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 Detective! Becoming a tycoon RAW novel - Chapter 220
검거율 1위 최 형사! 재벌되기 220화
저녁에 퍼시픽에 들르기로 하고 약속한 시각이 돼서 나는 청장실로 건너갔다.
오며 가며 마주치는 선후배들과 인사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렸다.
“앉게.”
“네. 청장님!”
“그래. 오늘은 무슨 일로 보자고 했나?”
“인천이 마계라고 불리는 건 아실 겁니다.”
“워낙 유명하니까 그 정도는 나도 아네만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궁금하군.”
“재단을 통해서 자율방범대를 확대하는 건 제가 하면 되는데 지하로 숨어버린 블랙문 잔당을 끝까지 추적하려면 조직범죄 전담반을 별도로 구성할 필요가 있는 듯해서 건의 드리려고 합니다.”
결코, 사적인 욕심이 아니다.
그래서 떳떳하게 건의할 수 있는 거다.
청장 표정은 미묘해서 어떤 생각인지 읽을 순 없었다.
“그런 일이라면 인력 재배치를 통하면 될 거야.”
“인력 재배치도 좋지만, 인원을 늘리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 문제는 여러 간부들과 상의해 보겠네.”
“감사합니다. 청장님!”
“아! 온 김에 하나만 의논해도 되겠나?”
“네. 말씀하세요.”
“해경에 수천억을 기부한 일로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다른 의견이 나와서 말이야.”
“어떤 의견 말입니까?”
“좀 염치가 없긴 하지만 해경에 그 정도 기부를 했으면 동관 빌딩하고는 형평성이 맞질 않는데나 뭐래나. 그런 말을 하더군.”
여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아예 나를 호구로 본 모양이다.
내가 알아서 척척 내놓으니까 그러는 거 같은데 뭐 이 정도는 기꺼이 호구가 되어줄 생각이다.
“해경은 순시선이란 확실한 이슈가 있어서 제가 생각을 해본 건데 저희 쪽은 뭐가 있을까요?”
“내가 은퇴하기 전에 성과를 내고 싶은 부분이 있기는 하네. 도와주겠나?”
“그게 뭡니까?”
“인구가 많은 도시 경찰서는 증개축해서 괜찮은데 시골로 갈수록 오래된 건물이 많아서 비좁고 낡은 건물이 많거든. 그중 일부만이라도 개축을 했으면 하는데 지원이 되겠나?”
“아!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그것도 민원이라면 민원이라 제법 많은 연락이 온다네.”
“우선 재단을 통해 실태조사를 하고 어느 정도나 손을 대야 할지 의논해 보겠습니다.”
“정말 그래 주겠나?”
“그럼요.”
시골이나 작은 도시엔 오래된 경찰서나 파출소 건물이 많은 건 사실이다.
예산도 사람이 많은 도시 위주로 많게 편성되는 건 당연한 문제라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긴 했다.
돈은 넘칠 만큼 많은데 그 돈을 전부 싸 짊어지고 갈 것도 아니라서 의미 있는 곳에 마구마구 써 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맙네.”
“아닙니다. 청장님! 제가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 썼어야 했는데 모자랐습니다.”
“고마운 건 고마운 거야. 인천에 인원 보강하는 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네.”
“네. 청장님!”
* * *
박 선배랑 퍼시픽에 도착했다.
김미호 사장이랑 현주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두 분! 잘 지냈어요?”
“그럼요. 국장님 덕분에 저희는 아주 좋아요. 이분은 저번에 오셨던 팀장님 맞으시죠?”
“하하하! 기억해 주시네요?”
“그럼요. 다른 재주는 없어도 사람 기억하는 건 탁월하거든요.”
“조용히 마시고 싶은데 룸 비어 있나요?”
“네. 이쪽으로 모실게요. 현주야! 준비 좀 해줘.”
“네. 언니!”
어째 현주 씨가 날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았다.
박 선배도 그것을 느꼈는지 잠깐 둘만 있는 시간에 날 놀리기 시작했다.
“현주 씨가 널 보는 눈빛이 장난 아닌데?”
“에이~ 괜한 말 하지 말아요. 그냥 신필재 사건 때문에 고마워서 그런 거니까.”
“야! 내가 너보다 몇 년을 더 살았는데 그런 것도 모를까 봐?”
“아이구야~ 그러신 분이 여태 혼자 지내세요?”
“이씨~ 그거랑은 다른 문제지.”
“다르긴 뭐가 달라요.”
나라고 가만있을 순 없어서 박 선배 속을 박박 긁어 놓았다.
현주가 이상형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답긴 하지만 아내를 두고 바람피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현주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육탄 돌격하는 것처럼 저돌적으로 나오면 흔들리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싶기는 했다.
“중이 제 머리는 못 깎아도 통찰력은 있는 법이야. 틀림없어. 현주 씨가 널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제가 총각도 아니고 뭘 어쩌라구요.”
“야! 누가 뭘 어쩌라고 하는 말이냐? 조심하라고 하는 말이지.”
“선배야말로 미호 사장님 어때요?”
“김 사장이야 이쁘지. 하지만 나 같은 남자한테 관심이 있겠냐?”
박 선배 외모는 그냥 아저씨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0대 아저씨 말이다.
그래도 푸근한 맛은 있었다.
“제가 주선해 봐요?”
“말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하든지.”
“정말이죠?”
미호 사장님이 싫지 않은가 보다.
박 선배보다 몇 살 어리고 겉모습은 30대로 보일 정도로 동안 미모를 지닌 미호 사장님이다.
뿐만아니라 몸매도 좋고 평소 하고 다니는 걸 보면 패션 센스도 장난 아니어서 선화에게 소개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박 선배 정도면 꿀릴 거 없다고 생각했다.
가상화폐로 자산을 크게 불렸고, 40대 중반에 경감 계급이면 일류 신랑감은 아니어도 1.5등 신랑감으로는 모자람이 없었다.
곧, 술과 안주가 나오고 박 선배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가게에 홈 BAR가 있으니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대화도 나눌 수 있고, 크게 웃어도 뭐랄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청우회
“그래서 블랙문 조직이 와해 됐다는 건가?”
“네. 회주님!”
“젊은 친구가 대단한 일을 해냈군.”
“저희 경찰에서는 보기 드물게 재력과 실력을 모두 갖춘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를 왜 우리 청우회에 끌어들이지 않는 건가?”
“아쉬울 것이 없는 친구라 저희랑은 결이 좀 다른 친굽니다. 의장님께서도 아시다시피 그는 C&U그룹 오너이기도 하지만 대연그룹 사위이기도 합니다. 자칫 어긋나기라도 하면 청우회가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청우회가 뭐길래 끌어들이네, 마네 하는 걸까?
회주라 불리는 사람은 대한당 실세 의원 중 한 사람으로 3선 의원 중 한 명인 이길수 의원이다.
그리 눈에 띄지는 않지만, 당에 미치는 영향력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우리 청우회는 검찰 사조직인 경도회를 견제하기 만들어진 거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무진 정도 되는 친구는 당연히 회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 친구 경대 출신인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주님!”
“그건 좀 난감한 문제군.”
“그래서 제가 아이디어를 좀 내봤는데 청우회 발전기금을 요청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대가 없이 말인가?”
“그 친구에게 아쉬운 거라곤 비경대 출신으로서 최초의 청장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경대 출신도 아닌데 청장 자리를 내주잔 말인가?”
“청장은 어차피 임기가 2년입니다. 그 친구가 경찰조직에 오래 남아 있는 것보다는 빨리 털어버리는 것도 청우회를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길수 의원에게 회주라 부르며 공손하게 말하는 사람은 현직에 있는 김무학 차장이다.
이길수와 김무학은 지금 최무진 국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고 청우회에 끌어들이냐 마냐를 자기들끼리 결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례를 남기면 곤란한 법이야.”
“앞으론 청장이란 자리가 중요하진 않을 겁니다. 이미 청우회가 자리를 잡았고, 경도회(검찰 사조직)도 우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군.”
“그럼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음! 아닐세. 김 차장 의견대로 하세.”
“감사합니다. 회주님!”
“나가보게.”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러지.”
김무학 차장은 현직 중에서는 청우회 중 가장 서열이 높았다.
청장이 청우회가 아닌 탓인데 때문에 실권이 많이 분산돼 있었다.
김무학은 자기 사무실로 복귀하자마자 정책지원 담당관인 박성우 경무관을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앉아봐.”
“네.”
“자네 최 국장과 왕래가 있나?”
“특수국 최무진 국장 말입니까?”
“그래. 그 최 국장!”
“저랑은 아직 인연이 없습니다만 왜 그러십니까?”
“그 친구 배경에 대해선 자네도 알 것이니 편하게 말함세.”
“네. 차장님!”
“그 친구가 돈이 많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 청우회가 경도회를 앞서가려면 포돌이 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았으면 좋겠단 말이지. 그러자면 최 국장을 구워삶아야 하고.”
“그럼 청우회에 끌어들이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건 곤란해. 경대 출신도 아니고.”
청우회는 모두 경대 출신이고 총경 이상의 계급을 가진 고위 간부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그건 그렇군요.”
“자네가 좀 친해져 보는 건 어떤가?”
“마침 노후 건물 개축 문제로 포돌이 재단 지원 문제가 거론되고는 있습니다.”
“그거 잘됐군. 자연스럽게 만날 핑계가 생겼으니 말이야.”
“그런 셈이죠.”
“실수하지 말고 잘해 보게. 의장님도 관심 두는 일이니.”
“알겠습니다. 차장님!”
이들이 청우회 회주인 이길수 의원을 따르는 이유는 경찰 퇴직 후 정치권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냐 마냐 하는 것 때문이다.
그 말은 곧, 국회의원이 되느냐 마냐를 의미하는 것인데 설사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지자체 단체장 정도는 될 수 있으니 자신의 노후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 * *
나는 지금 제주도에 와 있었다.
갑자기 제주도 성산 일출봉으로 가라는 계시를 받아서인데 핑계 삼아 며칠 연차를 써서 선화와 함께 제주도에 왔다.
첫날은 애월 쪽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운동 삼아 성산 일출봉까지 등산했다.
‘뭐가 있다는 거지?’
성산 일출봉은 유명한 관광지다.
이런 곳에서 범죄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뭔가 단서를 주려고 계시가 나타난 것이라 판단했다.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이른 아침이라 일출봉은 썰렁한 광경이나 경치만큼은 절경이었다.
해가 뜨기 시작하자 일출을 보러 온 관광객들이 명당으로 모여들었고, 나도 그리로 가는데 발에 뭔가 걸렸다.
‘응? 이건 뭐지?’
손바닥만 한 크기의 수첩 하나가 발치에 떨어져 있었다.
깨끗한 상태로 보아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 때문인가?’
계시를 받은 이상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생각할 수 없어서 수첩을 들어 올렸다.
수첩에는 청우회라고 금박으로 박힌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안에는 회칙과 정회원 명단 그리고 주요 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뭐야? 청우회가 경찰 사조직이었어?’
명단 일부에 직책이 적혀 있어서 그리 판단한 것인데 일부는 정치인들이라 의원이니 구청장이니 뭐 이런 직함으로 인쇄돼 있었다.
어째 느낌이 쎄~ 하다.
지금까지 받은 메시지 중에 어느 것 하나 범죄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다시 말해서 반드시 척결해야 하는 일들만 계시처럼 떠올랐던 것인데 이번엔 청우회가 그 대상이었다.
‘경찰조직의 비선 실세들일까?’
당장은 정보가 없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후 주변을 살치고 기다렸지만 더이상 나를 주목시키는 일은 없었다.
30분이 지나서 일출봉을 내려갔고, 아내가 기다리는 호텔로 복귀했다.
“왜 이리 늦었어요?”
“응? 그냥 경치가 좋아서 천천히 내려왔어.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성산에 아쿠아리움에 가봐요.”
“오케이! 오늘은 아쿠아리움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