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79
179화 : [제58장] 요괴연합 1
“독 안개진에 이어 달마나한진까지 뚫리기 직전입니다. 요괴연합 일만 요괴가 곧 소림사 안으로 들이닥칠 겁니다.”
영웅맹 총관 백리풍의 보고에 임설을 비롯한 영웅맹 지휘부 고수들이 안색을 굳혔다.
갑작스러운 요괴연합 요괴들의 공격에 비상 작전 회의를 열고 있던 그들이었다.
“맹주님도 안 계신 지금 놈들이 이렇게 공격해 온 것을 보면 분명 양동작전을 계획했을 거예요.”
“그 말씀은 맹주님도 지금 지하에서 놈들과 싸우고 있다는 겁니까?”
“네. 아마 지금 암흑 두더지들과 싸우고 계실 거예요. 문제는 더는 맹주님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모두 연무장으로 나가도록 해요.”
“네.”
* * *
소림사 연무장.
전투태세를 갖추고 도열해 있는 오만여 영웅맹 무사들이 비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조금 전 취의청에서 비상 작전 회의를 마치고 이곳으로 온 이백여 지휘부 고수들이 있었다.
그들 또한 비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나타난 요괴들의 전력은 대단했다.
이는 독 안개진과 달마나한진을 차례대로 격파함으로써 증명이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웅맹 무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백리사초의 부재였다.
그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일까.
임설이 무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우리가 놈들과 싸우는 동안 반드시 맹주님께서 복귀하실 겁니다. 모두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세요.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천마강시 부대가 있어요.”
그녀의 말에 무사들이 연무장 한쪽에 도열해 있는 천여 강시들을 쳐다봤다.
바로 천마강시였다.
그들을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악소소였다.
임설이 고개를 조금 끄덕이자, 악소소가 천마강시들을 향해 명을 내렸다.
“요괴들이 들어오면 강시 부대가 가장 먼저 놈들을 대적한다. 전원 앞으로!”
스스슷.
악소소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강시들이 지휘부 고수들 앞에 일자 대열로 섰다.
화산파 무사들을 제외하고 아직 천마강시의 위력을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기세에 나머지 영웅맹 무사들이 기대감 어린 눈빛을 발했다.
물론 요괴들의 숫자가 압도적이라 천마강시 부대만으로 대적하기가 어렵겠지만, 최소한 백리사초가 올 때까지 시간만 끌어줘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들 긴장하고 있을 그때.
우르릉 소리와 함께 소림사를 보호하고 있던 달마나한진이 파훼되고 말았다.
“아미타불! 달마나한진이 결국 깨지고 말았습니다.”
소림방장 공심대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나마 백리사초가 쳐둔 독 안개진보다 달마나한진이 훨씬 오래 요괴들을 막아준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전투 준비!”
임설이 소리치자, 영웅맹 무사들이 일제히 병장기를 뽑았다.
바로 그때였다.
콰콰쾅 소리와 함께 소림사 대문이 박살 나며 요괴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그 수는 보고대로 일만여 마리였다.
요괴들은 소림사 건물들을 건드리지 않고 곧바로 연무장 쪽으로 진입했다.
아무래도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것 같았다.
가지각색의 괴이한 모습을 한 요괴들을 본 영웅맹 무사들은 하나같이 위축된 표정이었다.
하기야 머리에 뿔은 기본이고 눈은 대부분 세 개 이상이었다.
게다가 등에 날개가 달린 녀석, 긴 꼬리를 가진 녀석, 허깨비 같은 녀석 등.
만여 마리나 되어서인지 그 모습도 무척 다양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천마강시들을 보고 흠칫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일까.
우두머리로 보이는 요괴가 영웅맹 무사들과 삼십장 거리를 두고 수하 요괴들의 진격을 멈추게 했다.
우두머리 요괴가 말했다.
“후후후! 도망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용케 남아 있었구나. 네놈들의 수를 믿고 있는 것 같군. 어리석은 놈들! 일단 천마강시들부터 제거해 주마.”
“그 전에 네놈의 이름이 무엇이냐? 요괴연합 장로쯤 되느냐?”
임설의 물음에 우두머리 요괴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네년이 바로 영웅맹 총군사 임설이냐?”
“그렇다.”
“교활한 년! 그 방랑객인가 하는 임시맹주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놈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 아무리 혼자서 흑반선 백여 명을 죽였다고 해도 암흑 두더지들을 땅속에서 대적하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지. 그러니 시간 끌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물어봤으니 대답은 해주지. 네년 예상대로 나는 요괴연합 태상장로직을 맡고 있다. 눈엣가시 같은 네놈들을 제거하기 위해 직접 무림으로 왔지.”
“흑반선회주의 명을 받은 것이냐?”
“명이 아니라 부탁이다. 우리 요괴연합과 마물연합은 흑반선회와 동맹 관계로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지 않다. 다만 관례로 흑반선회주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지.”
“그랬었군. 요괴연합 요괴들이 이번에 모두 온 것이냐?”
“하하하! 우습구나. 우리 요괴연합에 대해 정말 아는 것이 없군. 요괴연합 소속 요괴들은 그 수가 백만에 달한다. 마물연합도 마찬가지고. 물론 이것도 각 연합에 소속된 요괴와 마물만 계산한 것이다. 자꾸 시간을 끌려는 것 같은데, 우리도 시간이 없으니 대화는 이 정도로 하고 모두 저승으로 보내주마. 아니지. 일단 천마강시 저놈들부터 제거한다고 했었지.”
우두머리 요괴가 우수를 들었다.
순간 선두에 있던 요괴 천여 마리가 훌쩍 날아가 천마강시들의 몸에 달라붙었다.
깜짝 놀란 악소소가 즉시 천마강시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콰콰콰쾅.
엄청난 폭발과 함께 천마강시들과 그들을 껴안은 요괴들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수천 조각으로 나뉜 그들의 육편이 연무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이런!”
악소소를 비롯한 영웅맹 무사들이 놀라움 속에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비록 요괴들 역시 천마강시들과 같은 수로 폭사했으나, 천마강시들에게 걸었던 기대가 이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었다.
최소한 요괴들의 절반 정도만 제거해 주었어도 어느 정도 만족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더욱더 놀라운 광경이 나타났다.
천마강시들과 함께 동귀어진한 것으로 알았던 요괴 천여 마리가 다시 그 몸이 뭉쳐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후후후! 우리 불가사리 요괴들이 죽은 줄 알았느냐?”
우두머리 요괴의 말에 영웅맹 무사들의 안색이 다시 굳어졌다.
믿었던 천마강시들이 파괴된 것만 해도 충격인데, 함께 폭사한 것으로 알았던 요괴들이 되살아났기 때문이었다.
다만 파괴된 천마강시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이는 그들의 출신이 흑천방 무사들이기 때문으로, 영웅맹 무사 일부는 그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파괴당하고 나니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무사들도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요괴들의 다음 표적이 바로 자신들이기 때문에 아쉬움 정도가 아니라 생사의 고비에 선 영웅맹 무사들이었다.
임설이 굳은 표정으로 지객당 쪽을 쳐다봤다.
‘애초 천마강시로 신선계 요괴들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전력 차가 있을 줄은 몰랐구나. 맹주님이 어서 돌아와야 할 텐데, 지금 상태에서 전면전을 벌이면 전멸이 거의 확실하다. 결국 철수를 해야 한단 말인가.’
임설이 이번에는 비상 통로가 있는 쪽을 쳐다봤다.
진법을 펼쳐 요괴들의 공격을 일시 막아내는 동안 영웅맹 무사들이 비상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면 불필요한 희생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영웅맹 역시 와해할 가능성이 컸다.
‘진퇴양난이구나. 요괴들 중에서도 상급요괴들이 대거 이렇게 올 줄이야.’
임설이 고민 끝에 결국 철수를 명하려 할 때.
우두머리 요괴가 꼬리를 흔들었다.
순간 꼬리가 백여 장 길이로 늘어나더니 임설의 몸을 휘감아 오는 것이 아닌가.
“흥!”
임설이 신형을 솟구쳐 꼬리를 피한 후 우수를 내밀어 백색 섬광을 뿜어냈다.
“제법이군!”
우두머리 요괴가 우수로 가볍게 원호를 그리자 붉은 원반 같은 것이 생겨나 임설이 날린 백색 섬광을 막아냈다.
꽈앙.
폭발음과 함께 우두머리 요괴가 십장 높이까지 솟구친 후 그대로 하강해 임설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임설의 장력이 생각보다 강해 단번에 그녀를 죽이려는 의도로 보였다.
하기야 임설의 장력은 일반 장력이 아니라 성력이었다.
요괴연합 태상장로인 자신이 아니라 수하 요괴들이었다면 몸이 찢겨 나갔을 가능성이 컸다.
“아!”
임설이 탄성을 터뜨렸다.
이는 조금 전 공격에 전력을 기울였기도 하지만 반탄력 때문에 기혈이 흔들린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두머리 요괴의 강한 공격이 있자 피할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백리혜, 악소소, 공심대사 등 지휘부 고수 십여 명이 장력을 날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쏴아아.
우두머리 요괴가 귀찮은 표정으로 좌수를 흔들자, 그들 지휘부 고수들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갔다.
그렇게 우두머리 요괴의 오른 주먹이 임설의 머리를 강타하기 직전.
어디선가 한 줄기 빛 같은 것이 날아와 우두머리 요괴의 목을 관통했다.
“꺼억!”
우두머리 요괴가 듣기 거북한 소리와 함께 연무장 바닥에 떨어졌다.
수하 요괴들이 급히 다가와 부축했으나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
이윽고 나타난 사람은 바로 백리사초였다.
그랬다.
지하 광장에서 이곳 연무장까지 올라온 후 임설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지풍을 날려 우두머리 요괴를 제거한 것이었다.
와아아.
“맹주님이시다!”
“맹주님을 뵙습니다!”
오만여 영웅맹 무사들이 일제히 백리사초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백리사초가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파괴된 천마강시들을 쳐다봤다.
‘조금 늦었군. 그나마 강시들 외에 다른 희생자가 없어서 다행이다.’
백리사초가 요괴들을 향해 신형을 돌렸다.
수장을 잃어 일순 당황해하던 일만여 요괴들이 복수 때문인지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감히 요괴 주제에 무림을 침범하다니. 오늘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후후후! 미친놈! 네놈이 비록 태상장로님을 해치긴 했으나, 혼자서 우리 모두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요괴연합 장로 요괴 한 명이 소리쳤다.
그는 태상장로 요괴 다음 서열을 가진 요괴로 그 요력은 태상장로 요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괴들은 백리사초를 크게 두려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임설이 소리쳤다.
“맹주님. 놈들을 가볍게 보시면 안 돼요. 특히 천마강시들을 파괴한 저 불가사리 요괴들은 더욱더 조심하셔야 해요. 아까 보니 복원 능력이 대단했어요.”
“알겠소. 모두 뒤로 물러나시오.”
“네.”
임설이 영웅맹 무사들에게 명을 내려 십여 장 뒤로 물러나게 했다.
불가사리 요괴 천여 마리가 백리사초를 향해 달려든 것은 바로 그때였다.
워낙 빠른 속도라 백리사초가 반응을 할 시간도 없이 그를 에워싸고 말았다.
콰콰쾅.
폭음과 함께 다시 불가사리 요괴들이 산산조각이 났다.
천마강시들처럼 이번에도 함께 폭사를 유도한 것이었다.
하지만 백리사초는 무사했다.
백리사초가 삼매진화로 불가사리 사체들을 태워 복원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런 후 무명검으로 검명을 일으키자 남은 요괴들이 갑자기 크게 비틀거렸다.
“으윽! 이제야 독이 발동되다니!”
장로 요괴가 불신의 표정으로 백리사초를 쳐다봤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산중턱에 쳐 놓은 독 안개진을 무사히 통과한다고 해도 몸속에 독성이 잠복하게 만들었지. 그 발동은 나만 할 수 있어 이제야 써먹게 되었구나.”
백리사초가 삼매진화를 일으켜 요괴 구천여 마리를 불태웠다.
독이 발동된 요괴들은 이렇다 할 저항을 하지 못하고 모두 타들어 갔다.
이를 본 영웅맹 무사들이 천지가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