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281
281화
“호, 혹시…….”
내가 악어머리 족장을 죽였냐는 눈빛을 보이는 늑대발톱이었다.
“저들을 하늘 부족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강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예.”
“그럼 싸워서 우리가 이긴 거네? 그럼 잔치를 해야 한다!”
그때 큰바위가 내게 다가와 잔치를 하자고 소리쳤다.
“형!”
“왜?”
“잔치는 좀…….”
“아니, 해야죠. 잔치입니다.”
내 말에 큰바위만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바로 잔치 준비가 시작됐다.
‘10마리 정도를 잡은 것 같군.’
여기저기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나는 단상 위에서 모닥불 주변에 모여 야크 고기를 굽고 있는 내 백성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저들을 이끌고 하늘 부족으로 가겠다고 말했을 때 식량 걱정을 하던 늑대발톱이 떠올랐다.
‘바다로 가야겠어.’
이 상태면 이번 겨울이 지나기 전에 목장에 있는 야크들을 모두 잡아먹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가 바닷가로 가는 것은 필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2,000여 명의 씨족 사람을 살폈다.
‘어? 뭐지, 저 여자들은…….’
8명 정도의 여자가 야크 고기가 익기만을 기대하면서도 눈치를 보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눈치를 보는 것이…….’
눈치를 보는 것이 다른 씨족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 * *
검은얼굴의 궁전에는 이곳 사람들에게 여왕이라고 불리는 여자가 비스듬히 누워 보고를 받고 있었다.
“아직 아르메와 전사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늙은 시녀처럼 보이는 여자의 말에 여왕은 고개만 끄덕였다.
“숲에는 사나운 것들이 많지.”
“그러지 마시고 그냥 죽이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르메는 화근이 될 수 있습니다.”
늙은 시녀는 여왕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원래 이 부족의 계승자니까.”
“그렇사옵니다.”
늙은 시녀의 대답에 여왕이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내게 새로운 힘이 생겼다.”
“예?”
늙은 시녀의 되물음에 여왕은 묘한 미소를 보이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가까이 와라. 내가 어떤 능력이 생겼는지 보여주마.”
“예, 여왕님!”
“은고아, 너도 이제는 많이 늙었구나.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는 요만했었던 것 같은데.”
“왕국에서 늙지 않는 분은 오직 여왕님뿐이십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처럼 늙지요.”
“그렇지, 은고아야, 너도 나처럼 되고 싶지 않으냐?”
“예?”
“내가 아는 은고아는 참 예뻤었는데……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으냐?”
“그것이 제 뜻대로 되는 일이옵니까?”
“다시 젊어질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거지?”
“호호호, 그럴 수만 있다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겠사옵니다.”
“너는 참 내 말을 잘 들었지.”
“감사하옵니다.”
“지금까지 내게 충성했으니 너를 다시 젊게 만들어주마.”
여왕의 말에 늙은 시녀 은고아가 놀라 눈동자가 커졌다.
“정, 정말이시옵니까?”
“정말이지. 가까이 오너라.”
그와 동시에 늙은 시녀 은고아가 천천히 여왕에게 다가갔고 여왕은 장식품처럼 차고 있던 칼을 꺼내 들어 자신의 손가락을 살짝 벴다.
“여, 여왕님……!”
스스로 자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은고아가 놀라 말까지 더듬었다.
“너에게 내가 은총을 내려주마.”
“여, 여왕님! 손, 손에서 피가 나옵니다.”
“마셔라. 내 피다. 내 피를 마시면 너는 젊어질 것이다.”
“정, 정말이시옵니까?”
“의심 없이 마셔라.”
은고아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숙여 바닥으로 떨어지는 여왕의 피를 핥았다.
“테이밍 몬스터!”
놀랍게도 여왕은 땅속에서일어서처럼 은고아를 테이밍을 했다.
“아아악!”
여왕에게 테이밍을 당한 은고아가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바르르 떨었다.
온몸을 부르르 떨던 은고아의 백발이 빠르게 흑발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자글자글하던 주름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여자들이 놀라움과 부러움에 사로잡힌 눈동자로 환골탈태를 하고 있는 은고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여왕의 테이밍 몬스터는 땅속에서일어서의 테이밍 몬스터보다 더 숙련도가 높은 스킬이라는 거였다.
“여, 여왕님!”
5분 정도가 지나자 늙은 시녀 은고아의 모습은 사라지고, 20살 처녀의 모습으로 변한 은고아가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여왕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어진 기분이 어때?”
“감, 감사하옵니다. 정말 감사하옵니다. 다시 젊어질 수 있다니…….”
은고아는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여왕을 보며 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을 했다.
‘겨우 레벨이 1이군.’
찰나의 순간 여왕이 인상을 찡그렸다.
“역시 너는 곱구나.”
툭!
여왕은 손에 들고 있던 칼을 젊어진 은고아에게 던졌다.
“주워라.”
은고아는 바로 여왕이 던져준 단검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너!”
여왕이 문 앞에서 호위하기 위해 서 있는 여전사 한 명을 불렀다.
“예, 여왕님!”
“너도 은고아처럼 젊어지고 싶지 않나?”
“저, 저는 젊, 젊습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은고아처럼만 된다면 여왕처럼 영원히 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여전사였다.
“지금은 젊다 해도 너도 곧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 버린 은고아처럼 될 것이다.”
여전사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은고아야.”
“예, 여왕님!”
“저 아이와 싸워서 죽여라.”
“예?”
“두 번 말하기 싫구나.”
“예, 알겠사옵니다.”
여전사를 죽이라고 말한 여왕의 명을 받고 위해 은고아는 일어났다. 이윽고 여전사는 자신을 죽이기 위해 다가오는 은고아를 노려보았다.
“네가 은고아를 죽인다면 은고아처럼 내 피를 내릴 것이다.”
여전사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예, 알겠사옵니다.”
여전사가 허리에 차고 있는 뼈로 만든 검을 뽑아 들었다.
“이얍!”
단검을 쥔 은고아가 빠르게 달려 여전사를 향해 단검을 찔렀고, 무척이나 빨라진 은고아의 공격에 당황한 여전사는 단검을 피하지 못하고 목이 찔려 죽었다.
-레벨 업!
헌터가 된 은고아의 뇌리에는 레벨 업 메시지가 떴다.
‘역시 10레벨이군. 호호호!’
돌아선 은고아를 보고 묘한 미소를 보이는 여왕이었다.
“가까이 와라.”
젊어진 은고아가 조심스럽게 여왕이게 기어가 엎드렸다.
“단검을 다오.”
여왕의 말에 은고아는 여왕이 자신에게 준 단검을 두 손으로 내밀고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
“고아진 너의 모습을 보고 싶구나, 고개를 들어라.”
“예, 여왕님.”
서걱!
“컥…….”
젊어진 은고아가 고개를 드는 순간 여왕은 손에 들고 있던 단검으로 은고아의 목을 베었다. 은고아의 목에는 붉은 줄이 그어지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호호호. 젊어질 수만 있다면 당장 죽어도 소원이 없다고 했지.”
쿵!
-레벨 업!
-헌터와의 PK에서 승리하셨습니다. 자신보다 낮은 레벨의 헌터와의 PK 승리에 의해 사망자의 레벨의 30퍼센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왜 아르메를 안 죽이냐고? 그 아이는 좀 더 강해져야 하거든. 호호호!”
여왕은 죽은 은고아를 보며 중얼거렸다.
“더 강해진 후에 너처럼 헌터로 만들고 죽일 거란다.”
여왕은 그 어떤 헌터보다 사악한 심정을 가진 게 분명했다.
“내게 이 스킬이 생겼으니 이제 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신과 다를 것이 없어졌다. 호호호!”
* * *
아르메와 여전사들은 모닥불에서 야크 고기가 익는 것을 기다리면서도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있는 모습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빛을 짓고 있었다.
키가 작은, 동굴 사람들처럼 보이는 이달투드워프들을 부리고 있는 캭만 해도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모습이 분명했다.
“여긴 뭔가 이상합니다. 아르메 님!”
“기회를 봐서 빠져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여왕님께 보고를 드려야 합니다.”
여전사들이 주변을 살피는 아르메에게 속삭였다.
하지만 땅속에서일어서가 멀리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돌아가서 검은얼굴이 되어 모두 죽여야…….”
“쉿! 조용히 해.”
전사 하나가 아르메에게 말했고 검은얼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아르메가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예.”
“우선 더 지켜본다.”
* * *
“돌아가서 검은얼굴이 되어…….”
미심쩍은 행동을 보인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는데 내 귀에 검은얼굴이라는 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거산을 불러라.”
나는 내 옆에서 나를 호위하는 단단히를 보며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족장님!”
그리고 잠시 후, 거산이 내게로 뛰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거산이 내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고, 다시 단단히가 내 옆에 섰다.
“거산! 내 옆에 가까이 와서 앉아라.”
내 명령에 거산이 내 옆에 바짝 다가와 앉았다.
“산에 살았을 때, 검은얼굴들을 본 적이 있나?”
내 물음에 거산의 눈동자가 커졌다.
“예,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봤지?”
“검은얼굴들은 이런 무기를 가지고 와서 아이들과 바꾸자고 합니다.”
거산이 이제는 하늘 부족에서 식칼 말고는 쓸 곳이 없어진 흑요석 돌칼을 내게 보이며 말했다.
“그렇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힘이 없던 씨족이기에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했고, 또 망할 놈의 이빨호랑이 놈들이 무기의 재료를 바뀌기 위해 검은얼굴들과 거래를 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검은얼굴이라면 이제 거대한 산맥에 유일하게 남은 내 적이 될 존재가 분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빨호랑이 부족이 내 손에 멸망했으니 내 덕분에 거대한 산맥을 독차지하는 유일한 부족이기도 했다.
“내가 보는 곳을 봐라, 한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들이 보이나?”
“네, 보입니다. 여자들만 모여 있습니다.”
거산이 내 시선을 따라 여자들만 모여 있는 곳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들이 검은얼굴들일까?”
나는 거산을 보며 눈빛으로 여자들이 모여 있는 곳을 봤다.
“예?”
“검은얼굴을 봤다면서?”
“제가 봤던 검은얼굴들은 얼굴이 검습니다. 저들은 얼굴이 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흑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빛처럼 백인도 있으니 흑인이라고 없으라는 법도 없으니까.
‘거산을 통해서는…….’
저들이 검은얼굴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을 것 같다.
‘배트맨!’
나는 바로 대나무 위에 앉아 있는 배트맨을 불렀다.
-옙!
눈치 빠른 배트맨은 내 기분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아는지 까불지 않고 대답했다. 아마 평소라면 ‘배트맨~’ 이러면서 대답을 했을 것이다.
‘여자들만 모여 있는 곳이 보이지?’
-어디입니까요?
‘내가 보는 쪽 왼편 끝.’
-아~ 넵, 보입니다요.
‘저것들을 감시해라. 만약 저들이 도망치면 쫓고, 당장 내게 보고해라.’
저들이 검은얼굴이라면 나는 오늘 검은얼굴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움직여 볼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툭툭 털고 여자들만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