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econd Life as an Idol RAW novel - Chapter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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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게임 올림픽. (1)
“네! 제 1회 ‘아이돌 게임 올림픽’ 시작하겠습니다!”
“올림픽에서는 개막식이 빠질 수 없죠! 선수 입장합니다!”
“먼저… 여자 아이돌 그룹 샤이 걸즈입니다!”
MC의 진행을 시작으로 출연진들이 하나 둘 무대 위로 입장했다. 팬석 없이 무관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대로 입장한 출연진들은 곧바로 관중석에 앉았다.
“브로.”
“요즘 자주 만나네. 그만 좀 쫓아와.”
“너네가 우리를 쫓아다니는 게 아니고?”
마이킷과 마주친 아위는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정지수가 이주혁에게 물었다.
“너네 게임 뭐 뭐 나가?”
“전부.”
“진짜?”
“사전에 뭐 나갈지 쓰는 거는 우리 전부 다 썼는데 모르지, 대진표 봐야 알걸?”
“대박. 너네 게임 잘하냐?”
아위 멤버들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평균치를 내면 잘하는 편에 속하지 않을까?
“잘하지.”
“뭐야 이 자신감?”
마이킷 멤버들이 고개를 뒤로 빼고 두턱을 만들었다. 이주혁이 너네는 뭐 나가냐고 물어보자, 마이킷 멤버들이 머쓱하게 웃었다.
“사실 우리도 전부 다 썼어.”
“뭐야, 너네도 게임 잘하나 보네.”
“딱히 잘하는 건 아닌데. 몇 초라도 분량 따려면 다 나가는 게 좋잖아.”
탈락하면 얼굴이라도 짤막하게 나오니까. 김주영이 허허 웃었다. 사실 아위도 마이킷이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량을 따내기 위해선 아예 많은 종목에 나가는 게 나으니까.
“너네나 우리나 생각하는 건 다 똑같네.”
“아마 다른 아이돌 그룹도 똑같을걸? 그래도 너넨 많이 나오지 않을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어조에 이안이 고개를 홱 돌려 박세온을 쳐다봤다.
“왜?”
“…아무것도 아니야.”
박세온의 얼굴은 어조와는 달리 평온해 보여서 잘 못 들었나 싶은 이안은 모니터로 시선을 고정했다. 진행자가 큐카드를 넘기고 마이크를 들었다.
“게임 하면 이분들을 빼 놓을 수 없죠.”
“그렇죠. 아림픽 중간 마피아 게임의 시초라고 봐도 무방하죠!”
진행자는 아나운서와 게임 방송 전문 캐스터가 함께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부터 텐션이 높았다.
스태프의 안내에 김철민이 고개를 홱 돌려 아위 멤버들을 바라봤다.
“우리 지금 꼬라지 어때?”
“아주 괜찮아.”
아위 멤버들이 엄지를 치켜들자 만족스럽게 웃은 마이킷 멤버들이 무대로 향했다.
“남자 아이돌 그룹, 마이킷입니다!”
“이따 봐. 우리가 처발라 줄게.”
“웃기시네. 광탈 하고 울지나 마라.”
김철민의 도발에 조태웅이 코웃음을 지었다. 마이킷 뒤로 다섯 팀의 입장이 끝나고 드디어 아위의 순서가 되었다.
“요즘 핫한 그룹이죠! 글로벌 대세 그룹! 아위입니다!”
원래 입장마다 팬들의 환호성을 듣는 게 묘미였는데, 동료 가수들의 환호성으로 대신했다.
“우리 자리 어디냐?”
“저기 있네.”
관중석 등받이에는 리허설 할 때 쓰는 천 이름표가 매어져 있었다. 그들의 자리는 앞에서 두 번째 줄, 무려 카메라 앞이었다.
맨 끝에 앉은 박서담은 스태프에게서 큐카드를 받았다. M사의 음악방송 MC로 발탁된 박서담은 아겜픽 중간 MC로 활약할 예정이었다.
“자! ‘아이돌 게임 올림픽’ 줄여서 아겜픽이라고 하죠, 어떻게 진행되나요?”
“여러분이 무대 위로 입장하는 순간부터 이 현장은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리머 티비’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도네이션 수익금은 필요한 시설에 기부가 될 예정이고요! 스트리밍 안전 문제를 위해 영상 도네이션은 보낼 수 없습니다!”
생중계 댓글은 가수가 보지 못하고 진행자만 보게 한다. 정도가 심한 댓글 반응이나 도네이션 멘트는 ‘스트리머 티비’에서 나온 관계자들이 실시간으로 정지를 먹인다.
“팬들도 실시간으로 즐기고! 명절 방송에서는 재미있는 시청자들의 드립력이 넘치는 반응을 포함한 편집본이 방송됩니다!”
“게임판 ‘나의 작은 텔레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나운서와 캐스터의 텐션 높은 진행에 아이돌들이 두 손을 들어 환호성을 질렀다. ‘스트리머 티비’에서는 팬들의 채팅과 도네이션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우리 출연진들의 인터뷰가 빠질 수 없죠! 관중석에 나와 있는 우리 특별 MC분을 소개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아위의 막내 서담입니다!”
박서담이 능숙하게 불이 들어온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화면 구석에 잡힌 아위 멤버들이 흐뭇하게 웃으며 박서담의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쟤네 맨날 저러네 컨셉이야?
-박서담과 여섯 명의 아버지들
-귀엽네ㅋㅋㅋㅋ
박서담은 큐카드에 나온 대본대로 관중석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아이돌들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서담의 야무진 진행에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아위 멤버들이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다.
덕분에 박서담의 귀가 새빨개졌다. 그는 모른 척 흠흠 헛기침을 하고 누군가에게 다가갔다.
“네, 다음 인터뷰는… 미라클의 민하 씨!”
“안녕하세요.”
“우리 같은 샵 다니잖아요! 아까 샵 직원분에게 듣기로, ‘이분’은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하셨다던데!”
이민하가 씨익 웃었다. 이건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박서담의 돌발 진행이었다.
“쟤는 언제 들은 거야?”
숍에서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는 자리는 그들을 담당하는 아티스트의 전용 자리에 따라 정해져 있었다.
이안과 박서담의 자리는 맞은편 대각선이었다. 드라이기 소리도 시끄러웠을 텐데 어떻게 김용준과 이안의 대화를 엿들었는지, 이안의 옆자리에 앉은 조태웅이 크으 감탄을 내뱉었다.
“우리 막내가 천잰가 봐.”
이민하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옆줄 끝에 있는 이안으로 향했다.
“아위의 이안 씨요.”
“오, 뭐죠 이 신경전!”
진행석에 앉은 진준용 캐스터가 벌떡 일어났다. 화면이 이안과 이민하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이안 씨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태프가 황급히 이안에게 마이크를 전달했다. 이안이 여유롭게 웃었다.
“적어도 민하 씨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워! 이렇게 라이벌 구도가! 다른 멤버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꿀잼ㄷㄷㄷ
-피디 감 있으면 얘네 붙여야 한다ㅋㅋㅋㅋ
촬영을 지켜보던 아겜픽 피디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침 미라클도 7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이었다.
팀별 대항전 때 두 그룹을 붙이면 재밌는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 피디는 조연출을 불렀다.
“우리 대진표 좀 손보자.”
“아위랑 미라클이랑 붙이시게요?”
조연출이 그런 피디의 마음을 모를 리가 없다. 그가 대진표 수정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이 미라클의 리더 황성원이 마이크를 들었다.
“우리 민하가 게임을 많이 잘해요. 쉽게 이기실 수 없을 겁니다.”
“좋습니다! 그럼, 아위의 리더, 주혁 씨는 어떤가요?”
“한마디만 할게요, 이안이는 우리 팀 버스 기사입니다.”
주변에 있던 가수들이 휘바람을 부르며 환호했다.
“멤버 부심으로 흘러가면서 라이벌 구도가 팽팽해지고 있습니다! 자, 이제 인터뷰를 마치고 게임을 시작해 볼까요? 우리 현장 MC 서담 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위 멤버들은 인터뷰를 끝마친 박서담의 등을 두들겼다.
“아, 형들 쪽팔리게 왜 자꾸 박수 쳐요.”
“우리는 격려해 주려고 한 건데.”
“왜! 우리가 부끄러워?”
멤버들은 박서담을 놀리며 서바이벌 아레나로 향했다.
이 경기장은 ‘그라운드 서바이벌’을 위해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경기장이었는데, 무려 전 출연진이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첫 번째 게임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자리에 앉아 주세요!”
첫 번째 게임은 전 출연진이 참여할 수 있는 ‘폴 휴먼스’였다.
‘폴 휴먼스’는 가벼운 서바이벌 게임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장애물을 피해 목표지점에 도달하거나 커다란 공을 골대에 넣어 점수를 올리고, 머리에 쓴 왕관을 시간이 끝날 때까지 뺏기지 않아야 하는 것들 등등 다양한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자리는 팀별로 앉는 것이 아닌, 랜덤이었다. 이안은 옆자리 사람에게 인사를 했는데 이안의 오른쪽에는 미라클의 멤버, 서학규가 앉아 있었다.
“몇 살이에요?”
“저 민하랑 동갑이요.”
“말 깔까요?”
“그래.”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게임이라 준비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자연스레 옆 사람과 말을 트게 됐다.
-언제 시작하냐
-ㄱㄱㄱㄱㄱ
“자, 게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바탕화면에 주의사항 써 있으니 그거 보시고 아이디 생성하시면 됩니다!”
그룹명과 이름을 적은 이안이 게임을 켰다. 모두 들어온 것을 확인한 관계자가 오케이사인을 하고 게임이 시작됐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첫 게임 시작합니다!”
“아, 처음부터 장애물 경주 나왔어요!”
“약간의 운과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스테이지죠!”
아위 멤버들이랑 아림픽에 할 모든 게임을 해 본 상태였기 때문에 이안은 자신만만하게 손을 풀었다. 여기서 전체 정원의 3분의 1은 떨어진다.
“다들 눈빛이 변하는 게 심상치 않죠!”
“자 3, 2, 1! 시작합니다!”
이안의 캐릭터는 빠르게 옆길로 샜다. 중앙은 캐릭터들이 뒤엉켜서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전략 좋아요!”
“컨트롤도 기가 막힙니다!”
이안은 빠른 반응 속도를 이용해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했다.
“선두는… 아위, 이안 군과 주영 군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아! 떨어졌어요!”
이안의 바로 뒤에서 달리던 김주영의 캐릭터가 래킹볼을 맞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져도 중간 세이브 지점만 넘으면 중간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될 거 같은데?’
이안은 어느 한 지점에 멈췄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막대를 일부러 맞은 이안의 캐릭터가 허공을 붕 떴다.
-미친ㄷㄷㄷ
-묘수ㅋㅋㅋㅋㅋㅋ
-개잘한다 진짴ㅋㅋㅋㅋㅋ
“와, 아위의 이안 군! 고였어요!”
“고여도 보통 고인 게 아닙니다! 일부러 튕겨서 목표지점까지 아주 부드럽게 들어갔거든요!”
붕 뜬 캐릭터는 목표지점까지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맨 첫 번째로 들어간 것이었다. 카메라가 이안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이안이 카메라를 보며 씨익 웃었다.
-ㅁㅊ개잘생겼다
-누구냐?ㄷㄷㄷ미쳤네
아이돌들의 팬뿐만 아니라 소식을 듣고 온 ‘스트리머 티비’의 시청자들이 즉각 반응했다. 채팅창은 읽을 수도 없이 빠르게 올라갔고, 이안의 팬들은 도네이션을 쐈다.
다른 출연진들이 들어올 때까지 심심했던 이안은 서학규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뭐야 이거 왜 자꾸 기울어져?”
“뭐가 잘 안 돼?”
“이 시소 봐.”
시소처럼 한쪽에 무게가 실리면 기울어지는 장애물을 잘 넘어가야 하는 구간이었다. 맨 마지막 시소가 계속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이제 목표지점까지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단 14명!”
“빨리 속도를 올려야 합니다!”
아나운서와 캐스터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시소 구간에서 많은 분들이 떨어지고 다시 리트라이를 하고 있습니다!”
“시소 넘어가는 게 이상하죠? 뭔가요!”
옵저버로 참여한 스태프가 시소 구간을 클로즈업했다. 시소 아래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캐릭터, 무게로 시소를 계속 기울게 하고 많은 사람들을 떨어뜨린 사람이 있었다.
-무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ㄷㄷㄷㄷㄷ
-사탄실직ㅋㅋㅋㅋㅋㅋㅋ
“아! 마이킷의 세온 군! 인성질을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