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88
88화 쇼핑의 결과물
자본주의사회.
아니, 저 한반도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북한의 공산당에서도 상점은 존재하기 마련인 법.
그리고 보통의 상점에서는 설령 무인 편의점이라고 해도 지켜야만 하는 법칙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상점에서 정해진 값을 치르기 전까지는 물품의 소유권이 없다는 법칙.
현대 사회에서만 해도 이 행위는 강탈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힝. 구슬이 사라졌어. 예쁜 구슬이었는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유진아?”
허나 새하얀 도화지나 마찬가지인 어린아이.
태초의 아이에게 그런 것을 알려 줄 시간이 진우에게는 없었다.
애시당초 상점이 유진의 눈에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도 못했고 말이다.
뭐, 그건 그렇다 해도 이미 벌어진 일.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혹시나 신들의 상점에서 150신용도의 지불을 독촉할 수도 있는 노릇.
“어쩔 수 없지. 일단 가지고 있는 신용도라도 다 내놓고 부족한 건 나중에 채우는 식으로 하는 수밖에.”
그렇게 된다면 아쉽기야 하지만 어쨌든 물품을 얻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니 제값을 지불하려고 했다.
당장에 진우가 쓸 수는 없게 된 아이템이지만, 유진이 강해진다는 것은 진우 또한 강해진다는 뜻.
반대로 생각해 보면 150신용도에 달하는 아이템을 지금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니 더욱 강해지지 않을 텐가?
그러나…….
“왜 아무런 반응이 없지?”
아무리 기다려도 반응이 없는 상점의 모습.
평온하다 못해 너무나도 조용한 상점이었다.
하다못해 알림음이라도 하나 울릴까 조마조마한 심정은 어느새 바뀌기 시작한다.
“……이거 설마?”
누누이 말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던가?
김유진.
혹시 평범한 아이가 아닌 태초의 알에서 태어난 설화를 지닌 김혁거세는 상점에서 물건을 강탈해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
만약에, 만약에라도 그렇다면!
“유진아. 혹시 저 방패도 가져올 수 있겠니?”
“웅? 저거 못 생겨서 싫은데.”
“딸기 줄게.”
“따, 딸기?”
“응. 그리고 나중에 수확하게 될 꿀도 줄게.”
“꾸, 꾸우울!? 그게 뭐지?”
“무척 달콤한 거야. 딸기랑 같이 먹으면 아주 이거란다.”
“우와아! 근데 달콤한 건 뭐예요?”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이래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가끔씩 곤란해하는 걸까?
참으로 호기심 많고 귀여운 아이.
허나,
“궁금하면 일단 한번 가져와 볼 수 있겠니?”
“우웅, 네! 유진이 힘낼게요!”
새하얀 도화지를 지니고 있는 유진에게 먹물을 쏟아붓는 진우의 행동.
그러나 이건 다 350신용도의 가치를 지닌 방패가 잘못한 거다.
솔직한 말로 저걸 어떻게 참으란 말인가?
지금 바로 사용할 수는 없더라도 공짜로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대박 사건.
하지만 아무래도 태초의 아이의 강탈은 스콜과 하티 구슬에만 적용된 영역이었던 모양이다.
파지직!
“앗, 깜짝이야!”
고통은 없지만, 깜짝 놀래키기에는 충분한 약한 스파크와 함께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서는 유진.
조금은 아쉽지만 350신용도의 아이템.
아르테의 거울 방패를 손에 넣는 것은 잠시 뒤로 밀어 두기로 했다.
* * *
감자와 김치, 각종 약초.
그 밖에도 비단옷까지.
가뜩이나 대한민국 굴지로 손꼽히는 대기업으로 통하던 전성이었으나 앞선 진우와의 파트너에 가까운 비즈니스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
그것을 통해 확보 가능해진 물량으로 전성은 해외에서도 그 브랜드와 이름을 널리 떨치고 있는 상태다.
– 언제나 존버는 승리한다.
– 아, 이 맛에 주식하지.
– 전성 주가 예전부터 우상향 중인데 아직도 안 넣은 흑우 없지?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면 자연스럽게 투자가 늘어나기 마련인 법.
그러한 영향 탓에 현재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 중에 있다.
늘 새로운 물품을 내놓으면서도 헌터들에게 효과적인 물품을 파는 전성의 존재는 사실상 그 자체로도 하나의 VIP경매장이나 마찬가지.
덕분에 전성의 직원들은 하루도 쉬지 못하고 야근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으으, 집 가고 싶다. 민이가 엄청 기다릴 텐데…….”
“너는 그래도 마나님께서 관심을 주시는구나. 나는 서로 전화 안 한 지 오래됐는데 말이야.”
“그, 그렇습니까?”
“크큭. 너는 신혼이라 그렇지. 봐라. 조만간일 거다.”
“에이, 저희 사랑은 평생 갈 겁니다!”
“하긴. 요즘처럼 보너스가 펑펑 터지고 있으니 또 모르긴 하겠네.”
직원을 굴리기만 하는 뭣 같은 직장이었더라면 만족도가 최악을 달렸을 테지만, 전성은 상벌 하나는 확실한 기업이다.
엄청난 상승세만큼이나 확실하게 보장된 연말 보너스.
그 밖에도 성과급 명목으로 이래저래 챙겨 받는 것이 많은 만큼 직원들의 충성심은 다른 회사들과는 비교가 안 될 지경이었다.
올라가는 연봉과 보너스를 지급하더라도 전성은 손해가 아니라 이득을 보게 된다.
뭐, 당장만 놓고 보면 적자를 보는 경우도 있기야 하겠으나 먼 미래를 본다면 김진우의 신뢰를 얻었으니 사실상 비교 불가능한 전력을 손에 넣은 셈.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가 커진 김진우.
그를 통한 세계의 러브콜이 전혀 통하지 않은 탓일까?
중국에 속한 연금 협회 쪽에서는 방법을 조금 선회하기로 한 모양이다.
“반갑습니다.”
전성의 본사로 찾아온 한 인물.
중국의 유명 랭커 중 하나이자 연금 협회 소속의 알케미스트이기도 한 그가 정국진과 정수아에게 건넨 것은 하나의 편지였다.
[연금 협회 글로벌 파티 초대장]– 연금 협회의 글로벌 축제에 전성그룹의 오너 일가와 파트너이신 김진우 님을 초대하고자 이렇게 초대장을 보냅니다. 연금 협회의 글로벌 파티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전 세계의 수많은 각성자와 기업의 오너 일가분들이 찾아오는 유구한 전통의……(중략)
손에 기름칠이라도 한 듯.
무척이나 긴 내용이었지만, 요약하자면 반드시 찾아와 주면 좋겠다는 뜻 하나였다.
간절함이 가득 담긴 내용과 더불어 동봉되어 있는 중국행 일등석 비행기표.
기업의 이름과 브랜드 가치를 생각해 보면 이런 파티로의 초대 정도야 이해할 수는 있다.
다만, 문제라면…….
“쯧쯧. 낯짝이 두꺼운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구나.”
“원래 그런 족속들이잖아요.”
그 대상이 연금 협회라는 점.
다른 곳이라면 모를까.
전성의 입장에서 연금 협회는 사실상 원수 지간이나 다름없다.
정수아를 죽이려고 했던 증거를 대놓고 남긴 이들.
하지만 연금 협회는 사실을 인정하되, 몇몇 하위 직원들이 저지른 일이라며 되도 않는 꼬리 자르기로 뭉개 버렸다.
다른 나라.
흔히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알려진 미국이나 러시아였더라면 어림도 없는 행동일 터.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항의를 넣기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증거가 있으면 뭘 하겠냐. 나라가 힘이 없어서 제대로 항의도 못 하는데. 에잉!”
미세먼지나 그 밖의 다른 일로도 항의하지 못하는 판국에 길드에서 일어난 일로 항의를 하겠는가?
그저 말뿐만인.
겉으로만 으스대는 수준.
물론 정국진으로서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중국은 엄연히 대륙.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힘.
14억 5천만에 달하는 최고로 많은 인구와 재력을 갖춘 나라인데 5천만의 대한민국이 항의해 봤자 귓등으로도 안 들을 거다.
뭐, 그건 그렇고.
“그래서 수아 넌 어떻게 할 생각이냐?”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보다 현재 벌어진 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
“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가고 싶지는 않죠. 그렇지만 저희가 가지 않으면 분명히 보복을 해 오겠죠.”
“아마, 그럴 거다. 속 좁은 족속들이니.”
제아무리 전성그룹이라고해도 연금 협회의 초대를 무시하기에는 리스크가 컸다.
당장에 중국에 넘어가 있는 전성그룹의 지부는 물론이요, 그 밖의 한국의 다른 기업들에게도 규제라는 명목으로 피해를 안겨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되면 정작 괴롭힌 중국 정부 쪽이 아니라 전성그룹 쪽으로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터.
전성의 주 고객은 대한민국의 일반인들인 만큼 그 피해는 결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역겹지만 어쩌겠어요. 이렇게 초대를 해 줬으니 찾아가 줘야죠.”
원래라면 더러워도 그냥 눈 한 번 감고 찾아가고 말 일.
“다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들만의 리스크.
오너 일가들끼리만 엮여 있을 경우일 뿐.
“진우 씨가 가기 싫다고 한다면 저희끼리만 가도록 하는 걸로 해요.”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 굳이 그 청년에게까지 리스크를 짊어지게 할 이유는 없으니.”
강제인 자신들과는 달리 김진우는 엄연히 선택이었다.
* * *
“어쩔 수 없나.”
새롭게 발견한 신들의 상점.
확실히 신용 상점과 비교해서 특출난 효과와 옵션.
혀를 내두를 만한 엄청난 가격까지.
하나같이 굉장하긴 했으나 진우가 직접 사용하기에는 적합한 물건이 아직 없다는 점 때문일까?
거기에 덧붙여서 2개밖에 되지 않는 물량.
그러한 탓에 진우에게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쩝. 결국 나는 이쪽에서 구매해서 쓰는 수밖에 없는 건가.”
한층 더 높은 급의 상점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신용 상점을 이용해야만 하는 설움.
뭐, 그렇다고 해도 억울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어찌 되었든 공짜.
말 그대로 날로 먹은 150신용도의 아이템인 스콜과 하티의 구슬.
그것의 인정을 받음으로써 몸에 흡수한 유진은 분명히 언젠가 활약을 보여 주고도 남을 일이다.
그렇기에 다시금 신용 상점으로 돌아간 진우는 늘어난 105신용도로 쇼핑을 마무리 지었다.
“음, 그래도 나쁘진 않네.”
각각 진우의 귀와 손에서 요사로운 빛을 뽐내며 반짝이는 아름다운 장신구들.
천둥석 건틀렛을 포함하여 기존에 이미 각종 신화 등급의 방어구와 무기를 가지고 있는 진우가 105신용도로 구매를 결정한 것은 바로 2개의 장신구다.
[팔미호의 여우구슬 귀걸이(신화)]* 분류 : 장신구
* 사용 조건 : 마력 100 이상
* 마력+30
※ 여우불(ON/OFF) : 매 공격마다 여우불이 함께 공격하며 적의 영혼을 불사릅니다. 단, 그때마다 마나와 더불어 당신의 영력이 소비됩니다.
※ 매혹(액티브) : 지정한 대상을 홀립니다. 매력이 높을수록 성공 확률이 상승합니다. (쿨타임 없음)
– 여우 일족 중에서도 상당한 경지에 도달한 팔미호의 여우구슬을 세공함으로써 완성한 귀걸이입니다. 매력을 대폭 상승시키며, 이성의 흥미를 이끌어 냅니다.
※ 주의! 너무 잘생기거나 아름다운 이가 착용할 경우 동성에게도 적용됩니다.
[세계수의 반지(신화)]* 분류 : 장신구
* 사용 조건 : 마력 100 이상
* 민첩+10, 마력+20
※ 자라나라 나무나무(액티브) : 땅만 있다면 어디서든지 나무를 자라나게 합니다. 소모한 마나의 종류에 따라서 나무의 종류 및 개수가 달라지며,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쿨타임 20분)
– 생명이 가득한 세계수의 힘으로 물 한 모금 없는 대지에서도 나무를 피어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