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46)
46. 달리기는 좀 하나?
상자에서 소령 계급장을 집어 들었다.
“견장은 내가 달아주지.”
“감사합니다.”
얼떨결에 소령이 됐다.
대위 진급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좀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전시도 아닌데 2계급 특진이라니, 이게 가능한 겁니까?”
“불가능할 건 뭔가?”
“진급 요건으로 최소 복무 기간 같은 게 있을 텐데요.”
“있지. 하지만 정보국과 기사단은 제외야.”
“아! 그런가요?”
클린드 부국장이 자리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자넨 정보국 장교면서 정보국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군.”
“죄송합니다. 원래 전 생도 출신도 아니고, 군대나 정보국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제가 아마 빈스 가문의 장자가 아니었다면 장교는커녕 하사관도 되지 못했을 겁니다.”
“후후! 솔직해서 좋군.”
클린드는 내게 시가를 내밀었다.
“피겠나?”
“아닙니다.”
“참! 안 핀다고 했지.”
클린드는 시가에 불을 붙이고 창문을 열었다.
그나마 나를 위한 배려였다.
“기사단이야 기간트에 타는 능력이 좋을수록 진급이 빨라지네. 30대 초반에 별을 단 엘리아스 소장 같은 전설도 있지. 그리고 우리 정보국은 고급 정보를 얼마나 많이, 또 독점으로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진급이 빨라지네.”
클린드가 창을 향해 연기를 내뿜고는 나를 보았다.
“자넨 그 두 가지 다 가지고 있네.”
“제가요?”
“자네가 헬다임 장벽 사령부와 카야킨 전진 기지에 제출한 보고서 말이네. 아주 고급 정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예를 들면 살루스 전진 기지의 일이라든지, 또 거신의 갑옷을 찾으러 간 정보 말이네. 그리고 그 정보는 오로지 자네만 가지고 있지. 이제 조금 이해가 되나?”
“하지만 얼음 계곡의 정보는 부국장님께서 주신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아!”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거신 갑옷을 4개나 찾으면서 높으신 분들의 관심이 올라갔고, 정보국에서 대수림에 대한 정보를 가진 것은 클린드 부국장과 나밖에 없다.
뭐, 그런 뜻인 거 같았다.
“거신의 갑옷 말이네. 제국에서 발견되지 않은 지 얼마나 됐는지 아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무려 30년이네. 기간트가 발명되고 거의 300년 동안 제국 전역에서 27개를 찾았지. 그런데 지난 30년간은 단 한 대도 찾지 못했네.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야. 자네도 알겠지만, 오리지널 기간트는 존재 자체가 전력이야. 그럼 전력을 올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대수림 어딘 가에 있을 거신 갑옷을 찾아야겠군요.”
“맞아! 거신과 괴수가 치열하게 싸웠던 곳은 이곳이 아니야. 장벽 너머 대수림이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내가 4개의 거신 갑옷을 찾은 진짜 의미를.
“이제 자네 진급의 의미를 알겠지? 높은 분들은 이번 성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네. 그리고 대수림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원하고 있지.”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지는군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건 없네. 계속 이번처럼만 활동한다면, 자네도 30대 초반에 장군이 될 수도 있지.”
“제가요?”
“내가 말했잖은가 정보국은 정보만 있다면 진급이 빠르다고.”
클린드 부국장이 날 놀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만큼 내 능력을 인정해 준다는 거니까.
“아! 그리고 새로운 헬다임 지부장이 누군지 아는가?”
“설마, 프레디 중령님입니까?”
“맞네.”
“2계급 특진이군요.”
“아니, 이건 자네 경우와 다르네. 정보국은 원래 대령이 없어. 중령에서 계속 구르다가 큰 지부의 지부장이 되면 바로 별을 다는 거지. 아니면 퇴역하거나.”
“그렇군요.”
“그러니 보고는 프레디 지부장에게 하면 되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아.”
클린드 부국장이 시가를 뻐끔거리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자네에게 온 정보국의 시선이 몰릴 것이네. 그리고 자네 정보를 빼내기 위해 온갖 술수를 부릴 거야. 정보국 놈들은 원래 자기가 알아내는 것보다, 훔치는 걸 더 잘하거든.”
“다른 부서의 정보를 막 훔쳐도 되는 겁니까?”
“안 되지. 하지만 걸리지 않으면 누가 알겠나?”
“아! 그렇군요. 저도 조심하겠습니다.”
훔치는 거라면 나도 아주 많이 잘할 자신 있지.
사실 오늘도 이곳에서 한 건 할 생각이었다.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혹시 높으신 분의 비리도 정보가 됩니까?”
클린드 부국장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물론이네. 하지만 적을 만들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지.”
“알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걸리거나 증거를 남기는 건 절대 금물이야.”
“네! 조언 감사합니다.”
클린드 부국장이 시가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리고 소령부터는 제복도 조금 다르네, 더 각지고 더 빳빳하지. 새 제복하고 정모는 자네 부관이 가지러 갔으니 곧 올 거네.”
“제 부관도 있는 겁니까?”
“자네도 이제 지부장이 아닌가. 이번에 황립 사관학교를 졸업한 생도를 한 명 뽑아놨네.”
“생도요?”
“시간도 없었고 일부러 때 묻지 않은 사람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됐네. 이해하게. 자네가 열심히 가르쳐 봐.”
막 졸업한 생도라니 감시역은 아닐 거고.
똑똑한 놈이었으면 좋겠는데, 보고서라도 좀 대신 쓸 수 있게.
“그래 헬다임으론 언제 돌아갈 건가?”
“오늘은 쉬고 내일 일찍 올라갈 생각입니다.”
“그렇군. 그만 나가보게.”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충! 가보겠습니다.”
막 문을 나설 때였다.
“잠깐!”
“네? 더 하실 말씀이라도?”
“잠깐, 기다리게.”
클린드 부국장이 머뭇거리다 옷장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옷걸이에 걸린 자신의 검을 만지작거렸다.
뭘 하시려고 저리 뜸을 들이시지?
이윽고 클린드 부국장이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 검을 꺼내 내게 다가왔다.
“타일러 소령, 이게 뭔지 아나?”
“검 아닙니까?”
“보통 검이 아니네!”
스르릉!
클린드 부국장이 검을 뽑았다.
에메랄드빛의 검신!
너무 날카로워 보는 것만으로 베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상태창으로 보고 있었다.
[넵프로스의 촉수로 만든 커틀러스(★★★☆)]“내가 특무대에 잠시 있을 때, 해군과 함께 작전을 벌일 때가 있었지. 그때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천신만고 끝에 얻은 검이야. 누구처럼 황제께서 하사하신 물건이 아니네.”
무슨 말이지? 내가 입고 있는 조끼를 말하나?
척!
클린드 부국장은 검을 검집에 넣고 내게 내밀었다.
“자! 받게.”
“이 귀한 걸 제가 받아도 되겠습니까?”
“물론이네. 참고로 이 검은 자네가 입은 조끼도 뚫을 거네. 물론 실험해보진 말게. 황제 폐하의 하사품에 구멍을 내면 큰일 나니까.”
이 검도 윌리엄 사령관이 준 조끼처럼 희귀템이었다.
준다는데 받지 않으면 손해지.
“뭘 이런 걸······.”
검집을 잡았다.
“다시 말하지만, 자네가 입고 있는 조끼보다 이 검이 몇 배쯤 좋은 거야. 그리고 자넨 정보국 소속이네. 그걸 잊지 말게.”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클린드 부국장은 검집을 꽉 잡고는 놓지 않았다.
“내 마음이 변하기 전에 가져가게.”
“저기, 손에 힘을 풀으셔야…”
“아! 그렇군.”
그제야 검이 내 손에 들어왔다.
검을 허리춤에 걸었다.
“감사합니다.”
클린드 부국장이 입맛을 다셨다.
“믿고 있겠네. 타일러 소령.”
“네?”
“그만 가보게. 내 눈에서 그 검을 가지고 사라져!”
“충! 가보겠습니다.”
부국장의 마음이 바뀔까 봐 바로 밖으로 나왔다.
정말 아끼는 것 같았는데, 날 주네.
솔직히 딱히 필요는 없었지만, 있으면 좋지.
검과 조끼라, 희귀템 한 세트가 됐네.
“진급 축하하네. 타일러 소령.”
“아! 감사합니다. 도슨 중령님.”
“활동비는 집행되는 데로 헬다임 지부로 보낼 테니, 그곳에서 찾아가게.”
“활동비도 있는 겁니까?”
“금액이 많진 않네. 그래도 없는 거보단 낫겠지? 그리고 정보원이 필요하면 말하게. 병사를 뽑아서 보내주겠네.”
“혹시 제가 직접 정보원을 뽑아도 되는 겁니까?”
“물론이네. 정보원 신분증이 필요하면 헬다임 지부에 말하면 만들어 줄 거야.”
“감사합니다. 제 부관이 오면 본관 앞에서 기다린다고 전해 주십시오.”
“알았네. 그리 보내주지.”
문을 나섰다.
들어왔을 때보다 어깨가 한 뼘은 올라간 느낌.
소령 계급장 때문인지 키도 좀 커진 것 같고.
복도로 나왔다.
그럼 잠깐 둘러보러 갈까.
계단을 내려가는데, 1층 홀에 다른 장교들과 몰려서 대화를 나누는 더블란 대위가 보였다.
어라? 정말 날 기다리고 있네.
‘좀 놀라겠군.’
난 관대한 상관이니까, 유치하게 갈구진 말아야지.
내일 떠날 테니, 문제를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날 보고 놀랄 녀석의 표정을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계단을 내려오자, 더블란과 눈이 마주쳤다.
“여! 타일러 중위!”
“······?”
“뭐야? 이 새끼, 강등된 거냐? 크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았다. 네깟놈이 중위는 무슨, 소위도 벅차지. 크크큭!”
순간 당황했다.
이 녀석 뇌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거지?
색맹인가?
계급장은 잘 못 봤다고 생각해도, 뒤에 있는 다른 장교들이 마른침을 삼키고 차려자세인 거 안 보이나?
홀을 가득 메운 장교와 하사관, 병사들의 시선이 모두 이곳에 모였다.
그런데 이놈은 날 비웃고 있다.
난 분명 관대한데······, 이건 좀.
“더블란 대위. 자네 동기들이 자넬 뭐라고 부르는지 아나?”
“뭐라고?”
“앞이 안 보인다고 해서 깜깜이야. 사관학교도 가문에서 엄청난 기부를 해서 겨우 졸업했다고 들었네. 게다가 동기생 중에서 대위 진급이 가장 느리고.”
“허! 이 새끼가 듣자 듣자 하니까, 강등되더니 처 돌았지?”
더블란이 내 뺨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촤악! 쿵! 쿠쿵! 쾅!
하지만 반 박자 빨리 휘두른 내 따귀에 맞고 더블란이 날아가 벽에 부딪혔다.
‘정신이 번쩍 날 것이다.’
[앞발 후려치기(lv.2) – 주먹이나 무언가를 들고 힘껏 갈긴다. 표범 괴수의 위력이 담긴 앞발 후려치기를 할 수 있습니다.]스킬을 썼거든.
“억! 으헉!”
그는 벽에 기대서 힘겹게 일어섰다.
그때 더블란이 입을 벌리자, 하얀 조각 몇 개와 피가 흘러나왔다.
손바닥 위를 쳐다본 더블란.
“헉! 이빨?”
내게 달려오려 했지만,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휘청이고 있었다.
“자네들은 상관에게 경례도 하지 않는 건가?”
“충!”
더블란과 떠들고 있었던 정보국 장교들이 일제히 내게 경례했다.
그 모습을 본 더블란은 격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이 상황이 꿈이고, 그걸 깨기 위해 발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제야 내 어깨에 견장이 은색이 아니라 금색인 것을 눈치챘다.
“으헛!”
놈에게 다가갔다.
“더블란 대위, 자네 방금 날 때리려고 했나?”
“아, 아뉨다!”
“하극상이 얼마나 큰 죄인 건 알아?”
“죄, 죄송함니당. 용서릉······.”
“응? 그래도 경례를 하지 않아?”
“충!”
더블란은 내게 맞은 충격 때문인지, 경례한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진급해서 기분이 좋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겠다. 다음부터 사람을 보기 전에 계급장부터 보게. 경례는 사람이 아니라 계급을 보고하는 거니까.”
“넹! 강상합뉘다.”
난 아무렇지도 않게 정문으로 걸어갔다.
더블란은 내가 나갈 때까지 손을 내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타일러에게 심부름이나 시키고, 툭하면 손찌검하던 놈이었다.
그냥 과거는 쿨하게 넘어가려 했지만, 매를 버는 놈이었다.
이걸로 나도 정보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하겠지.
‘그래도 계급이 높아지니 좋은 점이 많네.’
때릴 때 촉감이 짜릿했어.
기분 좋은 오후가 될 거 같다.
***
커다란 가로수 뒤에 서서 몰래 정보국 본부 건물을 꿰뚫어 본다.
‘엄청나게 넓어.’
저곳에 제국의 정보가 모두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추밀원장은 황제의 오른팔이었고, 영주 회의와 더불어 제국 최고의 실세였으니까.
정보국은 그런 추밀원장의 직속 기관이자, 황제의 귀나 마찬가지였다.
그리니 이곳의 경비가 허술할 리가 없다.
경비도 삼엄하고, 자료실이나 지하 창고에 들어갈 때마다 신상과 이용 시간 기록은 필수였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자료가 있는 곳은 뭔가 마법 안전장치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게 지금 내가 마나를 눈이 뿜어내며 몰래 나무 뒤에서 건물 내부를 살피고 있는 이유였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정보국 본부에 온 김에 시노우엘의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다.
엘프를 소유하고 보증할 정도라면 분명 장벽 사령관 정도의 위치는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럼 제국에 몇 명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황제나 황자들, 황족, 후작급 이상의 대영주들, 근위 기사단장, 각 군단장, 내각 대신들, 그리고 국경수비대장 정도.
생각보다 너무 많네······.
하지만 황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라고 배웠으니 일단 제외하고, 높으신 귀족들 위주로 찾아볼 생각이었다.
방대한 지하 서류 창고를 살폈지만, 그곳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방첩대 부서장들 집무실이 5층이었지······.’
방첩대는 제국 내부의 정보를 다룬다.
말은 그럴싸하지만, 제국의 귀족들을 감시하고 정보를 캐는 사냥개 같은 임무였다.
그러니 높은 귀족이 엘프를 소유했다면, 그들에게 정보가 있지 않을까?
‘오! 복도 중간쯤!’
거리가 멀어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곳에 푸른빛이 보였다. 그럼 마나가 있다는 소리였고, 그건 마법진이 있거나 마나가 포함된 물건이 보관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움직이지 않으니, 사람은 아니네.
정보국에서도 마나를 다루는 사람이 있었지만, 사람은 움직이는 동물이었기에 구분하긴 쉬웠다.
일단 오늘 밤 저길 들러야겠다.
훔치려는 것은 아니었다.
‘정보를 공유하는 거지.’
처벅! 처벅!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에 나무 뒤에서 걸어 나왔다.
“충! 알베르토 다림 소위, 타일러 빈스 소령님께 인사드립니다.”
솜털이 뽀송뽀송한 신임 소위의 경례를 받았다.
“자네가 내 부관인가?”
“네! 그렇습니다.”
“밥 먹으러 가지.”
“네? 네!”
***
커다란 분수대에서 물을 뿜어내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와 커피를 마시며 웃고 떠든다.
이곳 할데가르 대광장은 이렇게 평화롭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옥 같은 대수림에 있었다는 게 꿈만 같네.
“저, 이걸 봐주십시오.”
알베르토 소위가 두툼해 보이는 서류를 내 테이블 앞으로 내밀었다.
“이게 뭐지?”
“제 신상과 제가 할 줄 아는 것을 적어 봤습니다.”
“이걸 내가 봐야 하나?”
“네? 그것이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실 것 같아서요.”
“그거야 차차 알아가면 되지. 그리고 내가 이걸 보면 자네에 대한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네.”
“아! 그렇군요. 아무튼, 절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소령님을 보필하겠습니다.”
알베르토가 일어서 내게 고개를 숙였다.
내가 뽑은 거 아닌데······.
“싸움은 좀 하나?”
“검술과 호신술 수업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썩 잘하진 못합니다.”
“내가 봐도 그래 보이네.”
알베르토는 나보다 키도 작고, 더 얇은 팔과 다리를 가졌으니까.
“그럼 달리기는 좀 하나?”
“달리기요?”
난 테이블에 금화 하나를 올렸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섰다.
“자! 뛰어!”
“네?”
난 광장 옆 골목길을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