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29
329화
“우리의 공격을 이미 알고 있었어!”
여전사 하나가 소리치며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이미 화염병과 뭉친 지푸라기 때문에 후퇴할 수 없어 보였다.
“망했다.”
여전사들은 죽음을 떠올렸다.
* * *
휘히리릭 쨍그랑!
화화화!
성문 앞이 화염에 휩싸여 대낮처럼 밝아지는 것을 보고 망루에서 경기를 관람하려는 듯 여유를 부리던 오초희가 벌떡 일어났다.
“도대체 뭐야?”
땅속에서일어서가 공황에 빠진 전사들과 노예 전사들을 향해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찡그렸다.
“이미 알고 있었다…….”
오초희는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하늘에 작은 점처럼 보이는 배트맨을 발견했다.
‘저, 저 박쥐도 땅속에서일어서의 펫이라는 건가.’
오초희가 인상을 찡그렸다.
“설, 설마…….”
오초희는 땅속에서일어서가 어쩌면 몬스터나 야수들의 이능을 강탈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 강하다. 아주 강해.’
오초희는 두려웠다.
* * *
“다 때려잡아라.”
내 외침을 들은 단단히와 이달투드워프들 그리고 전사들은 내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물을 던져라!”
단단히가 소리쳤다. 혼란에 빠진 노예 전사들을 향해 그물을 던졌다.
쿵! 쿵! 쿵!
아우우우!
그냥 보고 있기 뭐했는지 설인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노예 전사를 향해 뛰었다. 그리고 백색 늑대들도 노예 전사들을 노려보며 달렸다.
“물어 죽이지 말고 다 사로잡아.”
명령하지 않았다면 설인들은 노예 전사를 밟아 죽이고 백색 늑대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이용해 물어 죽일 것이다.
“그물을 피해라.”
“공격해.”
“도망칠 곳은 없다.”
정신을 차린 전사 조장이 소리쳤고 나는 마약에 취한 노예들을 지휘하는 여전사에게 달려가 장작으로 툭 건드렸다.
“꺄아악!”
툭 건드렸을 뿐인데 여전사는 바로 비명 지르며 쓰러졌다. 나는 여전사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밧줄과 그물을 들고 있는 우리 전사에게 집어 던졌다.
“묶어.”
이건 전투가 아닌 사냥처럼 느껴졌다.
“그물을 던져라!”
휘리릭!
넝쿨로 만든 그물을 노예 전사들에게 던졌고 노예 전사는 버둥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물에 덮인 노예 전사들을 향해 몽둥이를 든 내 전사들이 달려들었다.
퍽퍽퍽! 퍽퍽!
“으악! 으아악!”
마약 때문에 이성을 잃은 노예 전사라고 해도 모진 매질은 아픈 모양이다.
“최대한 많이 잡아들여!”
쿠쿵! 쿠쿵!
설인 하나가 노예 전사들을 향해 뛰어가 노예 전사의 다리를 움켜쥐고 풍차 돌리듯 돌려버렸다. 정신을 잃은 노예 전사를 바닥에 내려놓자 이달투드워프들이 달려들어서 놈을 꽁꽁 묶었다.
그리고 백색 늑대들도 뛰어올라서 도망치려는 노예 전사를 잡았다.
쿵!
백색 늑대의 앞발 공격을 받은 노예 전사는 바로 정신 줄을 놨다.
“활을 쏴라. 활을 쏘란 말이다.”
그때 앙칼진 오초희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쩌어억!
성벽 위에서 웅크리고 있던 궁수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보였다.
‘배트맨, 도망쳐! 하늘 위로 끝까지 올라간다.’
화살이 배트맨을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트맨이 바로 날개를 힘차게 움직여 하늘 높이 날았다.
슈슈슈슈! 슈슈슈!
예상대로 배트맨을 향해 화살이 쏘아졌다.
‘다행이군.’
천만다행으로 배트맨은 위기를 넘겼고 우리 진영으로 돌아왔다.
[휴우, 폐하 때문에 살았습니다요.]‘이건…….’
오초희가 내 정찰병 배트맨의 존재를 파악했다는 것이다.
스르륵 스르륵!
그때 성벽 서쪽 끝에서 검은 이끼처럼 다시 넘어오는 원숭이들이 보였다.
‘두 번째 도둑질도 성공한 것이군.’
오늘 밤 전투는 얻는 게 많다.
“이런 망할!”
오초희가 배트맨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이야얍!”
그리고 바로 망루에서 성벽으로 뛰었다. 오초희의 날렵한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민첩이 엄청나군.’
몬스터나 야생동물의 이능을 강탈하지 않은 상태에서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민첩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멍청한 년! 그것도 못 맞춰.”
오초희가 소리를 지르며 궁수의 활을 빼앗아서 시위를 당겼다.
‘날 겨누고 있군.’
바드득!
어금니를 깨물며 허리에 차고 있는 천부의 검을 뽑아 들었다.
슝!
순간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화살이 내게 향했다.
‘저 빛은!’
내가 천부의 검에 검기를 실어 적을 공격하는 것처럼 오초희 역시 활에 검기를 실어 쏜 것이다.
‘민첩에 특화된 궁수군.’
슈우웅!
챙!
위기의 순간 두 손으로 천부의 검을 잡고 내게 날아드는 빛의 화살을 튕겨냈다.
“이, 이 망할 것아!”
오초희는 자신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소리를 질렀다.
마치 이성을 잃은 것 같다.
‘그래 와라. 이성을 잃었을 때 덤벼라.’
망할 것이 덤벼들면 설인과 백색 늑대 그리고 이달투드워프들까지 다구리를 놓아 오초희를 죽일 참이다.
“이, 이, 이이이이!”
하지만 오초희는 성벽에 서서 애써 자신의 분노를 참아냈다.
“거의 다 잡았습니다.”
그때 단단히가 내게 보고했다.
“그런데 폐하, 놈들의 눈깔이 이상합니다.”
단단히도 생포한 노예 전사들이 이상하다고 내게 말했다.
“정신이 들 때까지 기둥에 묶어둬라.”
오초희의 야습은 실패로 돌아갔고 나는 450명의 노예 전사와 10명의 여전사를 생포했다.
‘생각보다 강하지 않군.’
나는 오초희의 레벨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작전을 바꿀 때가 됐다.
“놈들이 절대 성벽을 오르지 못하게 단단히 지켜!”
그때 오초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내게 들렸다.
야습 공격은 이것으로 끝인 모양이다.
“망할 것! 망할 것!”
오초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고 급히 등을 돌려 자신의 궁전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또 이겼다.”
와와와! 와와와!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졌다.
* * *
오초희의 야간 기습이 수포가 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존재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손오공과 원숭이 도적단이다.
성벽 위에서 볼 수 없는 그곳에는 산더미처럼 옥수수들이 쌓였고 횡재를 한 것은 야생 조류들이었다.
그리고 신입 공군들의 역할은 야생 조류들을 쫓는 일이 되어버렸다.
손오공과 그의 부하들 그리고 신입 공군들이 가지고 오는 옥수수는 우리의 군량미가 됐고 또 원시 화염병을 채우는 무기로 쓰기 위해 소주를 만들고 있었다.
‘원시시대에 소주라니…….’
어처구니가 없지만 뭐든 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완성된 것 같습니다.”
증류작업을 총괄하는 전사 조장이 내게 뛰어와 보고했다.
“드디어 됐군.”
“예, 화력이 엄청납니다.”
전사 조장은 흥분한 눈빛을 내게 보였다.
‘얼굴이 빨간 것이…….’
마셨다는 것을 직감했다.
“너 그거 마셨지?”
“예?”
“마셨냐고?”
“그, 그게…….”
전사 조장이 내 눈치를 봤다.
“원액으로 마시면 눈이 멀 수도 있어.”
“죄송합니다. 폐하.”
떡을 치면 콩고물이 묻게 되는 법이다.
“물에 타서 조금만 마셔.”
“예, 다시는 입에 대지 않겠습니다.”
전사 조장은 죽을죄를 지었다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야습이 실패로 돌아간 후로는 오초희는 성문을 굳게 닫고 더는 공격해 오지 않았다.
‘피가 마를 거다.’
그리고 나는 이제는 결판을 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를 위해서라도 이 전쟁의 대미를 장식해야 할 것 같다.
* * *
“엄청난 양이군.”
소주의 주정이 엄청나게 많다.
‘이게 소주일까? 위스키일까?’
하여튼 꽤 큰 대나무 통에 수백 통 이상의 주정이 만들어진 상태다.
“화염병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화염병 안에 채울 주정은 충분해졌다. 그에 반해서 담을 호리병들이 부족할 정도다.
“어디 맛 좀 보자.”
얼마나 독한지 가늠해 보고 있었다.
‘물론 좀 마시고도 싶고.’
나는 대나무 통에 든 주정을 국자로 떠서 마셨다.
“으윽…….”
나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냈다.
이건 술이 아니다.
그냥 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했다. 그러니 화력도 엄청날 것이다.
두두두! 두두두!
그때 절벽 길 입구 쪽에서 요란한 발굽 소리와 바퀴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왔군.”
나는 날개틀을 이용해 내 임시 수도성으로 사초를 보냈다. 그리고 야크 전차 중에 숙달된 전차를 이곳으로 보내라고 했다.
‘그럼 이제 대미를 장식할 때인가?’
우가바아아-!
그때 설인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꽤 묵직하지만 앞이 날카롭게 깎인 통나무를 들고 찌르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폐하는?”
“저쪽에 계십니다.”
늑대발톱이 끌고 온 야크 전차의 수는 100대 정도다.
‘엄청나군.’
비탈길을 조심히 오느라 이제야 도착한 것 같다.
“폐하, 제가 왔습니다.”
늑대발톱이 내게 뛰어와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내가 무탈하다는 것에 안도하는 눈빛을 보였다.
“오느라 고생 많았다.”
많은 전사가 보고 있기에 하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100대의 야크 전차를 끌고 왔습니다.”
“수고했다.”
이제 제대로 저 성을 공격해 볼 참이다.
사실 나는 오초희와 내가 200년의 간극이 있기에 오초희의 레벨이 매우 높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오초희의 공격을 한 번 막아본 후에 생각이 달라졌다.
제대로 된 헌팅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 예상으로는 나와 레벨이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높을 것 같다.
“낙하 훈련을 하는 곳으로 갈 것이다.”
흑수말갈이 대답했고 나는 늑대발톱을 데리고 성벽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개틀을 이용해 공수부대처럼 줄을 타고 낙하 훈련 중인 전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날개틀의 성능이 향상됐군.’
처음에는 3명도 쉽게 탈 수 없는 날개틀이었다. 그래서 손오공과 원숭이들을 태웠다.
그런데 이제 전사 1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날개틀로 거듭났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공군들의 레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날개틀의 수도 100대가 넘었군.’
다시 말해 1,000명 이상의 원시 특전사를 적진으로 투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엄, 엄청납니다.”
늑대발톱은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전사들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모든 준비는 끝이 났군.”
“예, 그렇습니다. 폐하!”
“군장들을 다 모아라. 이제 제대로 공격을 할 것이다.”
상황이 달라졌으니 더는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