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11)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12화
2차 각성(1)
눈앞에 어지럽게 떠오르는 메시지창. 강우는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그것을 살펴보았다.
‘2차 각성 특성이라.’
강우는 상태창을 열어 새롭게 개화했다는 특성을 확인했다.
[2차 각성 특성: 채워지지 않는 허기(Rank: C)]효과: 포식을 사용한 대상에게 더욱 많은 마기를 흡수합니다.
‘이건.’
새롭게 각성한 특성을 확인한 강우는 눈을 반짝였다.
랭크 자체는 C등급으로 높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등급의 높고 낮음은 중요하지 않았다.
2차 각성으로 개화한 특성은 지금 그에게 가장 절실한 마기의 양을 더욱 빠르게 늘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좋아.”
강우는 새롭게 개화한 특성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1차 각성 특성인 포식의 권능은 그가 지옥에서부터 가지고 있었던 능력이었지만 2차 각성 특성부터는 달랐다.
이 ‘채워지지 않는 허기’라는 능력과 레벨이 오를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스탯은 그에게는 없는 힘이었다.
‘이 플레이어의 힘을 활용하면 더욱 빠르게 강해질 수 있어.’
강우는 오랜 만에 느껴보는 ‘성장하는’ 재미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특성의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 볼까.”
강우는 기대감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홉고블린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서 뻗어나간 검은색 연기가 홉고블린의 몸을 덮었다.
‘연기가 더 짙어졌어.’
특성의 효과 때문일까.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색 연기가 한층 더 짙어져 있었다.
-우드드득!
홉고블린의 몸을 완전히 덮은 포식의 권능이 시체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가 생각했던 대로 홉고블린의 육체, 정확하게는 육체에 깃든 혼에는 일반 고블린보다 훨씬 많은 양의 마기가 담겨져 있었다.
포식의 권능으로 시체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강우의 눈앞에 푸른색 메시지창이 하나 떠올랐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더욱 많은 양의 마기를 흡수합니다.]“호오.”
눈앞에 메시지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홉고블린에게 흡수되는 마기의 양이 늘어났다.
퍼센트로 따지면 10~20프로 사이.
큰 양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애초에 특성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었던 공짜 마기라고 생각하니 적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몬스터가 마기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양이 늘어난다는 의미니까.’
절대치가 아닌 퍼센트라면 앞으로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잡을수록 그 효율이 빛을 발할 것이다.
-띠링.
[마기 스탯이 3 상승하였습니다.]홉고블린 하나를 죽이고 얻은 마기의 양은 수십 마리의 고블린을 학살하고 얻은 마기의 양보다 더 많았다.
물론 특성의 효과도 있었지만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높은 등급의 몬스터가 훨씬 많은 양의 마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잡는 게 답이었군.’
만약 주는 마기의 양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면 약한 몬스터들을 몰이사냥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대로라면 높은 등급의 몬스터 한 마리를 잡는 것이 훨씬 효율이 좋았다.
‘스탯이 올라갈수록 더 올리기 힘들다고 했던가.’
스탯도 레벨 업과 마찬가지였다.
1에서 2가 되는 것은 금방이었지만 10에서 11이 되기 위해서는 몇 배는 되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 홉고블린 하나로 마기 스탯이 3이나 증가한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었다.
강우는 한 번의 사냥으로 19가 된 마기 스탯을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한번 시험해 볼까.’
고블린 아지트를 습격하기 전과 비교해서 스탯이 5나 올랐으니 마기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강우는 가만히 눈을 감으며 몸 안에 있는 마기를 천천히 끌어올렸다.
“응…?”
마기를 끌어올리는 강우의 표정이 살짝 찡그러졌다.
스탯이 14에서 19가 됐으니 수치상 1.3배 정도 마기가 늘어나야 했다.
스탯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 효과가 강해진다는 것을 고려해도 최대 2배 정도 마기가 늘어나야 했다.
하지만.
‘3배? 아니… 3배도 넘어.’
그의 몸 안에서 흘러나오는 마기의 양은 사냥하기 전과 비교해서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해 있었다.
마기 스탯이 5가 올랐다는 걸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의 양이었다.
‘무슨 일이지.’
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힘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과 같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낙천적인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었다.
강우는 제자리에 서서 자신의 몸 안에 의식을 집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만마전의 봉인이 약해졌어.”
그의 힘 대부분을 봉인하고 있던 정체불명의 힘이 약해져 있었고, 그 덕분에 만마전에 잠들어 있는 무한의 마기가 풀려 나온 것이다.
물론, 만마전이 가지고 있는 전체 마기 양에 비해서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적은 양이기는 했지만 처음에 비해서는 확실히 많은 양이었다.
‘각성 때문인가.’
10레벨 단위로 이루어진다는 각성.
강우는 홉고블린을 처치하면서 레벨 10이 넘어 2차 각성에 도달했다.
그 각성 이외에 특별하다고 할 만한 다른 변화는 없었으니 만마전의 봉인이 약해진 이유로 가장 큰 가능성은 바로 각성이었다.
‘각성을 할 때마다 만마전의 봉인이 약해지는 건가?’
강우의 눈이 반짝였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무작정 레벨만 높인다면 원래의 힘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흐음….”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레벨 20에 도달하여 3차 각성을 해야 했다.
‘상위 등급 게이트로 가야겠군.’
레벨이 오를수록 필요한 경험치량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에 고블린을 잡는 것만으로는 레벨 업이 쉽지 않았다.
강우는 바닥에 떨어진 마석을 주워담아 가방에 넣으며 게이트의 입구로 향했다.
상위 게이트로 가기 위해서는 플레이어 등급을 높여야 했고, 플레이어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석 거래량을 제출할 필요가 있었다.
‘보스 몬스터도 잡았는데 당연히 오르겠지.’
강우는 홉고블린을 잡고 나온 C급 마석을 바라보았다. C급 마석은 하얀색인 E급 마석에 비해 조금 더 탁한 색이었다.
혼자서 수십 마리에 달하는 고블린들과 홉고블린을 잡았으니 플레이어 등급이 오르지 않을 리가 없었다.
마석을 모두 가방에 담은 강우는 게이트 밖으로 나왔다.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에 비해서 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일까, 몸이 훨씬 더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이 정도 마기 양이면 좀 더 많은 권능을 사용할 수 있겠어.’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기분이었다.
강우는 살짝 신속의 권능까지 사용하며 빠른 속도로 마석 거래소로 향했다.
-우르르륵.
“전부 돈으로 교환해 주세요. 거래 증명서도 한 장 떼주시고요.”
“…….”
가방에서 우르르 떨어지는 마석을 본 접수원은 몸을 움찔 떨었다.
“E급 마석 61개에… C급 마석 1개네요.”
“개당 얼마에 거래되죠?”
“세금을 제하고 E급 마석은 개당 3만 6천 원, C급 마석은 개당 257만 원에 거래됩니다.”
“호오.”
그렇다면 오늘 수입만 해도 500만 원에 가깝다는 의미였다.
‘나중에 상위 등급 게이트에서 사냥하면 하루 몇 천만 원도 우습겠는데?’
지금 지구에서 왜 플레이어들이 각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플레이어 자격증을 제출해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음.”
강우의 플레이어 자격증을 본 접수원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다른 파티원분들의 자격증도 제시해 주셔야 합니다.”
E급 플레이어가 혼자서 이 정도의 마석을 구해올 수 없다고 생각한 접수원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없습니다.”
“예?”
“혼자서 사냥했습니다.”
“이걸 솔로로 사냥하셨다고요?”
당황해서 묻는 접수원의 말에 강우는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접수원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테이블에 쌓인 마석과 강우를 번갈아보았다.
E급 플레이어가 솔로로 이 정도의 마석을 구해오다니? 그의 상식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보스 몬스터까지 잡았잖아.’
E급 마석 사이에 C급 마석이 섞여 있다는 것은 그 게이트의 보스 몬스터를 처치했다는 의미였다.
‘쩔을 받은 건가?’
간혹 기초 교육을 스킵하고 고레벨 플레이어에게 개인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기는 했다.
‘그래보이지는 않는데.’
강우가 입은 옷도 그렇고 등급이 높아 보이는 장비나 무기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보통 그런 경우는 상위 등급의 아이템으로 도배를 하고 게이트 사냥을 하게 마련이었다.
‘괜히 정체를 숨기고 싶어 하는 부잣집 도련님인가.’
그러지 않고서야 F등급 특성 판정을 받은 플레이어가 솔로로 E급 게이트를 사냥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엮기지 말자.’
월급쟁이의 기본 소양은 섣부르게 나대지 않는 것.
“알겠습니다. 마석 금액은 현찰로 받으십니까 아니면 계좌로 보내드릴까요? 1천만 원 이하는 현찰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현찰로 주세요.”
강우는 접수원이 솔로로 사냥했다는 자신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굳이 그의 착각을 고쳐주지는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접수원은 강우에게 현찰 476만 6천 원을 가지고 왔다.
접수원에게서 돈을 받아든 강우는 몸을 돌려 마석 거래소 밖으로 향했다.
‘우선 핸드폰을 개통하고.’
지구에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강우는 적당한 대리점에 들어가 스마트폰을 하나 산 후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플레이어 관리소에서 헤어지기 전, 한설아에게 받았던 그녀의 전화번호였다.
[여보세요?]“아, 설아 씨. 저 강우입니다.”
[아, 핸드폰 구하셨군요.]“예.”
[후훗. 바로 저장해 둘게요. 지금 어디신가요?]“마석 거래소 근처입니다.”
[바로 집으로 돌아오실 건가요?]“아뇨, 그 전에 잠시 들리고 싶은 곳이 있는데 설아 씨도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연락했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초대에 한설아는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들리고 싶은 곳이 어디신데요?]“설아 씨.”
[…네.]어딘가 비장하게까지 느껴지는 강우의 목소리에 한설아는 긴장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가 무언가 굉장히 중요한 얘기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강우는 진지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치킨 먹으러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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