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lasted Reincarnated Life RAW novel - Chapter 589
〈 빌어먹을 환생 590화 〉 유폐의 마왕
나뒹굴던 유폐의 마왕의 손이 땅을 긁었다. 추태라고 할 모습이지만 정작 유폐의 마왕은 수치스러운 기분은 느끼지 않았다. 지금 그가 느끼는 것은 이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적들에 대한 찬사뿐이었다.
‘훌륭하다.’
이번 세계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무슨 의미가 있나? 허무하게 죽었던 아가로트의 환생은 결국 모든 운명을 짊어지고서 이곳에 왔거늘.
시련에, 시험에, 전력으로 부응하고 있다.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유폐의 마왕은 만족했다. 이 정도의 집념과 광기. 전력을 다해 부딪쳐 오는 기도는 마왕이 정했던 기준을 진즉에 넘었다.
하지만 유진과 동료들이 포기하지 않듯, 유폐의 마왕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만족했다고 해서 져줄 수는 없다. 유진이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듯, 유폐의 마왕도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망령을 떠올렸다. 그는 모든 진실을 알지 못했지만, 멸망이 반복되고 유폐의 마왕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것을 안 뒤에 스스로 선택했다.
‘네가 그렇게 죽어 가치를 증명했듯, 나도 다르지 않구나.’
피범벅의 입술로 웃으며 생각했다. 이 시험은 만족하고 물러서는 것으로 끝낼 수 없다. 상대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려야만 끝이 난다.
유폐의 마왕의 의지는 어떤가? 몇 번이나 절망하고서 누더기처럼 기워내고서 남긴 답은, 멸망과의 공존이다. 죽일 수 없는 이상 공존할 수밖에 없다. 죽일 수 없는 존재를 죽이겠다고 날뛰다가 모든 것이 끝나게 둘 수는 없다.
앞으로의 영원을 마왕으로 군림해야 할지라도. 모든 망자의 혼을 짊어지고, 결국 공허하게 될 뿐인 처음과 끝을 반복할지라도, 유폐의 마왕은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누가 욕심을 부리는 것이지?”
바닥을 긁으며 몸을 일으켰다. 벌겋게 충혈된 안광이 번득였다.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모래성을 고집하는 내가 욕심을 부리는 것인가?”
해가 저물고 밤이 되어 다시 해가 떠오르듯이, 멸망이란 파도는 당연히 찾아올 수밖에 없다. 그 멸망의 탄생에 빌미를 주고 목도할 수밖에 없던 남자는 스스로 마왕이 되어 세계를 모래성으로 만들었다. 몇 번이나 밀려오는 파도에 모래성이 결국 무너져 버려도, 파도가 물러가고 나면 흙투성이의 손으로 다시 모래성을 세웠다.
“모르겠구나, 정말로 모르겠어. 유진 라이언하트, 나는 네가 주장하는 희망을 여전히 아집이라고 느낀다. 네 욕심을 도저히 긍정할 수가 없다.”
멸망의 마왕과 베르무트 라이언하트는 한 몸이다. 갈라져 나왔다고 해도 베르무트의 본질은 멸망과 이어져 있다. 멸망의 마왕을 없애고 베르무트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차라리, 유진과 동료들이 베르무트를 포기했다면. 멸망의 마왕과 베르무트 라이언하트를 모두 죽이고, 온전히 세상을 구하는 것만을 바랐다면.
유폐의 마왕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가능을 해내겠다고 말하면서 인정을 남기니, 유폐의 마왕은 도저히 저 아집을 받아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절망시키고자 한 것이다.
“네 긍정은 필요 없어.”
신검이 가로막혔다. 유폐의 마왕은 너덜거리는 손을 당기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싸움을 거는 것은 유진만이 아니다. 뒤에서는 모론이, 위에서는 세냐가 있다. 그들이 온전히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성녀들이 받치고 있다.
“널 이기면, 내가 옳은 거다.”
지금 내거는 신념에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순하게 오늘 승리하는 쪽이 옳은 것이다. 최후에 멸망을 넘지 못할지라도, 오늘의 패자는 결과를 논할 수 없다.
유진은 그렇게 생각했고, 유폐의 마왕은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군.”
저 발언을 이기적이거나 독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누군가의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고 살아온 것은 유폐의 마왕도 마찬가지다. 각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것만을 주장한다면, 결국 둘 중 하나가 꺾일 때까지 부서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니.’
다르다. 유폐의 마왕은 주먹을 쥐며 생각했다.
유진은 혼자가 아니다. 그에게는 동료가 있다. 승리를 기도하는 신도가 있다. 사정을 모르는 자들일지라도 지금 시대에서 죽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용사가, 신이, 빛이, 마왕을 쓰러트려 승리하고 평화를 열기를 바랄 것이다.
유폐의 마왕은 어떤가. 이 전쟁에 참전한 마군은 유폐의 마왕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패자를 유린하고, 영원불멸 대륙에 군림하는 것이다.
그들은 멸망을 모르고, 이 전쟁에서 승리한들 영원불멸한 군림 따위는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승리 후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유폐의 마왕에게, 혹은 멸망의 마왕에게 몰살당할 것을 알지 못한다.
이 시대의 모든 기억을 잃고서 다음 시대로 넘어간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유폐의 마왕이 사슬에 이은 셀 수없이 많은 영혼으로 있다가, 선별을 거쳐 다음 시대에 태어날 것을 알지 못한다.
선택받지 못한 영혼 중 일부는 융해되어 마력의 소자가 되고, 원시의 정령이 되고, 세상의 마나가 될 것을 알지 못한다.
그마저도 되지 못한 영혼들은 하나로 뒤섞이고 사악한 힘이 되어, 유폐의 마왕의 깊숙한 곳에 봉인이 될 것을 알지 못한다.
항상 그래 왔다. 다른 누구의 이해도 바라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푸념한 적도 없다. 토로한 적도 없다. 이전 시대에 그랬고, 이번 시대도 그랬다. 제법 오래 곁에 두었고, 스스로 이례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꼈던 측근, 가비드 린드먼도 최후까지 유폐의 마왕이 품은 진실은 알지 못했다.
-폐하의 비원이 성사되기를 바랍니다.
가비드는 최후의 순간에는 조금은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비드가 아닌 다른 마족들은 유폐의 마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제가 죽는다면, 부디 제 혼을 거두어주십시오. 폐하와 함께 끝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반드시 바벨에서 죽겠다는 말과 함께, 문 앞에서 허무하게 죽은 발자크 루드베스. 그는 유폐의 마왕이 보려는 ‘끝’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막막한 절망, 그런 절망에서 존재는 원망할 존재를 찾게 마련이다.
유폐의 마왕에게 평생 충성한 마족들도, 마왕이 내리는 은혜를 고혈처럼 빨아먹어 온 헬무드의 이민자들도, 생전의 특혜를 갚기 위해 저당 잡힌 혼들도, 멸망에 수긍하고 받아들인 유폐의 마왕을 원망할 것이다.
그리고 유폐의 마왕은 저 모든 원망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쿠웅.
세계가 흔들렸다. 지금도 유폐의 마왕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
일 초를 끝없이 늘린 것만 같은 기나긴 찰나. 그 순간의 순간의 순간에서 유폐의 마왕은 계속 공격하고 방어하며 탐색했다. 서로의 심상이 이어졌기에 공격에는 틈이 없다. 최소한의 피해를 내주면서 깨부수고 흩트려 보아도 공격은 점점 격해지고 있다.
모론은 압도적인 힘으로 우직하게 덤벼온다. 화신이 되어 더욱이 증폭된 힘은, 이 세계에서는 일격 일격이 유폐의 마왕의 존재를 울리고 있다.
세냐의 마법은 상상하는 모든 불가능을 실현하고 있다. 몇 번이나 밤하늘이 쏟아졌다. 세냐의 마법은 이 세계를 몇 번이나 숲으로 만들고 다시 뒤집어 작열하는 지옥으로 만들고 불타서 삭막한 사막으로 바꾸었으며 다시 차가운 동토로 얼렸다. 그 모든 재앙은 온전히 유폐의 마왕에게만 향할 뿐 동료들은 해하지 않았다.
그 위에 유진의 태양이 추락하고 다시 떠올랐다. 유진의 손에 쥔 무기는 과거의 전쟁신이었음을 증명하듯이 계속해서 바뀌었다. 보아도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공격이 유폐의 마왕을 깎아가고 있다.
하지만 죽이지는 못하고 있다. 이 세계도 유폐의 마왕의 힘은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제아무리 잘 만든 꿈이라도 결국은 현실에 녹아든 것일 뿐. 현실을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유진과 그에게 이어진 빛, 그리고 세냐의 신력이 환상의 마안을 극한까지 활용하고 있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세계가 영원할 수는 없다.
탐색하면 간파할 수 있다. 부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부서서 무너트릴 수 있다.
부술 수 있는 곳? 그런 곳이야 뻔하지 않은가. 느긋하게 구조를 파악해서 무너트리려 할 필요가 없다. 그것보다 쉬운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은 환상의 마안. 그리고 그 환상의 마안을 사용하는 것은 영혼만 남아 천사가 된 누아르 제벨라다.
철그럭.
유폐의 마왕의 심연에서 한 번 더 사슬이 풀렸다. 그러자 유폐의 마왕의 팔이 본래의 형태를 잃고 시커먼 마력 자체가 되어서 요동쳤다. 동시에 유폐의 마왕의 눈동자가 먹물이 녹아들 듯 검은색에 덮였다.
풀려나온 광기가 이성을 흔들었다. 억겁의 세월을 버틸 수 있게끔 봉인한 광기가 힘과 함께 풀려나왔다.
“크륵.”
입술에서는 피가 아닌 독기가 흘러넘쳤다. 이 이상 독을 해방하는 것은 유폐의 마왕에게도 위험하다. 자칫하다가는 자아가 붕괴해서, 멸망의 마왕과 다름없이 미쳐 날뛰는 재앙이 될 것이다. 당연히 유폐의 마왕은 그러한 몰락을 바라지 않는다. 똑같은 재앙이 되어버려도 멸망과 공존할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의 세계는 만들 수 없을 테니까.
‘이 정도로 몰아붙이다니.’
검게 변한 눈동자가 안광을 발했다. 조금 더 유폐의 마왕을 몰아붙이려던 유진과 모론, 세냐는 저 안광에서 원초적인 공포와 섬뜩함을 느꼈다. 마치 멸망의 마왕을 처음 보았을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아.]누아르는 저 ‘독’이 자신을 겨냥하는 것을 느꼈다. 독이 풀려나오는 것만으로 꿈이 뒤흔들린다. 누아르는 왼쪽 눈동자에서 생으로 지져지는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결코 눈은 감지 않았다. 지금이 분수령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지금 더 몰아붙이지 않는다면 유폐의 마왕에게서 승기를 잡을 수 없다. 저 독은 유폐의 마왕에게도 치명적이다.
‘집착이란 감정은 나도 잘 알지.’
누아르는 일그러지는 입술을 붙잡으며 억지로 웃었다. 유폐의 마왕은 ‘다음’에 집착하고 있다. 저 치명적인 독의 대가로 자신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으리라.
‘애당초 그 독이라도 당신은 죽지 않겠지.’
목숨에 닿지 않는 독. 그럼에도 사용하지 않고 봉인하는 것은, 고통이 싫어서? 아니, 고작 그런 이유일 리가 없다.
유폐의 마왕이 저만큼의 독을 억제했던 것은. 저 검게 물든 눈동자에 감긴 광기가 가리키는 것은. 유폐의 마왕이 결코 바라지 않는 것은.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것.’
잘, 안다. 누아르도 그랬다. 지금의 내가, 내가 아닌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증오했다.
ㅡ즉, 유폐의 마왕은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기 전에 독을 다시 사슬로 묶어 유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코 죽일 수 없는 저주를 안은 마왕이라도, 가진 모든 수단이 가로막혀 버리면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니 절대로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유폐의 마왕이 버티지 못하고 독기를 수습할 때까지 버틴다면 누아르의, 아니, 하멜의 승리다.
‘당신의 승리는 나도 바라고 있지만, 하멜.’
환상의 마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유폐의 마왕이 풀어낸 어둠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유진과 모론이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그런 유진의 등을 보며 누아르는 이를 꽉 물었다.
‘그 승리는 나에게 가혹한걸.’
유폐의 마왕이 독기를 수습할 때까지 버티면 된다고? 그것이 가능할 리가 없잖은가.
저 독기는 몇 번의 시대의 죽음과 억만의 시체와 영혼이 녹아서 쌓인 시독(屍毒)이다. 살아 있을 적의 누아르가 군림했던 제벨라 시티라도 저 시독에 오래 버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죽어서 간신히 영혼만 남은 누아르가, 저 시독을 상대로 유폐의 마왕보다 오래 버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누아르는 그것을 확신했다. 유폐의 마왕이 시독을 수습하기 전에, 자신의 영혼이 완전히 오염되어 버릴 것을. 그렇게 오염되면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소멸해 버릴까? 아니면, 오염되어서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다시 환생해서 하멜과는 만나게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그것을 두려워할까? 아니, 두렵지 않다. 애당초 누아르가 바랐던 죽음에서 환생이란 다음은 없었으니.
그녀가 바라는 것은- 하멜이 승리하는 것이다. 최후에 자신이 어떻게 되건, 그것은 상관없다. 이 꿈이 완전히 무너져서 나란 존재가 사라지게 될지라도, 자신의 모든 것이 하멜의 승리에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누아르는 환상의 마안을 감지 않고 독기를 노려보았다. 결국 꿈은 무너지게 되겠지만, 그때까지 최대한 유폐의 마왕을 몰아붙이기를 바라면서.
‘뭐야 이건?’
유진과 모론은 그 독기를 느끼지 못했다. 유폐의 마왕이 새로이 풀어내 어둠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느꼈어도, 그것이 독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누아르가 저 독기를 온전히 자신에게 억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아르와 연결된 세냐는 저 독기를 어느 정도 간파하고서, 경악한 눈으로 누아르를 보았다.
[쉿.]누아르가 속삭였다. 전해진 감정에 세냐는 입술을 잘근 씹었다. 멈추라는 말은 할 수 없었다. 누아르가 결심한 것이고, 이것 외에 유폐의 마왕을 쓰러트릴 방법이 없다는 것은 세냐도 이해했다.
‘먼저 끝내면 돼.’
이딴 식으로 누아르의 영혼을 소멸시키는 것은 세냐의 이상과 어긋난다. 그렇기에 세냐는, 누아르가 소멸하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유폐의 마왕을 쓰러트리고자 했다.
그럴 줄 알았다. 더 이상 팔의 형상도 아닌 시커먼 어둠을 휘둘렀다.
꽈지지직! 궤적을 따라 번진 독기는 세상을 흔들었지만, 그 영향을 받지 않는 유진과 모론은 독기를 베고 부수면서 유폐의 마왕에게 들이닥쳤다.
“얕잡아 보였나.”
유폐의 마왕은 큭큭 웃으며 중얼거렸다.
치명적인 독일지라도 유폐의 마왕을 완전히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유진과 모론, 세냐의 공격이 유폐의 마왕을 소모할지라도, 중독의 사선에 도달하는 것보다 누아르가 중독되어 소멸하거나 미치는 것이 훨씬 빠를 것이다.
‘누아르 제벨라, 네가 하멜을 그토록 위할 줄은 알았지만, 결국 네 소멸이 더…….’
이성이 크게 흔들렸다.
“크륵.”
독기에 범벅된 피가 입술을 타고 흘렀다. 유폐의 마왕은 자신에게 찾아온 이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뭐지?’
곧 유폐의 마왕은 이변의 정체를 이해했다.
독기와는 다른 오염이 유폐의 마왕의 심연을 갉아먹고 있다.
‘이건…….’
유폐의 마왕이 머릿속에 한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발자크 루드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