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11
211화 : [제68장] 서장무맹 2
“사천 무림인들이 아미산에 피신해 있다는 말입니까?”
“네. 아미파 총단이 있던 자리에 일만여 사천 무림인들이 모여 최후의 항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백의중년인의 말에 백리사초, 임설, 악소소 세 사람이 안색을 굳혔다.
만능공자와 상관의 두 사람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준 세 사람은 곧장 인근에 있는 이곳 객잔에 투숙했다.
병장기를 차고 있어 서장무맹 무사들의 눈에 띌까 봐 큰 방 하나를 잡은 그들은 식사부터 한 후 정보상인 한 명을 데려왔다.
정보상인이 있는 곳은 악소소가 알고 있었다. 화산파 무사들이 사천성에 오게 되면 무림 상황을 물어보기 위해 찾던 사람이었다.
다행히 그 정보상인이 아직 성도에 있어 생각보다 쉽게 데려올 수 있었다.
악소소가 물었다.
“아미산에 모여 있는 무사들이 혹시 만능공자와 상관 장로가 이끌던 무림인들인가요?”
“네. 모두는 아니고 주축이라 할 수 있지요. 그나마 만능공자가 최후까지 적의 공격을 막아줘 아미산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현재 사천성 전역을 서장무맹 놈들이 장악해 사천 무림인들이 갈 곳은 아미산뿐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곳의 지휘는 누가 맡고 있습니까?”
“아미파 태상장로인 아미사태(峨眉師太)께서 총지휘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아미파 총단에 아미파 무사 천여 명이 주둔하고 있었던데다가 비록 소규모이지만 서장무맹 놈들의 공격을 막아내 다들 아미산으로 향하게 된 것이지요. 아마 지금도 뿔뿔이 흩어진 사천 무림인들이 대거 아미산으로 모이고 있을 겁니다.”
“아미파가 서장무맹 무사들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겁니까?”
“네. 다른 문파와 마찬가지로 오백 정도의 서장무맹 병력이 아미파 총단을 공격했는데, 아미산이 천험의 요새라 겨우 물리쳤나 봅니다. 그 소식을 들은 다른 지역에 있던 사천 무림인들이 아미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서장무맹 병력이 백만에 달해 놈들이 총공격을 가하면 아미파에 모인 무림인들도 버티지 못할 겁니다. 이게 다 영웅맹 병력이 갑자기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서장무맹 놈들이 침공한 배경이기도 하고요.”
정보상인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백리사초가 안색을 굳혔다.
“하기야 소림사에 계시던 아미파 장문인께서도 혈우 공격을 받고 마계로 끌려가셨으니, 그나마 아미사태께서 아미산에 남아 계셔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아, 소림사에 있던 영웅맹 오만 병력이 혈우마제의 혈우대법에 당해 마계로 끌려갔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정보상인의 물음에 백리사초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영웅맹 무사들이 마계로 끌려간 후 특수 혈우강시 부대로 제조되어 천계의 백팔천신과 동귀어진했지요. 하지만 천운이 따라 아직 숨은 보존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현재 서장무맹 병력은 어디에 주둔하고 있습니까? 사천성 각 지역에 퍼져 있는 겁니까?”
백리사초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알려주며 질문을 하자, 정보상인이 그 보답이라도 하듯 대답했다.
“이건 사실 고급 정보라 아무에게나 알려주지 않는 것인데, 저 역시 공자께 중요한 정보를 얻었으니 말씀드리도록 하지요.”
“네. 말씀해주십시오.”
“으음, 그러니까 다들 하루아침에 서장무맹 백만 병력이 사천성을 침공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며칠 전부터 이미 놈들이 사천성 곳곳에 잠복해 있다가 동시에 각 문파를 공격한 것이지요.”
“그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네. 하지만 아무리 놈들의 병력이 분산되었다고 하나 총 지휘소가 있게 마련이지요. 제가 습득한 정보에 의하면 서장무맹주를 비롯한 서장무맹 지휘부 고수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이 청성산 일대가 확실합니다.”
“청성산에 놈들 병력의 주력이 있다는 겁니까?”
“네. 최소 삼십만 병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리고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이곳 성도에 비슷한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나머지 병력이 사십만 정도인데, 그 병력은 지금 사천성 전역에 퍼져 있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다만 변수가 바로 아미산에 모여들고 있는 사천 무림인들의 소탕 작전입니다. 정보에 의하면 놈들이 아직 아미산으로 향하는 사천 무림인들의 길을 막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으음, 아무래도 놈들이 일부러 사천 무림인들을 아미산으로 모이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 같군요. 일일이 남은 사천 무림인들을 찾아내는 것이 번거로우니까 말입니다.”
“맞습니다. 따라서 지금 아미산으로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어느 순간 서장무맹 놈들이 총동원되어 아미산을 포위하게 되면 꼼짝없이 갇히게 될 겁니다. 목숨을 부지하려면 차라리 낙양 쪽으로 가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곳에는 아직 영웅맹의 영향력이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니까요. 물론 마교 총단이 있는 십만대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첩보도 있습니다만, 마교 쪽 정보까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니 그쪽 이야기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마교주가 움직이고 있는 겁니까?”
“하하하. 마교 동태 역시 고급 정보로 그 정보까지 알고 싶으면 추가 금액을 내셔야 합니다. 사실 저희도 정보 수집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있어서······,”
“돈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백리사초가 은자 열 냥짜리 전표를 내밀었다.
하지만 정보상인은 요지부동이었다.
보다 못한 임설이 말했다.
“얼마를 필요로 하시는 건가요?”
“은자 백냥입니다.”
“그렇게 하지요.”
백리사초가 은자 백냥 짜리 전표를 꺼냈다.
정보상인이 반색하며 전표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이건 정말 고급 정보라 마교와 관련된 작전을 펼칠 때 매우 중요할 겁니다.”
“어서 말씀해보십시오.”
“으음, 한마디로 마교에 내분이 생겼습니다.”
“내분?”
“네. 바로 현 마교주에 반대하는 세력이 등장한 것이지요.”
“마교주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이 마교 내에 있기나 합니까?”
“네. 바로 성녀를 추종하는 세력입니다. 이는 마교의 역사와도 관련 있는데, 생략하겠습니다. 아무튼 성녀 추종 세력이 서장무맹과의 싸움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녀전에서 나온 주장인가요?”
임설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정보상인이 가볍게 놀랐다.
“네. 마교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는군요. 말씀대로 성녀전에서 나온 주장이 맞습니다. 현 마교주가 집권한 후 성녀제도가 폐지되긴 했지만, 성녀전까지 없앨 수는 없었지요. 하지만 외적이라 할 수 있는 서장무맹이 침공해오자 정사마를 가리지 않고 외세에 대항하는 전통을 내세워 전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성녀전의 최종 목표는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새롭게 성녀를 추대하려는 것이겠군요.”
“네. 저도 아직 자세히는 모르나 현재 성녀전 고수들의 주장이 먹혀들어 마교주가 곤혹스러워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전에 화산에 주둔하던 마교 일만 병력을 흑반선회가 데려가 강시로 만든 데 대해 마교주가 아무런 항의도 안 한 것에 대해 내부에서 불만이 쌓인 게 아닌가 합니다. 이상입니다.”
“알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정보상인이 포권을 한 후 객방에서 나갔다.
백리사초가 임설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정보상인의 말이 사실일 거예요. 성녀전에는 원로고수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들은 성녀의 명을 우선시해서 마교주와 대립 관계에 있다고 알고 있어요. 현 마교주가 성녀제도를 폐지한 것도 어언 칠십 년이 다 되어 가기 때문에 성녀전 원로고수들도 초조할 것이고, 이번 기회에 작정하고 반기를 든 것이지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임설이 말을 한 후 악소소에게 자신의 출신을 말해주었다.
악소소가 놀라기는 했지만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임 소저의 가문이 대대로 성녀를 배출한 곳이었군요. 한데 현 마교주가 임 소저의 가문을 멸문하려 했군요.”
“네. 저 혼자 살아남고 피신할 곳이 없어 결국 화산파로 들어왔던 것이지요. 그때 맹주님의 도움이 컸어요. 아무튼 허락도 없이 화산파에 몸을 피신해 죄송했어요.”
“아니에요. 아버님도 사정을 들으셨다면 이해하셨을 거예요. 성녀제도가 폐지되고 오랜 세월 동안 마교와 단절이 되었으니, 어떻게 보면 우리 정파와 한편이라 할 수 있지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해요.”
임설이 미소를 지었다.
혹시나 악소소가 이해해주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마음의 부담을 던 것 같았다.
악소소가 말했다.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잘만하면 임 소저가 성녀로 복귀해 내분을 심화시킬 수도 있겠군요. 백리 오라버니 생각은 어떤 것인가요?”
“나는 마교 세력을 흡수할 생각이다. 소소 너도 잘 알다시피 마교 세력은 실로 방대하다. 마교의 십구만 병력이 마계로 갔지만, 지금 마교 총단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이 삼십만에 달한다. 게다가 천하에 퍼져 있는 마교도 역시 아직 오십만 정도나 남아 있다고 추측되고 있지. 그들 모두를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실익도 없다. 차라리 그 세력을 흡수해 흑반선회와 마계에 대항해 싸우는 게 낫지. 아니지. 당장 서장무맹 백만 병력과 싸우게 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구나.”
“아, 듣고 보니 그러하네요. 저도 그 계획에 찬성이에요. 다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군요. 임 소저 생각은 어떤가요?”
“제 생각은 일단 우리 역시 아미산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미산에 모여 있는 사천 무림인들이 서장무맹 놈들에 의해 소탕되면, 놈들이 사천성을 넘어 중원 무림 전역을 공격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전선이 너무 많이 생겨 놈들을 퇴치하는 게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터. 제 생각에 일단 아미산에서 방어 전선을 형성해 버티면서 향후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요.”
“그 계획에 마교 세력 흡수도 포함되는 것이오?”
“물론이에요. 맹주님의 뜻이 그러하시니 저 역시 신명을 다하겠어요.”
“좋소. 그럼 지체하지 말고 바로 아미산으로 가보도록 합시다.”
“네.”
“네.”
* * *
사천성 성도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거대한 산 하나가 나온다.
운무가 가득해 신비스러워 보이는 이 산은 바로 아미산이었다.
아미산은 산세가 험해 일반인이 깊이 들어가기 힘들어 예로부터 선인들이 수도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이러한 아미산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중턱에 자리 잡은 아미파였다.
한데 지금 아미파는 혼란 그 자체였다.
서장무맹 백만 병력의 전격적인 침공으로 사천성에 있던 수천 문파가 초토화되고 살아남은 무림인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다른 지역은 서장무맹 무사들의 추격이 집요했지만, 이곳 아미산은 상대적으로 덜해 다들 목숨을 걸고 모여들고 있었다.
그렇게 모인 무사들이 현재까지 만여 명 정도.
하지만 며칠만 지나도 그 두세 배 이상은 모일 것 같았다.
사천당가주의 여식 당리(唐悧)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성도에 자리한 사천당가의 본가는 서장무맹의 침공으로 쑥대밭이 되었고, 그녀를 비롯한 당가 사람들 역시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살려면 아미산으로 가야 한다는 소문이 사천 무림인들 사이에 퍼졌고, 그녀 역시 목숨을 걸고 아미산으로 가고 있었다.
다만 미모 때문인지 다른 무림인들과 달리 그녀에게는 서장무맹 무사들의 추격이 집요했다.
겨우 십여 명을 제거하고 이제 막 아미산 전경이 바로 보이는 숲속에 도착했을 때였다.
매복해 있던 서장무맹 무사 백여 명이 갑자기 나타나 그녀를 막아섰다.
그녀의 안색이 급격히 굳어졌다.
계속된 싸움으로 진기가 거의 바닥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서장무맹 무사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라마승 한 명이 음탕한 눈빛으로 당리를 쳐다봤다.
“후후후! 웬만하면 아미산으로 가는 놈들을 막지 말라는 명이 떨어졌지만, 네년은 예외다. 네년이 바로 사천제일 미녀라는 당리가 맞느냐?”
“그렇다. 나를 어찌할 셈이냐?”
당리가 입술을 깨물고 힘겹게 검을 들었다.
올해 십팔 세인 그녀는 독과 암기, 그리고 검술에 있어서 후기지수 중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싸움으로 독과 암기는 모두 써버리고, 이제 남은 것은 검 한 자루뿐이었다.
“후후후! 어쩌긴 어째? 네년이 처녀 귀신으로 죽는 것을 면하게 해준 후 저승으로 보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