 아니고?”
“이 바보야! 레드는 어떤 물리적인 힘에도 반응하지 않는다고! 마나가 아니면 절대 움직일 수 없다는 것도 모르냐!”
“아, 알지……. 그런데, 9살짜리가 마나로 레드를 쏘아 보냈다는 건 믿 어지냐?”
너, 누구야?
가장 당혹스러워한 사람은, 이 시 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눈으로 본 심 사관님인 듯 보였다.
“흑발에 푸른 눈……. 처음 예상이 맞았어. 너는 역시……?”
명찰에 적힌 이름은, 교수 필리아.
그녀는 내 정체에 대해 유추하고 있는 눈치였고, 나는 그런 교수님을 향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심사관은 지원자에게 그 어떤 정 보도 묻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 질문에 제가 대답해야 할까요?”
“ 아.”
교수님은, 둔기로 뒤통수라도 가격 당한 듯 황급히 놀라며 고개를 저으 셨다.
“아, 아냐. 말하지 않아도 돼. 미 안, 나도 너무 놀라서 그만……
“아니에요. 만점을 주셔서 감사합 니다. 그럼.”
“자, 잠시만……!”
“네?”
“고, 고마워. 우리 아카데미에 지원 해 줘서……
우리 아빠가 다니던 곳에, 지원하 게 될 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더
영광인데요.
나는 그 말을 삼키고는, 멋쩍게 미 소만 지어보였다.
♦ ♦ ♦
에반 아르델.
탑주의 아들인 그가 본교에서 입학 시험을 치른다는 소식은, 아카데미 에서 단 두 명만이 알고 있었다.
학장 티리온 이그니트.
그리고, 부학장이 된 하이델 교수.
이들은, 에반 아르델의 첫 번째 입 학시험을 먼발치에서 지켜보았고…….
“……방금 보셨습니까?”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 군요.”
에반이 압도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쉽사 리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알고 있던 사람도 이 정도인데, 하 물며 몰랐던 사람은 어떨까?
대부분의 교수가 학장실을 찾아왔 고,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학장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예, 탑주님에게 들었습니다. 너무 섭섭해하지는 마십시오. 저도 아주 최근에 들어서 알게 되었으니까요.”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에 반 아르델이 보여준 마나 파동을 보 셨지 않습니까? 그건 단순히 마법을 다루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미 졸업 반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맞습니다. 최소 4클래스 입문입니 다. 차라리 입학을 불허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 예?”
“졸업반 중에서도 4클래스에 들지 못한 학생이 허다합니다. 그런데 9
살짜리가 4클래스라니……. 이런 괴 물 같은 녀석을 어떻게 감당하시려 고 그러십니까?”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뛰어도 부 족할 재능을,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 는 녀석들과 같은 수업을 듣게 할 수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 괴물을, 어떻 게 가르쳐야 합니까?”
너무 놀라운 나머지, 차라리 입학 을 금지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까 지 나올 정도다.
“흐음.”
학장 티리온은, 그런 교수들의 의
견을 십분 이해할 수는 있었다.
기어 다니는 신입생들 사이에, 날 아다니는 에반 아르델을 풀어놓자니 수준의 차가 너무 크다.
그리고, 부담스럽다.
교수들의 수준이라고 해봐야, 기껏 해야 6클래스.
탑주의 아들이라는 개인적인 부분 은 제쳐 두고서라도, 9살에 4클래스 에 입문한 천재 마법사를 누가 선뜻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인가?
1, 2년 안에 자신들의 실력을 따라 잡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학장 티리온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들 뜻은 충분히 이해하지 만, 그러한 이유로 입학을 불허할 수는 없습니다. 공정성에 문제가 생 깁니다.”
“아뇨. 에반 아르델을 합격시킨다 면, 오히려 다른 학생들의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겁니다.”
“개개인의 재능문제는, 그들이 감 당할 몫입니다. 입학시험은 공정한 절차로 이루어지고, 특혜를 줄 수도, 그 어떤 불익을 줄 수도 없습니다.”
그래.
그렇다고, 입학을 불허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차라리 월반을 시키는 것은 어떻 습니까?”
“오
“월반이라, 나쁘지 않은데요?”
“예. 졸업반으로 편입시키기에는 너무 어리니, 5학년 정도가 어떻겠 습니까? 그 정도라도, 충분히 탑클 래스 수준일 것 같은데요.”
상위 학년으로 입학시키는 월반이 지배적이었으나, 학장 티리온은 고 개를 저었다.
“월반 역시, 힘듭니다.”
“ 네?”
“아카데미 역사를 통틀어, 이제껏 없었던 일입니다. 물론, 이번 일을 예외로 삼고 월반 제도를 도입할 수 는 있으나……. 학부모가 원치를 않 습니다.”
“학부모라면……. 탑주 말씀이십니 까?”
“네. 에반이 1학년부터, 정상적인 아카데미 생활을 하기를 원합니다.”
“예? 왜요? 탑주 내외 입장에서도 월반은 나쁘지 않은 일이지 않습니 까? 6년이라는 시간을 2년으로 단
축하는 일입니다. 에반이 빨리 졸업 할수록 마탑 입장에서는 이득이 될 텐데……
“에반이 그 또래 아이들처럼 친구 를 사귀고, 즐거운 아카데미 생활을 하기를 원합니다. 평범하게요.”
“평범? 이미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먼 아이를……. 평범하게? 하이고, 탑 주의 생각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시지요. 아 직 시험은 많이 남았지 않습니까.”
회의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 한 채로 끝이 났다.
그럴 확률은 거의 희박하지만, 에
반 아르델의 역량이 오늘 보여준 모 습보다 부족할 수도 있고.
다른 시험에서 의외의 실수를 할지 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일단은 지켜보는 것.
“다음 시험에서 얼마나 대단한 모 습을 보여줄지, 조금 기대되긴 하는 군요.”
“저는 반대입니다. 학장님께서 지 켜보자고 하시니,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겠지만……. 걱정되는군요. 평 범한 학생들이 느끼게 될 상대적인 박탈감이 말입니다.”
“아, 그렇군요.”
“어쩌면 에반 아르델 때문에, 입학 을 포기하는 학생도 생길지 모르겠습 니다. 수석은 이미 결정났으니까요.”
학생들은, 이 경이로운 천재를 과 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교수들은 이 부분을 가장 크게 걱 정했다.
* * ♦
“얼굴은 왜 빨개지셨어요?”
“누, 누군가에게 주목받는 걸 좋아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으응‘? 4,000명이 보고 있는 앞에 서 그런 짓을 하고도, 주목받지 않 을 줄 아신 건 아니죠?”
그런 짓이라뇨, 황녀님.
저는 그냥 최선을 다해 시험을 쳤 을 뿐이라고요.
하지만,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내가 걸어가는 순간, 바다가 양쪽 으로 갈라지듯 모두가 나를 피해 길 을 비켜주었고.
과장하나 보태지 않고, 4,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강렬하 게 꽂혔다.
“누, 누굴까?”
“저 녀석이 혹시 ‘에반 아르델’이 아닐까?”
“아냐. 알려진 소문보다 훨씬 더 강해 보이던데? 소문이 부풀려지는 경우는 있지만, 축소되는 경우가 있 을까?”
“하지만, 에반 아르델이 아니라면 말이 안 되는 실력인데……
이들은 하나 같이 내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지만, 직접적으로 내게 말 을 걸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결계라 도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먼발치에 서 수군거리며 지켜볼 뿐이었다.
나는 우울하게 고개를 숙여버렸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게 에반 님이 가진 빛이에요. 누구라도 특별하게 바라보는 재능.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요.”
“그게……. 저는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 요. 엄마도 아빠도. 숨기셨어요. 그 런데, 왜 숨기셨는지 조금 알 것 같 기도 해요. 모두가 이런 반응을 보
일 줄 알았으면, 조금은 살살……
탑주의 아들임을 들키고 싶지 않았 던 이유는, 부모님 얼굴에 먹칠을 할까 봐서다.
이건 완전히 다른 이유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이목을 끌 줄 알았다면, 실력을 숨겼을 것이다.
아아, 갑자기 흥분해 버려서는…….
그러자 황녀님은, 차라리 잘했다는 듯 내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아카데미를 다닐 6년 동안 실력을 꽁꽁 숨길 생각이 아니었다면, 차라 리 잘하셨어요.”
“……정말 그럴까요?”
“에반 아르델은 강하다, 사람들에 게 확실히 각인시켰으니까요. 적어 도 이제는, 어중간한 녀석들은 에반 님께 덤빌 생각을 못 할 거예요.”
그녀의 말은 사실이다.
몇몇 또래 지원자들의 눈에는, 경 외심을 넘어선 공포까지 엿보였으니 까.
나는 그럴수록 더더욱 우울해졌다.
그냥 평범하게…….
모두와 친해지고 싶은데.
벌써부터, 벽이 생겨버린 느낌이거든.
그때 였다.
“야!”
«.2”
누군가, 그 벽을 넘어서 내게 말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