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Life Returner RAW novel - Chapter 174
24 화
제우스의 뇌신창.
오딘의 황금 갑옷과 동등한 레벨인 620레벨.
뇌전(雷電) 효과가 응집되어져 있는 이 신병에 강화된 오딘의 벼락 폭풍이 추가되면 어떤 위력을 발산할까.
필시 일선은 물론이거니와 일악의 전성기 때에도 거머쥐지 못했던 위력
으로 폭발할 터 !
하지만 주변의 분위기가 겨우 가라 앉았다. 시험해 보기엔 때가 아니었 다.
조나단의 발밑에서 뻗친 화염이 죽 은 사악의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는 중 이었다.
조나단이 발을 떼자 잿가루와 불씨 가 솟아올랐다. 날리는 불씨 속에서 보이는 그의 눈빛은 냉담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아이템을 벳었다면 죽여 놓는 게 낫 잖아. 어차피 앙심을 품을 것이니.
전투를 치른 이상,그것의 생사를 재 단하고 전리품을 취하는 것쯤은 승자 의 당연한 권한이란 거다.
그는 허공에서 쏟아지는 아이템들을 향해 즐거운 목소리를 냈다.
“보물 고블린이 여기 숨어 있었군.”
조나단이 그렇게 말하며 사선의 드 랍 아이템 중 하나를 집어 들 때 조슈 아도 하나를 낚아챘다.
그러다 둘은 동시에 괴성이 울려 퍼 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쪽에선 크시포스 군드락의 왕이 거대하게 우뚝 서서,겁에 질려 있는
사람들을 향해 포효하고 있었다.
거기서도 다시 전투가 시작될 수 있 었다.
그때 나와 눈이 마주친 조슈아가 이 번에는 목책 바깥을 향해 눈짓해 보였 다.
일선을 공격했던 행위 하나가 도화 선이 되어 다양한 전투들을 촉발시켰 듯이,바깥에도 큰 움직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중 가장 많은 병력이 주둔하고 있 는, 그러니까 조슈아 쪽 진영의 움직 임이 제일 활발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조슈아
는 즉각 유령 같은 신위로 자리를 떠 났다.
조나단은 제 진영 사람들을 안정시 키기 시작했고 연희도 애완물을 품 안 으로 불러들였다.
그다음으로 자리의 주인으로 초대받 아 온 녀석들 차례였다.
녀석들은 볼썽사납게 팽개쳐져 있다 가,내 앞으로 비틀거 리면서 모였다.
레볼루치온(30)의 윌리엄 스펜서를 위시로 넷.
다들 패색 짙은 얼굴로 직전의 충돌 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며 변명하 기 급급했다.
안다. 난동 같이 일어났던 전투들은 이 녀석들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이 녀석들과 함께 들어온 자 들로부터 시작됐다. 특히 윌리엄 스펜 서가 데려왔던 호위 군단 쪽에서 그랬 다.
제 진영의 리더가 공격받는다고 오 인했기 때문이었을 터.
충성심이 었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서였든. 아니면 그 전투의 열기에 휩 쓸려 버렸든지 간에.
이제 하나의 기치 아래 움직이게 될 자들 아니던가.
나는 네 녀석을 목책 바깥으로 돌려
보낸 후 항복자들 속에 대고 물었다.
“누가 드골과 함께 왔는가?”
셋이 응답했다.
그 셋까지도 제 진영들을 진정시키 기 위해 돌려보내고 나자 주변이 제대 로 보였다.
만(田)자 모양으로 사지가 꺾여 죽은 시체도 널브러져 있었지만 정작 피해 는 크지 않았다.
모든 진영의 리더들이 윌리엄 스펜 서처럼 호위 군단을 이끌고 들어왔었 거나,내 사람들의 초동 대응이 느렸 다면 더 많은 피해가 있은 다음에야 진정세를 잦았을 것이다.
한 번에 일어났다가 한 번에 식어 버 린 열기 다음은 적막이었다.
모닥불이 타들어 가는 소리. 수군거 리는 작은 목소리들이 나온다. 별들은 여느 때처럼 조심스러운 빛으로만 하 늘에 박혀 있었다.
목책 안. 조나단 진영이 차지하고 앉 은 자리는 잠잠해졌고.
목책 밖. 거기에서 들끓던 다양한 진 영들의 움직임도 축 가라앉았다.
사태는 진정되었으니. 이제 한곳으 로 모든 병력과 물자를 집결시켜야 할 때였다.
어디로?
당연히 레볼루치온(12).
최종장에서 1진영으로 배정된 그 중 앙 지역으로 말이다.
거기에서 최종장을 맞이한다.
“틀림 없으!”
정신계 프리야를 단번에 제압했다던 정체불명의 동양인 파티.
그건 오딘과 마리의 파티가 분명했 다.
성일은 보고를 받자마자 온몸을 부 르르 떨었다.
아닌 척하고 있었지만 오딘의 생존 을 염려해 왔던 그로선 감격에 사무치 는 일이었다.
프리야 고년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따위는 이제 알 바도 아니 었다.
공격대를 꾸릴 것도 없었다. 이태한 과 단둘이서만 오딘이 발견된 지역으 로 떠난 지 얼마 안 돼서였다. 비상사 태에 대비하여 조직해 둔 순찰대로부 터 전령들이 따라붙어 오는 것이었다.
「2진영의 20개 군단이 경고를 무시하 고 진입 중. 추가 증원이 예상됨. 보다 가 까이 접근했던 순찰대원들은 소식이 끊김.
발신 시각: 최종장까지 15일 14시간 34 분.」
「3진영의 13개 군단이 접경 지역에서 포착됨.
발신 시각: 최종장까지 15일 13시간 10 분. j
「4진영 레볼루치온(30)의 14개 군단을 비롯해,수송 수레들이 접경 지역에서 교 착 중.
발신 시각: 최종장까지 15일 12시간 52 분」
연달아 도착한 전령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도 하나같이 심각한 눈빛들 이었다.
그러나 서로를 마주 보는 성일과 이 태한의 두 눈 위로는 이채가 번뜩였 다.
둘 모두 말은 없었지만 무슨 일이 일 어나고 있는지 직감되는 게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4 진영의 리더가 보낸 전갈입니다.
발신 시각: 최종장까지 15일 14시간 22 분.」
봉인되어 있는 전갈을 풀자.
r 나 윌리엄 스펜서의 병사들은 중앙 무 대로 집결하라는 위대한 오딘의 명을 받 들고 있는 중이다. 레볼루치온(12)는 오 딘 의 군사들에게 문을 열도록.」
이태한은 저도 모르게 전갈을 쥔 손 에 힘을 주었다.
거기에는 정말로 구원자 오딘의 이 름이 박혀 있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오딘이십니다! 오딘께서 전 진영을 통합하셨습니다. 전 진영이 우리 진영 으로 집결하고 있는 중이란 말입니 다.”
좀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는 법이 없 어진 이태한이라도,그때만큼은 성일 을 향해 불을 토해 내는 듯했다. 성일 은 참고 있던 쾌재를 터트렸다.
“으허허헛! 내 말했잖으. 다 오딘 따 까리여!”
이태한은 그 자리에서 다른 진영들 과 충돌이 없도록 조치를 취한 다음 속도를 높였다.
성일과 이태한이 조나단 투자 금융 그룹과의 접경 지역에 도착했을 때, 구태여 감각을 끌어올리는 등의 작업 이 없더라도 그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다.
자욱하니 일어나되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모래 먼지 때문이었다.
먼지 속으로 대군의 행렬이 보였다. 그 뒤에 따라붙고 있는 수레들도.
진영 하나를 통째로 옮겨 오는 것 같 았다.
그 광경에 이태한이 구원자가 사라 졌던 세월들을 반추하고 동안,성일은 언덕을 뛰어내렸다.
최근 맴돌았던 소문들처럼 오딘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먼발치,먼지 속으로 보이는 오딘의 인형(人形)만으로도 그와의 첫 만남
부터 그가 사라지기 전까지가 주마등 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첫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돌이켜 보 면 필연과도 같았다. 덕분에 건질 수 있었던 목숨과 그의 숭고한 행보들이 얽히고 얽혀,언제고 그리운 사람이 바로 오딘이 었다.
진짜 같은 피가 흐르는 형제들 따위 는 이제 얼굴도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오딘의 차가운 눈꼬리와 다 부진 입매는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 었다. 진짜 형제들보다 더 형제 같은 사람. 그래서 필연과도 같다는 것이 다.
차가운 그 눈꼬리로 슬핏 웃으면서 ‘오랜만이군’,한마디 해 주길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그럼 자신은 ‘그려. 오랜만이구만/하 면서 멋쩍어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게 머지않았다.
성일은 먼지 속에 감춰진 오딘의 인 형과 거리가 좁혀질 때마다,어쩐지 북받쳐 오르는 느낌을 참기가 힘들었 다.
까짓것. 사나이가 이럴 때 눈물 한번 흘릴 수도 있는 거 아니겄어?
성일은 남의 시선 따윈 의식하지 않 고 오래된 형제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휘이이잉一
난데없는 바람에 먼지가 걷어져 날 아간 순간이었다.
오딘을 필두로 선두에서 선 자들의 모습부터 보였다.
오딘과 마리 누님 그리고 그 양옆에 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둘을 시작으로 뒤로 포진해 있는 온갖 인물들이 한꺼 번에 나타났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둘도 그렇 지만,뒤에 달고 있는 인물들도 타 진 영의 리더급 인사로 보였다.
한층 더 뒤로는 다양한 강자들이 운
집해 있었는데 성일도 익히 아는 눈빛 들이 거기에서 발광하고 있었다.
어떤 것은 양복 입은 독사들이 짓는 영악한 눈빛이고,어떤 것은 공대원들 을 휘어잡는 공포스러운 눈빛이고,또 어떤 것은 절대적인 자신감으로 가득 차 뒤를 돌아보는 법이 없는 눈빛이었 다.
왜 모르겠는가. 그런 것들은 지도자 들만이 가질 수 있는 눈빛이란 것을.
하지만 단연코,최종장까지 올라온 지도자 중의 지도자들도 오딘의 뒤에 서 순종하고 있었다.
오딘의 보폭에 맞춰 걷는 모양새나.
오딘이 한마디 하면 저마다의 방식 으로 응대하는 모습 들이,웃는 가면 이나 조심스러운 어떤 가면에서도 곧 잘 나왔다.
더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대군의 행 렬은 또 어떻단 말인가.
그 모든 풍경들을 한데로 보고만 성 일은 깨닫고야 말았다.
오랜 형제가 오고 있는 게 아니었다. 최종장에 오른 전 각성자들을 지휘 —.
그래. 제왕의 행차였다.
“그려. 오래간만이구만……
성 일은 혼잣말을 하며 집 게손가락으
로 코 밑을 홈쳤다.
눈물보다 먼저 맺혀 나온 그 콧물이, 오랜 형제를 향한 마지막 인사가 될 거란 걸 직감한 것이었다.
그걸 끝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곧 마주하게 되면 고개를 조아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위대한 오딘을 뵙습니다,라고. 그분이 몰고 온 휘하 장수들과 군대 앞에서.
그렇게 자신 또한 그분의 밑에 예속 될 것이다.
성일이 진행 방향 상에서 살짝 비켜 서 고개를 숙였다.
다른 이들에게는 내게 경의를 표하 는 성일의 모습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연희는 그런 성일을 향해 눈웃음을 말 아감았다.
“살아 있었네. 성일아?”
연희가 반가운 목소리를 내도 성일 의 고개는 숙여진 그대로였다.
“예.마리 님 덕분입니다.”
전라도 사투리를 짓누르는 티가 역 력 했다.
그때쯤 나는 성 일을 불렀다.
그제야 들려진 성일의 얼굴에 부드 러운 미소가 번졌다가 빠르게 사라졌 다.
그 미소뿐 아니라, 봉인되기 전의 전 반적인 느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이 반가웠다.
당시에 없었던 것을 구태여 하나 찾 아보라면,내가 이끌고 온 자들을 훑 어보는 눈매 정도였다.
강인해 보이는 자를 빠르게 쫓아보 고 위험을 계산하는 반응이 보다 섬세 해졌다.
그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내게 경의 를 표하는 모습도 그렇고.
그가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에 무거 운 목소리를 냈다.
“위대한 오딘을 뵙습니다.”
성일이 합류하는 뒤로, 이태한이 달 려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까지 합류하면 정말로 다 모인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