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o Machine Advent (Descent of the Demon God) RAW novel - Chapter (152)
‘역시 천마이시다.’
비막헌이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메르센이 너무도 어이없이 제압당하고 죽어서 약해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와 그가 이끄는 특수부대에 흩어져서 도망 다니던 천마신교의 상위 종파 셋이 흔적도 없이 당할 만큼 강한 자였다.
러시아인과 함께 온 곱슬머리의 여인이 당황해서 말했다.
“자, 잠깐만요. 정말로 그런 의도로 이야기 한…”
-팍!
“꺄악!”
천여운이 그녀의 뒷덜미를 잡고서 방 안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방문을 진기로 닫아버렸다.
-쾅!
바닥을 뒹군 그녀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천여운을 바라보았다.
‘예상보다 더 위험한 자야.’
정보에서는 중원 무림의 오대고수 급의 고수라고 했다.
그렇기에 러시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메르센이라면 충분히 보디가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그야말로 오산이었다.
방 한복판으로 걸어온 천여운이 푹신푹신한 쇼파에 걸터앉아 입을 열었다.
“들어보지.”
“네?”
“이곳을 찾아온 용무.”
천여운의 그 말에 그녀가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언제라도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차마 입을 열지 못하게 만들었다.
“굳이 입을 열지 않겠다면….”
천여운이 손을 들어 올리자 그녀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저, 저는 협상을 위해서 왔어요.”
“협상?”
“네.”
그녀의 말에 허봉이 혀를 차면서 비아냥 거렸다.
“요즘 협상은 무력부터 쓰고 보나. 아주 살벌하네.”
이 점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었다.
애초에 그녀는 메르센을 통제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를 내버려둔 것은 어느 정도 무력행사를 통해 압박을 가하기 위함이었는데, 오히려 꼴만 우습게 되어버렸다.
“MS에서 보냈나?”
천여운의 물음에 그녀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 아니에요.”
“음?”
당연히 MS 그룹에서 보낸 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는 말에 천여운의 의아해했다.
그럼 대체 이 여자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녀가 본인 입으로 말했다.
“저는 동아시아 연합에서 나온 투안이라고 합니다.”
동아시아 연합.
통칭 EAA(East Asia Association).
비막헌을 쳐다보니, 그 역시도 이것에 관해서는 모르는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정식적인 단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동아시아 연합이라고 말했지만 사조직일 확률이 높았다.
유창하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이름을 들어보면 이곳 중원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발음을 분석한 결과 몽골인으로 추정됩니다.]머릿속을 울리는 나노의 음성.
역시 예상대로 그녀는 이곳의 사람이 아니었다.
러시아인 무도가를 데려온 것부터 시작해 몽골인이라면 확실히 동아시아 연합이라고 운운한 것은 거짓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곳에서 뭐 하러 날 찾아온 거지?”
“……그게….”
보디가드가 없어서 그런지 말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이에 천여운이 고민했다.
고스트로 만들어서 기억을 읽어내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이다.
바로 그때였다.
-픽!
저절로 100인 대형 TV 화면이 켜졌다.
누군가 킨 것이 아니었다.
자동으로 켜진 화면에서 외부 입력으로 맞춰지더니, 이내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치칙!
흰 화면에 눈만 드러나는 검은 복면을 쓴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복면을 쓴 자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후에 입을 열었다.
-최근 가장 명성을 떨치는 용천 그룹의 부회장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MS그룹의 섹터 9의 책임자인 ‘아이(I)’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아이라고 밝힌 자의 목소리는 변조되어서 들렸다.
누군지 알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해놓았다.
이것이 녹화된 화면인지 아니면 실시간으로 재생되는지 알 수 없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막헌이 다가가 TV화면을 살펴보았다.
-직접 찾아뵙지 않고 녹화된 영상으로 인사드리는 것을 미리 양해드립니다.
굳이 살펴볼 필요가 없어졌다.
녹화된 영상을 보인다는 것은 추적을 피하기 위함이었다.
천여운이 콧방귀를 뀌었다.
“흥!”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확실히 MS 그룹이 틀림없었다.
이렇게까지 했다는 것은 자신이 추적하는 것을 두려워해서인 듯 했다.
-이 영상이 중계된다는 것은 예상대로 부회장님께서 저희 고객님들 중 한 분의 초대장을 얻으셨다는 것이겠지요.
“역시 눈치 챘군요.”
비막헌이 천여운에게 말했다.
이 정도는 그들 역시도 짐작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초대장 카드를 그저 아무에게나 줄 거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저희가 좋지 않은 연을 맺었다는 것을 몇몇 섹터 책임자들에게 들었습니다. 그 점을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영상 속의 복면인이 다시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는 일어나 말했다.
-저희는 부회장님과의 좋지 못하게 시작된 것을 바로 잡으려 합니다. 부디 저희의 작은 성의를 받아주십시오.
TV 화면에서 종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그러자 얼마 있지 않아 방문을 누군가가 두드렸다.
한 번 당한 터라 비막헌이 움찔하자 허봉이 고개를 흔들며 나가서 문을 열었다.
“엥?”
호텔직원이었다.
허봉이 기감으로 그를 살폈지만 평범한 사람이었다.
“뭐냐?”
“어떤 손님 분께서 아침에 이것을 1504호실로 가져다달라고 하셨습니다.”
호텔 직원이 들고 있는 가방을 넘겼다.
그리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가버렸다.
허봉이 의아해하며 가방을 천여운에게로 가져왔다.
-비밀번호는 492390입니다.
복면인의 말대로 잠금장치가 걸려 있는 가방의 비밀번호를 풀자 그것이 열렸다.
그런데 가방이 열리는 순간 비막헌이 놀라서 탄성을 질렀다.
“헉!”
가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다이아몬드였다.
이만한 수의 다이아몬드라면 거의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액이라 할 수 있었다.
“미쳤어.”
비막헌이 혀를 내둘렀다.
이게 무슨 작은 성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영상 속의 복면인이 말했다.
-최근 합병 때문에 자금이 많이 필요하신 걸로 압니다. 저희의 작은 성의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막헌이 인상을 찡그렸다.
천마신교의 합병은 최대한 조용히 이뤄지고 있었다.
물론 조금이라도 경제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면 이런 움직임을 눈치 챘겠지만 역시나 저들은 자신들을 유심히 살피는 듯 했다.
-물론 부회장님의 노여움을 완전히 풀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희의 관계를 조금이나마 회복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잔머리를 굴리는군.”
천여운이 혀를 찼다.
아무래도 저들은 왜 천여운이 그들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희 그룹에서 주최하는 경매에 참석해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모쪼록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군요.
계속해서 복면인은 비위를 맞추는 말만을 하고 있었다.
정말로 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 화면 속의 복면인의 우측 상단에 CG로 사진이 띄워졌다.
사진은 바로,
“주군 저건?”
허봉을 동면시키고 있던 곳에 있던 불기린의 피를 담고 있던 호리병이었다.
-본론을 말씀드리죠. 이것을 당연히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혹시 저희와 거래를 하실 의향이 없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역시나 원하는 것이 있었다.
허봉이 있던 곳을 노렸었으니, 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 지도 알 것이다.
-저희는 이것을 천금을 주고라도 구입할 의향이 있습니다. 아니면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물물적인 교환도 가능합니다. 이것을 손에 넣으셨으니 아마 무엇인지 잠작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의 부작용 역시도요.
영물의 피는 특유의 영력으로 인해 흡수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부작용으로 죽거나 신체에 특이한 변화를 겪기가 쉬웠다.
저들은 그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저희는 기술로 이것의 부작용을 없애는데 성공했습니다. 순수하게 흡수할 수 있는 것이죠. 혹시나 저희와 거래를 하시겠다면 일부는 저희가 정제해서 넘겨드릴 수도 있습니다. 부디 좋은 방향으로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작용을 없애?’
불기린의 피의 영력을 쉽게 얻는 방법을 알아내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실상 천여운에게는 의미 없는 이야기였다.
그는 그런 기술이 없더라도 영물의 피를 온전히 타인이 흡수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만약 거래를 하시겠다면 저녁 7시에 운전기사에게 VIP 초대장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좋은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군요.
그 말을 끝으로 영상이 종료되었다.
“VIP 초대장? 운전기사?”
정확하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비막헌이 무언가를 가방에서 찾았는지 가져왔다.
“안에 이것이 있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속에 들어 있는 초대권 카드.
그것은 일반 초대장 카드와 다르게 황금색으로 되어 있었다.
정중앙 가운데 VIP라고 새겨져 있기까지 하다.
‘아!’
이를 지켜보고 있던 동아시아 연합의 투안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가 받았던 임무.
그것은 VIP 초대권을 얻는 것이었다.
유명인사인 천여운이라면 VIP 초대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정보를 받은 그녀는 이것을 거래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이것에 관심이 있나 보군.”
“……그렇습니다.”
“내 대답이 무엇일지 정도는 짐작하겠지?”
천여운의 그 말에 투안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보디가드인 메르센이 죽은 상황에 그를 자극하는 것은 위험한 짓이었다.
“동아시아 연합은 뭘 하는 곳이기에 이걸 필요로 하는 거지?”
“…..저희는…..”
-Sorry. Touan.
아주 미세한 소리였지만 천여운에게는 확연하게 들려왔다.
그녀의 귓가를 보니 안쪽에 아주 작은 무선 이어폰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투안이 놀라서 눈이 커졌다.
-창!
그 순간 무언가 호텔 방의 창문을 관통했다.
-치이이이익!
뭔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투안이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자신의 바로 옆에 길쭉한 총알이 빠르게 회전을 하면서 허공에 멈춰있는 것이 보였다.
“이, 이게 대체?”
-휘리릭!
당황스러워하는데, 회전을 하던 총알이 누군가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바로 천여운이었다.
천여운이 총알이 날아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호텔 방의 장식장 위에 있는 창문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곳에서 400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고층 빌딩 위.
“거기였나.”
천여운이 총알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팡!
저격총의 망원경으로 호텔 방 안을 지켜보고 있는 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저격수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지금 설마 나를 쳐다보는 건가? 400미터나 되는 거리에서?’
바로 그 순간이었다.
-팍!
“끄아아악!”
그의 어깨로 무언가가 관통했다.
고통스러움과 별개로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려왔다.
‘역저격?’
저격총을 쏜다 거나 그런 것은 보지 못했다.
유일하게 저격 망원경으로 본 것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자가 손가락을 튕기는 모습이었다.
‘서, 설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손가락으로 튕긴 것이 저격총을 쏜 것처럼 멀리 날아온단 말인가.
“끄으으….빌어먹을!”
어찌 되었든 이 임무는 실패했다.
그가 서둘러 저격총을 수납 가방에 집어넣고서 옥상을 빠져나가려 했다.
“도망치는군. 잡아와라. 허봉.”
“넵! 주군!”
-쨍그랑!
허봉이 유리창을 열지도 않고 깨버리고서 날아가 버렸다.
나간지 불과 3분 채 되지 않아 허봉이 나타났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그의 손에는 축 늘어져 있는 저격수가 들려 있었다.
“사이쿤!”
그를 알아본 투안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에게 설마 저격수인 그를 붙였을 줄은 몰랐지만 이를 너무도 손쉽게 붙잡아온 허봉이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사이쿤이라 불린 저격수의 상태가 이상했다.
“어? 주군. 이놈 거품을 물었…엑? 독인가?”
허봉의 손에 붙잡힌 사이쿤이 독단을 물고 자결을 택한 듯 했다.
‘아아.’
투안이 고개를 숙였다.
당연히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처였지만 씁쓸했다.
그런데 갑자기 천여운이 사이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대체 뭘 하려고?’
투안이 의아해하는데, 천여운의 손에서 음산한 푸른빛이 일렁였다.
그러더니 이내 늘어져 있던 사이쿤의 피부가 들썩거리며 새하얗게 변색되어갔다.
이윽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스르르!
‘!?’
스멀스멀 올라오는 하얀 무언가.
“꺄아아아악!”
투안이 기겁을 해서 비명을 질렀다.
눈앞에 사이쿤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났는데 놀라지 않는 게 더 이상했다.
천여운이 고스트로 변한 사이쿤의 머리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파르르!
고스트의 머리가 떨리며 그가 죽기 전에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천여운의 머릿속으로 옮겨져 왔다.
기억 속의 사이쿤이라는 자가 이어폰을 끼고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까요?] [성공하길 바라야지. 이번에 놓치면 놈들의 종적을 또 놓치게 된다. 놈들에게 빼앗긴 물건들을 기필코 탈환해야 한다.] [후우. 그런데 메르센 말고 차라리 아무챠이를 보내는 편이 낫지 않았습니까? 그는 마교인들이라면 치를 떤다고 하는데.] [아무챠이는 비장의 전력이다.] [하지만…..] [그만해라. 투안이 네 동료인 것은 알지만 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협상이 실패한다면 은밀히 상대를 죽이는 일에는 실전 삼보의 달인인 메르센이 적격이다. 살신 아무챠이가 나서면 일이 더 커진다.]아무챠이를 떠올리는 사이쿤의 감정에서 두려움과 경외심이 느껴졌다.
광오하게도 그를 살신(殺神)이라 생각했다.
[알겠습니다.]얼마 있지 않아 호텔 안에서 문제가 생긴 것을 알게 된 사이쿤이 이어폰의 사내에게 보고를 했다.
[메르센이 당한 것 같습니다!] [……투안을 죽여라.] [네?] [용천 그룹이 MS 그룹과 깊은 관계라면 우리가 먼저 드러난다. 차단해야 해.]사이쿤의 괴로움이 느껴졌다.
그는 투안과 마찬가지로 몽골인이었다.
동포를 자신의 손으로 쏴서 죽여야 하는 입장에 처해지자 그는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선택했다.
[미안해. 투안.]그 이후로의 기억은 저격총을 쏘고 허봉에게 잡혀오는 과정이었다.
아쉬운 것은 사이쿤과 연락을 취하던 자를 알아낼 수 있는 수단인 이어폰을 도망치는 과정에서 부쉈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할까?’
천여운이 손가락을 빼내고서 팔목의 보호대를 내밀자, 고스트로 변한 사이쿤이 보호대의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대, 대체 당신 뭐에요?”
그 모습에 투안이 떨리는 다리로 뒷걸음을 쳤다.
마치 유령처럼 보이는 고스트마저 자유롭게 다루는 모습에 공포심을 느꼈다.
그런 그녀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같은 목적이었나.”
“네?”
천여운이 읽어낸 기억대로라면 그들 역시도 MS 그룹과 적대적인 관계였다.
그리고 빼앗긴 무언가를 탈환하려 했다.
“MS그룹에 빼앗긴 걸 탈환하는 게 네 녀석들의 목적이었나?”
“그, 그걸 어떻게?”
대체 천여운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천여운이 말했다.
“나 역시 그들에게 받아야 할 것이 있거든.”
“아!”
그런 천여운의 말에 투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차피 방금 전에 TV에서 보았던 영상대로라면 천여운과 MS 그룹은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게다가 천여운의 말대로라면 그 역시도 자신들과 같은 목적이란 소리였다.
설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적의 적은 우군이라 했습니다. 부회장님도 저희와 같은 목적이라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이 어떻….”
-콱!
“컥!”
그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천여운이 목을 움켜쥐었다.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천여운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필요에 따라서 죽이려드는 우군도 있었나?”
“컥컥…제…제발 살려….주….”
“살고 싶나?”
투안이 미친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동아시아 연합에 관련된 자들은 누구고 지금 어디에 숨어 있는지 이야기해라.”
모든 정보를 밝히라는 말에 그녀가 공포에 질려있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괴물은 분명 그들을 죽일지도 몰랐다.
보통이라면 자신을 희생해서 입을 다물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했다.
“저, 전부 말씀 드릴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