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56
156화 성능 확실한 여신님
포롱~ 포로롱~
여러 개체의 폰즈들이 작물들 사이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피어오르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구름들.
쏴아아아~
작물들 바로 위에 생성된 그것들은 이어서 비를 쏟아 내기 시작한다.
작물의 정령이 피어 낸 비구름.
당연하게도 그 물세례를 받은 작물들은 한층 더 생기가 생기고 생육이 촉진된다.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를 꾸준히 적용시킨 진우였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작물들의 변화는 그야말로 ‘작물’의 정령다운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또한 폰즈들의 구름이 지닌 힘은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몽실 몽실! 만져 보고 싶어!”
“유진이가 원한다면 만지게 해 줘야지. 폰즈들. 구름 좀 떼 줄래?”
– 진우 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진우의 요청에 곧장 비구름의 일부를 떼서 가져오는 폰즈 무리.
알록달록한 색상의 구름은 얼핏 보면 솜사탕처럼 보일 지경이다.
심지어 먹는 것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미 앞서 확인해 둔 진우다.
[폰즈의 영양 구름을 섭취합니다. 20분 동안 체력이 1상승합니다.]정령이 직접 만들어 낸 유기농 솜사탕답게 건강에도 좋은 구름.
뭐, 효과는 다소 미미한 편이긴 해도 폰즈만 있다면 구름을 거의 무한정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양 구름이라는 이름답게 맛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맛있어?”
“응! 딸기 맛이야!”
입에 넣는 즉시 사르르 녹아내리는 달콤함.
어린아이치고 솜사탕 싫어하는 이가 어디 있을까?
마음만 먹는다면 ‘무한’에 가깝게 소환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상품화도 노려 볼 만한 정령 솜사탕.
실제로 비구름으로 작물에 비를 뿌리고 난 다음 남는 것들은 소멸시키지 않고 용혈 가방에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가게도 많이 내고 있다고 들었으니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
어차피 판매는 진우가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수확과 납품.
그 이후의 유통과 판매는 전성 쪽에 다 알아서 해 줄 터.
덧붙여 주스나 커피 같은 것만 먹으면 입이 심심할 테니 솜사탕도 카페에 납품만 한다면 인기 상품 중 하나가 되어 줄 것이라고 상인의 본능이 말하고 있다.
‘하급이 이 정도의 힘이라면…….’
직접 창조한 하급 작물의 정령으로 이루어 낸 변화.
자고로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이라고.
진우가 중급과 상급 정령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막말로 하급이 영양 구름 정도라면 중급과 상급은 대체 얼마나 작물에게 도움이 될까?
정령의 속성은 물론이요,
등급까지 다양하게 섭렵해 본 진우이기에 알 수 밖에 없다.
하급과 중급의 격차는 엄청 날 뿐더러 중급과 상급은 수십 배의 강함을 지니고 있다.
작물의 정령의 등급이 상승할수록 작물에 끼치는 영향력도 거대해질 수밖에 없는 일.
다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쉬울 턱이 있겠는가?
[초월자의 권한을 사용하여 중급 작물의 정령을 창조하시겠습니까? YES / NO]※ 주의! 첫 창조에는 많은 대가를 요구합니다. 200의 신용도 혹은 60에 달하는 랜덤한 능력치의 영구적인 소모를 필요로 하나 이후부터로는 환경에 따라 자체적으로 증식합니다.
※ 주의! 첫 창조에는 많은 대가를 요구합니다. 1,000의 신용도 혹은 400에 달하는 랜덤한 능력치의 영구적인 소모를 필요로 하나 이후부터로는 환경에 따라 자체적으로 증식합니다.
“……NO.”
폰즈를 창조했을 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요구량.
중급 정령.
나아가서는 상급에 달하는 작물의 정령을 창조하는 것에는 신용도가 넉넉한 진우도 쉽사리 시도하기 힘든 것을 요구해 온다.
“1,000신용도가 말이 되냐고 진짜.”
아직까지 누적된 신용도도 1천을 넘기지 못한 마당에 요구량이 저 정도라니…….
물론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 발짝 걸음을 내딛는게 어렵지.
일단 한 번 창조해 내면 그 다음부터는 환경에 따라서 알아서 숫자를 불려 나간다.
폰즈만 해도 처음에는 1개체였던 것이 지금은 수십 개체의 무리를 이루어 냈으니 오죽할까?
“쩝. 그래도 언젠가는 창조는 해 내야겠지만 말이야.”
일단 정령왕이었기에 자신의 명령이면 무엇이든 오케이인 작물의 정령들이다.
덧붙여 소환과 유지에 들어가는 마나의 소모량도 계약을 한 다른 정령왕들과 비교하면 거의 없다고 해도 될 정도.
특히 상급 정령을 마음껏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1천의 신용도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 단 2개체의 상급 정령만으로도 미국에서 SS등급의 헌터로서 인정받은 키안 자이스가 있지 않던가?
└ 작물의 정령왕 김진우 (체력+17) – 존재력이 생겼으나 아직 미미한 상태입니다.
거기에다가 폰즈를 소환하면서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작물’ 속성의 정령이 생겨 난 영향일까?
체력+7의 수치를 넉넉하게 페이백 받기까지 했다.
이미 선례가 있으니 중급과 상급을 창조해 냈을 때에도 어느정도는 체력 능력치로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창조해 줘야지.”
무언가의 의지가 내린 명령을 통한 강제 의무 따위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야말로 농부와 상인의 자질 아니겠는가?
비록 지금 당장은 탄생하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때가 되면 태어날 중급과 상급의 작물의 정령들에 대한 기대감에 빠지는 것도 잠시.
[지구 차원 어딘가의 폰즈를 마주한 한 정령사와의 계약을 원합니다. 폰즈의 계약을 허락하시겠습니까? YES / NO]※ 작물의 정령의 계약자가 많아질수록 마나의 총량이 거대해집니다. 또한 일정 확률로 보너스 능력치를 획득 할 수도 있습니다. 이 확률과 효과는 등급이 높을수록 상승합니다.
“……응?”
갑작스럽게 진우의 눈 앞에 떠오른 알림음.
때로는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남겨주신 황금 고블린, 체르의 말처럼 진우의 농장 뿐만 아니라 어느새 지구 방방곡곡에서도 진우도 모르는 사이에 증식 중에 있는 폰즈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작물의 정령들은 ‘지구’에만 모습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페퍼리스 차원 어딘가의 폰즈를 마주한 한 정령사와의 계약을 원합니다. 폰즈의 계약을 허락하시겠습니까? YES / NO] [델타리어 차원 어딘가의 폰즈를 마주한 한 정령사와의 계약을 원합니다. 폰즈의 계약을 허락하시겠습니까? YES / NO] [그랑델 차원 어딘가의 폰즈를 마주한 한 정령사와의 계약을 원합니다. 폰즈의 계약을 허락…….]“헐?”
창조만 했을 뿐인 진우도 모르는 사이 폰즈는 무리 단위를 넘어.
아예 군단이 되어 버렸다.
* * *
대부분의 차원에는 4대 속성인 불과 물, 땅과 바람이 존재하는 것처럼.
작물들도 식생이나 약초의 형태로서 수많은 차원에 셀 수도 없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는 건 어찌 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실제로 진우가 정령계에 입장한 것도 다 그 덕분이기도 했고.
어쨌든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비교적 여러 차원에 문어발처럼 쉽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바로 정령계다.
그리고 현재 새롭게 탄생한 속성인 작물의 하급 정령인 폰즈들은 친화력을 가진 이들과 계약을 성사 중인 상태.
차원은 다를지라도 그렇게 계약을 맺게 된 이들의 대부분의 직업은 농부나 약초꾼 등.
아주 다양하다.
“……이렇게 자세하게도 알 수 있구나?”
정령과 계약을 하는 것만으로 대상의 위치는 물론이요,
지니고 있는 특성이나 능력치의 일부분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뭐, ‘일부분’이라는 말처럼 특정 부분은 지우개로 지운 듯 가려져 있기는 해도, 거의 대부분은 공개되어있는 상태였다.
또한 개중에는 진우도 혹할 만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특성]* 거대 작물 : 관리한 작물 중 일정 확률로 합쳐져서 거대 작물로 탄생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했을 경우 확률이 대폭 상승합니다. 단, 거대해진 작물은 파괴를 통해서만 수확이 가능합니다.
※ 거대 작물은 수확량과 효과가 강화되며, 간혹 아주 낮은 확률로 돌연변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거대 작물이라니…….”
일반적인 수확 방법과는 지극히 거리가 먼.
파괴를 통해 수확하게 만드는 독특한 특성.
가능하다면 직접 데려오고 싶을 정도!
허나 아쉽게도 해당 특성을 보유한 이는 인간이 아니다.
라타토스크를 통해 진우도 익히 알고 있는 다람쥐 수인.
당연히 속해 있는 차원도 지구도, 세계수의 숲도 아닌 델타리어라는 듣도보도 못한 곳이다.
“아쉬워도 어쩔 수 없지.”
마음에 든다고 해서 지구로 납치해 올 수도 없는 노릇.
애초에 방법도 없지 않은가? 싶은 순간이었다.
– 그대여, 흥미가 있으면 이리로 데려오면 되는거 아닌가?
“예? 그게 가능한 겁니까?”
– 일단은 그대가 창조한 정령과 계약을 했으니까. 물론 강제로는 안 되고 승낙을 해야겠지만 이 정도로 환경이 구축된 곳이라면 초대에 응하지 않을까 싶은데?
– 소멸되었다곤 해도 계약자도 정령왕의 자질은 남아 있을 테니까.
– 나 참. 정말이지. 신참 정령왕과 계약을 한 정령왕은 아마 나밖에 없을 거야.
– 어머, 나도 잊으면 곤란하지.
– 바위도 이하동문이다.
안되면 되게하면 그만일 뿐이라고 말하는 정령왕들.
확실히 정령계에서의 쌓인 짬에서 나오는 실전 팁은 무시 못한다.
– 눈을 감고 계약된 정령에게 집중해라. 그러면 짧게나마 의사소통은 전달 할 수 있을거야.
“집중이요?”
– 응, 집중.
“그게 무슨?”
– 집중을 하라고 집중을!
– 내가 폰즈가 된다고 생각하거라 계약자여.
“……끄응.”
다만, 정령왕.
날 때부터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팁인지라 인간인 진우로서는 계속 시도해 봐도 헛발질의 연속일 뿐.
그 모습에 속이 탔던 것일까?
[거참. 답답하기는. 다들 설명을 왜 그리 못하는 것이냐? 애니의 하이라이트 장면 속 주인공에게 이입할 때처럼 집중을 하면 된다는 거다, 선지자여.]“실로 오타쿠다운 설명이십니다.”
[후후훗.]그나마 얼추 이해가 되는 비유를 해 주시는 여신님 밖에 없다.
오타쿠 여신님이라는게 조금은 흠이지만.
뭐, 그런 건 제쳐 두더라도 시도해서 나쁠 것 있겠는가?
어차피 모 아니면 도.
아예 도전을 하지 않으면 0%.
거대 작물이라는 특성을 지닌 다람쥐 수인을 얻지 못할 테지만 시도를 하면 0%가 아니게 된다.
또 무엇보다도 농장에 새로운 아인족 식구가 늘어나는 것도 어떻게 보면 호재이기도 할 터.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무엇이든 첫 발을 내딛는 것이 어렵지.
다른 차원에서 지구로 데려오는 것을 한 번 성공해 내면 그 다음부터는 언제든 납치해 오는 것도 쉬워지지 않겠는가?
“……폰즈에게 이입한다, 이거지.”
대지모신의 힌트를 토대로 진우는 집중을 시도했다.
그러자 아무런 반응이 없던 때와는 달리 몸이 허공으로 붕 뜨는 감각이 느껴진다.
그와 함께 얼마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끼, 끼익!? 뭐, 뭐야.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나온 거야, 폰즈?”
눈 한 번 깜빡이는 찰나의 순간 만에 진우의 눈앞에 보이는 델타리어 차원 속 폰즈의 다람쥐 수인 계약자.
만약을 위해 녀석의 특성을 확인해 보자 ‘거대 작물’이 떡하니 존재했으니,
– 오, 됐다! 역시 씹덕이야! 성능 확실하구만!
“끼익?”
알 수 없는 진우의 말에 해당 특성의 보유자.
다람쥐 수인.
라타 일족의 토치는 난데없이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하는 정령의 모습에 당황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