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826
826화 새로운 발견
이에 뇌전이 위기를 느낀 듯, 몸을 부르르 떨며 사방팔방으로 엄청난 양의 뇌광을 뿌려댔다. 그리고 이 순간, 엽현이 사라졌다.
공명경 속으로 들어온 엽현은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조금 전 그가 했던 것은 상대를 끝장내려는 것이 아닌, 자신의 공격이 위협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약점!
뇌전이 검역에 뒤덮였을 때, 마침내 약점을 드러냈던 것이다.
잠시 후, 뇌광이 점차 잦아들었을 때 엽현이 뇌전 위에 나타났다. 검역이 뇌전을 붉게 물들이는 찰나, 여러 개의 검광이 날카롭게 내리꽂혔다.
콰콰쾅…….
엄청난 양의 뇌광이 터져 나가면서 엽현이 멀리 튕겨 나갔다. 천 장 먼 곳에 멈춰 선 엽현이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을 때, 뇌전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전보다는 확연히 희미해진 상태였다.
바로 이때, 이번에는 뇌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쉭-!
엽현이 황급히 검을 들어 앞을 막는 순간,
쾅-!
한 줄기 뇌광에 직격당한 엽현이 몸에 전류가 흐르는 채로 또다시 멀리 튕겨 나갔다.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 이번에는 수천, 수만 갈래의 뇌광이 마치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깜짝 놀란 엽현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곧장 공명경에 몸을 숨겼다.
쾅-!
조금 전 엽현이 있던 공간이 불에 그슬려 그대로 바스러졌다.
미친 듯이 사방을 태우던 뇌광은 그로부터 한 시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잦아들었다.
엽현은 여전히 머리 위를 거미줄처럼 수놓고 있는 뇌광의 잔해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뇌전이 화가 단단히 났다는 걸 똑똑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가 왜 화가 난 것일까?
당연히 엽현의 검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때, 엽현 곁에 나타난 연천이 검은 뇌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금 전의 일격을 더욱 강하게 할 수도 있다.”
“음? 어떻게?”
“공간도칙을 이용해 속도와 힘을 더하는 것이다. 먼저 검역으로 놈의 약점을 노출시킨 후, 공간도칙으로 가속한 검을 꽂아 넣는다면 충분히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끝장을 볼 순 없겠지만,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멀리 검은 뇌전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도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하긴 했지만, 한 달 가까이 수련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이뤄낸 엽현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이제는 그의 검이 뇌전에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첫날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자신의 발전이 흡족해하고 있을 때, 연천의 음성이 들려왔다.
“놈에게 일부러 맞아 주거라.”
“뭐?”
엽현이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았지만, 연천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저 뇌전은 일반적인 뇌전이 아니다. 네 육신을 뇌전에 단련시킬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강한 방어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연천! 농담하지마!”
“…농담이라고 생각하느냐? 게다가 몇 번 맞았는데 아직 살아있지 않느냐?”
“…….”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 없다. 이는 네 육신을 단련시킬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네 육신의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해선 웬만한 고통으로는 어림도 없다.”
벼락을 맞으라고?
엽현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왜냐하면 처음 벼락을 맞았을 때의 그 느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지가 모두 타들어 가는 그 느낌!
만약 그의 몸이 무적검체가 아니었더라면 이미 재로 변해버렸을 것이다.
엽현은 벼락을 맞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앞섰다.
이때 연천이 말했다.
“걱정 말거라. 한 대 맞는다고 죽진 않는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고 하지 않느냐? 이것도 일종의 기연이라 할 수 있으니 도전해 보거라.”
“좋아!”
기연이라는 말에 엽현이 주먹을 꽉 쥐고 소리쳤다.
이미 절정에 달한 그의 육신을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이런 방법밖에 없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반 시진의 휴식을 취한 후, 엽현은 고개를 들어 검은 뇌전을 바라보았다. 보기만 해도 짜릿해지는 느낌에 벌써부터 등 뒤로 땀이 흘렀다.
하지만 우물쭈물할 시간은 없었다.
엽현이 다시 검광으로 변해 몸을 날린 순간, 하늘에 있던 뇌광이 기다렸다는 듯 그에게로 뚝 떨어졌다.
뇌광에 담긴 기운을 느끼자 엽현은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육신의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이때.
쾅-!
벼락 맞은 참새처럼 힘없이 추락하는 엽현.
그의 전신에선 뇌광에서 묻어나온 전류가 번뜩였다.
“으아아아아악! 나 죽는다-!”
벙어리도 말문이 트이게 할 만큼 짜릿한 효과였다.
뇌광에 직격당한 엽현은 그렇게 수천 장 거리를 튕겨 나갔다. 다행히도 뇌전은 엽현을 추격하지 않고 장벽 근처에 머물렀다.
어두운 성공 중, 대자로 뻗어 누운 엽현.
그의 몸 주변으로 남은 전류가 번쩍이니 마치 작은 별이 된 듯했다.
이때의 그는 몸 전체가 마비되어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엽현의 참혹한 모습을 본 연천은 생명수가 담긴 옥병 하나를 꺼내 그의 입가에 흘려 넣어주었다.
생명수가 몸 안으로 들어오자 그의 육신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반 시진이 흐른 후, 정신을 차린 엽현은 겨우 몸을 일으켰다. 전신이 욱신거리고 뼈마디가 시큰거리는 것이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이때 엽현의 몸을 둘러보던 연천의 얼굴에 화색이 돋았다.
“이야, 생각보다 효과가 있구나!”
“…연천, 솔직히 말해 봐. 너도 확신한 건 아니었지?”
“음… 나도 실제로 해 본 건 아니었으니까. 효과 봤으면 됐지, 안 그래?”
“…….”
“자, 계속 진행하거라. 네가 할 일은 뇌전에 몸을 단련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아무 타격도 입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인 엽현이 멀리 검은 뇌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한 번 시원하게(?) 맞아보니 두려움이 덜 한 것 같았다.
어쨌든 죽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니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는가!
몸을 움직여 뼈 상태를 확인한 엽현은 검은 뇌전을 향해 씩 웃어 보였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말을 마침과 동시에 쏜살같이 날아오른 엽현.
이에 기다렸다는 듯한 줄기 뇌광이 그의 머리에 직격으로 내리꽂혔다.
“으갸갸갸갸갸갸갸갸!”
성공이 환해질 때마다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한동안 계속됐다.
허공에 대자로 뻗어 누워있는 엽현.
그의 전신은 온통 상처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성공을 향해 몸을 날린다.
이렇게 뇌전으로 담금질하길 십여 일. 엽현의 육신은 몰라볼 정도로 단단해져 있었다.
처음 뇌광에 가격당했을 땐 몇 시진이 지나서야 겨우 일어났지만, 지금은 일각이면 충분히 회복하고도 남았다.
이는 그의 몸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엽현은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수련을 이어나갔다.
한편, 엽현이 고행(?)을 하는 동안 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양계천의 강자들이었다. 그들은 엽현을 응시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 역시 양계천에 머물면서 뇌전의 강력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뇌전에 몸을 부딪치며 수련하다니, 육신이 도대체 얼마나 단단하면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엽현이 벼락을 맞고 일어설 때마다 그들의 입은 더욱더 벌어져갔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났다.
이날도 역시 엽현은 뇌전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머리 위로 떨어지는 뇌광.
전류가 그의 전신을 관통했지만, 엽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검은 뇌전을 향해 다가갔다.
현재의 그는 뇌광에도 능히 견디는 육신을 보유하게 되었다. 다만 여전히 뇌전을 상대로 승리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서로가 서로를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뇌광을 맞고도 멀쩡하자, 검은 뇌전은 이번에는 스스로가 한 줄기 뇌광으로 변해 엽현에게로 날아들었다.
엽현은 이 역시 피하지 않았다.
뇌전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
하지만 이때, 날아들던 검은 뇌광의 기운이 순간적으로 폭증했다. 엽현이 깜짝 놀라며 발을 빼려는 순간, 뇌광이 엽현의 전신을 뒤덮었다.
콰쾅-!
순식간에 주변의 성역이 눈부시게 빛나고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천둥과 번개가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렇게 일각이 지난 후, 뇌광 사이에서 엽현이 전류에 휩싸인 채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엽현을 공격했던 검은 뇌전이 장벽 근처로 물러나더니 잠시 후, 깨끗이 소멸하고 말았다.
이를 본 양계천의 강자들의 시선이 순간 엽현에게로 향했다.
이로써 엽현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통상 오유계로 가기까지 다섯 개의 관문을 지나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관문들은 뒤로 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바로 이때, 엽현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연천의 눈에 놀라운 기색이 떠올랐다.
“너… 그 몸…….”
“내 몸이 왜?”
그 말에 고개를 숙인 엽현은 깜짝 놀랐다.
원래 그의 피부에는 검의와 검기가 깃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외에도 수많은 뇌전이 번뜩이고 있는 게 아닌가! 게다가 이 뇌전은 원래 있던 검의나 검기와도 이미 융합되어 하나가 된 상태였다.
즉, 그의 육신은 검체일 뿐만 아니라, 뇌체(雷體)로 거듭난 것이다.
육신의 강도가 더욱 강해진 것은 너무나 당연한 소리!
해냈다!
엽현은 뜻밖에 수확에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 그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 벼락을 맞고 고꾸라진 것이 헛수고는 아니었던 것이다.
“검을 흡수하거라.”
연천의 말에 엽현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현재 네 육신의 강도라면 경지를 더 높인다 해도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좋아!”
고개를 끄덕인 엽현은 자리에 앉아 검을 꺼내 들었다.
먼저 한 자루를 단전 부위에 꽂아 넣자 정순한 힘이 그의 몸 안에 휘몰아쳤다. 하지만 이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육신에 의해 순식간에 흡수된 것이다.
다소 당황한 엽현이 다시 검을 꽂아 넣었다. 이번에도 몸 안에 들어가자마자 검의 깃든 기운이 완전히 흡수됐다.
이때부터 엽현의 손은 더욱 바빠졌다.
그렇게 대략 반 시진이 흐르는 동안 엽현의 몸은 진노인에게로 받은 서른 자루의 검을 모두 집어삼켰다. 그리고 마지막 검을 흡수함과 동시에 그의 몸 안에서 엄청난 기운이 밖으로 솟구쳐 나왔다. 이와 함께 그의 주변 공간은 마치 풍랑을 맞은 듯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경지를 돌파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가부좌를 틀고 두 눈을 감은 엽현의 몸에서 끊임없이 강대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이 모습을 한쪽에서 조용히 지켜보는 연천.
과연 명경에 이르는 것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소위 명경이란 자신의 운명을 깨닫는 단계다. 깨달음이 충분치 않다면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경지다.
운명!
이 세계가 아직 혼돈에 속해있을 때부터 모든 생령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이것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운명이었다.
이 중에서도 죽음이란 가장 절대적인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를 피한 이는 없었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
이 간단한 명제는 모든 생령들에게 적용되는 가장 강력한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자신의 운명을 더욱 또렷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눈을 감고 있는 엽현의 머릿속엔 이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운명… 미래…….
청성을 빠져나올 때부터 시작하여, 그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계옥탑부터 시작해서 천녀, 그리고 긴 여정에서 항상 등장하는 도움의 손길들…
이상한 점은 그들은 모두 자신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전생의 모습이겠지만.
나는 전생에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전생은 전생, 현생은 현생. 나의 미래는 나 스스로가 결정한다! 이것이 바로 나 엽현의 운명!”
그의 입에서 이 고백이 튀어나온 순간,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