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27
127화
“무슨 냄새 말입니까?”
이달투드워프들 중 이달투드워프1이 제일 호기심이 많았다.
“그런 것이 있다.”
“예.”
“모두 모닥불 앞에서 나와.”
이달투드워프들은 모닥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다.
“예?”
“어서 나오라고!”
이달투드워프들은 모닥불 앞에서 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앉자마자 나오라고 말하느냐는 눈빛을 지었다.
‘충성심이 캭이랑은 또 다르다니까…….’
아마도 그들은 스스로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판단을 내리는 호모사피엔스이기 때문인 것 같다.
“너희들 그러다가 털 홀랑 탄다?”
“예?”
“나오라고! 멀리 떨어져 있어!”
“예, 알겠습니다.”
살짝 목소리를 높이자 이달투드워프들은 헐레벌떡 일어나 모닥불 앞에서 떨어졌다.
“내 생각이 맞는지 틀린지는 던져 보면 알겠지.”
나는 바로 손에 들고 있던 습지 거대 거머리의 살점 일부를 모닥불에 던졌다.
툭!
화르륵!
펑!
모닥불에 던진 습지 거대 거머리의 살점에 빠르게 불이 붙더니 펑 하고 터졌다.
습지 거대 거머리는 문어나 오징어처럼 가죽 안에 살과 장기, 피만 있고, 뼈가 없는 연체동물이다. 그리고 살점에는 기름 같은 냄새를 풍기는 검은 피를 머금고 있다. 그러니 저렇게 열을 가하면 터질 수밖에 없다.
‘역시다.’
내가 추측한 것처럼 습지 거대 거머리의 혈액은 스몰 웜의 혈액처럼 휘발성 기름인 것이 분명했다.
“어…… 어떻게 된 겁니까?”
습지 거대 거머리의 살점이 펑 하고 터지는 순간, 모닥불이 화마처럼 커졌다가 사그라졌고, 그것을 본 이달투드워프1이 호기심과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너는 참 궁금한 것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헤헤헤!”
꼬르륵!
그때 이달투드워프1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젠장, 이젠 내가 저것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네…….’
집으로 가기 전까지는 내가 먹여 살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집에 가면 이달투드워프들이 나를 먹여 살려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세력을 구축하고 농경을 시작한다.’
* * *
“배고프지?”
“예.”
“여기서 꼼짝도 하지 말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혹시나 이빨호랑이 비슷한 것이 나타나면 저 살점을 잘라서 모닥불에 던져!”
“왜요?”
보고도 모르지만 궁금해서 묻는다는 것은 발전할 수 있다는 증거다.
“너희는 지금까지 동굴에 살아서 잘 모르겠지만 동물들은 불이 커지면 겁을 집어먹는다. 덤벼들지 못한다는 말이다.”
“아~ 그런가요? 잘 알겠습니다.”
궁금증이 많은 이달투드워프1은 다른 이달투드워프보다 더 많이, 빠르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주인님! 이빨호랑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요!
배트맨이 하는 말은 잘 듣고 잘 해석해야 한다.
놈이 한 말은 이빨호랑이만 없다는 말이다.
‘이빨호랑이 말고 다른 것은 있어?’
-네, 그렇습니다요! 도마뱀들이 꽤 있습니다요.
‘……도마뱀?’
현대인이 생각하는 도마뱀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 원시시대에는 뭐든 크다.
‘크기는 얼마만 한데?’
-어…… 그러니까 엄청 큽니다요.
크기의 개념도 상대적이다.
‘이달투드워프 정도로 커?’
-훨씬 더 큽니다요.
순간 떠오른 것은 코모도왕도마뱀이었다.
‘알았다, 옵저버 역할 잘해.’
-알겠습니다요.
‘놈들이 이곳으로 어슬렁거린다면 바로 날 부르고.’
-어디 가십니까요?
‘밥 먹어야지, 밥!’
정말 내가 소년 가장이다.
‘그나저나 멀리 갈 수도 없고.’
코모도왕도마뱀은 무리를 지어 다니고, 맹수 이상으로 무서운 놈이다.
‘강가로 가자!’
이 대나무 숲도 강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그러니 강가에 가서 낚시나 작살질을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뭐 운이 좋으면 물을 마시러 온 사슴이라도 한 마리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니 강이 좋을 것 같다.
* * *
툭!
강에 뭐가 있는지 돌멩이를 한번 던져 봤다.
투투툭! 투투툭!
그때 강 속에서 손바닥만 한 물고기들이 툭툭거리면서 튀어나왔다.
“저건 딱 봐도…….”
미소가 그려졌다.
피라냐다.
“그럼 다리새도 있겠군. 한 마리 잡아야겠네.”
나는 피라냐를 손쉽게 낚시하는 방법을 안다.
통발을 실패한 후 피라냐를 잡을 방법을 연구했고, 가장 효율이 좋은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저녁에 먹을 것을 정하고 다시 대나무밭으로 돌아왔다.
내가 빈손으로 바로 돌아오자 이달투드워프들은 살짝 실망한 눈빛이었다.
-부족의 기대감에 부흥하지 못해 명성 수치가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래서 명성 스텟은 짜증이 난다.
어떻게든 나를 따르는 무리들의 기대감을 항상 충족시켜야 한다.
“허탕을 치셨습니까?”
“왜, 실망했냐?”
“아닙니다. 저희야 굶으면 되지만 주인님께서 굶으시면 제가 가슴이 아픕니다.”
이달투드워프1이 우직하게 생각하고 성장하려고 하는 반면에 이달투드워프2는 아첨꾼이다.
“너, 자꾸 아부만 하면 혀를 잘라 버린다.”
내 말에 이달투드워프2가 혀를 쏙 입속으로 집어넣고 입을 꾹 다문 채 눈을 말똥말똥 뜬 채 나를 올려다봤다.
“큰 대나무 통 들고 기다리고 있어. 오늘 배부르게 먹으려면 대나무 통이 5개는 있어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대나무 숲 속으로 더 깊숙하게 들어갔다.
‘코모도왕도마뱀 비슷한 것이 있다고 했으니까.’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배트맨이 보고한 놈이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코모도왕도마뱀이면 한번 물리기만 한다면 헌터가 아니라 헌터 할아버지라도 박테리아가 몸에 퍼져서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그렇게 다리새를 찾아 대나무 숲을 헤매기 시작했다.
슈슈! 슈슈!
그때, 기분 나쁜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역시 조심하면 꼭 저렇게 나타나는 법이다.
슈슈! 슈슈!
놈들의 생김새는 TV에서 봤던 코모도왕도마뱀처럼 생겼다. 그리고 놈들은 나를 먹잇감으로 보는지 빨간 눈깔을 희번덕거리며 나를 보고 있었다.
-코모도왕도마뱀
종족 : 몬스터 (코모도왕도마뱀의 조상)
생명력 : 4,500/4,500
공격력 : 459
방어력 : 321
박테리아 공격력 : 3,465
재생력 : 1,200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한 놈이다.
그리고 습지 거대 거머리처럼 재생력이라는 특이 스텟도 가지고 있는 놈이었다.
슈슈! 슈슈!
놈들이 양쪽으로 갈라진 붉은 혓바닥을 보이며 천천히 내게로 접근했다.
박테리아 공격력이 3,465나 된다.
내 생명력이 7,000에 살짝 못 미치니까 한번 물리면 3,465의 생명력이 단번에 하락하고, 지속적으로 생명력이 하락해서 죽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기랄, 한 번이라도 물리면 끝장이라니.”
하지만 피하는 것보다 코모도왕도마뱀의 재생력을 강탈하는 것이 앞으로 생존하는 데 더 이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있는 곳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아마도 놈들은 이달투드워프들과 여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여기저기에 피워 놓은 모닥불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고 어슬렁거리다가 나를 발견한 것 같다.
‘우선 한 마리를 잡아서 어떻게든 이능 강탈을 하고…….’
나는 바로 메고 있던 활을 꺼냈다. 다리새를 잡으려고 가지고 온 활이다. 그리고 화살 통에서 상아의 뼈로 깎아서 박은 화살을 꺼냈다.
‘어딜 감히 그딴 눈깔을 떠? 확 그냥!’
천천히 접근하는 코모도왕도마뱀으로부터 물러나면서 제일 앞에 나오는 놈의 눈깔을 겨냥해서 시위를 당겼다.
-4,500/4,500
찌어억! 슥슥! 슥슥!
놈들도 내가 강하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혓바닥을 날름거리기만 하고 쉽게 달려들지 않고 있었다.
그게 아니면 한 번만 물면 몸에 박테리아가 퍼져서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눈깔 하면 눈깔이야!’
입술에 닿아 있는 시위를 천천히 놨다.
슈웅!
상아의 뼈로 만든 화살이 코모도왕도마뱀의 눈깔을 향해 빠르게 날아가더니 적중했다.
키이오오각!
한 번도 들어 보지도 기괴한 괴성을 지르며 코모도왕도마뱀이 고통에 겨워 요동을 쳤다.
-2,500/4,500
-2,501/4,500
-2,502/4,500
제대로 명중이다.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화살을 맞은 코모도왕도마뱀의 생명력이 2,000이나 빠졌다.
만약 저놈이 재생력이 있는 코모도왕도마뱀이 아닌 다른 짐승이었다면 출혈로 인해 지속적으로 생명력이 감소했겠지만, 코모도왕도마뱀은 엄청난 재생력 때문에 생명력이 다시 상승하는 것이 보였다.
-궁술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궁술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어 2성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이제 2개의 화살을 동시에 날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궁술 스킬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메시지가 연속으로 떴다.
화살을 맞은 코모도왕도마뱀은 어떻게든 눈깔에 박힌 화살을 뽑아내려고 앞발로 눈깔에 박힌 화살을 건드렸지만 그때마다 화살은 더 깊게 박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생명력이 올라가다가 다시 떨어지고 있었다.
-1,700/4,500
-1,701/4,500
끼이오아아칵!
놈은 화살을 건드리고 비명을 지르며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화살을 건드리지 않으니 다시 초당 생명력이 1씩 상승하고 있다.
* * *
한쪽 눈은 화살 공격에 의해 실명이 되겠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생명력은 원상태가 될 것 같다.
‘분위기가 묘하네.’
다른 코모도왕도마뱀들이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
화살을 맞은 놈이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 나를 노려보고 있던 놈의 동족은 놈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놈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마치 빨리 죽으라는 그런 눈빛 같다.
저것들은 동족도 상관없이 잡아먹는 놈들인 모양이다.
마치 악어가 배가 고프면 새끼 악어를 한입에 잡아먹는 것처럼 말이다.
“좋았어!”
지금 이 상황에서 저놈들의 습성은 좋으면 좋았지, 나쁠 것은 없다. 최소한 놈들의 시선에서 내가 멀어져 있으니 말이다.
‘뜻하지 않은 아군이네.’
놈들의 습성을 잘만 이용하면 저기 나를 노려보고 있는 놈들을 다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헌팅을 나설 때 사냥감의 습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야 헌팅 성공률이 높다.
나는 뒤로 물러나면서 활에 화살을 쟀다.
“또 눈깔이다.”
슈웅!
화살에 맞은 놈은 대가리를 마구잡이로 흔들고 있기에 이번 화살은 눈 옆 부분에 박혔다.
키이오아악!
-700/4,500
-701/4,500
조금만 더 생명력을 떨어트리면 테이밍 몬스터를 하겠냐는 메시지가 뜰 것 같다.
“으음, 테이밍하려면 화살로 공격해서는 안 되겠어.”
잘못하다가는 그냥 전투 경험치만 얻을 것 같다. 물론 그것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려들 수도 없다.
코모도왕도마뱀의 재생력을 강탈하려는 욕심 때문에 달려들었다가 살짝이라도 물리기라도 하면 이승과는 작별이다.
“아하, 그렇지!”
천천히 허리를 숙여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돌멩이를 몇 개 주웠다.
바로 생명력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코모도왕도마뱀을 향해 돌멩이를 날렸고, 대갈통에 제대로 명중됐다.
쉬웅! 퍽!
끼이오악!
또 괴성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