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72
21 화
시작의 장이 열리기 전부터 여기를 준비해 온 세력이 있었다.
주인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 력을 행사했던 인물 중 하나답게,그 세력에 관여하고 있었을 것이다. 세력의 이름은 세계 각성자 협회였 다.
잊혀질 만하면 ‘조슈아 폰 카르얀’이
란 이름이 사전 각성자들로부터 나왔 다.
레볼루치온과 투모로우 태생인 그들 로부터 말이다.
“그가 올 거다. 영접할 준비를 갖춰라. ”
“그,그라니요?”
“오딘. 그는 네 주인이기도 하다.”
오딘?
조슈아 폰 카르얀인가? 세계 각성자 협회의 리더?
그래서 처음에는 납득되지 않는 명 령이 었다.
오래전 과거에 어떤 밀약들이 있었 든,그것들이 의미를 잃어버리는 여러 사건들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장이 넘어갈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그랬다.
새로 마주친 사전 각성자들은 든든 한 동료가 아니라 위험한 적으로 나타 났다.
그때마다 주인은 그들의 도전에 맞 서 왔었다. 대화는 점점 통하지 않았 다.
매 장의 준비 기간 안에 무대를 통합 해 놓아야만 했기에 피할 수 없는 싸 움이 었다.
시스템의 악의적인 부분이 사라지며 퀘스트에 의해서가 아니라 해도 학습 되어 버린 그것,또 인간 본성에 잠재 되어 있는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하물며 2막 2장 후반부터는 퀘스트 까지도 미쳐 날뛰었다.
그 모든 역경을 통해서 였다.
주인은 오래전 바깥에서뿐만 아니 라,여기에서도 진정한 지배자 염마왕 으로 재각성하였다.
모두가 주인을 경외하였고 주인께는 마땅한 위력이 있었다.
그러니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이었다.
주인께 조슈아 폰 카르얀은 경쟁자 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여기에서나,이후 바깥에서도 지배 권을 놓고 사투를 벌이게 될 경쟁자! 그런 자에게 투지를 보이지 않다니? 도리어 영접할 준비를 갖추라니? 그런데 알고 보니.
오딘은 조슈아 폰 카르얀이 아니었 다.
주인은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인사 였다.
독재 국가가 아닌 이상에야 본래 한 국가의 정상들은 임기를 마치면 영향
력을 잃기 마련이지만,주인의 황금 제국에선 언제나 그가 최고의 권력자 였다.
교류했을 인사들도 그에 준하는 인 사여야 했다.
하지만 오딘.
그 한국인 사내나 마리라고 불리는 한국인 여자도,과거의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의 주인과는 접점이 없을 사 람들이 었다.
각성 나이도 이십대 초반쯤으로 보 였다.
그럼에도 주인은 그들에게 격을 갖 추지 않았다.
주인께서 잔뜩 취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부러움마저 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그 둘이 단지 주인의 옛 친 구 신분으로만 그치냐 하냐면 또 아니 었다.
장비를 걸치지 않은 바는 주인처럼 보관함을 사용할 줄 아는 것 같았고.
강력한 마루카 귀족을 일행처럼 데 리고 다니는 기이한 행태만 봐도,최 소한 마루카 귀족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을 품고 있다는 거였다.
그들도 첼린저 구간이다.
그런데 취해서 커진 대화들은 더 믿
기지 않았다.
비단 마루카 귀족을 압도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 었다.
그들은 주인을 몇 수 아래로 보고 있 었다.
바야흐로 최종장이다.
다른 시작점에서 출발해 주인과 같 은 전철을 밟아 온 리더들이 물론 있 을 것이다. 그런 걸 감안해도 충격적 인 등장이다.
그런데 뭐?
“네가 본래 내 휘하에 속해 있었던 것처 럼그것들에게도 예정된 운명이 있다. ”
오딘이란 한국인 사내는 모든 걸 아 래로 보는 것이었다.
그 순간 주인을 주인으로 모시게 된 날처럼,심장이 내려앉았다. 가슴 깊 은 곳에서 감정이 거세게 일어나기 시 작했다.
i= r=
■方*■方*■方*.
심장 소리가 북을 치는 것처럼 울려 댔다.
그때는 남자의 명령이 자신에게서 나온 것처럼 동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알콜 냄새로 가득한 거기에
서 나왔을 때.
마루카 귀족의 공포스러운 시선을 마주한 직후.
홉!
제정신이 들었다.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천천히 가라 앉았다.
두 눈이 평소처럼 차갑게 돌아섰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습니 다. 오딘. 오래전에나 당신께 속했지, 지금에 이르러서는 실망만 드실 겁니 다.’
올리비아는 전투 준비가 한창인 광 경을 뚫고 목책까지 도달했다.
망루에 오르자 현실이 부딪쳐 왔다. 모든 진영에서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병력들이 었다.
그것들이 거주지를 포위하고 있었 다.
다만 그들도 서로 간의 충돌을 의식 하고 있기 때문에,각 진영 간의 거리 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다양한 깃 발들이 펄럭였다.
보고했던 대로 대규모 병력을 끌고 온 곳도 있고 정예만 추슬러서 보낸 곳도 있었다.
불현듯 올리비아는 1막 1장 때가 생 각났다.
1막 1장의 보스 몬스터,크시포스 군 드락에게 붙잡혔을 때처럼 압박감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저것들의 군세에 겁을 먹은 게 아니 다.
예측이 가능했다.
여기는 화약고와 다름없었다. 저 도 화선에 불이 붙는 즉시,최종장까지 도달한 모든 진영들 사이에서 폭발하 고말 것이다.
각성자들 간의 내전(內戰)이!
그리고 한번 시작되면 최종장에 돌 입돼도 멈추질 않을 것이다.
얼마나 격렬한 전쟁이 지속될지는
구태여 겪어 보지 않아도 알 일이었 다.
올리비아는 자신이 받은 임무의 중 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깨달았다. 오딘 이 보였던 자신감처럼 그리되길 진심 으로 바랐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고 기대를 저버 리기 마련 아닌가.
올리 비아는 무거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가 첫 번째로 발걸음을 향한 곳 은세계 각성자 협회 (1) 이었다.
어쨌거나 레볼루치온과 투모로우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조직이면서,가
장 많은 병력을 몰고 온 집단이 바로 거기니까.
어김없었다.
다른 무대들도 치열한 삶을 똑같이 관통해 왔다.
올리비아는 독살스러운 기운들로 집 약된 시선을 달고 걸었다.
그들의 무장에서 발광하는 색채보다 도,그렇게 번뜩여 대는 시선들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더 깊숙이 안내를 받았다.
그러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준비 가 되어 있는 자들이 보였다.
설사 그것이 카니발리즘에 바탕을 둔 명령일지라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 을 자들이었다. 인원수라 해 봐야 한 개 공격대 정도.
하지만 대단한 존재감 이상으로 외 모도 역겨울 정도로 추했다.
구울로 오인될 만큼.
‘역병?’
바르바 군단의 역병에 전염된 정도 가 심하다.
보통 저렇게나 전염되었다면 죽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러나 추한 외모일지언정,엄연히 산 모습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것 이었다.
확실히 최종장까지 오고 나자 처음 보는 현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관심 끄는 게 신상에 좋을 거요. 당 신이 얼마나 강한지는 모르겠는데,여 기가 어디인지 잊지 말라는 거요.”
올리비아는 안내자도 그들을 무서워 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는 곳에서였 다.
세계 각성자 협회(1)의 리더는 거기 혼자서 고독하게 있었다.
마루카 귀족이 네크로맨서의 로브로 위장하고 있었듯이,이 진영의 리더도 그걸 두르고 있었다.
올리비아는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해서 그녀의 두 눈은 퇴로가 될 만한 곳을 부지런히 쫓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때.
올리비아의 뇌리로 뭔가가 응웅거리 기 시작했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올리비아는 그 느낌만큼은 알고 있었 다.
첼린저들만이 사용 가능한 전음이 들어올 때 이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육성으로 해 주십시오.”
“조나단 헌터…… 살아 있냐고 물었 다.”
쇠를 긁는 듯한 목소리. 아니,목청 어딘가가 찢겨져 나가 쥐어짜는 게 분 명한 목소리가 후드 안에서 흘러나왔 다.
목소리 뿐일까.
네크로맨서보다 더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내 였다.
모닥불만 쳐다보고 있던 그의 고개 가 들려졌을 때.
올리비아는 속으로 짧은 신음을 뱉 었다.
‘음!’
후드 안의 어둠 속을 꿰뚫어 봤기 때 문이었다.
그 안의 것은 인간의 얼굴이라 할 수 없었다.
피부 조직들이 녹아내리다가 굳어 버 린 듯했고,전반적인 골격도 상당히 비틀려 있었다.
그 위를 덮고 있는 건 녹색 곰팡이 같은 오염된 딱지들이었다.
그가 바르바 군단의 몬스터가 아니 라 인간이라 여길 수 있는 것이라곤 푸른 눈동자,그것밖에 없었다.
“살아 있느냐?”
“그렇습니다.”
“언제부터 함께했느냐.”
“1막 2장부터였습니다.”
일단 올리비아는 묻는 말에 대답했 다.
그러자 목소리나 외모보다도 더 소 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크크크거리면 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 집단의 정체성은 결국엔 지도층 의 성향에 달려 있는 법이다.
올리비아는 그의 괴소가 내전을 알 리는 포화 소리로 들렸다.
‘세계 각성자 협회(1)…… 위험해.’ 그런데.
“조나단에게 전하거라. 죽이러 온 게 아니니 안심하라고. 이 내가 지켜 주 고 있는 이상,다른 것들의 도발은 무 시하라…… 약하긴.”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고개를 돌 렸다. 처음처럼 모닥불로 시선을 가져 가되,로브 밖으로 두툼한 손을 휙 저 었다.
‘지켜 주고 있다고? 이자는 대체. 설 마?’
올리비아는 발끝에서부터 뇌전(雷 電)이 타고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머릿속에서 확 터지며 불러 일으킨 이름 하나.
‘조슈아 폰 카르얀!’
올리비아는 믿을 수가 없었다. 흐릿하게나마 기억하는 기자 회견 속의 인물은 반듯한 미남이 었다.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해도, 명 문의 품격을 머금었던 귀족스러운 분 위기만큼은 뇌리에 남아 있었다.
“조슈아 씨 되십니까?”
그때 였다.
그의 로브 어깨선 위로 녹색 안개가 아지랑이를 피어 올렸다. 그러고는 순 간에 퍼졌다.
독무 (毒露) 가!
그 즉시, 올리비아의 장비들이 위급
한 빛을 발광하였다.
올리비아에게는 항변할 여유가 없었 다. 거리를 벌리기에는 어디까지 이 안개가 퍼져 버렸을지 알 수도 없었 다.
그래서 그녀가 반사적으로 소환해 낸 것은,그녀의 주력이기도 한 소환 물 진이었다.
진은 던전 막과 비슷한 영롱한 푸른 빛을 품은 채로 나타났다.
진의 크기는 4미터보다 컸는데,거기 허공까지도 독무가 올라가 있었다.
확실히 진은 그녀의 생명줄다웠다.
숨 막히게 들어왔던 독무들이 진을
중심으로 밀려나며,약간의 공백을 만 들어 주는 것이었다.
“잠,잠깐 제 말을!”
그제야 올리비아가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더 빠르게 쇄도해 들어오는 게 있었다.
올리비아는 그것들이 어디서 시작됐 는지 차마 보지도 못했다. 모닥불에 기운 그림자마다,그러니까 올리비아 그녀의 그림자에서도 솟아 나온 것들 말이다.
인형(人形)을 띠고 있는 정체불명의 검은 소환물들이었다.
스스숫!
그것들이 일제히 진에게 날아들었 다.
진이 한 팔로 방어 결계를 만들어 올 리비아를 보호하기 시작하자,검은 소 환물 중 몇 개체가 집요하게 그 팔을 노렸다.
그때마다 독무는 물결 같은 파동을 치며,주위를 환상 속의 공간처럼 만 들어 버렸다.
진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 다.
눈에서 섬광을 토해 내며 긴 팔 한쪽 을 휘두를 때마다 검은 소환물이 연기 같은 죽음을 맞이 했다.
그래도 검은 소환물의 수가 압도적 이었다.
죽여도 죽여도 줄지 않고 달라붙었 다.
스르르一
마침내 올리비아를 보호하고 있던 진의 팔 하나가,검은 소환물들이 죽 음을 맞이했을 때와 똑같은 현상으로 증발하였다.
‘억!’
올리비아는 갑자기 뭔가에 잡아당겨 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고는 내리꽂혔다.
광!
그녀의 거대한 진이 황급히 따라붙 으려고 해도,그림자에서 솟아 나오는 검은 소환물들이 만드는 연격의 결계 를 뚫지 못했다.
[ 경고: 스핑크스의 반지가 무력화 되었습니다.] [ 경고: 가네샤의 전투 발찌가 파괴 되기 직전입니다.] [ 경고: 타라의 숭고한 목걸이가 파괴 되었습니다.] [경고: 소환물 진이 위태롭습니다.] [ 경고.. ]경고. 경고. 경고!
충격과 동시에 메시지들이 솟구쳐 댔다. 올리비아가 눈을 부릅떴다.
네크로맨서의 로브를 두른 남자는 그녀의 배에 올라타 있었다.
한 손으로는 그녀의 목을 조르고 다 른 한 손으로는 눈알을 파내기 위한 움직 임이 막 시작되 던 찰나였다.
“오……
올리비아가 가까스로 소리를 냈다.
“오딘……
남자의 거친 손톱 끝이 정확히 그녀 의 동공 앞에서 멈췄다.
목을 쥐어짜고 있는 힘도 느슨해졌 다.
“커억. 컥컥. 오딘께서 그분의 이름 으로 모두를 소집하라 하셨습니 다.” 그런데 설마.
올리비아는 유일한 인간 같은 구석, 남자의 그 푸른 눈동자 위에서 순간 반질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마스터께서……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