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989
988화
132. Basketball High (7)
의 레지 밀러가 날 두고 ‘ 기술 적이다 ’는 표현을 사용했을 때, 당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 ” 님아 뭔 개소리임? ” ] 이었다. 그 때는 나의 데뷔시즌이었고, 벤치에서 출전한 나는 3점으로 인상을 주었지만, 화려함과는 분명 거리가 멀었었다.
그렇지만 레지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철 회하지 않았다. 기술이란 1 : 1 상황에서 보
여 지는 현란함에 국한되어있지 않다며, 하 나의 슈팅을 만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끊임없이 설명했다.
나는 늘 나보다 빠르거나 높이 뛸 수 있는 이들과 상대를 해야만 했었고 거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득한 몇 가지 요령들을, 이 전설적인 슈터는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Catch. And 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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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4쿼터 8 : 40
SPURS 115 : 115 PELICANS
확실히 엘빈 젠트리는 이번 시즌, 예년과는 다른 올바른 선택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만 하더라도, 내가 불타오르기 시작했을 때 이 뉴올리언스 감독의 선택은 AD에게 포제션을 몰아주어 득점싸움을 벌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뉴올리언스는 적절한 선에서 우리의 상승세를 막아버릴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AD가 공격에 충실하며 수비에 능한 선수를 여럿 투입한 것 역시도 도움이 되었다.
‘Step-in. And out. Sc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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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다시 킴입니다. 턴어라운드. 드리블. 버텨줍니다. 그리고 다시 바깥으로 스크린이 서는군요. KIM!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리 고-오?”
철썩-!
(로스 테더라인)
“OH- YES!! 지금 이 장면이 믿겨지십니까, 빌? 전 아니거든요. 4쿼터에만 14득점의 킴입니다! 2점. 3점. 그리고 앤드원. 자 유자재로 득점을 올리고 있습니다. 겨우 4 분 남짓한 시간에 말입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지난 16점 중, 14점이 이 남자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빌 월튼)
“뉴올리언스가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반드시 좋은 수비수를 하나 더 추 가해야만 할 겁니다. 즈루 한 명으로는 부족해요. 이런 윙-플레이어를 수비할 선수가 필요하죠.”
(로스 테더라인)
“윙-플레이어라고요? Come on, 빌.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시즌 Final MW에다가, 개막전에서는 9개의 3점을 쏘 아 올렸어요. 그리고 오늘도 2쿼터 이 후에 만 32점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킴은 단순한 윙-플레이어가 아니에요. 그는 올-스타 레 벨이죠.”
(빌 월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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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분명 흐름은 바뀌었다. 야금야 금 거리를 좁혀가다, 마침내 이젠 우리가 앞서면 뉴올리언스가 따라붙기 위해 노력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양상을 바꾸었다. 이 제는 오히려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싸우게 된 저들이다.
날려버린 20점차의 리드가 족쇄처럼 느 껴지고 있을 지금, 과연 얼마나 더 많이 버 틸 수 있을까? 일단 확실한 건, AD는 그게 가능하다는 거다. 갈매기 눈썹과 제멋대로 솟아나 자리 잡은 치열이 트레이드마크가 된 저 친구 역시, 힘을 아껴 온 한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4분 동안, AD는 알드리지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연달아 파울을 얻어내며, 파울 하나 코트 퇴장이란 공식을 성립 시킨 것이다.
“이잇-!”
철썩-!
“FUCK!!”
철저한 을 선보이는 뉴올리언스 또한, AD의 자신감 넘치는 퍼포 먼스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아니, 어쩌면 그것 외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거다.
“괜찮아요, LA.”
“…”
“당신은 그냥 이 코트 위에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아니면 그러지 않아도 되고 말이다. 무례 하고 굴고 싶은 것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이 젠 나와함께 뛰는 조합이 누구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당장 저곳으로 달려가 또 한 번 같은 일을 해내고 싶은 마음 뿐. 외의 것 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AD가 죽여준다고?
그래. 확실히 그는 우릴 죽이고 있긴 했다.
‘So What?’
내가 그 전에 먼저 뉴올리언스를 먼저 죽여 버리면 되는 것 아닐까? 다소 과격한 표 현이긴 하지만, 난 정말 그러고 싶었다.
“헤이, 혹시 스크린이 필요해?”
” 아뇨.”
좌절감을 털어내려 노력한 알드리지가 내게 질문을 던졌을 때, 내 대신 대답을 한 것은 마르커스 스마트였다. 그는 내게 스크린이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했고, 내가 직접 적으로 요청을 할 때에만 그렇게 해주면 된 다고도 덧붙였다.
마치 나의 대리인이라도 된 것만 같은 스마트는 날 믿으라며, 알드리지를 공격코트 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며 말하길, 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랬다.
“그럴 수 있다고?”
“Hell Yeah, Dude. 넌 이곳의 왕이니까.”
“…”
처음이지 않을까 했다. 스마트가 날더러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말이다. 아니, 르브론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내게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다. 물론 당시는 르브론은 동부에 있었고, 그는 자신이 동부의 왕이라면 내가 서부의 왕일 거란 의미로 사용을 했었다.
하지만 서부컨퍼런스로 온 르브론이 과 연, 지금도 내게 왕이라는 표현을 쓸는지가 궁금하긴 했다. 내가 아는 그라면, 절대로 그러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난 지금의 이런 스마트의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시즌 내내 왕이 되지는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오늘은 왕이 한 번 쯤 되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스무디 킹 센터의 왕좌는 AD에게 있었지만, 이곳을 함락하게 되면 그도 어쩔 수 없이 왕좌를 내어주어야만 할 테니까. 그리고 거기에 한 번 앉아보고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본 뒤에 쿨하게 떠나주면 되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영원히 머물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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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이런 종류의 경기를 중계하는 일은 너무 나도 즐겁습니다. 34점째의 앤소니 데이비스. 이 남자도 킴과 마찬가지로 4쿼터부터 힘을 발휘하고 있네요. 그렇지만 그는 아직 팀에 다시 리드를 안겨다주진 못했습니다. 1점을 앞선 스퍼스. 다시 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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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의 말처럼, 스크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슈팅을 던지고 싶은 지점을 선택해, 거기로 나아가 준비동작을 갖춰 농구공을 밀어 올려야만 한다는 생각 뿐. 수비수가 내게 얼마나 가깝게 붙어있건, 그 상대가 누구이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유치하면서도 진부한 표현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어느새 내겐 림 외의 것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일단 농구공이 내 손에 들어오면, 난 그냥 이렇게 했다.
‘Dribble. And Step. And Fake.’
내가 저기 저 자리에 멈춰 서서 슈팅을 던질 것이라 예상한 솔로몬 힐의 대처는 결 코 나쁘지 않았다. 그는 재빠르게 달라붙어 거리를 내어주지 않았고, 나로 하여금 처음 목표했던 자리에서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 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대로 오른쪽으로 파고든 드리블과 순식간에 3점 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큼지막한 보폭의 스텝-백은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순간 벌어진 거리에 당황 해 재빨리 내게 접근을 하려다, 슈팅페이크 한 번에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냈다.
농구에서의 수비. 특히나 NBA에서의 수비 중 절반이 인내심과 관련이 있다는 건, 우리가 공격시에 워낙 많은 속임수 동작을 집어넣기 때문이었다.
삐익-!
어떻게든 충돌을 피해보려 몸을 움츠리는 솔로몬 힐. 최근 NBA가 페이크 슈팅파울유도를 극도로 경계하는 성향을 띄고 있다지만, 이번만큼은 누구도 지금의 이 접촉 이 단순한 페이크 슈팅파울유도가 아니라
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린더는 명백히 침범 당했고, 수비수가 날아오는 방향이 아닌 직선으로 몸을 띄운 나와 확실한 충돌이 있었다. 이에 맞춰던 진 슈팅은 백보드의 옆면에 부딪쳐버렸지만, 그래도 나는 자유투 세 개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저 멀리에서 동료들이, 충돌 후 플로어에 주저앉았던 내게 다가와 손을 내민다. 난 양 손을 뻗어 그것을 잡았고, 즉각 몸을 일으키며 제 자리에서 한 번 폴짝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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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이 얼마나 멋진 기술입니까? 세 개의 자유투를 획득해낸 킴. 솔로몬 힐의 네 번째 개인파울을 이끌어 냈습니다. 밀착하는 수비수로부터 볼을 잘 지켰고, 이 후 스텝-백. 페이크. 특별히 몸을 기울이지도 않았죠. 어떻습니까, 빌? 단순한 윙-플레이어가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요? 절대로 불가능 하죠.”
(빌 월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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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어의 흐른 땀을 닦아내기 위해 잠깐 진행이 지연되는 동안, 나는 자유투 라인에 먼저 들어서서 몇 번 슈팅 모션을 가져가보았다. 그리고 잠시 뒤엔 코트가 정돈되며, 주심인 칼 레인(Karl Lane)이 내게 농구공을 퉁겨 보내왔다.
동시에 스무디 킹 센터를 가득 채우기 시작한 관중들의 야유. 골대 뒤편으로 내 시선을 방해코자 하는 이들의 필사적인 노력 이 있었다.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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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35점째입니다, 킴. 이것 또한 첫 번째 기 록이로군요. 킴은 샌안토니오 스퍼스 소속으로 개막전과 바로 그 다음 경기에서 35 득점 이상을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되었습니다. 121 : 117. 스퍼스의 4점 차 리드. 이제 다시 뉴올리언스가 추격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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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경기는 3분 안쪽이 되었고, 4쿼터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클러치-타임이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 인지, 뉴올리언스는 보다 빠른 공격을 전개 하려고 했다. 원포제션이 아닌 투포제션까지 벌어진 것에 조바심을 느껴서일 거다.
지금부터가 AD의 입장에서는 진정한 도 전이다. 그는 이미 팀의 리더로써 2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단 생각을 하고 있을 테고, 경기가 뒤집힌 상황에 대해서는 더더욱 많은 책임감을 지고 있을 게 분명했다.
난 이런 책임감들이 저 남자의 전의를 확 실히 끌어올려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와 나는 비슷한 부류였으니까. 올스타. 그리고 대표팀 캠프를 통해 알 게 된 AD는 나만큼이나 승리에 대한 집착 이 강한 사람이었다.
[ ” 원랜 이런 사람이 아니었긴 해. ” ]
앤쏘니 데이비스가 뉴올리언스에 지명이 되고난 직 후, 그 해 시즌티켓 가격이 80% 가량 뛰어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펠 리컨즈의 프런트 스태프는 저 남자가 오랜 기간 성공에 굶주린 우울한 프랜차이즈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AD는 2002년 창단 후, 하위권으로 분류될 때가 많았던 뉴올리언스를 플레이오프권의 팀으로 탈바꿈 시켜 놓았다.
[ ”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게, 충분한 성공 이 아니란 걸 알게 되기 전까진 그랬지. ” ]
알드리지를 돕기 위해 나선 줄리어스 랜 들. 그리고 이 두 빅-맨들 사이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앤쏘니 데이비스는 우격다짐으로 비집고 들어가, 기어코 골밑 슈팅을 성공시 켰다. 처음의 것은 빗나갔지만, 곧바로 다시 오펜스보드를 잡아 득점을 올려놓았다.
실점에 인상을 나란히 찌푸린 두 빅맨이 허탈해하는 것도 잠시, 이내 두 사람은 아웃오브바운드를 받아들고자 접근한 날 쳐다보았다. 그리곤 멋대로 고개를 끄덕이더 니, 입을 꾹 다물고는 공격코트를 향해 전 진하기 시작했다.
과연 저 둘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너도 알지?”
“…그래. 어서 볼을 넘겨.”
투웅-, 패스를 퉁겨 보낸 스마트가,
“쟤네들 전부 널 믿는 거야.”
기어코 그 이야기를 내 어깨에 얹어두려 고 한다.
‘무거워?’
그것의 무게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자문 한 나는,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며 받아든
농구공을 플로어에 떨어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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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월튼)
“바로 저거죠. 저게 바로 터프함이란 겁니다. 두 명의 수비수 사이에서 앤쏘니 데이비스가 한 것을 좀 보시라고요. 힘으로 비집고 올라갔고, 기어코 오펜스 보드를 거 머쥐어 풋-백 득점으로 연결했죠. 득점에 관한 저런 놀라운 집착이야 말로, 앤쏘니 데이비스가 리그 최고의 선수인 이유일 겁니다.”
(로스 테더라인)
“그리고 이젠 또 하나,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킴이 다시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으론, 이번엔 조금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군요.”
(빌 월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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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클락은 정확히 2분이 남았음을 알리고 있다.
‘그럼 이번엔…’
탑에서 드리블을 하며 샷클락을 흘려보 내던 나는, 눈빛으로 줄리어스 랜들을 호출 하며 스크린을 서도록 만들었다. 그리곤 그것을 돌아 나와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지만,
이번만큼은 뉴올리언스의 일차적인 대처가 좋았다.
그래서 난 잠깐 멈춰 섰고, 다시 랜들에게 스크린을 부탁하여 반대편으로 돌아나 가는 결정을 내렸다. 동시에 눈앞에서 포착 되는 움직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두 번의 스크린 후 절묘한 경로를 선택해 롤링(Rolling)을 한 줄리어스 랜들. 지금까지 수비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던 리온이지만, 이번에는 실책을 저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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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Oh, What a Pass! 랜들에게 득점을 떠먹여주는 킴의 송곳 같은 바운드 패스였습니다! 이게 바로 킴이 뛰어난 선수라는 점 이죠. 오늘 경기 7번째 어시스트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7개의 리바운드를 획득했죠. 너무나 다재다능한 남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빌 월튼)
“뭐, 그가 조금 이런저런 일들을 할 줄은 알죠.”
(로스 테더라인)
“그렇게 말을 할 줄 알았어요.”
(빌 월튼)
“뭐라고 했죠?”
(로스 테더라인)
“AD. 무어에게 패스. 무어. 드리블로 파 고듭니다. 그리고 킥아웃. 부드럽게 점퍼를 꽂아 넣는 미로티치. 이 남자도 오늘 29점 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첫 번 째 경기에 이어, 오늘도 뉴올리언스의 빅맨 들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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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재미있지 않나? 내가 랜들을 활 용해 득점을 적립하자, AD 역시도 바깥으로 패스를 돌려 기회를 만들어냈다. 마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전반에 비해 득점을 적립하는 일이 다소 주춤한 미로티치였지만, 이런 오픈기회에서
의 득점은 손쉬운 일이었을 거다. 121 : 119로 다시 좁혀진 거리. 종료시점이 다가 오며 신중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양 팀은 빠른 페이스의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그리고 다시 공격을 진행하려고 할 때, 스크린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 생했다. 하이포스트에서 볼을 쥔 나는 스마트와 핸드-오프를 펼치려고 했고, 이 때 스마트의 스윙을 위해 다운 스크린을 서던 알드리지가 무빙스크린 반칙을 범한 것이다.
작년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던 동작이지만, 이 또한 이번 시즌부터 빡빡하게 변한 규정이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까진 느슨하게 휘 슬을 불다 이런 클러치 상황에서 갑자기 칼 같이 이런 무빙스크린을 잡아내니, 알드리지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가득한 것도 당연 한 일이다.
‘휴우- 젠장.’
농구공을 주심에게 도로 건네며, 난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섰다. 서둘러 투입 될 준비를 하는 제프 그린이 웜-업용 복장을 벗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고, 그 뒤로 인상을 굳힌 채 알드리지를 위로하는 폽의 모습 이 보였다.
알드리지의 퇴장도 퇴장이었지만, 아쉬운 건 또 한 번 뉴올리언스에게 기회를 내어줬 다는 점이다. 또한, T존스의 부상과 조던 벨의 부진으로 제프 그린이 투입 될 수밖에 없었다는 부분도 약간은 나를 불안하게 만
들었다.
뉴올리언스의 빅맨들을 상대하기엔, 어 쩐지 높이가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의 이런 불안감은, 곧 현실로 드러난다.
티잉-!
“리바운드를 잡아!!”
줄리어스 랜들의 분전을 AD의 슈팅을 빗 나가게 만드는 과정까지는 매우 좋았다. 허나골밑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한 리온에게 팁-인을 내어주는 것까지는 어찌할 수 없었다. 최악인 점은, 이 과정에서 제프 그린이 파울을 범했다는 것.
AD의 슈팅과 동시에 윙으로 움직이던 미로티치에 신경 쓰던 난, 아예 리바운드에 참여할 수 조차 없었다.
림과 백보드를 여러 차례 퉁긴 농구공이 그물을 가르자,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스 무더 킹 센터의 관중들이 번쩍 손을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 ” 리오오오오오오-온! 베이커어-!!! ” ]
장내아나운서의 커다란 목소리가 환호성의 사이를 비집고 힘겹게 울려퍼지는 동안, 나는 다소 허탈해져서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로 전광판을 쳐다보게 되었다. 조금의 이의조차 제기할 수 없는 명백한 제프 그린의 파울이 맞았다.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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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월튼)
“YES! 바로 저거죠! 인사이드가 뛰어난 팀은, 결국엔 바로 저렇게 경기를 가져가는 법입니다. 데이비스의 슈팅은 비록 빗나갔지만, 리온 베이커가 멋지게 백-업을 했죠. 실로 멋진 포지션이었고, 훌륭한 노력이기 도 했습니다.”
(로스 테더라인)
“121 : 122. 뉴올리언스가 다시 경기를 앞서갑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기초. 폴 조 지에 이어 알드리지마저 오늘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된 지금, 킴이 짊어지고 있는 무게는 갈수록 커자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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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 Dude –”
“휴우- 우리가 과연 7-Cut을 할 수 있을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아니, 그렇진 않을 걸.”
“…”
은 비교적 오래된 전술이었지만, 우리 스퍼스는 그동안 이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활용을 해왔다. 한쪽 윙포지션에 서부터 볼이 스윙을 해 돌아가는 동안, 포 스트-업을 취했던 빅맨이 스크린을 통하여
공격수를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코트위에 있는 제프 그린과 줄리어스 랜들은 우리가 많이 호흡을 맞춰 본 이들이 아니었다. 물론 트레이닝캠프와 프리-시즌을 함께하긴 했지만, 이런 클 러치 상황에서 특정한 전술을 믿고 함께하 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타임아웃을 소모한 탓에, 우리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뿐이었다. 그래서 폽도 지금 섣불리 경기를 끊어 가지 못하는 거다.
“내가 하겠어. 어서 가자.”
” …그래.”
투웅-
퉁겨진 농구공을 받아들며, 난 다시 공격 진영으로 걸음을 옮겨갔다. 4쿼터에는 아예 내 전담 매치업상대가 된 솔로몬 힐이 하프 라인에서부터 날 강하게 압박을 해오고 있다.
삑-!
“아아- 젠장!!”
그러다 그만 파울을 범하고야 말았는데, 솔로몬 힐은 남아있던 파울 하나의 여유분을 너무나도 쉽게 헌납해버렸다. 마찬가지 로 아쉬웠던 것인지, 코트 위의 몇몇 선수들 도 머리에 양 손을 얹고는 실망스러움을 감 추지 못하고 있다.
변경된 규정에 의해 샷클락은 재설정이 되지 않고, 17초 남은 그대로 공격은 이어 진다. 남아있는 시간은 1분 4초였고, 아웃 오브바운드를 제프 그린에게 양보했던 나는 줄리어스의 랜들의 스크린을 받아 이동 하여 패스를 받아들었다.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까도 생각을 했지만, 굳이 스스로를 터프샷 상황을 몰고 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신속히 공격을 전개 하려고 한다.
“스크린이야-!!!”
아무래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신뢰할 만한 이가 나의 사이드-킥이 되어줘야만 한다. 그래서 이번엔 브랜든 잉그램이 스크리너가 되어줬고, 탑에서 윙으로 이동했던
나는 아주 잠깐 솔로몬 힐과 미로티치에게 둘러싸이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공간이 넉넉했다보니, 미로티치는 계속 더블-팀 상황을 이끌어가지 않고 리커 버리를 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제는 정면에 도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난, 미로티치가 서있었던 방향으로 이동을 하며 정면의 수비를 슬쩍 확인했다.
순간의 더블-팀에 잠깐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인지, 솔로몬 힐은 정면이 아닌 내 오른편에서 날 수비하고 있었다.
‘ 기회야.’
“?? .. !!!”
모르겠다. 솔로몬 힐은 어쩌면 내가 조금 더 드리블을 할 수도 있다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게 아니고야, 미로티치의 리커버 리와 함께 즉시 달라붙지 않은 것을 설명할 수 없다.
뒤늦게 화들짝 놀란 그가 힘껏 손을 뻗어 오지만, 이미 농구공은 손을 떠난 뒤였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솔직히, 아무런.
현재의 스코어와 남아있는 타임아웃. 그리고 상대의 파울갯수정도만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을 뿐, 딱히 복잡한 생각은 하 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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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킴! 뛰어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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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내가 던지는 슈팅은 반드 시 들어간다.
뭐, 이건 사실 본능과도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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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OH-! HE DID IT!!! 124 : 122! 그리고 38번째 득점을 기록하는 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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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문득 든 의문은 어째서 엘빈 젠 트리가 타임아웃으로 템포를 한 번 끊어가 지 않았느냐는 점이었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우리에게 굳이 틈을 주지 않고 싶어서? 만약 지금이 2분가량 남은 시점이었다면야, 그런 의도를 이해할 수 있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의 종료 시점까지 55 초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한다고 가정해도 세 번. 평 균적으로는 두 번씩 공-수를 더 오고갈 수 있다고 판단을 했을 때, 상식적으로라면 지금 타임아웃을 부르는 게 옳았다.
허나 젠트리는 그러지 않았고, 빠르게 진 행되었던 뉴올리언스의 공격은 지금까지 거의 완벽한 4쿼터를 보여줬던 AD의 어처 구니없는 실책으로 이어졌다.
{ ” 왜 거기에서 패스를 보낸 거야?!?!?! ” }
차라리 비명에 가까웠던 목소리를 내지른 한 팬의 절규에 구구절절 동감하며, 나는 엉겹결에 가로채기에 성공한 잉그램의 곁으로 이동하여 농구공을 받아들었다.
그리곤 벤치의 폽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타임아웃은 필요 없어요.’
그러자 본부석 쪽을 바라보려고 했었던 폽이 도로 팔짱을 끼며, 몸을 돌려선다.
‘고마워요, 폽.’
충분한 신뢰를 보여주는 폽의 제스처에, 난 속으로 감사함을 표하면서 다시 하프라 인을 넘어섰다. 그리곤 거기에서 몇 발 더 내딛지 않고 뛰어 올랐다. 아크라인까진 제 법 거리가 남았고, 누가 보면 멍청하다고도 할 수 있는 빠른 슈팅 셀렉션이었다.
그렇지만 난알수 있었다. 아니,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여기에서 슈팅을 던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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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테더라인)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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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결과가 눈앞에 펼쳐지게 될 지를 말이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저 멀리에서 달려 나오는 머레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 얼굴이 벌겋게 변해 고함을 내지르는 이들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이. 또 신기한 녀석을 다 본다는 눈빛을 보내는 이들에게 둘러싸이게 됐다.
정신없이 몸 여기저기를 두드리는 이들에게서 가까스로 빠져나오자, 근처에서 날 기 다리고 있던 또 다른 이와 마주하게 되었다.
“네가 해냈어-! 내가 뭐라고 했지? 네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거랬잖아!”
“하하. 그러게요. 그렇지만…”
“??”
“알죠? 이건 결코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일이라는 거.”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빈스는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곤 내 가슴을 손등으로 두들긴 뒤에 끌어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I’m so proud of you man. 진심이야.”
“…네. 고마워요.”
이젠 조금 쉬어도 될까?
하지만 그것을 허락받으려면, 좀 더 시간이 지나야만 했다.
* * *
□ 경기결과
SPURS 129 : 122 PEUCANS
Min-Hyuk Kim / 41분 46초 출전
: 41PTS / 7AST / 7REB / 1STL / 1BLK / 4TO / 3PF
: 13/30 FG, 6/15 3P, 9/10 FT
: +/-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