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172
173화 태초의 정수
※ 상품명 : 세계수의 정수(신화) – 구매 비용 50신용도
* 온전히 섭취할 시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5씩 상승합니다. (1회 한정)
* 온전히 섭취할 시 기존의 섭취량에 따라 피부 개선 및 수명이 최대 100~300년까지 상승합니다. (제한 없음 단, 섭취량이 많을수록 늘어나는 양이 줄어듭니다.)
영구 능력치 상승 외에도 피부 개선과 함께 수명의 증가라는 효과를 지녔다니.
세계수의 정수가 지니고 있는 가치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제아무리 과학이 발달된 문명이라고 해도 태생적으로 존재하는 수명의 한계.
그러한 것을 자연스럽게 늘려 주는 것이 바로 세계수의 정수다.
불로불사가 더 이상 꿈이 아니라는 것.
물론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만큼 값도 상당한 편에 속하긴 하다.
“50신용도가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말이지.”
나름 신용도에 여유가 있어진 진우라고 해도 부담스러운 비용.
뭐, 1번 정도 섭취하는 것쯤은 영구 능력치 때문에라도 괜찮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특별한 효과 없이 그저 수명의 증가만 붙어 있는 것뿐이지 않은가?
물론 수명이 증가한다는 것은 혹하기는 해도 섭취할수록 효과가 약화되는 데다가 완벽한 불사신이 된다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수명이 늘어나는 불완전한 불로불사일 뿐.
자신보다 강력한 생명체와 마주해서 공격받으면 사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그렇게 놓고 생각해 보면 세계수의 정수가 왜 ‘측정 불가’가 아닌 ‘신화’ 등급으로 매겨진 것인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니까.”
불완전한 불로불사이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장님이나 석우, 수아와 전성그룹 등.
진우가 세계수의 정수를 그들에게도 늘 지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들 모두가 늙어 죽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한다.
그리고 신용도 상점에 등록되어있는 세계수의 정수가 지닌 숫자는 한정적이다.
꾸준히 입고된다고는 해도 언제 될지도 모르고, 구매하려는 이가 진우 하나만 있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어떻게 보면 불로불사 자체가 악몽일 수도 있을 터.
“그러니까 1년에 한 번 정도 채취가 가능한데 그 시기가 지금 충분히 충족되었다 이거죠?”
[내가 알고 있는 한 그렇다 선지자여. 눈 앞의 위그는 현재 채집된 흔적도 없으니 분명 문제 없이 가능할 거야.]– 아주 두 연놈들이 불쌍한 나무를 착취하려고 작정을 했군, 작정을 했어.
하지만 굳이 신용도 상점을 통해 구할 필요 없이 눈앞의 세계수.
위그를 통해 직접 채집하면 그만일 뿐.
“한 번 정도까지는 먹어 볼 만하지 않겠어?”
과거 오른손의 할짝이가 먹어 치운 탓에 눈뜨고 정수를 빼앗겼던 진우였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먹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무한한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300살 정도까지는 살면서 팜오리들의 새끼의 새끼…….
훗날 조상 얘기를 할 때까지는 살아 볼 만하지 않겠나.
덧붙여 1년에 한 번 채집이 가능하다면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도 일부분은 공급이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채집을 망설일 필요 역시 없다.
다만…….
“그런데 어떻게 채집하지?”
농사나 양조를 하는 등의 작업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농사를 했을 때부터 익혀 온 경험이 있었을뿐더러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의 지식으로 배우면 되었다.
반면에 세계수의 정수 채취는 진우도 처음 하는 작업이었으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인터넷에 존재할 리 만무할 터.
요정 찻집을 통한 정보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애시당초 만드라고라의 정기도 잔나비 일족만이 채집 가능한 고유의 기술이지 않던가?
– 크크, 인간 놈. 욕심만 가득하더니. 꼴 좋구나.
“어차피 채집하게 될 건데 알려 줄 수는 없는 겁니까?”
– 이를 어쩌나. 나도 알려 주고 싶지만 보다시피 나무라서 움직일 수가 없네.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사슴의 녹용이 자라날 때마다 가차 없이 대머리로 만들어 버리던데. 나라고 안 그럴까? 너 1년이 채워질 때마다 나한테서 정수 채집해갈 속셈이지?
“그건…… 그때 가 봐야 알지 않겠습니까?”
– 10년에 1번 채집하는 거라면 알려 주지. 어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 에잉, 그러면 안 알려 줄래.
“치사하게 이럴 겁니까?”
쯧. 이래서 눈치 빠른 세계수는 싫단 말이지.
순식간에 뒤바뀐 갑과 을의 입장.
허나 그것을 역전시키는 존재.
조커 카드를 이미 보유 중인 상태였기에 걱정은 없었다.
[선지자여. 뭘 어렵게 녀석이랑 씨름을 하고 있나. 세계수에 대해서는 이미 통달한 지식을 지닌 하이 엘프가 있지 않은가?]“하이 엘프요?”
새삼스럽지만 진우가 할짝이에게 빼앗겼던 세계수의 정수.
그것은 신용도 상점에서 구매한 것이 아니다.
브락시온의 아내인 티리에나와 첫 만남과 함께 선물 받은 것.
그리고 이제 티리에나는 브락시온과 체르 못지않은 선후배 관계가 되어 버린 지 오래였으니,
“위그야. 네 말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나무니까. 거기서 딱 기다리고 있어라.”
– …….
하이 엘프와의 인맥을 가진 소식에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말없이 눈물 짓는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지식이란 탐구하는 자의 편을 들어주기 마련인 것을 말이다.
* * *
【티리에나 : 세계수의 정수를 채집하는 방법을 궁금해하는 걸 보아하니 그곳에 존재하는 세계수를 찾은 모양이로구나?】
“네. 전부 다 티리에나님의 조언 덕분이죠.”
【티리에나 : 이미 열쇠인 태초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 너였기에 가능한 조언이었을 뿐이니 너무 고마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필멸자 네트워크가 형성된 이후 한층 더 수월해진 선배님들과의 대화.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설명을 듣는 편이 배우는 것에는 더욱 효과적일 테지만 농사로 바쁜 진우처럼 티리에나라고 일없이 놀고만 사는 것은 아니다.
【티리에나 : 지금은 어머니의 곁을 지키고 있어야 하기에 따로 만날 수는 없게 되었어. 미안하구나.】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죠. 괜찮습니다.”
하이 엘프인 티리에나가 세계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은 세계수를 지키는 수호자이기 때문이다.
즉, 현재 세계수를 수호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뜻.
그리고 해당 소식은 진우에게 있어서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닌 희소식에 가까웠으니,
【티리에나 : 그래도 오히려 잘 되었어. 때마침 어머니에게서 정수를 받을 때도 되었으니 허락을 구해 보마. 아마, 거부하시진 않을 거다.】
“예? 저번에 저에게 세계수의 정수를 주시지 않았었나요?”
【티리에나 : 그건 예전에 채집해 두었던 것 중 하나일 뿐. 그리고 이곳은 자연의 정기가 가득한 세계수의 숲이기에 정수가 채워지는 시기도 다른 차원들에 비해서 빠른 편에 속하지.】
“오호라…….”
뜻하지 않게 얻게 된 정보.
그러니까 환경만 제대로 알차게 충족시킨다면 세계수의 정수의 채집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소리.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미 뮤린의 녹용과 농작물들처럼 나름 전문가의 경지에 도달한 진우가 아니던가?
아예 처음부터 불가능하다면 모를까, 가능성이 있다면야 어떻게든 찾아내면 그만일 뿐이다.
【티리에나 : 그럼 잠시 동안 내 시야를 공유해 줄게. 아, 그리고 이건 다른 엘프들한테는 비밀이야? 어머니께 승낙을 받았다고는 해도 불만을 가진 녀석들은 어딜 가나 있으니까.】
“그건 걱정하지 마십쇼!”
그렇게 약간의 기다림 끝에 확보하게 된 세계수의 정수 채집 방법.
그것은 농부인 진우에게는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다.
나무의 중심부. 그 안쪽에 드루이드로서의 기운을 불어넣으면 안에서 스르르 흘러나온 기운을 한데 응집시킨 것.
그것이 바로 정수였다.
– 너, 너 생각 잘해야 돼. 이렇게 나오면 다른 차원들의 세계수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아프지 않게 해 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 봐요.”
뮤린의 녹용.
사슴의 이발사로 불리는 프로답게 날뛰는 위그를 얌전하게 만들며 진우는 끝내 위그의 중심부를 찾아냈다.
허나 그것에 손을 대기 전, 한 명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빠, 뭐 하는 거예요?”
위그가 이곳 농장에 오게 만든 원인이자 어떻게 보면 위그의 가장 강력한 동맹이라고 볼 수 있을 유진의 지원.
– 오오, 태초의 아이여! 날 구하러 왔구나!?
당연하게도 위그는 자신을 구하러 왔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머지않아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침 잘 왔다 유진아. 정수를 채집해야 맛있는 과일 주스를 얻을 수 있거든. 유진이도 도와줄 수 있을까?”
“어! 그럼 나도 할래요!”
– …….
구하러 온 것이 아닌, 정수를 채집하는 지원자가 되어 버린 유진이.
그 덕분에 완전히 희망을 잃은 듯 자포자기한 위그.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위그의 시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터업-
진우의 손과 함께 올라온 앙증맞은 유진이의 손.
중학생 정도 되는 키로 성장하면서 어릴 때보다는 커졌다지만 20대 중반의 남성인 진우의 큼지막한 손에 비하면 작을 수밖에 없을 터.
허나 작은 고추가 무섭다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신들의 티끌 상점에서도 아이템을 냅다 강탈해 버리는 업적을 세운 공주님답게 이번에도 클라스가 남다르셨으니.
화아아악-!!!
“어라?”
티리에나가 시야 공유로 보여주었던 정수 채집과 완전히 같은 방식이지만 전혀 다른 반응.
그 차이점이라고 하면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태초의 아이.
진우가 손쉽게 세계수를 찾게 해 준 유진이의 존재.
그것이 가져올 시너지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태초의 힘이 깃든 세계수의 정수(측정 불가) 수확에 성공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포인트를 5 획득하며 신용도가 2 상승합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태초의 정수’] [신용도가 85 상승합니다.] [칭호-태초의 정수(측정 불가)를 획득합니다.] [태초의 정수(측정 불가)]* 분류 : 칭호
※ 태초의 위그드라실 : 세계수의 정수 섭취자가 인근에 위치해 있을 경우 영구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1만큼 상승합니다.
– 태초부터 존재하던 알과 나무의 힘이 한데 응집된 정수를 최초로 수확한 자에게 내리는 칭호입니다. 나눔의 미덕을 통해 타인에게 정수를 양도해 주는 것으로도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무슨…….”
정수의 성공적인 채집과 함께 찾아온 알림음 세례.
상당히 희귀한 편에 속하는 업적 달성에 따른 칭호 획득도 그렇지만 단숨에 0% 정도였던 경험치의 수치가 단박에 100%를 넘어서 레벨업을 할 정도라니?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칭호도, 레벨업도 아니다.
“잠깐만 있어 봐. 그 전에 측정 불가 등급이라고?”
“아빠. 잘 된 거 맞아요?”
“그럼 당연하지!”
측정 불가 등급의 세계수에게서 획득한 정수 그 자체.
태초의 아이가 뿜어낸 기운과 함께 한데 응집된 세계수의 기운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녹음의 내단으로 형성되었으니 이다음 할 일은 말할 필요가 더 있을까?
“확인.”
입을 달싹이며 내뱉은 진우의 앞에 정수의 놀라운 정보가 고스란히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