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agic doll is Gigant RAW novel - Chapter (93)
93. 드워프제 비공정.
윌리엄 사령관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급 정보라, 그거 찰스 국장이 자주 하던 말인데? 그걸 알기 위해선 내가 대가를 줘야 하는 거겠지?”
“그냥 작은 성의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 사령관께서 얻는 것이 훨씬 많을 겁니다. 시안 황자 저하에게도 좋을 거고요.”
“내게 이득이란 말이지······.”
윌리엄 사령관이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먼저 내가 줘야 할 것부터 말해보게. 불가능하다면 고급 정보를 아예 듣지 않으면 되니까.”
난 미소를 지었다.
“난민 전진 기지를 제게 주십시오.”
“응? 지금 그곳의 관리는 자네가 하고 있을 텐데?”
“그러니까 제게 완전히 주십시오. 제 영지로 삼고 싶습니다”
“뭐? 영지?”
윌리엄 사령관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거긴 대수림이야. 거길 누가 영지로 삼아?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선례는 없었네.”
“그럼 이번에 최초의 선례가 되겠네요. 어차피 대수림은 제국에서 직접 관리하는 땅도 아니지 않습니까.”
윌리엄 사령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기가 내 관할이긴 한데, 영지로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그럼 황제 폐하를 만나서 허락을 받아 오시면 되겠네요.”
“뭐? 나더러 수도에 가란 말인가?”
“네, 제 정보를 들으면 어차피 가셔야 할 겁니다.”
“황제 폐하를 알현해야 할 정도로 고급 정보란 말이지?”
윌리엄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건 내가 허락을 받아보지.”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또?”
“두 번째는 쉽습니다. 난민 기지에 있는 이계 난민들을 모두 발레리온 영지민으로 등록할 생각입니다. 그러니 장벽 관문을 자유롭게 통과하게 해주십시오.”
“뭐, 그거라면 내가 해줄 수 있겠군. 그곳에 이계 난민 숫자가 얼마나 되나?”
“한 3천 명 정도 됩니다.”
“뭐라고? 3천?”
윌리엄 사령관의 눈이 똥그래졌다.
“이계 난민이 그렇게 많아?”
“최근에 숫자가 좀 늘었습니다. 지금도 계속 늘고 있고요.”
“허! 너무 많은데······.”
사령관이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렇게 해주지. 대신 고급 정보가 아니면 모두 취소네.”
난 윌리엄 사령관을 향해 웃어줬다.
“우리 황궁을 공격했던 비행선에 대한 정보입니다.”
“뭐라?”
내 이야기를 들은 윌리엄 사령관은 큰 충격에 빠졌다.
“비공정이라······, 그러니까 그런 게 이제 더 많아질 거란 말이군.”
“그렇습니다. 이미 가디언 제국은 비공정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비행석을 확보하기 위해 엘프 차원으로 대규모 병력을 보냈을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엘프 일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탈로스 왕국이나 드로리안 왕국도 우리 황궁을 공격한 비공정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 테니, 사냥팀을 꾸리고 있을 겁니다.”
윌리엄 사령관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골치 아프군. 이제 전쟁에서 하늘까지 염두에 둬야 한단 말인가······.”
“아니요.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이제 비공정이 없으면 어떤 전쟁에서도 이길 수 없습니다.”
“하아! 그래서, 자네 생각은 어떤가? 내게 이런 정보를 준 이유가 있겠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비행석을 채취하러 가는 대규모 원정팀을 꾸리는 겁니다. 다행히 저희 쪽 엘프도 차원 균열과 비행석 광산이 있는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원정팀이라······, 자네가 예상하는 병력 규모는 얼마나 되지?”
“기간트는 최소 200기 이상, 병력은 3천 이상, 그리고 식량과 물자는 적어도 1년은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윌리엄 사령관이 입을 떡 벌렸다.
“준비하는 데만 엄청난 금화가 들겠군. 준비할 시간도 꽤 필요할 거고.”
“그래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번에 황궁 습격 사건에서도 보다시피, 아리칸 공국의 비공정을 우리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곧 가디언 제국과 다른 왕국도 비공정을 확보할 텐데, 우리 기간트가 아무리 많아도 저들의 기동력을 이길 순 없습니다.”
“그렇겠지.”
“그래도 기간트 200기면 좀 과하지 않나?”
“절대 아닙니다. 전 오히려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저희의 적은 대수림의 괴수만이 아닙니다. 어차피 엘프 차원의 비행석 광산에 가디언 제국과 다른 세력도 전부 모일 겁니다. 우리 병력이 적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하긴, 거기가 전장이 될 수도 있겠군.”
“그리고 이 원정팀은 금화가 얼마가 들던, 반드시 북부군이 주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윌리엄 사령관님과 시안 저하의 힘이 강해질 것이 아닙니다.”
윌리엄 사령관이 시가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그는 늘 중요한 결정이나 생각을 할 때면, 저런 습관을 보였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이건 정말 고급 정보야.”
“감사합니다.”
“자넨 우리 라인이 아니라면서 이런 정보를 내게 줘도 되는 건가?”
“잊으셨습니까? 우린 동업자 관계가 아닙니다. 사령관님과 시안 저하의 세력이 커지면 제 사업도 커질 겁니다.”
“사업이라, 또 원하는 것이 있다는 거로 들리는군.”
“어차피 원정팀을 꾸릴 때, 저희 안당고낙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윌리엄 사령관님을 봐서 특별히 10% 할인해서 드리죠. 그리고 길잡이 비용도 적당히 받겠습니다.”
“자네가 직접 가려고?”
“어차피 엘프가 있어야 길을 찾을 거고, 저희에게 협조하는 엘프는 모두 제 영지민이니까요. 그리고 저보다 대수림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윌리엄 사령관은 시가를 피우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제국의 누군가에게 이 고급 정보를 공유해야 했다.
아니면 아베르크 제국만 뒤처질 테니까.
그리고 보로스 추밀원장에게 알려주는 것보단 윌리엄 사령관이 훨씬 나았다.
보로스 추밀원장은 황태자의 사람이었다.
아무래도 황궁에 있으면서 자주 접하기도 할 것이고, 황태자가 다음 황제가 돼야 자신이 계속해서 추밀원을 장악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황태자와 추밀원장의 행보는 너무 느렸다.
안전한 황궁에 앉아서 제국을 주무르다 보니, 라디프 공작 같은 외부 세력의 변화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라디프 공작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황태자와 추밀원장이 아니라 시안 7황자와 윌리엄 사령관이야.’
라디프 공작과 나는 이미 관계가 틀어졌다.
원래 별다른 관계가 없었지만, 시노우엘과 샤이닝 일족 엘프를 내가 빼돌린 것을 알 것이다.
원래 세계수의 씨앗과 엘프들에게 땅을 제공해 준다는 빌미로, 계속 부려먹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그 엘프들이 내게 왔으니, 화살은 내게 향할 거다.
그리고 내가 비행석을 찾으러 가는 길잡이까지 자청했으니,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겠지.
다행히 라디프 공작은 남쪽 베른 대륙의 식민지를 점령하려고 제국을 비웠으니 이건 기회였다.
윌리엄 사령관이 시가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좋아! 내가 당장 수도로 가지.”
“잘 생각하셨습니다.”
“자네 말대로 이 사안은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 게다가 대수림은 내 관할이 아닌가!”
“맞습니다. 원정대 준비 기간이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윌리엄 사령관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빨리도 반년은 걸릴 거네.”
“그럼 블랙힐 기지에 집결하는 것은 더 오래 걸리겠군요.”
“기간트보다 식량과 마석 배터리 같은 보급 물자를 구하는데, 더 오래 걸리네.”
“그럼 전 미리 길을 알아보러 대수림에 가 있겠습니다. 엘프들을 통해 안당고낙을 먼저 보낼 테니, 9개월 후에 블랙힐 기지에서 만나기로 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그때까진 준비해서 가겠네. 그런데 혹시 자네가 오지 않으면 어찌 되는 건가?”
“제가 언제 약속을 어긴 적이 있습니까?”
윌리엄 사령관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조심하게. 이젠 자네 혼자만의 몸이 아니네. 제국의 안위는 자네 손에 달렸어.”
“알겠습니다. 더욱 조심하겠습니다.”
남은 기간이 9개월.
시간은 충분하다.
드워프 차원에서 드워프들을 구할 시간은.
***
“타일러여! 비공정이 완성됐다!”
글러드 왕자와 호르갈 족장, 그리고 드워프들이 날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그들의 눈은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난 수도로 떠나기 전 엘프들의 비공정을 놓고 갔다.
그들에게 비공정 샘플을 남긴 것이었다.
“그런데 비공정은 어디 있나?”
“우릴 따라와라!”
난 드워프들을 따라 근처 숲으로 향했다.
이 주변엔 인가가 전혀 없었기에 좁은 기간트 공방 대신 이곳에서 작업한 것 같았다.
그리고 곧 숲 가운데 완성된 5척의 비공정과 내가 준 엘프 비공정이 보였다.
“어? 완전히 모양이 다르네.”
그런데 드워프가 만든 비공정의 모습은 내가 준 샘플 비공정과 사뭇 달랐다.
길이는 120미터로 조금 더 컸지만, 가장 큰 변화는 선체 두께가 커지고, 좌우에 날개가 4개나 달린 것이다.
그런데 배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돛대가 보이지 않았다.
“타일러여! 기간트를 수송할 수도 있다고 했기에 여러 기능을 넣었다.”
글러드 왕자가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비공정 선수에 있던 드워프들이 바삐 움직였다.
위잉! 두두두두두!
곧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마석 엔진은 시간이 없었기에 열차에서 쓰던 것과 똑같이 만들었다.”
“똑같이 만든 것도 기술이지.”
쿵! 기이이잉!
그때 선미 하부가 열리더니,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곤 땅에 닿았다.
“오! 그래,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
“이젠 비공정을 완전히 착륙하지 않아도 이쪽으로 기간트를 싣거나 내릴 수 있다.”
내가 지나가면서 했던 말을 잘도 기억하고 있었다.
“기간트는 몇 대나 실을 수 있어?”
“룩급 기간트 이하는 최대 10대까지는 가능하다.”
이건 아리칸 공국의 비공정과 비슷했다.
“한 척에 인원은 얼마나 태울 수 있는데?”
“기간트가 있는 경우 150명을 태울 수 있고, 기간트가 없는 경우엔 그 2배인 300명을 태울 수 있다.”
“마석 배터리나, 물, 식량, 물자를 모두 빼면 몇 명이나 더 태울 수 있지?”
“그럼 100명은 더 태울 수 있을 거다.”
“아주 훌륭하군.”
글러드 왕자의 표정에 뿌듯함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선체 좌우 4개의 날개에 프로펠러 장치를 달아 빠르게 고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고, 공중에서 빠르게 선회하거나 방향 전환을 쉽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갑판엔 자동으로 펼쳐지는 돛을 달았다.”
“자동이라고?”
신호를 보내자, 선수부터 돛대가 2개씩 총 3쌍이 나란히 올라오더니, 중간에 돛이 하나 펄럭였다. 그리고 선미 맨 갑판 위에 방향 전환을 위한 커다란 삼각돛이 하나 달려 있었다.
“시연을 위해 하나만 달았지만, 두 개의 돛대 사이엔 3개의 돛을 달 수 있고, 총 9개까지 펼칠 수 있다. 그리고 선체 상부 좌우에 프로펠러 장치를 이용해 속도를 더 낼 수도 있고, 바람의 힘만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이걸 6개월 동안 다 만들었단 말이야?”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을지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드워프 차원으로 가족을 구하러 간다는 내 말에 100명의 드워프가 밤낮없이 작업했을 것이다.
어쩐지 다들 수척해 졌더라니······.
난 이곳과 난민 기지의 드워프들을 구했다.
그들은 내게 목숨을 빚진 것과 같았다.
그래서 지금 내 일을 돕고, 최대한 열심히 일하면서 갚고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희생만 강요해서는 제대로 된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할 때였다.
그래야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계속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지!
“좋아! 다들 마무리를 해라! 우린 드워프 차원으로 간다!”
“와아아아!”
“가자!”
드워프들의 함성이 오늘따라 컸다.
며칠 후 비행석을 선체 곳곳에 달고, 야간 시험 비행을 마쳤다.
난 암 드로운과 괴수 마법인형을 모두 꺼내 완성된 드워프제 비공정을 한 대씩 인형의 집에 넣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선체 좌우에 커다란 프로펠러가 6개나 달린 엘프 비공정을 넣었다.
엘프 비공정은 내 주문에 따라 기간트 수납을 포기하고, 마석 엔진만 넣고 빠른 속도를 위해 프로펠러만 추가로 달았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드워프들의 가족을 구하러 간다!
제발 저들의 가족이 무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드워프 영지민들이 밝게 웃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