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63
4 화
공대장 놈의 입술이 시퍼레지고 있었다. 두 눈은 초점을 잃었다. 계집이 공대장 놈의 이상 반응에 어깨를 흔들었어도 공대장 놈의 초 점은 돌아오지 않았다.
“몸이 차가워.”
계집은 그렇게 말하며 열광의 도 가니가 된 전리품 배분의 현장을
신경 썼다.
그때 공대장 놈의 아가리가 천천 히 벌려지며 혀가움직여 댔다.
픽픽.
침을 튀기기 시작했다. 마치 작정 하고 내뱉은 것처럼 덩어리진 침으 로 연결되었다.
계집의 면상에 부딪치려던 찰나 에, 계집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계집은 차마 보지 못했겠지만 그 렇게 피할 수도 없었겠지만,침 덩 어리 속에는 벌레라고 표현해도 틀 리지 않게 작은 것이 숨어 있다.
공대장 놈의 덩어리진 침이 떨어
진 바닥. 그 질퍽한 진흙 위로 벌레 가 기어 나왔다.
갑각류처럼 외껍질이 두럽고 몇 쌍의 다리를 달고 있었다.
다다닥.
벌레는 빨랐다. 그래도 얼마든지 짓밟아 터트려 버리는 게 가능해 보였지만,오랫동안 기다려 온 퀘 스트의 시작을 그렇게 망쳐 버릴 순 없었다. 아직은 아니다. 진행과 정이 남아 있다.
“우엑.”
이번에는 소리가 컸다. 공대장 놈 이 구토를 쏟아 내며 힘들어했다.
전리품 배분이 한창인 현장에서도 소리를 좇은 시선들이 몇 있었는 데,류이치 녀석의 호들갑에 다시 묻혀 가는 것이었다.
침에서 기어 나온 벌레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나만 보고 있었 다.
죽은 보스 몬스터 사체로였다.
벌레가 사체를 갉아먹고 들어갔을 때.
부글부글.
사체에서 기포가 일어나고 짠 바 닷물이 벌어진 틈새마다 새어 나왔 다. 죽은 보스 몬스터의 촉수 몇 가
닥에서 움직 임이 포착됐다.
이미 죽은 것에 생명이 부여되고 있는 것이다.
그때까지도 공대장 놈과 계집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채 지 못했다.
공대장 놈은 뒤틀린 속을 계집에 게 호소하고 있었고,계집도 자신 이 기생충의 숙주가 될 수도 있었 던 순간을 추호도 모른 채 멍청한 낯짝이 었다.
나는 계집의 고개를 보스 몬스터 사체 쪽으로 돌렸다.
“살아나고 있다.”
계집은 몇 박자나 느렸다. 생명 활 동을 겨우 포착했는지,성큼성큼 걸어가 보스 몬스터의 대가리 부근 에 검을 박기 시작했다.
쑤신 다음에는 미친 듯이 밟아 댔 다. 다른 군단의 몬스터였다면 그 때 머리뼈가 튀고 골수가 다 빠져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누런 점액질이 다였다. 역 하고도 관 내가 심한 그것을 달고 온 계집에게 공대장 놈이 소리를 죽여 말했다.
“끝났어.”
계집은 이게 다야?,라는 표정이
었다. 공대장 놈도 안심보다는 싱 겁다는 반응이 컸다. 제 몸에 스며 들고 있는 기운을 의식하지도 못한 다.
웃기고들 있는 것이지.
공대장 놈의 침 덩어리 속에 섞여 나온 기생충은 여기 것이 아니었 다.
A급 던전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괴악한 것이었다. 내가 없었다면 숙주가 된 계집은 살아도 살아 있 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몇 명의 전사자는 있었지만 어쨌 든지 간에 E급 던전을 성공리에 완 료하고.
둠 엔테과스토의 라이프 베슬. 그 것을 완성시키는 첫 번째 연계 퀘 스트까지도 완료했음에도 공대장 놈의 표정은 어두웠다.
계집에게조차 말하지 않고 혼자만 죽상인 것을 보면,내게도 그 이유 를 당장 들려줄 생각이 없어 보였 다.
“미치고 팔짝 될 노릇이군. 정말 우리가 해낸 게 맞아? E급 던전
을?”
공대 녀석들만 들떴다.
각자 배분된 마석 자루를 짊어지 고 이후 공략을 얘기하며 흥분에 차 있었다.
E급 던전을 완료했으니 앞으로도 E급 던전에 주력할 것이라는 이야 기들로 말이다.
레벨업. 전리품.
언젠가는 협회 본부로 들어가겠다 는 포부도 실 려 있다.
돌아가는 길의 이정표는 진흙에 파묻힌 몬스터 사체들이었다.
계산해 보니 근 2주째였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은 고작 몇 시 간이 전부,우리는 입구로 나왔다.
[ 공격대: 던전(마루카 일족,E등 급)을 파괴하였습니다. ] [ 군단: 테츠야 공격대가 던전(마 루카 일족,E등급)을 파괴하였습니 다.] [ 길드: 사쿠라 군단의 테츠야 공 격대가 던전(마루카 일족,E등급) 을 파괴하였습니다. ]메시지 세 개가 연달아 뜨는 것으 로 마침표가 찍혔다. 사무관의 장
부에도.
그가 놀라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하니 끝낼 줄은 몰랐소. 오 늘 자로 전멸 처리하려 했었는 데……. 대단합니다!”
꼴에 협회에서 나왔다고, 건방을 떨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이에 공대 녀석들 또한 얼굴들이 의기양 양해져 다른 공대들이 보내오는 선 망 어린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던전 건물 앞에서 해산이 결정되 었다. 재소집 일자는 이틀 후.
공대 녀석들은 내가 다음 공략에
도 참여한다는 확답을 기어이 듣고 나서야 흩어지기 시작했다.
부상이 덜한 자들은 도박장과 주 점으로. 거기서 그들은 영웅담을 날이 새도록 떠들어 댈 것이다.
나는 계집과 공대장 놈을 따라 그 들의 사무실로 향했다.
거기에 이르고 나서야 공대장 놈 이 털어놓았다.
“다음 퀘스트……. D급 던전이 다.”
계집의 안색도 그때 어두워졌다. 저도 모르게 젓는 고갯짓이 있었 다.
그러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히든 퀘스트를 완수해서 나를 협회 본부 로 복귀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게,생각났기 때문일 거다.
계집의 변명이 길어졌다.
“지원자가 속출할 테고 군단의 지 원도 기대해 볼 만해졌어. 그러니 까 권 상.”
딱 잘라 말했다.
“어느세월에.”
연계 퀘스트가 어디까지 이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겨우 두 번째 과정에서 D급 던전으로 이어졌다.
아는가.
현재 모든 공격대를 통틀어 D급 던전을 격파한 공격대는 성일의 공 격대가 유일하다는 것을?
공대장 놈이 똥을 삼킨 듯한 표정 을 지어 왔던 이유는 다른 게 아니 었다.
다음 퀘스트 장소가 D급 던전이 란 걸 알았을 때 놈의 뇌리를 스치 는 생각이라곤 ‘절대 불가능하다’, 그 한 문장이 었을 것이다.
이것들 자체로의 전력으로는 영 영.
공대장 놈은 조용했다.
놈이 퀘스트를 진행할 의지가 분 명하다면 선택지는 하나였다.
지금 전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인지라,제 공격대를 버리고 D급 던전에 도전 중인 다른 공격대에 들어가는 것뿐.
하지만 놈도 그러한 공격대가 자 신을 받아 줄 리가 없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가진 것이 얼마나 있지? 따로 숨 겨 놓은 게 있을 거잖아.”
놈이 침묵을 깨고 개소리를 뱉었 다. 그러고는 아차 싶었는지 깽깽.
바로 시선을 피하며 계집에게 고
개를 돌렸다.
“발이라도 담가 봐야겠다.”
“미쳤네. 나만 그렇겠어? 공대원 전부가 다 손가락질하며 떠나 버리 고말지.”
“난이도만 확인하고 바로 나오면 되잖아. 많이들 그러고 있다.”
“꼭 먹어 봐야 똥인 줄알지?”
공대장 놈은 내가 자신과 한 배를 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놈은 서슴없이 칠마제를 언급하며 시작했다.
“퀘스트가 칠마제를 가리키고 있 다. 끝을 보기만 한다면……. 그 새
끼들을 갈가리 찢어 죽여도 협회는 눈감아 줄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 게 되어야 해. 그때가 되면 나는 지 금의 내가 아닐 테니까.”
“테츠야.”
“나를 영입할 수밖에 없겠지. 너 도 공감했잖아. 복수도 하고,오딘 님의 진짜 그늘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이뿐이란 걸.”
퀘스트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그 것을 가져온 ‘검은 파편’에 대해선 한 번도 입에 담지 않는다.
“권 상. 난한 번한 약속은 꼭 지 키는 사람이다. 퀘스트를 완료하기
만 하면 당신을 협회로 복귀시켜 줄 힘이 생긴다. 이건 그 정도의 가 치가 있는 퀘스트다. 거기엔 추호 도의심이 없지. 믿어야 해.”
“그래서?”
“우리 첫 시작이 그리 좋지 않았 던 건 인정한다. 하지만 변했잖아. 적어도 나는,당신을 사야카처럼 생각하고 있다. 공동의 목표가 있 어서 더 확실해졌다고 생각한다.” “큭. 뚫린 입으론 뭐든 말할 수 있 지. 계속 믿으라고만 하는데 누굴 병신 머저리로 아나. 난 그냥 떠나 면 그만이야. 너희 같은 것들은 지
천에 널렸어.”
계집이 끼어들었다.
“계속 도망치기만 하려고? 언젠가 는 협회에 복귀해야지.”
둘의 고개가 몸을 일으킨 나를 따 라 치켜들어졌다. 공대장 놈의 눈 씹이 꿈틀거 리고 있었다.
“가진 걸 다 털어서 전력을 충원 하겠다.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나 오겠다.”
“위험하다 싶은 순간에 골로 가는 거다. 나오기는 개뿔.”
그때 공대장 놈이 무릎을 꿇고 나 올 줄은 나도 예상치 못했다.
“가지마……. 당신이 필요해.”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면 고려해 보지.”
놈 딴에는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 론다.
무릎 한 번 꿇은 걸로 ‘권기철’을 공짜로 부려 먹고 있으니까.
하지만 놈이 용병으로 데려온 녀 석은 엉덩이가 무거운 녀석이었다. 다이아 구간 초입(初 A).
공대장 놈이 속한 사쿠라 군단에
서 주선해 온 녀석이었다.
본인의 공격대를 가지고 있음에도 용병으로 들어온 이유야,물론 공 대장 놈이 다 털어 넣은 재산 때문 이다.
그랬어도 계약 조건은 용병 녀석 에게 전부 맞춰져 있었다.
일회성인 계약이 었고 탈주 상황도 녀석이 판단하기로 했다.
즉 놈이 원한다면 언제든 도망쳐 도 된다는,불합리한 계약임에는 틀림없었다.
공대장 놈이 늘 끼고 있던 반지들 은 이제 그 손가락에서 보이지 않
았다.
준수했던 흉갑도 등급이 낮은 것 으로 바뀌었다.
용병 녀석은 그런 녀석과 후드로 얼굴을 가린 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다리를 꼬고 앉았다. 콧구멍이 보 일 정도로 우리를 내리깔아 보면 서.
툭툭.
“E급 던전 한 번?”
“맞습니다.”
“그런데 D급을?”
“발 한번 담가 보고 싶을 뿐입니 다. 경험해 본 것과 아닌 것의 차이
가 분명 할 테니까요.”
“테츠야라고 했나?”
“예.”
“지금은 눈에 뵈는 게 없겠지. 건 방 한번 떨어 보는 것 치고…… 녀석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너는 뭔데,분위기 잡고 있지?”
“저번 공략에 참여했었던 용병입 니다.”
공대장 놈이 나를 대신해서 말했 다.
“아아. 이자가 그?”
“예. 마루카 일족의 던전에 해박 합니다.”
용병 녀석의 건방질은 계속 이어 졌다. D급 던전에 대한 공포를 밑 밥으로 깔고,그때마다 확연히 흔 들리는 공대장 놈의 반응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날 점심에 공대장 놈의 최고 상 관인 사쿠라 군단장이 방문했다.
사쿠라 군단장과 용병 녀석은 신 삼합회 체제를 함께 견딘 동료였 다.
“앞으로 눈여겨볼 공격대란 말일 세. 자네가 많이 지도해 줘야 돼.”
“그러니까 버르장머리부터 고쳐 놓고.”
공대장 놈과 느지막하게 들어온 계집은 사쿠라 군단의 두 간부진이 자신들을 두고 노골적인 품평회를 시작했어도 깍듯했다.
슬슬 자리가 파할 무렵 이 었다.
창밖이 갑자기 시끄러워졌다. 그 때도 나는 공대장 놈의 부탁에 의 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문을 부술 듯 열고 들어온 사내가 있었 다.
“권,권,권……
사내는 호흡을 가다듬은 후에야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했다.
“권성일 님께서 도시에 들어오셨
습니다!”
사쿠라 군단장과 용병이 될 녀석 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왜 그걸 이제 말하나!”
화악!-
둘은 계단으로 내려갈 시간도 없 다는 듯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공대장 놈과 계집은 허둥거리다 동시에 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바깥에서 들려오는 함성 은 대단했다.
와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