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62
3 화
히든 퀘스트?
나도 입술로만 대답해 주었다. 계집이 고개를 끄덕일 때 지었던 표정은,과거 조나단이 원수에게 향했던 표정과 동일했다.
누구나 강해지길 원한다. 이것들 이 협회의 권고를 어기고 퀘스트 시작 아이템을 삼켜 버린 까닭 또
한 그래 보였다.
신 삼합회 체제는 일본인들에게 꽤 가혹했었다고 했다.
본 무대 일을 이태한에게 일임해 버린 이후 신경을 꼈다고 해서,그 들이 신 삼합회에게 당했던 일들이 아니 들려오는 것도 아니 었다. 이번에는 내가 계집의 목을 바짝 당겨오고서 그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지? 보 상은 너희들만 누리는 것을.”
내 혀가 계집의 귓바퀴에 닿았다.
“보상은 나도 없어. 중요한 건 그 게 아니잖아. 당신,협회로 복귀하
고 싶지 않아?”
계집은 불에 데인 것처럼 몸을 움 찔하며 대답했다.
공대장 놈이 연계 퀘스트의 끝을 본다면 협회 지도부로 진출할 만큼 강해질 거라는 확신이 서려 있었 다. 그때 나를 데려가겠다는 거였 다.
계집이 마저 말했다.
“믿어도 돼.”
마지막 말은 또다시 .
칠마제와 관련된 대박 퀘스트니 까.
소리 없이 입술만움직여서였다.
칠마제의 모든 군단들이 그렇듯, 마루카 일족의 진짜배기들 또한 이 족보행의 지성체들이다.
하지만 세로로 벌려지는 입.
몇 개의 아가미에서 독액을 쁨어 내는 보스 몬스터가 괴기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결국에는 E등급 던전 일 뿐이란 거 다.
공대 녀석들로서는 지옥이었겠지
만.
“으아아악!”
그래서 보스전을 끝낸 직후에 터 져 나온 소리는 비명이 아니었다.
그렇게 들릴지라도 실상은 환희로 가득 차 있는 함성이 었다.
[ 공격대 : 퀘스트 ‘심해의 병기’를 완 료 하였습니다. ]움켜쥔 주먹을 연거푸 휘두르는 녀석도,드러누운 채로 큭큭 대고 웃는 녀석도,금방이라도 서로의 입술까지 빨아 먹을 것처럼 굴고
있는 커플도,멍하니 보스 몬스터 의 사체만 바라보고 있는 녀석도.
제각기 다양한 반응들이다. 그렇 지만 모두의 눈동자만큼은 뚜렷해 지다 못해 이글거리기 시작한 것이 공통된 반응.
최초와 차순위 보상은 공대장 놈 과 계집이 먹기로 약속되어 있었어 도, 지금까지 회수된 마석이나 보 스 몬스터에서 드랍된 아이템 등의 분배는 이제부터 였다.
계집의 지시에 의해서 한쪽에 자 리가 만들어 졌다.
마석이 가득 차 있는 자루와 드랍
아이템들이 놓여졌다.
그것을 중심으로 모인 자들이 나 를 힐끔힐끔 돌아보는데,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 시선들이 섞여 있었다. 내게도 전리품을 나눠 줘 야 할 필요성을 깨닫고 있는 시선 도 있었다.
거기까지 다.
공대장 놈과 계집에게 나도 분배 받을 자격이 있다고 나서는 녀석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밀고자 류이치 정도만 머 뭇거 리며 입술을 달싹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계집이 선언했다.
“공대장과 나는 빠질게. 너희들끼 리 지지고 볶고 해 봐.”
공대 녀석들은 충성심을 시험하고 있다 생각했는지,계집을 챙기기에 바빠졌다. 그럼에도 계집의 태도에 변화가 없자 열기가 들끓어 올랐 다.
보스전을 치르며 다 쏟아부었던 체력들이 일순간 회복된 듯한 반응 들이었다.
“권 상! 어서!”
나를 부르는 손짓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기특한 녀석들 같으니라
녀석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 니,류이치가 대표로 달려 나왔다.
“먼저 골라.”
녀석들이 터놓은 길로 보스 몬스 터의 드랍 아이템이 훤히 보였다.
설령 보스 몬스터의 드랍 아이템 을 선택할지라도 내게 양보하겠다 는 것이었다.
하지만 흥미는 조금도 동하지 않 았다. 여기 말고 바깥. 진짜 켓 푸드 웨어하우스에 널리고 널린 게 바로 그런 잡템들이기 때문이다.
“뭐든지 고르기만 해. 권 상은 자
격이 충분하잖아.”
뭐든지 고르기만 하라니,자격이 충분하다니. 오히려 감상에 젖기에 충분했다.
시스템의 악의적인 부분이 지워진 결실이 비로소 나오고 있다고 믿고 싶다.
“나도 빠지지.”
왜?
녀석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표정 다음으로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공대 녀석들 대부분이 나를 존중 하고 따르긴 한다만,이 녀석은 더 유별났다. 내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일이 잦았다.
플래티넘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납 득되지 않게 과도했다.
내 리딩이 범상치 않았다 해도,지 금의 가짜 신분은 어디까지나 일성 군단장의 추격을 받는 도망자 신세 였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도 망자에게?
돌이켜 봐도 녀석은 나를 꾸준히 챙겨 왔었다. 녀석들에게 존중을 받기 전부터 꾸준히 말이다. 눈치 채기엔 충분했다.
이 녀석은 나를 의심하고 있다.
도망자가 아니라 협회에서 보내온
조사관 같은 것으로.
그때 계집이 눈빛을 보내왔다. 그 눈빛에는 긴장감만 그득해져 있었 다.
둠 엔테과스토의 라이프 베슬. 그 연계 퀘스트를 시작하려 하는 것이 다.
나는 류이치 녀석의 손을 뿌리치 며 말했다.
“가 봐. 난 신경 쓰지 말고.”
공대장은 검은 파편을 획득하고도
협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 일을 두고 류이치는 개념을 상 실하지 않은 이상 있을 수 없는 일 이라 판단했다.
구원자 오딘 아래 유일무이해진 통합 집단이 바로 협회 아니던가. 그런 협회의 권고를 무시하다니?
1진영 프랑크,2진영 켓 푸드 웨 어하우스,3진영 세계 각성자 협회 (3),4진영 신 삼합회,5진영 레볼 루치온 (12).
그렇게 분산되어 있던 시점까지만 해도.
만 명도 채 되지 않는 레볼루치온
을 제외하고,나머지 4개 진영이 첨 예하게 대립될 줄 알았다. 그렇게 자신 또한 신 삼합회의 인간 방패 로 쓰여서 전장에서 죽게 될 줄 알 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
제일 열세였던 레볼루치온(12)을 주축으로 한 세력이 일거에 전 진 영을 병합해 버린 것이다.
그건 언더 독의 반란 따위가 아니 었다.
협회가 공고한 진실들과 구원자 오딘에 관한 굉장한 소문들이 사실
일 수밖에 없게도,병합 과정에서 흘린 피라곤 프랑크 길드의 지도층 일부분이 전부였다고 했다.
신 삼합회가 어떤 자들인데?
그들조차 한번 싸워 보지도 않고 구원자 오딘의 품으로 기어들어 갔 다고 했다.
구원자는 과연 구원자였다.
그분 덕분에 노예보다 비굴했던 족쇄를 끊을 수 있었으니까.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공대장은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을 향한 복수심에 가득 차 있는 걸 모르진 않는다. 신 삼합
회 체제 안의 일본인 중 누군들 아 니 그럴까.
그래도 말이다.
검은 파편을 발견했다면 거기에 무슨 능력이 깃들어 있든지 간에, 협회의 권고를 따라야 했다. 그렇 게 보상을 받았다면 공대원과 같이 나눴어야 했다.
하지만 공대장은 혼자 독차지하고 공대 전체에 협회에 반하는 위험을 떠안겨 버렸다.
그게 자신이 밀고를 할 수밖에 없 던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다음이었
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게 이 상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공대장과 조력자인 부공대 장이 협회 본관으로 끌려가게 될 줄 알았지만,여느 날과 다름없는 하루하루였다.
그때 권기 철이라는 도망자가 공대 로 합류했다.
무려 일성 군단장 김지훈의 여자 를 탐해서 원한을 진 자였다.
세상에 별 미친놈이 또 있구나 싶 었다.
언제나 그렇듯,무대의 세력 구도 에 큰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이름들이 있다. 직전 장 에서는 신 삼합회의 중국인들 이름 이 주를 이뤘었다.
그러나 이제 그 이름들은 위대한 구원자 아래 포진된 이름들로 가려 졌다.
권성일,이태한,김지훈,김지애, 엔젤라,군나르손,이데마,메이슨, 체니 등.
그들 협회진들이 여기 무대가 합 리적으로 운용되도록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이지만,그래서 모두가 협 회의 진심과 노고에 감격해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약 육강식으로 지배된 세상이란 것이 다.
그래서다.
무슨 깡으로 일성 군단장 김지훈 의 여자를 취할까. 또 일성 군단장 의 여자도 뭐가 부족해서 그런 위 험한 짓을 저질렀나.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그랬다.
하지만 범상치 않은 능력은 결국 엔 드러날 수밖에 없는 법.
그가 특별한 사내라는 걸 깨닫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강하고 노련하며 머리가 비상한 한 국인 각성자였다.
결코 지도자 타입이 아님에도,모 두가 그를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번씩 들었던 생각이었 다.
권기 철.
그가 일성 군단장이나 되는 여자 를 탐할 정도로 어 리석은가?
밀고에도 협회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던 시기,바로 그때에 그가 합류 한 것이 우연인 걸까?
권기철은 겪어 보면 겪어 볼수록 정체를 파악하기가 힘든 사내였다.
특히 노련한 전투 실력은 본연의 능력치를 제하고도 기계적인 몸놀 림에 가까웠다.
정비 시간 때마다 홀로 있는 고독 한 모습에서 어딘가 모르게 흐르는 위압적인 분위기도 실로 대단했었 다.
공대장과 부공대장도 그 분위기에 짓눌리기 일쑤였다.
의문은 의심에서 확신으로 변해 갔다.
그는 밀고의 결과였다. 그러니까 협회에서 보내온 자가 분명했다.
협회에서 검은 파편을 오랫동안
신경 써 온 대로,어지간한 인물을 보내올 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예 중에서도 정예를 보내왔다.
여차하면 공대장과 부공대장의 목 을 날려 버리고,모두를 제압할 수 있는 자로.
“뭐든지 고르기만 해. 권 상은 자 격이 충분하잖아.”
“나도 빠지지. 가봐. 난 신경 쓰지 말고.”
류이치는 협회의 지시에 따라 자 리를 옮겼다. 풍성한 전리품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권 상은?”
한 사내가 물었다.
“빠지겠대.”
“왜?”
“그 속을 어떻게 알겠어. 우리 뜻 은 전해졌을 테지. 그럼 된 거야.” “공대장눈치보는 거아냐?”
“눈치를 볼 사람인가.”
“하긴.”
“자. 그럼 여섯이 죽고,세 사람이 빠졌으니까……. 열여섯인가.”
“마석은 균등하게. 나머지는 주사 위를 굴리는 게 어때?”
“시스템으로?”
류이치는 그의 배낭에서 진짜 주
사위를 꺼내며 대답했다.
“손맛을 봐야지.”
눈깔이 힘이 실린 미소들이 서로 를 스쳐 댔다.
판이 시작됐다.
주사위 두 개가 멈출 때마다 탄식 과 환호 소리로 떠들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작은 주사위 두 개 에만 집중되어 있을 때,오로지 류 이치만 공대장과 부공대장 그리고 권기철이 모여 있는 곳을 신경 쓰 고 있었다.
공대장과 부공대장의 표정이 눈에 밟혔다. 자그마치 E급 마루카 일족
의 던전을 공략했다는 기쁨 따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의존이 심한 눈빛으로 협회 에서 보내온 자를 응시하고 있었 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어떤 비밀이 셋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 없었다.
‘수고하십시오! 권 상.’
류이치는 공대원들의 시선을 막을 수 있는 부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키웠다. 분위 기를 더 고조시켜서 저쪽에 신경 쓰지 못하도록.
“나와라! 나와라!”
허공에서 떨어진 주사위가 뱅그르 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