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61
61화 새로운 뉴 페이스 약초맨
인내의 숲 2단계의 최종 목적지.
도착한 곳에 피어 있던 것은 천묵이의 변화 이전에 보았던 인시리움이다.
특유의 하트 모양의 잎이 앙증맞은 약초의 모습.
다만 1단계 때와는 달리 2단계의 경우에는 약초의 색깔도, 효과 부분도 달랐다.
“핑크빛에 노란빛이 첨가된 느낌이려나?”
핑크핑크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추가된 노란빛 색.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영물’로서 취급되는 약초이며, 인내의 숲 2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보상 중 하나인 녀석답게 성능 또한 보통이 아니다.
[백 년 묵은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전설)]* 분류 : 소모품, 재료
* 사용 조건 : 없음
* 효과 : 온전히 섭취할 시 마력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10만큼 상승합니다. (3회 한정)
– 오로지 인내의 숲의 환경 속에서만 생장이 가능한 명물인 인시리움 중에서도 극히 희귀하게 피어나는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입니다. 일반적인 핑크 인시리움보다도 강력한 힘을 품고 있으며 백 년 동안 묵혀온 결과 더욱 영험한 영물이 되어 섭취한 이에게 강력한 힘을 선사합니다.
천묵이와 마찬가지로 백 년을 묵긴 했으나 일종의 돌연변이 약초로서 더욱 높은 성능을 품게 된 약초.
게다가 자그마치 전설 등급.
과연 2단계의 보상다운 영물이다!
줍는 사람이 임자라고.
일반적인 각성자라면 발견하는 즉시 입 안으로 직행했을 테지만 진우가 누구던가?
이전에도 ‘대지의 기억이 깃든 파편’과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의 콤보를 통해 백 년 묵은 녀석을 천년 묵은 것으로 성장시켜 냈던 인물.
무엇보다도 농부가 된 도리로 이런 것이 피어나는 장소를 놓칠 수야 없는 것 아니겠나.
“이렇게 쉽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는데 말이야.”
상상 이상으로 약했던 인내의 숲 2단계의 몬스터들.
1단계 때에는 자신을 참 이래저래 괴롭혔던 폴튼 트렌트였지만, 이번에는 10마리가 달려들어도 문제없이 처리했고, 그 상위 격인 빅 폴튼 트렌트도 제압해 냈다.
녀석들이 약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내의 숲을 수호할 정도의 녀석들이니 따지고 보면 그 반대라 할 수 있다.
진우가 예전의 1단계에 도전했을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는 것.
일곱 번째 뱀인 스바프니르를 죽였던 경험뿐 아니라 착용 중인 신화 등급의 무구만 해도 2개이지 않던가?
특히나 그룩이 만들어 준 천둥석 건틀렛.
누가 비대칭 전력으로 취급받는 드워프 아니랄까 봐.
이번에 전투에 처음 써 봤으나 그 효능이 말도 안 되게 사기적이다.
“……이러니까 미국이 그렇게 난리를 치는 거겠지.”
아무리 천둥석이라는 재료가 좋다 해도 이런 무구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드워프인 그룩도 거진 며칠 밤낮 동안 날이 새도록 망치를 두들기고 담금질을 한 끝에 완성한 건틀렛.
천둥의 화신을 사용했을 때의 파괴력은 사용했던 진우도 놀랄 정도였는데 오죽하겠는가?
“흐음, 아무리 봐도 만드라고라의 정기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계속 찾아올 것 같은데…….”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새삼 직접 무구를 겪어 보니 더욱 알게 될 것 같은 드워프의 가치.
아마 모르긴 몰라도.
아니, 100% 확신할 수 있다.
미국은 어떻게든 드워프를 되찾기 위해서 진우에게 재차 방문해 올 것이다.
자이스 가문.
유리나 피터처럼 아는 사이라면 얼굴 붉힐 일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다른 이들이 오게 되면 얘기가 다르다.
또한 국가 단위의 외교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인재인 드워프를 빼앗아갔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그룩이 제 발로 스스로 온 것이긴 하지만 선동에 있어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물며 대한민국이 제아무리 세계 강대국 중 하나라고는 해도 미국과 비교하면 아직 힘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겠는가?
진우에게 전성이라는 1차적인 방패가 있다지만, 한국의 정치인은…….
“정치인들은 도움이 안 되지.”
여야를 떠나서 양측 다 어떻게든 진우를 이용하려고만 하지 지켜 주는 일이 없을 거다.
애초에 바라지도 않은 일.
전성에 대한 부분도 도움을 준다면 받기야 하겠지만 일단은 최대한 역제안을 통해 미국을 잠재워 볼 요량이다.
“어휴, 복잡한 생각은 이쯤 해 둘까.”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좋지만 진우의 직업은 드루이드.
그중에서도 농부다.
농부라면 무릇 작물을 가꾸고 재배하는 것이 정석인 법.
“어차피 남는 게 시간이다.”
더군다나 1단계 때와는 달리 시간도 20시간을 가뿐하게 넘길 정도로 넉넉하게 남아 있는 상태.
진우는 이 시간을 최대한 알뜰하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푹- 푹- 푸욱-
가장 먼저 행한 것은 당연하게도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 쪽이다.
호미를 사용해서 약초가 다치지 않게끔 조심스럽게 주변의 흙을 파낸다.
그렇게 몇 차례쯤 반복했을까?
[드루이드의 특성,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가 활성화됩니다.]“휴우.”
문제없이 떠오른 특성의 활성화.
역시 사람은 한번 겪어 봐야 한다니까.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물론 이다음으로는 시간을 앞으로 되감는 촉매제의 역할을 해 줄 ‘대지의 기억이 깃든 파편’을 함께 심어 주면 될 일이지만 그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다급해서 했었던 일.
지금은 굳이 그럴 이유도, 필요성도 없다.
“어차피 씨앗은 많이 있으니까 말이지.”
집에 심어 둔 핑크 인시리움의 씨앗도 그렇지만 역시 심는다면 본진이라 할 수 있을 인내의 숲에 심는 것이 효과의 극대화에도 좋을 터.
거기에다가 진우가 준비해 온 것은 단순히 씨앗과 농기구뿐만이 아니다.
촤르르륵-
농부로서 익숙한 손짓에 흩뿌려지는 흙빛의 가루들.
청량한 흙냄새를 풍기는 것은 지룡의 분변토요, 약간 비릿하면서도 구수한 똥 내음은 팜오리들의 배설물이다.
둘 다 거름으로서는 신화 등급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을 성능을 갖춘 녀석들.
(남은 시간 37분)
그렇게 준비해 온 거름과 씨앗들을 전부 다 정성스럽게 심은 이후 다듬어 낸 결과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보람차구만.”
시간 잡아먹는 하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농사.
그래도 고생한 만큼 낙이 온다고.
심으면 심는 만큼,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베풀어 주는 것이 바로 농작물이다.
뭐, 약초의 경우에는 발아율 문제도 있고 사실상 도박이나 마찬가지지만 이곳은 인시리움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인내의 숲.
거기에 덧붙여 진우에게는 치트키급의 필살기도 남아 있었으니,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준비됐어, 대?”
[물론이지, 김!]콰직! 파하핫!
마지막 역할을 해 줄 특제 거름이자 촉매제가 되어 줄 대지의 기억이 깃든 파편.
천년 묵은 핑크 인시리움.
천묵이를 탄생시켜 주었던 녀석이 이번에는 어떤 기적을 보여 줄지에 대한 기대감이 자라난 채 효과는 적용되었고,
[천년 묵은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신화)를 획득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신용도가 10 상승합니다.] [숨겨진 조건을 발견하여 클리어했습니다. 추가 보상으로 신용도가 5만큼 추가 상승합니다.]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인시리움의 지배자’] [신용도가 10 상승합니다.]늘 그러하듯.
농사는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신화 등급의 약초, 천년 묵은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도 탐스럽지만 역시는 역시라고.
* 숲의 주인
└ 인내의 숲(모든 능력치+1)
예상했던 대로 이번에도 대박이 터졌다.
* * *
“이건 완전히 기대했던 것 이상인데?”
[인내의 숲 시험 합격자(전설)]* 분류 : 칭호
※ 인내하는 자 : 방어력과 항마력이 영구적으로 5% 상승합니다.
– 오랜 인내의 시험 속에서 끝을 보았습니다. 인내하는 자는 몸도 마음도 단단해지는 법. 방어력과 항마력 부분에 있어 영구적인 상승효과를 얻습니다.
과연 전설 등급의 칭호답다고 해야 할까?
능력치의 상승은 아니지만, 방어력과 항마력.
특히 특출난 탱킹을 갖춘 진우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방어력과 항마력의 상승.
사실 어떻게 보면 퍼센트로 능력치가 오르는 만큼 체력 능력치가 오른 것보다도 효과적일 수도 있을 터.
거기에 덧붙여서 진우가 획득한 것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우선 이걸로 인내의 숲도 이동이 가능해진 거려나.”
앞서 확인했던 ‘숲의 주인’ 특성에 추가된 ‘인내의 숲’의 내역.
물론 비로스가 수호자로 있는 만큼 완전히 자신의 소유인 것마냥 대놓고 굴지는 않을 거다.
적당히, 센스 것, 눈치 있게.
3년의 짐꾼 생활과 군인 생활로 다져진 센스로 조화롭게 어울리면 될 일.
또한 당연한 말이지만 최고의 진짜배기.
가장 탐스러운 녀석은 역시나 이 친구다.
[천년 묵은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신화)]* 효과 : 온전히 섭취할 시 모든 능력치가 영구적으로 8씩 상승합니다. (1회 한정)
심플한 내용이지만 무려 총합 32능력치를 한 번에 상승시켜 주는, ‘신화’ 등급에 걸맞은 사기적인 효과.
즉각 먹어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탐스러우나 애석하게도 이번 녀석 또한 먹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 본래 주어진 수명을 넘어서서 천년의 나이를 먹고 자아를 가지게 된 핑크 옐로우 인시리움입니다. 자아를 가진 영물로서 마법을 부릴 수도 있으며, 섭취한 이에게 강력한 힘을 선사합니다.
뀨우! 뀨우우우!
진우의 앞.
정확히는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핑크핑크하면서도 노란빛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NEW천묵이.
“어째, 이럴 것 같더라니.”
뀨우우웅(엄마아아앙!)
김진우.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인 그는 오늘도 새로운 자식을 손에 넣었다.
* * *
꺄~ 꺄꺄꺄~
어제도 행복했지만, 오늘도 행복한 천묵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두 배, 세 배.
그 이상으로 기뻐질 수밖에 없는 것이 천묵이에게는 늘 새로운 친구들이 생겨났다.
꾸왁, 꾸와아아악!
삐삐삐삐~
꺄꺄꺄꺄~
맨 처음 사귀었던 팜오리 친구들.
시간이 흐를 때마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부러우면서도, 노랑노랑한 것이 귀염뽀짝하고 참 좋았다.
그 밖에도 나비와 사슴, 원숭이 등.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다가도 죽이 잘 맞을 때도 있어 친해지는 이들.
허나 그중에서도 천묵이의 마음을 가장 흔든 것은 따로 있었으니,
끼, 끼이이-
꺄~ 꺄꺄꺄꺄~
끼이이잉~
식물의 마음은 식물이 가장 잘 아는 법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같은 식물과라고.
유독 더 마음이 가는 만드라고라의 존재.
농장의 최강 인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천묵이가 책임지고 커버해 준 덕분인지 수줍음 가득했던 만드라고라도 이제는 팜오리의 등에 탑승하며 뛰어놀 정도로 익숙해진 농장 생활.
하지만 그런 천묵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엄마(?)인 진우다.
꺄아아아아!
“그래, 그래. 반가워.”
본능적으로 자신을 탄생하게 만들어 준 존재라고 느꼈던 엄마.
엄마는 식구들을 여기저기서 데려와 주기도 했다.
사실상 만드라고라 또한 마찬가지이지 않던가?
게다가 이번에 엄마는 자신과 똑 닮은.
아니, 어떻게 보면 노란빛이 조금 추가된 새로운 친구도 데려왔다.
“자, 인사해. 천노묵이야. 천묵이 너랑 비슷한 친구니까 잘 지내야 한다?”
꺄? 꺄꺄꺄!?
뀨? 뀨뀨뀨뀨우?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인시리움 자체가 인싸 기질을 타고난 것인지 금세 친해져 뛰어놀기 시작하는 두 뿌리의 약초.
그러나 천묵이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끼잉, 끼이이이잉…….(내, 내 친구인데…….)
농장에 홀로 남아 새로운 약초인 천노묵이를 바라보는 만드라고라.
자신의 친구를 빼앗은 그 광경에 고라의 눈빛은 죽은 눈으로 살벌하게 번뜩였고,
“우끼이- 이거 심상치 않은데?”
유일하게 그 모습을 목격한 엔코만이 머리를 긁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