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ucky Encounter From the Game Turned Into Reality RAW novel - Chapter 23
게임 속 기연이 현실로 23화
7. 종전(3)
나는 그동안,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서포터 부활 스크롤을 인벤토리에서 꺼내 들었다.
서포터를 둘이나 데리고 다니는 건 눈에 띄니, 블랙이글은 나중에 마을 밖에서 부활시키기로 하고, 우선 아르시아부터 살려냈다.
“죄송합니다. 아드리안 님.”
부활과 동시에 내게 사과를 건네는 아르시아.
아무래도 자기가 데스나이트를 막지 못해 전멸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그녀의 탓이 아니다.
그동안 너무도 잘 버텨줬기에 이번에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 맹신한 내 탓이다.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그녀에게 옆자리를 내주었다.
“넌 괜찮냐? 안 아팠어?”
아르시아가 호문클루스긴 하지만 인간과 똑같이 맛을 보고, 냄새를 맡고, 촉각을 느낀다.
그런 그녀가 통증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
“아프긴 해도 게임상에서의 통각은 아드리안 님만큼 높게 설정되어 있지 않아서 참을 만합니다.”
다행이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능력치 좋은 탱커로 영입했지만, 시간이 지나 친해지면서 작은 체구를 가진 그녀 뒤에 숨는 게 떳떳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혹시 나를 대신해 고통을 떠안고 있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전투 스타일을 바꾸려 했을 것이다.
‘아니. 결국엔 바꿔야 하는 게 맞겠지.’
이번에 데스나이트를 상대하면서 우리의 전투 스타일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같은 방법으론 영영 이기기 힘들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격차가 심했으니 말이다.
우리의 전투는 매우 심플했다.
아르시아가 방패를 앞세워 적의 접근을 막고, 검둥이는 적의 시야를 가리거나 기습을 통해 적을 견제하는 등 그녀를 보조한다.
그리고 뒤에서 마법을 사용해 강력한 딜을 넣는 게 나다.
솔직히 전술이라 부를 수도 없을 만큼 간단한 형태였다.
그런데 템빨 때문인지, 지금까지는 이 방식이 통해왔으나, 데스나이트처럼 아르시아가 물고 늘어지기 힘든 적에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공격 사이의 공백 시간이 너무 많아.’
전투 중 공백 시간이 많은 이유는 메인 딜러인 내가 캐스팅이 필요한 마법사이기 때문이다.
즉, 캐스팅이 이어지는 동안은 적을 견제할 수단이 블랙이글의 몸통박치기밖에 없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네임드 데스나이트에게 블랙이글의 견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프리 상태에 놓인 적이 신나게 아르시아의 방패를 두들겼다.
아무리 아르시아가 대단하다고 한들 검강을 어찌 계속 버텨내겠는가.
방어 라인의 붕괴는 필연적 결과였다.
‘솔직히 아르시아의 방어력은 데스나이트에게도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한방은 무조건 막아내니까.’
만약 내가 캐스팅을 하는 동안 아르시아의 부담을 덜어줄 견제 딜러가 하나라도 더 있었다면, 지금의 전투 방식만으로도 충분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연 퀘스트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일 순 없는 일이니, 새로운 동료의 추가는 바랄 수가 없다.
결국, 이 멤버로 전투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
그리 복잡한 방법은 아니다.
구성원들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뿐이니까.
첫 번째는 내가 저서클 위주로 마법을 구사해 캐스팅 속도를 줄여 연사력을 높이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블랙이글을 단순 견제가 아닌 전투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아르시아가 방패만 휘두르지 않고 검을 이용해 직접 딜까지 넣는 방법이다.
각각 뚜렷한 장단점이 있는데, 첫 번째 방법은 나 스스로에게 너프를 먹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블랙이글과 아르시아에게 변화를 주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일단 시도해보자.”
“알겠습니다.”
아르시아와 함께 가능성을 검토하며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일단 연습을 겸해 경험치를 복구하면서 상세 조정을 해봐야겠다.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2차전.
사망으로 손실된 경험치를 복구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덕분에 새로운 전투 스타일을 그럭저럭 가다듬을 수 있었는데.
이 정도론 택도 없다는 사실을 머지않아 깨닫게 되었다.
[사망했습니다. 경험치 복구 후 재도전해주시기 바랍니다.]오히려 1차 도전 때보다도 빨리 죽어버리고 만 것이다.
온몸을 난도질당해 죽어서 공포가 쌓인 걸까?
사지가 끊기고, 내장이 타들어 가는 고통이 엄습했기 때문일까?
부활 후 손발이 덜덜 떨려와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한참을 마을 광장 분수대 난간을 붙잡은 채, 이를 악물고 있던 나는 울분을 토해내듯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이걸 잡을 수 있긴 한 거야?”
이번 작전은 아르시아와 블랙이글의 적극적인 전투 참여였다.
그런데 역시 블랙이글이 데스나이트를 상대하기엔 무리였는지, 단 1분 만에 아웃이 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덕분에 대방패+단검에서 중형방패+한손장검으로 무장을 바꾼 아르시아는 제대로 검 한번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데스나이트의 연이은 돌파를 허용했다.
덕분에 나는 전투 개시 3분 만에 죽고, 아르시아는 1분 뒤에 나를 따랐다.
“후우! 후우……. 진정하자. 진정.”
잠시 후, 어느 정도 고통이 가시자 호흡을 가다듬으며 떨리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미안할 필요 없어. 이건 내 능력 문제니까.”
이어서 아르시아를 재소환하자, 그녀는 거듭 사과를 건넸다.
나는 괜찮다며 어깨를 두들겨 주곤 가만히 생각을 정리했다.
이번 전투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였을까?
‘검둥이의 빠른 아웃이겠지.’
직접적으로 적에게 주는 피해량은 많지 않아도 블랙이글의 견제 역할은 우리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어왔다.
쉽게 말해 지금의 전투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선 블랙이글의 장기 생존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방어구를 만들어 입혀 볼까?’
나와 아르시아는 이미 동렙에서 착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장비를 걸치고 있으니 무장의 업그레이드가 힘들지만, 블랙이글은 아직 충분한 여지가 있었다.
더구나 이곳은 현실이 아닌 게임 속.
독수리가 부담을 갖지 않을 만큼,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금속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 뭐든 해봐야지.”
“네.”
계획이 정해졌으니, 남은 건 행동뿐이다.
‘초조해해선 안 된다. 그럼 될 일도 안 되니까.’
내겐 백번 천번의 죽음을 경험하더라도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
이 상황은 7서클로 향하기 위한 시련일 뿐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3차전.
“끄악! 제길!”
[사망했습니다. 경험치 복구 후 재도전해주시기 바랍니다.]나름 무장을 시킨다고 했지만, 말도 아니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에게 씌울 수 있는 무장은 많지 않았다.
배와 등을 보호하는 브레스트아머와 부리와 머리를 감싸는 투구, 칼날 달린 신발을 신기는 것뿐이었으니 말이다.
날개는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어 내버려 두었지만, 결국 무장이 안 된 그 부위를 베여 블랙이글이 추락하는 바람에 이번에도 가장 먼저 아웃이 됐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어.’
급조한 장비긴 하지만, 장갑을 두른 부위는 최소한의 몫을 해냈다.
그로 인해 블랙이글의 생존시간이 길어지면서 전투 시간이 이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리고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싸움이 길어지면서 전투패턴이 눈에 보이게 되었다는 게 고무적인 성과였다.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5차전.
블랙이글과 아르시아가 새로운 전투 스타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조금씩 제대로 된 공방이 가능해졌다.
맥없이 목이 베인 첫 전투와 그보다 졸전이었던 두 번째에 비해 비약적인 상승을 이뤘으나…….
아쉽게도 격차는 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거 참…….]그래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5차전에 특이한 전술을 들고 왔다.
아르시아가 방어에 신경을 쏟아야 하는 것도, 검둥이가 적을 견제하며 그녀를 돕는 것도, 방어라인이 뚫려 데스나이트의 공격이 내게 닿지 않게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래서 아예 ‘적이 나를 공격할 수 없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봤다.
데스나이트가 허공을 응시하며 헛웃음을 흘렸다.
“많이 당황했나봐?”
나는 그런 녀석을 보며 이죽거렸으나 녀석은 몬스터 주제에 허리에 양팔을 얹은 채 고개를 내저었다.
[언데드인 이 몸을 웃기는 것도 뛰어난 재주라 생각한다. 이번에 아예 진로를 바꾸는 게 어떻겠나?]녀석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허공을 날고 있거든.
더블 캐스팅은 7서클부터 가능하다.
아직 6서클인 난 플라이 마법을 사용하면 다른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니, 이건 내 힘으로 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하늘을 나느냐?
-펄럭! 펄럭!
간단하다.
거대 독수리인 블랙이글에 매달리면 되는 거니까.
음속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녀석의 날갯짓은 나를 들고도 충분히 비행이 가능했다.
그래서 허리에 끈을 동여매고, 블랙이글이 그걸 들어 올려 마탑 천장에 바짝 붙어서 비행을 했다.
“들어는 봤나. 인간 폭격기라고?”
그렇게 나는 블랙이글과 하나가 되어, 데스나이트에게 도전했다.
‘좋은데?’
꼴은 우습지만, 전투의 시작은 나름 괜찮았다.
하늘을 나는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선 데스나이트가 도약으로 뛰어올라야 했는데, 본래 점프란 빈틈이 많은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더불어 점프를 통한 체공시간은 제한이 있어서 연속공격이 힘들었고, 일격을 피하기만 하면 아르시아가 치고 빠지기식으로 알아서 시간을 벌어 주었다.
“하하! 뒤져! 뒤져!”
나는 그간의 복수를 하듯 신이 나서 진짜 인간 폭격기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마법을 난사했다.
하지만…….
전투를 시작하고 10여 분이 흐르자 우리의 작전에 문제가 발생했다.
-끼룩! 끼룩!
“어? 어어.”
블랙이글도 기력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점점 비행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털썩.
더구나 나중에 가선 슬금슬금 고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끝내 블랙이글은 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살포시 나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아래에서 보니 반갑네.]“아, 안녕하세요.”
그리고 엎드린 상태로 착지한 나를 반겨준 것은 데스나이트의 검강 세례였다.
“끄악!”
이번 전투를 통해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잔머리보단 정공법이 낫다고.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7차전.
40분 전투, 데스나이트 HP피해량은 55%.
전투를 치르며 적에게 입힌 데미지 총량 중 거의 100%가 내 마법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아르시아가 20%대의 피해량을 주었다.
방어를 하면서도 적에게 꾸준한 데미지를 줄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사망했습니다. 경험치 복구 후 재도전해주시기 바랍니다.]“큭!”
이번엔 느낌이 좋았다.
눈빛만으로 서로가 바라는 것을 알아채 백업을 하고, 심지어 나는 둔하기 짝이 없는 마법사의 몸뚱어리로 데스나이트의 공격을 십여 차례 피하기까지 했다.
강한 상대와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결투를 이어가니, 그에 비례해 전투 능력이 빠르게 향상된 것이다.
“나쁘지 않네.”
더불어 고통도 조금씩 익숙해졌는데, 더 이상 공포심 때문에 몸을 움츠리는 일이 없어졌다.
팔 한쪽이 절단되어도 캐스팅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말이다.
당연히 통증이 안 느껴지는 건 아니다.
그저 독기가 바짝 올라 잘 참게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9차전.
25분 전투, 데스나이트 HP피해량은 45%.
이번엔 전투 진형을 바꿔 보았다.
원래는 무조건 아르시아가 내 앞을 지켰는데, 처음으로 나란히 서서 싸워본 것이다.
데스나이트의 시선을 아르시아로부터 분산시키기 위해선 블랙이글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법사 주제에 앞으로 나서다니,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이뤘다면 바로 추방을 당할 만큼 크로니클 온라인의 상식을 파괴하는 짓이었다.
하지만 결론만 따진다면 이는 나쁘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전투 시간이 다시 짧아졌으나, 분당 데미지는 압도적으로 많았어.’
이 느린 몸뚱어리로 적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마법까지 캐스팅을 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는데, 25분이나 버텼으면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난 데스나이트의 움직임을 완전히 읽고 있었다.
그간 쌓아온 전투 경험이 만들어낸 고무적인 성과였다.
그러나 헤이스트, 스트랭스 등으로 강화를 했음에도 몸이 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건 여전히 큰 문제였다.
‘아이템 세팅을 캐스팅에서 순발력 위주로 바꿔 보자.’
그래서 원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똥망캐 회피 법사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 * *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11차전.
62분 전투, 데스나이트 HP피해량은 84%.
회피 법사라는 기행에 도전한 결과 생존력이 크게 상승하며 파티 전체의 부담감이 덜어진 대신, 시간당 딜량이 떨어졌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나는 이번 전투를 통해 확신을 얻었다.
이대로 도전하다 보면 반드시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고.
“레벨 200만 달성하면 끝이라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목이 잡히고 말았어.”
게임용 헤드기어를 벗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11번째 도전을 마지막으로 접속 한계 시간에 다다른 것이다.
하지만 다음에 접속하면, 무조건 기연퀘스트 7단계를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뭐지? 세상이 느리게 보이는 것 같아.”
“남들은 경험하지 못할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시각이 바뀌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도 그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나는 자신의 손바닥을 살피고 있는 아르시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강해졌습니다. 신체 능력은 어제와 같으나, 훨씬 강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경험이 가져오는 강함이란 거군요.”
새삼스럽지만 그녀의 대답은 도저히 호문클루스란 인공적 존재로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고 흘러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녀는 분명 인간과 다름없어질 것이다.
“음?”
내가 말없이 너무 빤히 바라보고 있어서일까?
그녀는 가만히 눈을 깜빡이더니, 뜬금없는 대사를 내뱉었다.
“발정이십니까? 그럼…….”
“닥쳐.”
나는 그녀가 엉뚱한 말을 못하게 선반에 놓여 있던 쿠키통을 던져 주는 것으로 화제를 돌렸다.
아르시아의 시선이 먹을 것에 쏠리자, 나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잠깐 눈을 붙이기로 했다.
“너도 경계 걱정 말고 푹 쉬어.”
“네, 알겠습니다.”
* * *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음 날.
접속 제한이 풀린 나는 비장한 마음으로 게임에 접속해 어제의 일과를 다시 이어갔다.
12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75%.
13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85%.
14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91%.
15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89%.
16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93%.
17차전, 데스나이트 HP피해량 98%.
처음 한 판은 적응을 위해 소모된 시간이고, 그 이후는 전투 경험 축적의 시간이었다.
지루하단 느낌은 없다.
한 단계 한 단계 나 자신이 강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그만 끝내자.”
그리고 데스나이트 파스칼과의 18차전.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서인지 전투는 17차전보다 15분이나 길어진 102분 동안 이어졌고.
[제법이구나.]데스나이트 HP피해량은…….
결국, 100%를 달성했다.
[기연 퀘스트 7단계를 클리어했습니다.]네임드 몬스터 데스나이트 파스칼을 토벌하는데, 성공하고 만 것이다.
“으아아아아!”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대전 장소인 마탑 1층 천장을 올려보던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그렇다.
이로써 나는 7서클의 대마법사가, 아르시아는 오러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