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132)
132. 얼음의 탑.
헥토르 후작은 아리칸 왕국의 후계 서열 1위로 장벽 사령관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틴 국왕보다 나이가 많아 그가 다음 국왕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였다.
그는 30년 전부터 대수림 전진 기지에서 근무하면서 아리칸을 위해 수많은 괴수 부산물을 벌어다 준 일등 공신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3년 전부터는 장벽 사령관으로 사냥을 그만두고 관문과 전진 기지들의 통합 관리자가 되었다.
“헥토르 경, 차원 균열에서 괴수는 나오지 않았습니까?”
내 물음에 헥토르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다른 차원 균열과 같소.”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른 차원 균열처럼 안에 있는 괴수가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혹시 사냥팀이 균열 안에 들어가 봤다고 합니까?”
“그렇소. 입구 근처만 살펴봤는데 사방이 폐허가 되어 있다고 들었소. 다행히 괴수도 보이지 않았고.”
엘프나 드워프 차원처럼 이곳도 괴수들에게 멸망한 것 같았다.
“그리고 탈로스 왕국 관문 쪽에도 비슷한 차원 균열이 생겼소.”
“탈로스 쪽에도요? 그럼 아베르크 제국 쪽에도 생겼습니까?”
“거기까진 확인하지 못했소. 탈로스야 전쟁 중이라 저들의 전진 기지를 정찰하고 있었기에 알 수 있었고.”
새로운 차원 균열이라, 당장 확인하고 싶었지만, 가장 가까운 곳이 관문에서 보름 거리면 괴조를 타고도 한참 거리였다.
그리고 이 밤중에 관문을 열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일단 영지로 가서 일을 정리하고, 우리 쪽 관문을 넘어 차원 균열을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난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일 새벽에 출발하려면, 오늘은 일찍 자야겠습니다.”
“편히 쉬시오.”
난 방으로 들어가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둠을 틈타 장벽 관문으로 향했다.
그곳에 있는 메제트의 탑을 오르기 위해서였다.
***
‘오! 다행이네. 이곳도 털리지 않아서.’
얼음의 탑 상층부에 도착했다.
이곳은 화염의 탑처럼 거신 시대 거신이 살았던 모습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각종 거신 서적이 책장에 그대로 있었고, 책상과 의자도 조금 전까지 썼던 것처럼 멀쩡했다.
아마도 빌헬름 뢰트켄이 아베르크에 있는 대지의 탑만 털었나 보다.
그리고 얼음 속성 마석을 만드는 마법진도 발견했다.
역시나 화염 속성 마석처럼 얼음 마석을 만들기 위해선 특별한 재료가 하나 필요했고, 최고급 마석이 필요했다.
“자! 모두 뒤져라!”
[네, 주군.]“쓸 만한 건 모두 중앙으로 가져오고.”
[네!]내 자동인형들이 총출동했다.
자아를 가진 마법인형이 많으면 이게 좋다.
자동인형이 기간트를 몰고, 챙길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다 가지고 왔다.
난 그중에서 괜찮은 것들만 인형의 집에 넣으면 되고.
‘주군, 이곳에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좋아! 뭔가 찾았구나!
웨슬리의 보고에 나도 기간트를 타고 움직였다.
‘어? 이건 뭐지?’
얼음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거대한 문이었다.
[웨슬리 부숴!] [네! 주군.]웨슬리의 룩급 기간트가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쩡! 쩡! 쩡!
도끼질할 때마다, 얼음이 깨지고 움푹 파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다시 얼어붙더니, 제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만!]어딘가에 얼음 마법진이라도 있나?
부수면 계속 얼어버리니, 이건 다른 자동인형과 합심해도 깨지 못할 것 같다.
눈으로 마나를 뿜어냈다.
그런데 얼음에서 푸른 빛이 반짝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역시 안에는 뭔가 중요한 것이 들어 있는 게 분명했다.
마나를 거둬들이고 문을 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근데 이 자국은 뭐지?’
얼음벽 옆쪽에 괴이한 모양의 구멍이 파여 있었다.
혹시 열쇠 구멍인가?
열쇠 구멍치고는 모양이 너무 불규칙적이고, 괴이했다.
순간, 이 구멍에 맞는 물건이 떠올랐다.
난 인형의 집에서 마그리스의 지팡이를 꺼냈다.
이건 위대한 열두 기사인 얼음의 마법사 마그리스의 지팡이였다.
마그리스는 내게 충성을 맹세한 거신 마법사 알리사 엘가의 스승이었으며, 이 지팡이는 이데아 발굴지에서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마그리스가 관리했던 얼음의 탑.
그러니 이 지팡이를 세워서 구멍에 넣으면.
쓱! 쓰윽! 착!
‘어! 들어갔다.’
지팡이를 살살 돌리다 보니 딱 맞아떨어지는 위치가 있었다.
역시 이게 열쇠였네.
그런데 왜 문이 열리지 않지?
마나를 주입해 한번 돌려봤다.
지팡이가 푸른빛으로 번쩍이더니!
위잉! 드르르르르! 쿵!
얼음 문이 열렸다.
얼음 문의 두께가 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두꺼웠다.
[웨슬리, 여기 잘 지켜!] [네! 주군.]난 홀로 안으로 들어갔다.
기간트에 타고 있음에도 살이 떨어져 나갈 듯한 추위가 몰려왔다.
천천히 안으로 이동하자, 안쪽 중앙에 3개의 제단이 보였다.
‘응? 얼음 속성 마석을 만드는 마법진은 이미 찾았는데, 이건 뭐지?’
끝쪽 제단 앞의 글자를 읽었다.
얼음 속성 마석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엔 얼음 속성 마석을 올리라는 거고.
반대편엔 다바르의 심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괴수 이름인가?
아무튼, 이 제단엔 다바르의 심장을 올리란 뜻이었다.
그리고 중앙의 제단은 무언가를 제작하는 마법진이었다.
마법진 가운데 반원 모양의 그릇이 있었고.
‘뭘 만드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
더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마나를 눈으로 뿜어내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뒤쪽 벽 앞에서 뭔가 강렬한 하얀 빛이 반짝였다.
‘오! 얼음 속성 마석이다!’
가까이 다가갔다.
얼음 속성 마석이 5개나 있었다.
일단 챙겼다.
이곳에 더 있다간 얼어 죽을 것 같아 몸을 돌렸다.
‘차라리 대수림이 낫지.’
뼛속까지 시리다.
기잉! 쿵! 쿵!
‘어?’
한쪽 벽에 적혀 있는 거신의 언어가 눈에 들어왔다.
[빙결의 오브 제작 방법]순간 마른침을 삼켰다.
그러니까 이곳이 빙결의 오브를 만드는 곳이란 말이야!
빙결의 오브가 어떤 물건인가?
단 하나만 해도 주변 500미터 내에 모든 것을 얼려버린다.
거기에 물이 더해진다면, 몇 배 더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되고!
한 마디로 누구도 피하지 못할 정도의 가공할 얼음 원자폭탄이었다.
난 천천히 벽에 적혀 있는 오브 제작 방법을 읽었다.
얼음 속성 마석이야 방금 구한 5개가 있었고, 얼음 절벽에서 파밍한 3개까지 8개나 있었다.
그런데 다바르의 심장을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설명에 보면, 다바르는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툰다라 대마경에 사는 괴수인데, 크기가 드라우켄만큼 큰 파충류 괴수였고, 입에서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냉기 브레스를 뿜어낸다고 한다.
그런데 냉기 브레스의 사정거리가 무려 500미터.
‘미친! 이걸 잡으라고 적어 놓은 건가?’
아니 거신들은 잡았겠지.
그러니까 냉기의 오브가 있었던 거고.
거신들도 이걸 잡으려면 상당한 출혈을 각오해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다바르는 S등급 괴수였고, 냉기 브레스를 생각하면 가까이 접근하기도 싫은 괴수였다.
‘일단 여기서 나가자!’
피까지 얼어버리기 전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마그리그의 지팡이를 돌려서 뽑았다.
드르르르르! 콰앙!
얼음 문이 닫혔다.
휴!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은 방이었다.
‘내가 이 방을 다시 들어올 일이 있겠어?’
아니, 빙결의 오브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내 인형의 집엔 이미 빙결의 오브가 3개나 있었으니까.
모두 아데아 발굴지 얼음 계곡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문제는 이걸 사용하려면 마나를 강하게 뿜어내며 오브를 부셔야 하는데, 그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거신 마법사인 알리사 엘가도 그 때문에 너무 오랜 세월을 얼음 지옥에 갇혀 있었다.
[여기 있는 거, 다 챙겨 넣어!]난 괴수인형을 이용해 얼음 마법 관련 거신 서적들을 모두 인형의 집에 넣었다.
거신 갑옷은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얼음 마법진의 정보를 얻었으니 만족했다.
그리고 얼음 속성 마석을 제작하는 방법도 알았다.
툰다라 대마경의 푸른 얼음과 최고급 마석만 있으면 해결된다.
일단 시범적으로 지금 드워프들이 만들고 있는 내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에 얼음 마법진을 새겨넣을 생각이었다.
양심적으로 발굴지에서 내가 먼저 챙긴 8개의 거신 갑옷은 3개는 룩급, 3개는 비숍급, 2개는 나이트급이었다.
그리고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 하나에 얼음 마법을 여러 개 새겨서 내가 탈 생각이었다.
“이제 집으로 가자!”
다음날 우리 일행은 새벽같이 아베르크 제국으로 향했다.
***
[발레리온 영지]‘오! 벌써 탑이 완성됐네!’
드워프의 실력이 훌륭한 건지, 아니면 프레디 시장의 능력이 뛰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200여 미터나 되는 탑이 영주관 뒤쪽에 우뚝 솟아 있었다.
2층 구조에 4면에 긴 정박지가 있었고, 양쪽에 배를 델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한 면에 2대씩, 4면에 8척의 비공정을 정박할 수 있었고, 2층 구조였으니, 총 16척의 비공정을 정박할 수 있었다.
“일단 영주관 앞에 착륙해라.”
“네!”
촤르르르! 고오오오!
우린 영주관 앞쪽 기간트 연병장에 착륙했다.
구조상 완벽히 땅에 내려올 수 없었기에 살짝 떠 있는 상태로 해치를 내려 기간트와 오크 해병대부터 내렸다.
그리고 비공정은 기간트 공방으로 보냈다.
나머지 비공정도 차례로 기간트와 기사들만 내리고, 개조할 오리지널 기간트와 부서진 마장기는 모두 기간트 공방으로 보냈다.
“잘 되겠죠?”
날아가는 비공정을 보며 리오넬 대령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시오. 보안 때문에 우리 기간트 공방을 보여줄 순 없지만, 개조가 끝난 오리지널 기간트는 바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이리로 가져오겠습니다.”
“휴! 알겠습니다.”
옆에 있던 비에르 왕자가 말했다.
“타일러 후작님, 혹시 그동안 제가 탈 기간트가 없겠습니까? 하루라도 연습하지 않으면 실력이 줄어들어서요.”
기특한 생각이네.
“룩급 기간트를 하나 배정해 드리죠.”
“감사합니다.”
그리고 보니 비에르 왕자랑 나랑 나이가 비슷하겠네.
저 나이에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몰 정도니 그도 천재라고 불릴 만했다.
난 마키아스 단장을 쳐다봤다.
물론 우리 천재가 더 뛰어나긴 하지만.
“우리 기사들과 대련을 해도 좋을 겁니다.”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비에르 왕자가 아까부터 마키아스의 룩급 오리지널 기간트를 보고 있었기에 한 말이었다.
서로 대련하다 보면 실력이 쌓이겠지.
그리고 비에르 왕자가 아리칸 왕국의 다음 왕이 될 수도 있으니 잘해 줘야지.
흐뭇한 상상을 해본다.
“영주님!”
프레디 시장이 다가왔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애들아!]비숍급 기간트 해치가 열리더니, 콜벳이 뛰어내렸다.
그리곤 프레디 시장 뒤쪽에 있는 부인과 아이들을 향해 달렸다.
‘아! 가족들이 왔군.’
콜벳은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이 다가왔다.
“충!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장!”
“마크, 어째 체격이 더 커진 거 같은데?”
“틈날 때마다 몸을 키워야죠. 몸이 튼튼해야 정신도 맑고, 기간트도 잘 탈 수 있는 겁니다.”
“녀석, 여전하군. 가족들은?”
“여기 계시는 프레디 시장님께서 이층집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는 가족들을 데리러 갔던 남은 한 명의 기사였다.
난 프레디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군.”
“다른 기사들의 숙소도 전부 영주관 뒤쪽에 따로 마련했습니다.”
프레디는 역시 일을 잘한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니까.
난 마크에게 말했다.
“가서 동료들과 인사해야지.”
“네!”
마크는 하얀 악마 기사들을 향해 움직였다.
1년 6개월의 긴 비행석 원정 동안 함께한 전우들이었기에 우애도 남달랐다.
“프레디, 영지에 별일은 없었고?”
“왜 없겠습니까. 우리 영지의 기사가 되고 싶다고, 기사 후보생들이 몰려 왔습니다.”
“뭐?”
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우리 영지에 기사가 되겠다고 온 사람들인가?”
“네! 황립 사관학교 기간트 생도 출신도 있고, 대수림에 전진 기지에 근무했던 기사도 있습니다. 주변 영지에서 온 기사도 있고요.”
“신분은 확인했나?”
“1차로 찰스 정보국장님께서 신상 정보를 주셔서 문제없을 만한 사람들만 추려서 남겼습니다. 마을 여관에 묵고 있는데 보시겠습니까?”
“알았네. 나중에 직접 살펴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