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519)
〈 1519화 〉 검머외전 – 이계의 마신
ㅡ그아아아악!
ㅡ그으으으으으으으윽!
ㅡ우와아아아악!
현실에 소환된 제국주의의 피해자, 흑인분들이 절규하면서 사방팔방을 네발로 기어 다니기 시작한다.
ㅡ사사사삿!
ㅡ사사사사삿!
ㅡ사사삿!
내 머릿속에 바커렐 대장에 대한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었던바, 그들의 습성은 바커렐 대장을 닮아 있었다. 네발로 기던 나체의 흑인분들이 사탕수수를 타고 올라가거나, 결계 안쪽의 벽을 마구잡이로 타고 오른다.
그들은 적을 발견하는 즉시 근육질의 허벅지에서 비롯된 폭발적인 각력을 이용하여 어뢰처럼 쏘아져 적들의 목덜미를 물어뜯을 것이다.
ㅡ쑤우우욱!
드높게 자라난 사탕수수.
ㅡ크르르르!
그 기다란 잎사귀들이 태아처럼 웅크린 근육질의 흑인분들로 변질된다. 제국주의의 피해자였던 흑인분들은. 이제 사탕수수의 힘을 얻고 새롭게 탄생하여 자신들을 탄압하던 제국주의자들을 역으로 탄압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김캇트의 블랙 바탈리온.
결계의 현실화.
내 힘으로 이루어진 나의 군세를 소환할 수 있는 비전의 절기다. 물론 아직 숙련도가 낮은 탓에 소환된 반제국주의의 흑인분들을 미세하게 컨트롤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숙련도가 높아진다면.
마치 저그 무리를 조종하는 오버로드처럼 일정 인구수를 마음껏 조작할 수 있게 된다.
ㅡ캬아아아아아아아!
ㅡ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ㅡ부오오오오오!
흑인분들이 나의 감정과 공명하여 울부짖었다!!!
제국주의!
제국주의!!!
나도 군필이라서 아주 잘 알고 있다! 국가를 위해 좆뺑이를 치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정당한 돈을 주지 않고 부린다면 그것은 노예요, 그야말로 제국주의야!
본디 제국주의는 다른 국가의 사람들을 탄압한다는 사상이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정의가 그렇다고 해서 자국의 청년을 탄압하는 것이 제국주의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제국주의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분노가 치솟았다! 내가 당했던 제국주의의 고통! 그것을 지금의 청년들이 또 당하고 있는 상태다!
참을 수 없어!!!
문득 임오군란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
자국의 군인들에게 제국주의적인 처사를 강요했던 조선이 제국주의의 피해자가 된 것은 어찌 보면 예견된 미래였다! 군인을 탄압하는 국가가 제대로 나라를 지킬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생각해보면 이순신 장군 역시 탄압을 받았었다!
ㅡ쿠오오오오오오오!!
ㅡ캬아아아아!
ㅡ크르르르륵!!
분노의 공명.
함성을 내지르는 흑인분들의 눈에서 시뻘건 안광이 터져 나온다. 동시에 그들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면서 덩치가 커진다.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플랜테이션의 농장주들이 언제나 휘둘렀던 잔혹한 채찍.
오벨리스크의 거신병, 아니.
김캇트의 흑인병들이 대지에 섰다.
ㅡ부우우우웅!
그리 대지에 선 흑인병들 중 일부의 어깨에서 날개가 솟아올랐다.
ㅡ부우우웅!
ㅡ부우우우우우웅!
그렇게 자유의 날개와 해방의 날개를 얻은 녀석들이 부우우웅, 소리를 내면서 사방팔방을 날아다닌다. 비행하는 그들의 자세는 십자가 자세로 통일되어 있었다.
“이, 이건 대체 뭐야아아아아앗!!”
“공포의 군단이다아아아아앗!!”
“아아아아아아악!”
“사, 사람살려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엇!!”
그 결계의 한복판에 널브러진 군인들이 패닉상태에 빠져서는 소리를 질렀다. 물론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들에게 분노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나도 당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터져 나오는 분노일 뿐이다.
“당장 통령군주에게 시정을 명령해야겠군.”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터무니없다. 게이트가 터져 나오고 병사들이 실전도 치르는데 월급이 30만 원이라니.
이건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 아니지.
“그렇군.”
각성자들이 군림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ㅡ파앗.
나는 다시 손가락을 튕겨 결계를 해제했다.
ㅡ화아아악.
그러자 그 모든 광경이 전부 환상이었다는 것처럼 안개가 되어 사라졌다. 사탕수수밭도. 흑인분들도 전부… 어차피 가서 말만 하면 끝나는 일이다. 내 결계를 펼친 채 전쟁을 할 필요는 없지.
“릴렉스.”
순간 너무 빡이 쳐서 김캇트 공원을 전개해 버렸다.
“어? 어어…?”
“대, 대체?”
“이게 무슨 일…”
“고, 공포의 군단이 어디로 사라진 것이지?”
어리둥절한 군인들. 본의 아니게 죄 없는 이들에게 겁을 줘버렸군. 이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목격자는 우리 말고 없는 상태니까 기억을 좀 지워주면 되겠지.
“야! 갑자기 결계는 왜!”
“캇트님? 무슨 일 있었나요?”
곧 그녀들이 서바이벌을 멈추고 다가왔다. 갑자기 결계가 전개되었으니 놀란 것이겠지.
“아냐. 별일 아니니까 계속해. 이유는 조금 있다 말해줄게. 힐데는 이리로 오고.”
나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다가온 힐데에게 부탁했다.
“힐데야. 여기 이 겁에 질려있는 친구들 기억 한 5분만 지워줘라.”
“지금부터 5분 전까지요?”
“어.”
“알겠습니다!”
ㅡ화아아악!
힐데가 마법을 흩뿌리자 겁에 질려있던 군인들이 잠시 멍해진다. 그렇게 한 30초 동안 정신을 못 차리던 군인들이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 앉아서 내가 친 보호막을 구경했다.
“와. 근데 진짜 어떻게 저런 총으로 총싸움을…”
“머리 검은 분이 견인포 들고 쏘는 거 보셨습니까?”
“말도 마라…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그것보다 중기관총 탄환을 맞고도 멀쩡했습니다.”
그녀들의 총싸움 광경을 보고 한마디씩 하는 군인들.
결계를 본 기억이 말끔하게 사라졌군.
“근데 캇트님? 무슨 일이길래 갑자기 결계를?”
“잠깐 제국주의적인 일을 목도했거든.”
“제국주의! 대체 무슨 일이었죠!!!”
“들어보니까 군인들이 월급을 30만 원만 받는데.”
“네?! 전사들이 월급 30만 원?! 보통 한국의 하급 노동자가 150만 원 정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국주의라고 한 거야.”
“증오스럽고 혐오스러운 노예제도!!!!!”
힐데가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비명을 질렀다. 이것은 퓨전유교를 따르는 존재라면 모두가 분노할만한 일이니까.
내일쯤 가서 따지도록 하자.
제국주의는 용서하지 않아요.
ㅡ투투투투투투퉁!
ㅡ투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
아무튼 나는 즐겁게 총싸움을 하는 그녀들을 만족스럽게 바라보았다. 캬. 나도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비비탄총 싸움도 하고 그랬는데 말이다. 여름에도 물총 사서 막 존나 놀았던 추억이 있다.
ㅡ콰아아아앙!
ㅡ쿠우우우우우우웅!
즐겁구나.
* * *
“후우! 나름 재미있었네요! 확실히 지구인들이 무기를 잘 만들긴 했어요. 쏘는 감각이 재밌네.”
한참 동안 총싸움을 즐긴 그녀들이 무기를 다시 내려두고 돌아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총질을 하던 그녀들은 총싸움을 하면서 누가 반칙을 했네, 지구인들 총이 참 좋네, 이 총보다는 저 총이 더 좋네, 하는 말들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런데 진짜 카린님 헤드 엄청 맞았죠.”
“아나, 진짜. 야. 근데 어쩔 수 없어. 총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게 규칙이었잖아.”
“반사신경으로 피해야죠.”
“아니. 반사신경도 총알보다 느리게 해야지. 니 설마 총알보다 빠르게 했냐?”
“네? 아뇨! 당연히 느리게 했습니다!”
“이거 수상한데.”
“정말이에요!”
왠지 카린이라면 FPS 게임도 즐겁게 할 것 같다.
“것보다 위니아님!”
“왜!”
“어떻게 저만 노리고 그렇게 쏘실 수가 있죠!”
“니도 그랬잖아!”
“이건 용서 못 할 것 같아요!”
“지랄! 나도 용서 못 해!”
위니아가 진짜 힐데한테 신나게 총질하더라. 아무튼 뭐 오늘 놀 거는 다 놀았다. 지구 무기들을 진짜 알차게 체험했다. 언제 이런 걸 또 해보겠나?
“아. 마지막으로 전차 몰아볼래?”
근데 아직 전차를 안 몰았지.
“전차? 아.”
카린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뭐. 전차는 괜찮을 거 같다. 보는 건 재밌는데 직접 하는 건 좀 별로일 것 같단 말이지. 역시 직접 뛰어다니면서 쏘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아.”
“흐흐흐, 그래?”
“어. 그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처음에 바닷가에서 막 싸우잖아? 딱 느낌이 제일 좋아.”
참전용사들이 PTSD가 걸릴 정도로 잘 만든 씬이었는데 카린에겐 그냥 지구 전쟁 테마파크 정도로 보인 모양이었다. 진짜 익스트림한 누나로군.
“야, 야. 그냥 그거 안 되냐?”
“뭘?”
“저거 견인포 저거.”
“견인포?”
“견인포가 원래는 지면에 고정한 다음 사람 여럿이 모여서 쏘는 무기잖아? 옮기는 것도 차량으로 옮기고.”
“그렇지.”
“그럼 이제 저만한 총을 내 개인용 화기로 만드는 거지. 직접 들고 쏠 수 있게. 탄도 한발씩 넣는 게 아니라 한 탄창씩 막 넣을 수 있게 하고. 그냥 존나 큰 K2 총처럼.”
무슨 건담이 드는 총이냐?
견인포를 초인이 드는 개인화기로 바꾸면 딱 그런 느낌일 것 같은데.
“그런 거 있으면 재밌을 거 같은데. 가서 만들어 달라고 해주라. 응? 누나가 부탁할게.”
“흐흐흐, 그래. 당연히 그 정도는 해줘야지.”
그거 진짜 재밌을 것 같네.
“야호!”
환호성을 터트린 카린이 내 머리를 끌어안고는 볼에 키스를 박아줬다. 진짜 제일 신났다니까. 리즈가 영화 보고 광분한 것처럼 카린은 총에 푹 빠진 상태였다.
“캬. 근데 진짜 이게 물건이란 말이지.”
카린은 아직도 신이 난 상태였다. 주머니에서 꺼낸 5.56미리 탄환을 잡아 들고 그것을 다트 던지듯이 조준한 카린이 뇌관에 딱밤을 때리자.
ㅡ파아아앙!
그대로 탄두가 발사된다.
“사실 살인적인 무기긴 한데, 우리가 가지고 놀면 그냥 좀 많이 재밌는 장난감이잖아?”
“이걸 장난감 취급할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을 거다.”
“그렇긴 한데 말이야. 아무튼 지구도 괜찮다 이거지. 근데 총 종류가 많던데. 돌격소총? 다른 것들도 좀 달라고 해줘.”
“그랭.”
아예 FPS 게임을 하나 알려줘야겠다.
그럼 슬슬 가보도록 하자.
“아, 그런데.”
리즈가 말했다.
“열심히 움직이니까 슬슬 뭔가 좀 먹고 싶어지네요. 뭐 먹을까요?”
“음, 피자 먹을까?”
위니아가 피자를 제안했고.
“아! 피자 괜찮네요! 거기에 떡볶이랑 라면, 햄버거? 추가할까요?”
힐데가 탄수화물 폭탄을 선언했다.
“치킨!”
먹는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한번 불타오른 그녀들이 메뉴를 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은 따로 먹어야 하는 것이 있지.
ㅡ쿠웅.
나는 발을 한번 구르면서 말했다.
“그럴 줄 알고.”
“네?”
“이미 저녁 먹을 곳을 수배해 놨지.”
“어머? 어디죠?”
“내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
가자.
* * *
그렇게 우리는 최고급 일식집에 도착했다.
“호오… 뭔가 분위기는 좋네요? 건축 양식도 좀 많이 특이한 것 같고.”
“그러게. 뭐냐? 아예 처음 보는 양식인데?”
들어가자마자 그녀들이 주변을 둘러보면서 감탄했다.
하긴. 일식집이라고 해봤자 현대인에겐 익숙하기 그지없다. 근데 이세계에서 나고 자란 그녀들에겐 조금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담엔 한옥마을에라도 데려갈까.
“저기. 물 건너 다른 나라 양식이야. 여긴 그 나라 요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고.”
“후후후, 무슨 요리일까? 캇트가 그렇게나 추천하다니.”
클라우디가 웃으면서 내 허리에 팔을 둘렀다.
듣고 놀라지나 마라.
그리 말하려던 찰나.
“깜둥이… 혹시 뭐 또 이상한 거 아냐?”
위니아가 날 보면서 그리 말했다.
아니.
“아니 위니아. 내가 뭐만 하면 이상한 거 하는 사람 같잖아.”
“그럼 아니야? 리즈언니. 그 실장 요리 같은 것도 있나?”
그게 왜 나와!
“흐음… 실장 요리라. 아. 그 오징어밥풍 그린소스? 라는 게 있다는 것 같던데. 그거 아니죠?”
아니 개오랜만에 듣네 그거.
“아니. 그럴 리가 있나. 그걸 왜 처먹어. 진짜 그런 거 아니라고.”
“그럼 뭔데?”
“그렇다면 무슨 요리죠?”
모든 시선이 내게로 집중된다.
그리고 나는 선언했다.
“날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