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17
117화
“이달투드워프5!”
내 부름에 번갈아 가면서 톱질을 하던 이달투드워프들 중 한 놈이 급하게 뛰어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물론 내가 시킨 일이다.
‘면도만 시키면 딱 사람인데…….’
얼굴에 털이 많다. 팔과 다리에도 털이 많다. 하지만 그 털들을 밀어 버리면 딱 키 작은 사람들이다.
“예, 주인님!”
“뒤집어써 봐!”
“예!”
내 명령에 이달투드워프5가 벗긴 늑대 가죽을 뒤집어썼다.
“폼 좀 나네.”
“느, 늑대, 늑대가 나타났다!”
“…….”
뒤에 있던 이달투드워프들이 놀란 듯 소리쳤다.
역시 내 이달투드워프들은 종특이 돌대가리인 종족인 모양이다.
“나무는 어떻게 됐어?”
“5개 만들었습니다.”
이달투드워프1이 비지땀을 흘리며 소리쳤다.
“그럼 다들 이리로 와.”
당장 필요한 나무 방패는 5개다.
“예, 알겠습니다.”
나무 방패의 재료로 쓸 나무판을 들고 이달투드워프들이 뛰어왔다.
‘그럼 이제 나무 방패를 만들어 볼까.’
나무 방패를 만들면 어떤 등급이 뜰지 궁금했다.
‘재료는 충분하지.’
사라져 버린 악어머리 부족이 버리고 간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죽은 시체들도 버리고 갔지만 그 시체들이 입고 있던 대나무 갑옷도 버리고 갔고, 네 번째 동굴 진입을 할 때 대나무 갑옷을 입은 이달투 둘을 테이밍했다.
따지고 보면 그때 잡혔던 이달투드워프5와 6은 대나무 갑옷 때문에 잡힌 것과 마찬가지다.
이달투가 대나무 갑옷을 입으니 마치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보였고, 무게 때문에 도망치는 속도도 느렸다. 그래서 손쉽게 잡았다.
‘안감인 가죽을 잘라서…….’
나무 방패의 손잡이를 만들 생각이다.
나는 바로 대나무 갑옷에서 안감인 물소 가죽을 분리했고, 대나무 갑옷 부분을 뜯어내서 그 대나무로 대나무 못을 만들었다.
“돌 하나 가지고 와!”
“예.”
내 명령에 이달투드워프3이 바로 뛰었다.
-현생인류 최초로 못을 발명하였습니다.
-최초 발명자로 명성 수치가 20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뭐든 최초 발명이거나 최초 발견이면 명성 수치를 높게 준다.
-대나무 못(중상급)
대나무로 만든 못.
재료와 재료를 고정시킬 수 있다.
공격력 : 1
이렇게 해서 모든 재료 준비는 끝이 났다. 나는 대나무 갑옷에서 뜯어낸 물소 가죽 안감을 이용해서 사각 방패의 손잡이 부분을 만들었고, 그 손잡이 부분을 대나무 못으로 박아서 고정시켰다.
쾅! 쾅! 쾅 쾅!
“완성이다.”
-사각 방패(중급)
나무로 만들어진 사각형 형태의 방패.
무게 때문에 착용 시 체력 소모가 크다.
방어력 : 450
“꽤 쓸 만한 놈이 만들어졌군…….”
악어머리 부족에게 만들어 준 원형 방패의 방어력은 50으로, 그보다 훨씬 더 튼튼한 방패가 완성되었다. 물론 더 무겁다.
‘저걸 들 수 있을까?’
좋은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사용자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하지 못했다. 아무리 근력 수치가 높은 이달투드워프들이라고 해도 저 묵직한 사각 방패를 쉽게 들고 움직이지는 못할 것 같다.
쓰지 못하는 물건은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무용지물이다.
“이달투드워프8!”
내가 부른 놈은 이달투드워프 중에서 근력이 제일 약한 놈이다.
즉 저놈이 들고 버티면 다 들 수 있다는 거다.
“예, 주인님!”
놈이 낑낑거리며 내가 만든 사각 방패를 들었다. 하지만 얼굴은 똥을 씹은 표정이었고 어떻게든 사각 방패를 들고 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들기도 벅차다면 내가 생각하는 방패 전술은 요원한 일이다.
‘짜증이 나네…… 다시 만들어야 하나?’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이달투드워프들이 방패를 들 수 있을 때까지 무한 노가다를 시켜야 할 것이다.
“내려!”
“헉헉헉!”
숨을 몰아쉬고 팔이 저렸는지 이달투드워프8이 팔을 주물렀다.
“무겁냐?”
“주인님께서 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들 수 있습니다.”
“됐다. 잘 들어!”
“예, 주인님!”
“저 나무 보이지?”
나는 주먹도끼로 찍어서 쓰러트린 나무보다 더 큰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예, 주인님!”
“주먹도끼로 쉬지 말고 찍어서 쓰러트려!”
사흘 동안 알아낸 것 중 하나가 이달투드워프들은 노가다를 해도 레벨이 오르고, 레벨이 오를 때 다른 수치보다 근력 스텟이 빠르게 오른다는 거다.
나무 방패를 다시 만드는 것보다 놈들의 근력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예, 알겠습니다.”
이달투드워프들은 또다시 미네랄에 달라붙은 SCV처럼 나무에 달라붙어서 주먹도끼로 나무를 찍었다.
“뒤에 멀뚱거리고 서 있지 말고 다른 놈들은 쓰러진 나무를 찍어!”
“예, 주인님!”
팍팍! 팍팍!
이달투드워프 여덟 명이 내가 죽도로 장죽을 쳤던 것처럼 굵다란 나무를 가지고 미친 듯 노가다 수련을 시작했다.
* * *
그렇게 이틀이 지났다.
나는 동굴 입구를 막고 버텼고,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놈들은 눈에 독기를 품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굴 입구는 겨우 한 놈만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여서 동굴에서 나오려는 놈들을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듯 베어 죽이며 전투 경험치를 올렸다.
그리고 모진 수련을 통해 이달투드워프8이 내가 만든 사각 방패를 거뜬히 들게 됐다.
역시 모든 것은 의지의 문제였다.
하겠다는, 해내겠다는 맹목적인 의지가 불굴의 성과를 이뤄 낸다.
“들 수 있겠지?”
“예, 잘 들립니다.”
표정의 변화도 없다.
‘이것들은 근력 스텟이 빠르게 오르는 종특이 있네.’
그 대신에 민첩 스텟은 정말 오지게 안 오르는 것 같다.
“이제 훈련만 하면 되겠지…… 흐흐흐!”
필요가 발명을 이끌어 낸다는 말이 사실이었다. 나는 내 계획을 완벽하게 실현시키기 위해 준비를 끝냈다.
‘나중에 이 사각 방패의 윗부분에 구멍만 뚫으면…….’
완벽한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로마식 방패창병을 이 시대에 탄생시킬 수 있다.
‘나중에!’
이런 것을 원시시대에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우쭐해졌다.
그리고 바로 사각 방패 4개를 더 만들었고, 그때마다 손재주 스킬의 숙련도와 무기 제작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제부터 훈련이다.”
내 이달투드워프들 중 근력이 좀 더 좋은 놈들에게 사각 방패를 지급했다.
“예, 알겠습니다.”
“몽둥이 구타조.”
“예, 주인님!”
사각 방패는 이달투드워프 다섯 명이 들고 있고, 그 뒤에 몽둥이만 들고 있는, 일명 몽둥이 구타조가 셋이다.
‘쌍팔년도 전투경찰 데모 진압 훈련처럼!’
내가 알고 있는 기억은 이 원시시대에 모두 활용할 참이다.
“시키는 그대로 잘해라.”
“예, 알겠습니다.”
“방패조!”
“예, 주인님!”
“너희들이 정말 잘해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돌 맞으면 너희들만 아프다.”
“알고 있습니다.”
방패를 든 이달투드워프들이 바짝 긴장했다. 나는 저들 앞에서 투석을 할 생각이다.
그럼 방패조들이 날아드는 투석을 막는다. 그 뒤에 몽둥이 구타조가 대기를 했다가 덤벼드는 이달투 놈들을 방패로 밀쳐서 쓰러트린 다음에 몽둥이 구타조가 죽기 직전까지 매질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 가는 놈들을 내가 테이밍한다.
그런 식으로 저 동굴을 점령할 생각이다.
‘이달투드워프는 서른 마리 정도 확보한다.’
지혜 수치가 상승한 만큼 내 머리는 팍팍 돌아가는 것 같다.
“방패 들어!”
나는 바로 소리치고 들고 있던 조약돌을 방패를 들고 전방에 선 이달투드워프들에게 던졌다.
슈웅!
퍽!
“아악!”
힘 조절을 해서 던졌지만 방패를 든 이달투드워프가 투석을 막지 못하고 머리에 맞고 피를 질질 흘렸다.
“야 이 새끼들아! 정신 안 차려? 방패를 들어서 막으란 말이야!”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그렇게 멍하게 있으면 대갈통이 돌에 맞아서 박살이 난다고!”
“잘하겠습니다!”
“잘해야 잘하는 거지! 다 대가리 박아! 이 돌대가리 새끼들아!”
멍청한 놈들을 훈련시키려니 답답함에 미칠 것 같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옙!”
이달투드워프들의 눈에 독기가 서렸다. 이제는 저들도 아는 것이다. 내가 던진 돌을 맞으면 전원이 30분 이상 머리가 터질 정도로 대가리를 박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 해라!”
“예, 주인님!”
“눈에는 독기!”
“눈에는 독기!”
이달투드워프들이 모두 나를 따라서 소리를 질렀다.
“입에는 함성!”
“입에는 함성!”
“이제 제대로 하자!”
“이제 제대로 하자!”
“그만!”
“그만!”
“이제 따라 하지 말라고, 멍청이들아!”
확실히 머리는 돌대가리들이다.
“그만하라잖아! 그만해!”
그때 이달투드워프1이 내 눈치를 보고 소리를 쳤고, 그제야 이달투드워프들이 멀뚱거렸다.
‘……드래곤이 이달투드워프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답답해했겠지.’
그래도 드래곤이 이달투드워프를 부리는 것은 직접 하는 것은 귀찮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죽인 레드 드래곤이 문득 떠올랐다.
‘그 새끼가 죽을 때…….’
웃었다.
그게 자꾸 마음에 걸린다.
* * *
큰눈과 이빨이 이끄는 악어머리 전사들은 이달투 동굴 공략에 참패하고 땅속에서일어서를 버리고 이동하여, 악어머리 족장이 이끄는 본진이 있는 검은고래 부족 부락이 보이는 언덕으로 합류했다.
“어떻게 된 거냐?”
악어머리 족장은 일흔 명밖에 보이지 않는 전사들을 보며 큰눈에게 질책을 하려다가 전사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화를 삭이고 물었다.
“동굴이 너무 어두워서 당했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땅속에서일어서가 괜찮다고 해서 들어갔다가 당했습니다.”
큰눈은 모든 책임을 이 자리에 없는 땅속에서일어서에게 전가했다.
“사실이냐?”
“예, 사실입니다.”
이빨이 대답했다.
“그렇다고 해서 서른 명이나 죽었다고?”
“큰눈이 아니었으면 더 많은 전사가 죽었을 겁니다.”
이왕 이렇게 됐기에 이빨은 큰눈 때문에 전사들의 피해를 최소로 줄였다고 악어머리 족장에게 보고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차기 족장은 큰눈이니 말이다.
“……그래?”
“예, 동굴은 너무 어둡습니다. 횃불을 든 전사는 방패를 들 수가 없었고, 방패를 든 전사는 횃불을 들 수가 없어서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이달투 놈들의 동굴을 공격하는 일은 어렵군.”
“예, 족장님!”
“괜히 하찮은 여자들을 구하겠답시고 전사 서른 명만 죽였군…….”
악어머리 족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데 땅속에서일어서는? 왜 보이지 않지?”
전사들 속에서 땅속에서일어서를 찾던 악어머리 족장이 이빨에게 물었다.
“동굴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뭐야?”
“죄송합니다. 구하려고 했는데 너무 혼자 앞으로 나가서 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분명 더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데 잘난 척을 하다가 이달투 놈들에게 당했습니다.”
큰눈이 또 거짓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