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145)
〈 1145화 〉엘프 여왕 샤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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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시녀들이 곧바로 날 끌고 갔다.
내가 버려진 곳은 손님방.
ㅡ쿠웅.
날 안에 던져놓은 시녀들이 문을 닫고 우루루 빠져나갔다.
“어미.”
제법 넓은 공간 안에는 사람이 지내는 데 있어야 할 가구들이 전부 구비되어 있었다. 모든 것들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의젓하게 서서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었는데, 여기서 자리를 찾지 못한 것은 오직 나뿐이었다.
ㅡ풀썩.
나는 바로 소파 위에 주저앉았다.
“내가 씨발.”
다시는 이딴 곳에 오나 봐라.
“딸딸이 개마렵네, 이 씨발럼들.”
처음부터 이 일을 맡은 것이 잘못이었다.
이곳이 여왕궁이고 상대가 여왕이라는 생각에 필요 이상으로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다 보니, 결국 돌이킬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건 원래 내 방식이 아니다. 역시 시발 사람이 다르게 행동하면 이렇게 피를 보게 되는구나.
깨달음은 달콤했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도 추악했다.
내 다시는 이딴 식으로 행동하지 않으리라.
“테에에에엥!”
대체 어디서부터 이렇게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극한의 쪽팔림과 좆됐다는 감각이 어우러진 기묘한 현실 속에,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바닥에 등을 붙이고 땡깡을 부렸다.
ㅡ붕쯔붕쯔!
그러면서 생각한다.
냉정하게 현실 파악을 해보자.
일단 여왕이 내게 호감을 보이면서 노골적으로 유혹을 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근데 유혹을 해서 어디까지 가려고 했는지가 의문이다.
처음에는 뭐 침대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저렇게 정색을 하면서 반응을 한 것을 보면 그건 아니고 그저 나를 자신에게 푹 빠지게 만들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려고 작업을 치고 있었던 거였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대놓고 씹발기를 할 줄은 몰랐던 거겠지.
물론 나도 내 자지가 멋대로 발기해서 경을 치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거 오기 전에 하루 종일 딸을 치면서 욕구를 진정시켜보긴 했지만 결국 자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저 심해에 사는 어떤 아귀의 수컷은 그 무한하고 어두운 공간을 영원히 주파하면서 오직 암컷만을 탐색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렇게 암컷을 찾게 된 수컷 아귀는 그 커다란 기쁨에 환희하며 암컷의 몸체를 깨무는데, 그 순간 수컷 아귀의 삶은 끝장이 나버린다.
합체.
암컷에게 달라붙은 수컷 아귀는 생명활동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상실하고 암컷에게 흡수되어버린다. 남은 것은 오직 생식기능뿐이다. 수컷 아귀는 그저 그 암컷에게 동화된 채 자신의 정자를 전해줄 뿐인 자지적-존재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을 삶의 의미로 여긴다.
“내가 바로 그 짝이로구만.”
말 그대로 그 자지적인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발기대장 김캇트 씨발.
그냥 내가 정액맨 할게.
씨발 시켜주면 다 해. 난.
“아오.”
좆같기 그지없다.
이게 정녕 현실이라는 말이냐.
아무튼 머리를 쥐어 뜯어봤자 해결되는 것은 없다. 지금은 그냥… 상황을 분석하고 어떻게든 잘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지.
일단 그렇게 생각을 해보자면 여왕에게 있어서 이것은 계산 외의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여왕은 이 사태를 이용해서 뭘 하려고 할까? 어쩌면 나를 압박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근데 나를 압박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있나?
이건 모르겠다.
그래도 나를 아직 여왕궁에서 내쫓으려고 하지 않은 것을 보면 해명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ㅡ파츳.
순간.
나의 뇌수를 스치고 지나가는 어떤 생각.
“…뭐.”
아니.
잠깐.
“애초에 내가 발기를 왜 했지?”
발기.
내게 달라붙어 오는 여왕과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하다가, 돌연 여왕이 자기 어깨를 쓸기 시작했고, 그것으로 원피스의 윗부분이 벗겨져서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드러나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나는 그것 때문에 씹발기를 한 셈이었다.
“설마.”
샤흐란 여왕이… 그것을 의도한 것인가?
ㅡ파앗!
나는 내 옷을 빠르게 살펴보았다.
이 하늘하늘한 가운 같은 옷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얇은 재질이라, 성적인 흥분을 감출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살을 접촉하는 것에도 몹시 취약하며, 신체의 변화가 바로 눈에 들어오게 되어있다.
어쩌면.
여왕은.
이것을 노리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했을 수가 있다.
“…!”
그렇게 생각하니 전신에서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이 내가.
설마 함정에 빠진 것인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여왕이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면서 내 마음을 흔들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 내가 씹발기를 한 것은 그 시도했던 방법이 예상 이상으로 잘 먹혔기에 그렇게 된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으로 여왕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내가 자기 말에 거역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말하자면 내 약점을 잡은 셈이 된다.
이곳은 엘븐 포레스트의 신역이다. 여왕의 홈그라운드며, 내게 굉장히 불리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여왕이 내 약점까지 잡았다? 그러면 나로서는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여왕에게 협조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단 말이다.
말마따나 여왕이 나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그렇다면 그 순간 척살령이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
“대체 나를 이용해서 무엇을 하려고?”
뭔가 외교적인 약점?
그게 아니라면 설마 당초 내가 느꼈던 대로.
내게 원나잇을 요구할 생각인가?
그러한 가능성들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나는 평소 이상으로 머리를 써야만 한다. 나는 어쩌면 250년 묵은 암거미의 거미줄에 걸린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유폐와 외로움에 미쳐버린 암거미의 거미줄에.
ㅡ고오오.
물론.
나는 위기 속에 강해지는 남자다.
철저하게 정신을 무장한다. 나는 여자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전문가다. 또한 인간계 최고의 매력을 지닌 사내다. 그런 내가 이런 난관을 헤쳐나가지 못할 이유 따위는 없다.
ㅡ끼익.
“아닛!”
순간 내 상념을 깨뜨리고 들어오는 문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씨발… 이거 너무 집중을 해버렸군.
“…”
보니까 시녀들이 음식이 담긴 구루마를 끌고 온 상태였다.
ㅡ구루구루.
그러고는 마치 짜장면 배달부처럼 식탁 위에 음식들을 세팅하고는 곧바로 방에서 나가버렸다.
ㅡ터억.
…이건 뭐냐?
지금 나보고 일단 밥은 먹으라고 하는 건가?
“이건.”
여왕이 그다지 화난 건 아니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밥이라도 먹으라고 하는 것은 그런 느낌일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급격하게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고, 나는 식탁 앞에 앉았다.
존나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진귀해 보이는 과일과 육류 위주의 메뉴였다.
고급스러운 술도 다수 있고.
ㅡ덥석.
포크와 나이프를 든 나는 그것들을 해치웠다.
이렇게 밥을 먹고 있으니 몸에서 활력이 도는 듯했다. 뭘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밥을 준다는 것은 괜찮다는 신호인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지금부터 많은 것을 의심해야 한다.
아무튼 힘이 좀 나는군.
식사를 몽땅 다 해치운 나는 그것들 적당히 정리해둔 뒤에, 방에 딸려 있던 작은 욕실에 들어가서 깨끗하게 몸을 씻고 침대에 누웠다.
잠깐 눈을 좀 붙여보자.
* * *
ㅡ끼익.
문 열리는 소리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보니까 시스루의 엘프 시녀들이 또 우루루 들어오고 있었다. 구루마를 끌고 온 시녀는 내 식탁을 정리했고, 다른 시녀들은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나는 바로 상체를 일으켰다.
“…”
보니까 해가 진 상태였다. 대충 낮쯤에 여기 와서 그 지랄이 터졌으니 한 네다섯 시간 정도 잔 모양이다.
존나 개운하군.
마음 역시 강철처럼 단단해진 기상이었다.
“여왕께서 부르셨습니다.”
시녀가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나는 최대한 시녀들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녀들의 시스루 차림은 그야말로 발기 유발 복장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것 같은 치명적인 옷들이었으니까.
농담이 아니라 집 갈 때 딱 여덟 벌만 챙겨가고 싶다.
ㅡ저벅저벅.
여하튼 시녀들을 따라 복도를 걷는다. 창밖은 어두웠지만 궁전 내부에는 조명들이 아주 많아서 몹시 밝았다. 당연히 LED 등은 아닐 텐데 아주 밝다.
그렇게 걷고.
계단을 오르고.
걷고.
다시 계단을 내려간다.
마치 미로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고, 여왕궁은 상상 이상으로 넓었다. 그럼에도 세계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이윽고.
“이곳입니다.”
어떤 거대한 문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상당히 장식이 화려하다. 여왕의 어전은 아니고. 뭔가 홀 같은 곳인가?
“들어가 주시길.”
내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 시녀들이 같이 안 들어가고 떠나갔다.
“이건 또 뭔…”
ㅡ끼익.
아무튼 나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ㅡ화악.
따뜻한 온기와 함께, 자욱한 수증기가 나를 반겼다. 이게 대체 뭔가 싶었는데, 주변을 슥 둘러본 나는 굉장히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이곳은 상당히 커다란 목욕탕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목욕탕! 여러 가지 탕들이 있었고, 조각상이 있었고, 벽에는 작은 타일로 이루어진 정교한 모자이크 그림들이 쫙 박혀 있었다.
날 이곳으로 불렀다고…?
대체 어째서냐.
ㅡ스윽.
수증기 속에서 나체의 시녀들이 걸어 나왔다.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그녀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저 앞에서 보이는 것은.
“…”
탕 속에 들어가 있는 샤흐란 여왕이었다.
새하얀 피부는 젖어 있었다. 탕 속에 들어가 있는 샤흐란 여왕은 옷은 벗었지만, 보석 장신구들은 벗지 않았다. 목걸이부터 시작해서 귀걸이와 서클릿. 그리고 팔찌와 반지들이 물에 젖어 번들거린다.
“가까이 오세요.”
그 샤흐란 여왕이, 내게 손짓을 하면서 말했다.
“엘프들에게는 목욕을 하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가 있지요. 아까… 당신이 제게 그런 무례한 행동을 보여준 것. 그 이후로 쭉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녀가 욕탕의 난간을 끌어안고 있는 탓에, 가슴이 전부 보이지는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얼굴과 어깨. 그리고 팔 뿐이다.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이야기라.
“이쪽으로 들어오시는 게?”
그 말에 시녀들이 내게 다가왔고, 내가 입고 있는 옷을 벗기려는 듯이 손을 뻗어왔다. 나는 손을 가볍게 휘둘러 그것을 막아냈다.
“으응?”
“여왕님.”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나를 목욕탕으로 초대하다니.
이것은 빼박이다.
여왕은 나를 원하고 있었다.
“지금 저를… 목욕탕으로 초대한 것입니까?”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
여왕은 그것을 다 알고 이러는 것이다.
“진솔한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니까요. 저는 아까 전의 그 일이… 그래요. 크게 양보하고 좋게 생각해서, 모종의 오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그 추측이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샤흐란 여왕은 아주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듣고 있으면 아까 있었던 일쯤은 전부 다 용서해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어조다.
“차분하게 대화를 하려고. 제 욕실로 초대했지요.”
아까 보여준 차가운 태도랑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차분하게 이야기 하는데 이만한 곳은 없을 테니까. 그렇지 않나요? 인간들도 문화 자체는 비슷할 것 같은데.”
전혀 다르고.
딱 봐도 즉석에서 지어낸 말이다.
“인간에게 그런 문화는 없습니다. 그리고 여왕님. 아까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런 무방비한 모습으로 저를 초대하다니요. 이건 문제가 있다고밖에는.”
“무방비한 모습인 게 문제가 있나요?”
의뭉을 떠는 샤흐란.
“당신을 믿고 있는데. 아까의 일이 오해였다면 이러고 있어도 문제는 없겠지요? 그렇잖아요.”
그런 개소리를.
ㅡ스윽.
그리 말한 여왕이 자세를 바꾸었다.
뒤로 눕는듯하더니, 한쪽 다리를 물 바깥으로 길게 쭉 빼면서 그 탱탱한 허벅지를 어루만진다. 엉덩이와 보지 부분은 물속에 잠겨 있어서 볼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그걸 왜 봐야 하냐고.
하지만 수증기로 가려져 있음에도 젖가슴이 상당히 커다랬기에 젖꼭지 부분은 조금씩 보이는듯했다.
“어서요. 이 안으로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