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60
60화 이 숲은 이제 제 겁니다
* 제한 시간 내에 인내의 숲 2단계를 통과하세요. 그 끝에 어떠한 영물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 성공 시 : 10신용도 획득, 칭호-인내의 숲 시험 합격자(전설)
※ 실패 시 : 10신용도 하락, 인내의 숲 도전 기간 6개월 유예 (남은 시간 30시간)
※ 포기 시 : 인내의 숲 도전 기간 3개월 유예 (직접 들어왔기에 선택이 제한됩니다.)
※ 특이 사항 : 대지모신이 선지자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숨겨진 조건이 존재합니다.)
이전과 비슷한 내용.
허나 그렇다고 해서 보상도, 패널티 부분까지 비슷하지는 않았다.
“이제는 기본이 두 자릿수라는 건가?”
무려 10신용도를 획득 할 수 있는 기회!
예전에 3신용도만으로도 호들갑을 떨었던 진우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양.
하지만 사람이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너무 짜다. 15는 줘야지. 암.”
‘잔나비의 친구’나 ‘일곱 번째 뱀을 죽인 자’, ‘은혜 갚는 세계수’ 등과 같이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업적을 달성했던 진우에게는 그렇게까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흔히 ‘대박’이라고 부를 만한 이벤트를 연달아 치른 덕분이랄까?
뭐, 그렇다고 해서 10의 신용도가 지닌 가치가 결코 적다는 소리는 아니다.
신용 상점에서 유니크 등급 아이템을 다량 구매가 할 수 있는 정도인데다가 상황에 따라서는 저렴한 전설 등급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는 수치.
그리고 전설 등급인 시오나 뮤린, 지룡이 현재 진우의 농장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이번 보상을 놓칠 수는 없다.
“그 밖에도 쓸 만한 보상들이 있고 말이지.”
10신용도도 탐스럽지만, 칭호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
헌터 세계의 각성자들에게 있어서도 칭호를 보유한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에 속한다.
업적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면, 업적은 특정 직업만 획득할 수 있는 것에 비해 칭호는 직업에 상관없이 조건만 충족하면 얻을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문제라면…….
“조건들이 엄청 까다롭거나 비밀로 꽁꽁 감춰져 있다는 게 흠이지.”
각 국가에서 내로라하는 각성자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게 보유했다는 것만으로 알 수 있듯.
획득의 난이도도 그렇지만 획득할 수 있는 경로를 모르니 방법이 있겠는가?
순전히 운이 좋았거나, 출중한 실력으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이트에서 레이드를 달린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명예로운 자격.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 진우는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단 이번 인내의 숲 2단계를 클리어하는 것만으로 획득할 수 있을 칭호.
물론 1단계 때에 비하면 더욱 어려워지기야 했겠지만, 진우 역시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상태다.
“늘 감사합니다. 대지모신 님. 그런데 배부른 소리지만 평상시에는 줄 수 없는 건가요?”
[……■■■에 의해 시험을 받을 때만 허락이 된단다.]“아뇨, 괜찮아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대지모신의 열렬한 지원도 존재했으니,
[대지의 기억이 깃든 파편(측정 불가)]대지에 깃든 시간을 조절하는.
땅에 한정된다는 단점만 빼놓고 보면 사실상 타임머신과 같은 힘을 가지고 있는 파편.
이것 덕분에 진우가 얻은 이득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뭐, 처음 1단계를 돌파할 당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줬던 것은 아니기도 했고, 막상 획득했던 백 년 묵은 핑크 인시리움도 먹지 못하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알고 있다.
우리의 약초맨, 천묵이가 진우에게 가져다준 셀 수 없는 보물들을.
한 번 먹고 끝이 아닌.
씨앗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무한하게 생산하여 재배해 먹는, 농부의 장점을 극대화해 준 약초계의 보배.
펠기르브에 따르면 오로지 인내의 숲에서만 생장한다고 알려진 특산품 격 약초인 핑크 인시리움.
그것이 2단계인 이곳에서는 과연 얼마나 있고, 또 어떤 녀석으로 존재하고 있을까?
정복도 정복이지만 다른 부분에서도 차오르는 기대감.
심지어 진우에게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 대지모신의 육체 티끌이 파편화되어 형성된 아이템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대지의 기억과 시간을 품고 있습니다.
※ 주의! 파편에 깃든 힘에 비해 당신이 지닌 그릇이 너무나도 초라합니다. 허나 예전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최대 15시간이 한계입니다.
※ 해당 지역을 벗어날 경우 소멸합니다.
처음 사용했던 때보다 한층 더 강화된.
최대 15시간으로 거진 3배 가까이 늘어난 파편의 힘.
한마디로 말하건대.
“지금부터 정복을 시작해 볼까?”
좀 더 쉬워질 인내의 숲 정복기.
누누이 말하지만, 소방차는 빨간불에도 멈추지 않는 법이다.
* * *
인내의 숲을 수호하는 자, 비로스.
세계수의 숲에서도 1만 년의 삶이라는.
손에 꼽힐 정도로 오랜 삶을 살아온 대현자의 칭호를 가지고 있는 존재.
켄타우로스 일족의 수장이기도 하며, 수호자의 입장이기도 한 비로스가 주최하는 인내의 숲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드루이드는 셀 수 없이 많다.
“인간 드루이드여. 너는 과연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물론 그 과정에서 비로스를 향해 호의보다는 적의를 비추는 이들도 몇몇 존재하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제적으로 불려왔다는 사실을 반길 만한 이들은 종족을 불문하고 적은 편이다.
뭐, 애초에 그런 것을 반기는 이들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포기’라는 선택지가 있다고는 해도 자존심 강한 종족이라거나, 성공 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욕심이 차오른 이들에게는 사실상 해당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 셈.
그리고 1단계라는 이름치고는 상대적으로 빡센 난이도 덕분에 드루이드 중에서도 힘 좀 쓰는 이들도 종종 실패라는 쓰디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래도 나 정도면 양호한 편이지.”
끝내는 시간의 차이일 뿐.
드루이드가 된 자라면 누구나 거쳐 지나간 인내의 숲.
세계수의 숲에 존재하는 다른 숲들.
고뇌의 숲과 혼돈의 숲과 비교하면 양반인 편에 속한다.
적어도 자신의 숲에서 시련을 겪는 드루이드 중 사망자가 나온 적은 없는 반면 고뇌의 숲과 혼돈의 숲에서는 적은 편이라고는 해도 사망한 이들이 나오긴 했었으니까.
물론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강제로 불러들였다 한들 도전이라는 선택지를 고른 것은 어디까지나 도전자들.
약육강식이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야생 그 자체인 이곳에서 스스로 선택한 길에 대해 그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다만,
“지금 시점에서 2단계 도전이라니. 아마도 힘들 것이야. 대지모신 님께서 굽어살펴 본다 해도 종족으로서의 한계가 있기 마련일 터이니.”
나름 볼만큼 다 봤다고 자부할 수 있는 대현자 켄타우로스인 비로스다.
나이에 따라서 강함을 논할 생각도, 인간이라고 해서 미물 취급하며 종족의 우월함을 뽐낼 생각도 없다.
애초에 수명 부분도 이곳 세계수의 숲에서는 해결 방안이 존재한다.
세계수의 안쪽에서 극소수의 물량만 수확할 수 있는 세계수의 정수를 사용하면 거의 무한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
허나 이런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보통은 100년이라는 삶도 살아남지 못하는.
세계수의 숲에서는 거의 이례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터무니없이 짧은 생.
야생 속 몬스터나 가축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명색이 드루이드로서 ‘숲’에게 선택받은 생명체이지 않은가?
게다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채 1단계 클리어 후 2단계 도전이라니?
1단계 때에도 보통보다 빠르게 찾아와서 당황스러웠는데 이건 그보다도 더한 경우다.
천운이 따라 준다 해도 클리어는커녕 시간 내에 최종장에 도달하기도 힘들 터.
그렇지만 세상에는 어딜 가나 이레귤러.
예상 밖의 경우라는 것이 터지기 마련인 법.
뿌득- 뿌드드드득-!
“저것은 저번에 폴튼 트렌트에게 얻어 낸 덩굴? 저게 말이 된단 말인가?”
거의 하나의 나무 한 그루를 만들 기세로 인내의 숲에 뿌리내리는 거대한 덩굴.
인간은 그것을 받침대 삼아 목적지인 위로 빠르게 향하기 시작한다.
무슨 ‘내 길은 내가 개척해!’도 아니고.
정해진 길을 통해서 가는 것이 아닌 이동 방식이라니.
뭐, 불법이라고 명시를 해 두진 않았으니 딱히 할 말은 없다.
“호오, 비록 제법 머리를 굴리긴 했으나 이번에는 1단계처럼 쉽게는 안 될 것이야.”
비로스가 여유 있는 이유.
거기에는 인내의 숲 2단계를 극복해 낸다고해서 자신에게 무언가 피해가 발생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런 식으로 정해진 길을 통해서 가지 않는 이는 저 인간이 최초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식의 통과가 가능했다면 애초에 ‘인내’의 숲이라고 불렸겠는가?
촤륵!
휘리리리릭-!
사방에서 뻗어 나오는 폴튼 트렌트의 덩굴.
1단계에서는 1마리였었지만, 2단계에서는 10배에 달하는 10마리다.
어디 그뿐만일까?
촤르르르르륵-!!!
최종장.
비로스가 지정된 목표 구역을 수호하고 있는 폴튼 트렌트의 대장 격인 보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 이름도 보스에 걸맞은 ‘빅 폴튼 트렌트’.
평범한 폴튼 트렌트의 덩굴과는 격이 다른 굵직한 덩굴을 자랑하는 녀석.
심지어 빅 폴튼 트렌트는 기존의 인내의 숲 2단계 때와는 달리 최종장의 위치가 아닌.
조금 단계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커흠흠, 위치 수정도 어디까지나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었으니 했을 뿐. 난이도는 오히려 쉬워졌을 것이야.”
인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을 뿐.
절대로, 네버, 자기가 수호하는 인내의 숲 지붕에 구멍을 뚫어 버린 만행에 혼쭐을 내고 싶어서 배치해 둔 것은 아니다.
솔직한 말로 대현자라고 해도 집에 테러를 당했는데 웃어넘길 켄타우로스가 얼마나 있을까?
나름 감정에는 꽤 솔직한 편인 비로스.
그러나 실제 비로스의 말대로 최종장의 위치에서 버프 효과를 받지 못한 빅 폴튼 트렌트를 쓰러트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되려 난이도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었으니,
파직- 파지지직-!
그것을 여실히 증명하듯.
인간의 주먹질이 한 번씩 내지를 때마다 터져 나가는 전기 스파크.
그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폴튼 트렌트의 덩굴은 제대로 된 반항도 못 한 채 스르르 실 풀린 연처럼 흐느적거리다가 그대로 축 늘어진다.
“브락시온이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 이유가 있었군. 이 정도 발전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 성장을 이룩했다니.
실로 무섭게 느껴질 정도의 속도.
하지만 돌파하는 상황 속에서도 비로스는 여유가 넘쳐흘렀다.
“아직 빅 폴튼 트렌트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지.”
폴튼 트렌트와는 격이 다른 빅 폴튼 트렌트.
허나 앞서 말하지 않았던가?
최종장의 위치에서 내려온 탓에 약화된 상태라는 것을.
그리고 그와 반대로 인간.
진우에게는 천둥 바위산 드워프, 그룩 토르산이 손수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해 준 신화 등급의 무기가 있었으니,
※ 천둥의 화신 : 지정된 구역에 천둥을 내리칩니다. 정신 집중과 마나 소모량에 따라 더욱 강력한 천둥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쿠릉-
콰르르르릉-!!!
천둥석 건틀렛에 붙어 있던 액티브 효과인 천둥의 화신.
쌓여 있던 마나를 모두 끌어모은 결과 마른 하늘에서 내리친 날벼락은 그대로 빅 폴튼 트렌트에게 직격하고, 벼락을 맞은 나무는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이내 눈을 까뒤집는다.
배려를 한 것인지, 죽지는 않고 기절만 시킨 모양.
그 부분은 비로스로서 꽤 좋게 보았다.
그나저나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저런 힘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라고?”
가히 말도 안 되는 성장력.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군. 합격이야.”
(남은 시간 28시간 45분)
28시간하고도 45분이라는 시간이나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인간에게 주어질 합격 칭호와 10의 신용도.
사실상 방해물은 전부 제압해 두었으니 이제부터는 목적지에 도착만 하면 될 일.
그러나 인간.
온 몸을 던져서 지붕을 뚫고, 백 년 묵은 핑크 인시리움에 자아를 깃들게 만든 별종 김진우의 행보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니,
“저, 저 녀석 이번에는 또 뭘 하려고!?”
도착한 목적지.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으나 저 드루이드는 별종답게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 보너스 영물을 수확하는 것이 아닌,
그때와 마찬가지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아예 제대로 작정을 하고 온 듯.
시간도 넉넉하겠다.
마법의 가방에서 꺼내든 농기구들까지 착실하게 활용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