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99
99화 요정 찻집과 함께하는 뉴튜브 채널 개설
“생각해 보면 지금이 딱 알맞은 시기일 수도 있겠어.”
뉴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은 진우도 각성했던 순간부터 고민했었던 것이다.
드루이드.
농부의 영상을 올리는 힐링 컨텐츠.
뭐, 뉴튜브에도 농사를 짓거나 양봉을 하는 영상은 꽤나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그들 대부분은 어디까지나.
아니, 100% 전부 다 일반인이다.
한마디로 아이템화되는 작물을 수확해 낼 수 있는 것은 진우가 최초라는 뜻.
어디 그뿐이겠는가?
꾸왁? 꾸와아악?
삐삐삐! 삐삐!
꺄꺄꺄꺄!
오랜만에 집으로 찾아온 진우에게 잡아 먹을듯이 달려드는 팜오리와 약초맨들.
진우가 보기에도 귀염 터지는 모습인데, 녀석들을 영상으로 등록한다면 어떻겠는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실상 인기는 따 놓은 당상일 터.
물론 아무런 인맥, 연고도 없이 그저 채널만 띡 하고 개설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찾아볼 것이라는 생각은 헛된 꿈이다.
특히나 뉴튜브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알고리즘이 어떤 구조인지 밝혀지지 않았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확정하긴 애매한 부분도 많을 터.
이 부분은 제아무리 전성 그룹이 나서 준다고 한들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나 진우에게는 남들은 존재하지 않는.
오직 자신만의 방법이 존재한다.
– 영상 올리시려고요?
“깜짝이야.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나온 거야?”
– 그야 당연히 돈 냄새가 나서 그렇죠.
“…….”
진우의 곁에 언제 나타난 것인지 모습을 드러낸 몰리.
아, 잠깐 잊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싫어하는 사람 없듯 요정들도 돈에 환장한다는 것은 요정 찻집을 통해서 알고 있던바.
물론 단순히 정보만 제공해 줄 뿐인 요정들이 영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을 수도 있지만 그건 크나큰 오산이다.
– 설마 이거 그대로 통짜로 올리시려는 건 아니죠?
“왜? 그래도 흥미 유발은 되지 않겠어?”
– 아휴. 정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올리면 아무도 안 봐요. 시작부터 꺼 버리지. 요즘 인내심들이 얼마나 바닥인데. 편집자가 괜히 있겠어요?
꼬치꼬치 캐물으며 조언을 아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편집점을 잡아 주는 것은 물론이요,
– 에이, 잠깐 저한테 맡겨 봐요.
“이것도 돈 받는 거 아니야?”
– 진우 님은 제 단골이니까 특별 서비스로 해 드릴게요. 티타니아 여왕님께는 비밀로 해 주셔야 돼요?
아예 영상 파일을 들고 찻집으로 뿅 사라진 몰리.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영상 강탈이라니.
다소 어이가 없어지긴 했어도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꾸왁! 꾸와아아악!
“그래. 알았어, 얘들아. 지금 바로 갈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일거리만큼 중국 원정을 다녀오는 동안 쌓인 미수확 농작물들.
보채는 팜오리들의 울음소리에 진우는 곧장 일터로 나갔다.
* * *
헌터들의 주 수입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게이트 사냥을 통한 부산물이다.
가장 급이 낮은 F등급조차도 꾸준히만 일한다면 웬만한 대기업 직장의 연봉을 벌어들일 수 있을 정도이니 오죽할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헌터가 오로지 사냥의 부산물로만 수익을 창출해 내는 것은 아니다.
[오늘 처음 각성한 뉴비 고블린 잡으러 갑니다.] [네임드 발견하기 전까지 안 들어가~] [금일 오후 8시부터 레이드 예정]…….
새삼스럽지만 일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궁금해하는 장소가 바로 게이트의 안쪽이다.
무법 지대이기에 찾아갈 때는 목숨을 걸어야 하고, 짐꾼 외 일반인 신분으로는 들어갈 수조차 없는 공간.
그러한 곳을 헌터들이 들어가서 대신 영상을 찍어서 올린다면?
헌터 입장에서는 시청자 확보도 될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안전성도 확보된다.
습격을 받게 되더라도 다 증거 영상으로 남을 테니까.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방송의 경우 위치도 버젓이 공개될 뿐만 아니라 설령 영상에 찍히더라도 이미 범죄자로 낙인이 찍힌 이들이나 아예 얼굴을 가려 주는 아이템을 착용하고 습격을 해 오면 영상을 증거로 남긴들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뉴튜브 채널을 여는 헌터들의 숫자는 지금 이 시점에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
당연한 말이겠으나 과다 공급이 이루어지다 보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기 마련인 법이다.
– 또 고블린 사냥 영상이야?
– 좀 재밌는 것 좀 없나?
– 이제는 S등급 각성자쯤은 되야 볼 만하다니까.
익숙함 속에 찾아온 지루함.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 영상에 사람들이 무료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와장창 연금 협회]– 알고리즘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 연금 협회? 그 미치광이 있는 곳 아니야?
– 그러고 보니 이거 어떻게 됐음?
– 낸들 아냐. 무슨 발표라도 있어야 알지.
– 근데 왜 와장창임?
– 와장창이 와장창이지 뭐겠음.
– ……?
지금은 꽤나 시간이 흐른 탓에 처음 때보다는 시들해졌으나 많은 이들의 뇌리에 새겨진 연금 협회의 이미지.
거기에 ‘와장창’이 붙은 영향일까?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영상을 클릭한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하인 듯 어두침침한 내부 공간.
그곳에서는 과거 미국 언론에서 폭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사람은 물론이요, 살아 움직이는 약초로도 불리는 만드라고라를 실험 중인 모습.
– 와씨. 이거 진짜였네?
– 잠입 영상인가 그런 건가?
– 근데 잠입인데 왜 와장창이 붙은 거냐니까.
영상을 시청하는 이들의 궁금한 채팅이 실시간으로 올라왔으나 그 부분의 해소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와장창!
– 뭐, 뭐임?
– 잠입 영상 찍다가 빡친 거 같은데?
– 근데 저거 인간은 맞음?
말 그대로 와장창 효과음과 함께 연금 협회를 밥상 뒤집듯이 엎어 버리는 잔나비, 엔코의 등장.
한 마리의 성난 원숭이 그 자체가 된 녀석은 특유의 우끼 소리를 광포하게 내지르며 등장했다. 그리곤 그 자리의 연금술사들을 간단하게 제압해 버리는 것으로 영상이 끝났다.
– 미친. 이거 진짜임?
– 잠깐 봤는데 얼굴이 인간이 아니라 원숭이였던 거 같은데?
– 원숭이가 어떻게 잠입 영상을 찍어. 딱 봐도 주작이지.
– 이런 걸로 주작 칠 이유가 있긴 한가.
– 어그로 끌려면 뭔들 못 할까.
애매하게 끊어진 영상.
그러나 이것은 모두 다 영상을 올린 인물.
진우가 계획했던 대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정말 풀로 올릴 필요가 없다고?”
– 물론이죠. 어느 정도 궁금성을 유발시켜야 채널을 구독하고 계속 볼 거 아니겠어요?
진우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하급 요정에서 이제는 편집자가 된 몰리.
자그마한 요정이 계획해 낸 작품이었다.
* * *
– 어때요? 반응 확실하죠?
“……확실히 그렇네. 그런데 알고리즘은 어떻게 탄 거야?”
– 흠흠, 그건 기업 비밀이랍니다. 이거 알려 드리면 저 티타니아 여왕님한테 진짜 맞아 죽어요.
하긴, 남몰래 기획한 암살 계획도 알아내는 요정들인데 알고리즘이라고 오죽할까?
아무튼 많은 사람을 채널로 이끄는 것에는 성공했으니 남은 것은 올리는 영상의 질이 결정해 줄 터였다.
그리고 몰리가 가져가서 편집해 온 첫 영상인 ‘와장창 연금 협회’의 성능은 확실했다.
개설한 지 하루 만에 2천 명이 넘게 구독자가 생겨났다.
“근데 고작 2천 명? 요즘은 10만이 기본이라던데.
– 에이, 고객님. 시작부터 욕심이 과하면 안 좋아요. 첫날에 이 정도만 해도 어디인데요. 그리고 진우 님께서 올리실 영상들의 주제는 이쪽보다는 힐링 쪽 아니었어요?
“응? 그건 그렇지.”
– 그렇다면 차라리 이 정도가 적당해요. 첫 영상은 어디까지나 어그로를 끌어 줄 뿐. 채널의 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연금 협회를 박살 내는 시원한 엔코의 모습.
확실히 누가 보더라도 악당 역할인 연금 협회를 부숴 버리는 것에는 통쾌한 맛이 있긴 했어도 이건 다른 영상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악당은 아니더라도 레이드를 진행하는 S급 헌터의 영상 속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
한마디로 진우가 추구하는 힐링 영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앞으로도 편집 비용은 얼마 정도 지불해 주면 될까?”
– 후후훗. 역시 진우 님은 말이 통해서 좋다니까요.
비록 몰리가 하급 요정이라고는 해도 초창기부터 감자를 뇌물로 사용한 덕분에 완전히 진우의 편이 되어 버렸다.
다른 여타의 중, 상급 요정보다도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강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 안 그래도 제가 제작해 온 리스트가 있답니다! 한번 봐주시겠어요?
※ 상품명 : 하급 요정 편집자 – 한 달 이용 비용 5억 원 + 감자 10개
* 요정의 특별한 알고리즘을 활용한 구독자 상승!
* 잠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언제 어느 때나 호출 및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 감자나 추가 인센티브는 요정의 기분과 일의 효율을 대폭 상승시킵니다!
– 흠흠!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 윗선의 요정들과 비교하면 엄청 저렴한 거예요. 그리고……흠흠, 이건 진우 님께만 알려 드리는 건데요. 영상 편집 부분만큼은 저 어디 가서 안 꿀린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요! 중급, 상급의 선배님들보다도 더 말이죠.
중급이나 상급 요정에 비해서 꽤나 저렴(?)한 편에 속하는 하급 요정 편집자 비용.
뭐, 어차피 돈도 여유 있겠다.
중, 상급의 요정을 이용해도 진우로서는 큰 부담은 없었으나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했던가?
“좋아. 일단은 한 달만 이용해 보는 걸로 할게.”
– 탁월한 선택이세요! 어……? 그런데 진우 님. 이거 감자가 50개인데요?
“요번에 감자가 풍년이라 좀 더 넉넉히 넣었어.”
– ……흉년인 적이 있긴 한가요?
“음, 지금까지는 없었을걸?”
– 오오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진우 님!
“그래. 나도 잘 부탁해.”
뭐든지 처음이 중요한 법이라고.
추가 보너스도 두둑이 챙겨 준 진우다.
* * *
국가주석에 오르는 이 날까지 갖은 음해와 여론 선동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리샤오링이다.
물론 그중에는 음해가 아닌 사실도 있긴 했으나 여론이란.
특히나 개돼지 같은 사람들의 마음 정도야 선동으로 몇 번 흔들어 주면 금세 잊기 마련인 법.
또한 말로 통하지 않으면 암암리에 힘을 쓰면 그만이다.
증거나 증인조차도 깔끔하게 처리해 주는 연금 협회까지 있겠다.
그렇기에 늘 그렇듯 간단하게 일 처리를 했던 그였다.
허나,
“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벨모드의 지휘 아래 멀쩡히 유지 중이던 연금 협회의 아지트는 하루 아침 만에 폭삭 무너져 내렸다.
대체 누가 습격한 것인지 처참하게 박살 난 현장.
물론 그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범인은 꿀릴 것이 전혀 없었던 것인지 뉴튜브에 올라온 하나의 영상.
그곳에서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리치, 벨모드가 처참하게 얻어터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처음 보는 원숭이 전사.
그러나 그 영상이 올라온 채널의 주인명은 리샤오링에겐 익숙한 인물이었다.
“기, 김진우! 이 빌어먹을 애새끼가 감히!”
리샤오링이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기 시작한 20대 중반밖에 되지 않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그렇기에 범으로서 한 수 가르쳐주기 위해 선전 선동을 하였으나 이게 웬걸?
하룻강아지인 줄 알았던 녀석은 평범한 강아지가 아니었으며, 도리어 뭣 모르는 것은 오히려 리샤오링 쪽이었다.
역으로 리샤오링을 단단하게 받쳐 주던 기둥들을 하나씩 처참하게 부숴 버린 농부의 활약.
게다가 카운터 펀치를 먹이는 것은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으니,
첫 영상에 이어서 또 업로드된 영상.
그 속에서 나오는 드워프는 제목대로 하나가 아닌 ‘둘’이었다.
첫 번째는 다들 아는, 미국에서 진우에게로 넘어간 그룩 토르산이요. 두 번째는 다름 아닌…….
– 커, 커흠. 낯간지럽게 왜 이래?
– 첫 데뷔인데 힘 좀 보태 줘요. 이따가 오크통째로 챙겨 드릴 테니까.
– 오오? 그렇다면야 얘기가 다르지!)
– 어어? 진우 내 건?)
– 그룩 님도 당연히 챙겨 드려야죠.)
“컥, 커허헉! 마, 만트가 왜 저기에……!”
중국에서 행방불명되었던 만트 데름.
그 모습에 끓어오르는 혈압 때문에 나자빠지는 리샤오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