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272
272
제 272화
270.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마로스는 헤르타나의 말에 답하고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향하며 생각했다.
‘퇴로는 만들어야겠지?’
헤르타나는 도망을 치지 않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마로스가 보기에는 퇴로가 필요했다.
헤르타나의 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적들이 오기 전 헤르타나가 쓰러질 때를 대비해서였다.
‘어떻게 뚫어야 할까…….’
방에 도착한 마로스는 지도를 보며 생각했다.
아밀레타 파벌은 벌써 이곳을 포위하고 있을 것이다.
‘금지 쪽으로 뚫는 게 나을 것 같긴 한데…….’
* * *
헤르타나와 키라드 파벌의 잔존 세력이 숨어 있는 곳을 찾아냈다.
그곳은 바로 10마계 동쪽 끝에 자리 잡은 도시 ‘아스케니온’.
현재 아밀레타 파벌의 마족들은 아스케니온을 포위 중이다.
아스케니온과 가장 가까운 도시 ‘에벨’로 워프하여 아스케니온을 함락하고 헤르타나와 키라드 파벌의 잔존 세력을 토벌하라!
[헤르타나 : 0 / 1]퀘스트 보상 : ???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헤르타나를 잡아야 완료야?’
무언가 이상했다.
‘그럼 누굴 추격하는 거지?’
퀘스트 ‘마지막 전투’는 마지막 퀘스트가 아니었다.
마지막 퀘스트는 ‘추격’이었다.
이번 퀘스트에서 헤르타나를 잡는다면 도대체 누굴 추격하는 것일까?
‘설마 최종 보스가 따로 있나?’
키라드가 최종 보스가 아니었듯 헤르타나 역시 최종 보스가 아닌 것일까?
“알겠습니다.”
일단 수혁은 생각을 접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크라노손에게 말했다.
[퀘스트 ‘마지막 전투’를 수락하셨습니다.]퀘스트 수락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크라노손에게 물었다.
“지금 바로 출발하는 건가요?”
“예, 녀석들이 또 도망을 칠 수 있으니까요.”
크라노손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시의 크기가 커 완벽히 포위를 할 수 없었다.
거기다 포위를 하긴 했어도 별 영향력 없는 포위였다.
키라드 파벌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뚫어낼 수 있는 포위였다.
“알겠습니다.”
크라노손의 답에 수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혁이 일어나자 연중과 사냥왕 파티 역시 따라 일어났다.
“밖에 카이온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크라노손의 말에 수혁과 연중, 사냥왕 파티는 방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혁은 도중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수혁 님.”
크라노손의 부름 때문이었다.
“……?”
수혁은 뒤로 돌아 의아한 표정으로 크라노손을 보았다.
“수혁 님께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어진 크라노손의 말에 따라 걸음을 멈췄던 연중과 사냥왕 파티가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크라노손이 이어 말했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셨다고 들었습니다.”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생각했다.
‘헤르타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가?’
아밀레타와 헤르타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크라노손이 아밀레타 이야기를 꺼낸 것은 헤르타나에 대해 따로 부탁할 것이 있기 때문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수혁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 맞았다.
“원래는 수로 밀어붙일 생각이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크라노손은 수혁과 연중 그리고 수많은 마족들을 동원해 헤르타나를 죽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헤르타나가 기운을 흡수한다는 것을 아밀레타에게 들어 알게 된 이후 생각을 바꿨다.
숫자는 소용없다.
오히려 수가 많을수록 헤르타나에게 유리하다.
수준이 안 되는 마족들은 헤르타나에게 기운을 제공하는 도시락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적어도 헤르타나에게 쉽게 기운을 뺏기지 않을 이가 필요했다.
문제는 아밀레타 파벌 최고의 마족인 아밀레타 역시 기운을 빼앗겼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남은 이는?
“헤르타나를 상대할 수 있는 존재는 수혁 님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혁밖에 없었다.
“헤르타나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크라노손은 당신이 홀로 헤르타나를 상대해주길 바라고 있다.
당신의 선택은?
[헤르타나 : 0 / 1]퀘스트 보상 : ???
크라노손의 말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예, 물론입니다.”
[퀘스트 ‘헤르타나’를 수락하셨습니다.]수혁은 퀘스트를 보고 바로 수락했다.
애초에 퀘스트 ‘마지막 전투’와 다를 바 없는 퀘스트였다.
완료 조건이 똑같았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크라노손이 정중히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될 일인걸요.”
수혁은 미소를 지으며 크라노손의 감사 인사에 답했다.
어차피 크라노손이 말하지 않았어도 헤르타나를 노리려 했던 수혁이었다.
“그럼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수혁은 크라노손에게 말하고 방에서 나왔다.
“무슨 이야기 했어?”
방 밖에서 수혁을 기다리던 연중은 수혁이 나오자마자 물었다.
같이 기다리고 있던 사냥왕과 레아, 윤진 역시 연중의 물음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수혁을 바라보았다.
“그냥 퀘스트 하나 더 받았어. 헤르타나 잡는.”
수혁은 네 사람의 시선에 피식 웃으며 답했다.
“가자, 가죠!”
그리고 연중과 사냥왕 파티에게 말하며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금지 ‘발록의 사원’.
‘끙, 이렇게 있어야 하나?’
칼라는 포탈을 보며 고민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키라드 파벌로 떠난 레몽과 로스카가 죽었다.
키라드 파벌에게 죽임을 당한 건 아니다.
성공적으로 동맹을 맺었다는 연락이 왔었다.
‘그 인간들에게 죽은 거겠지?’
확실한 건 아니지만 칼라는 레몽과 로스카의 죽음이 10마계에 나타난 인간 마법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니, 확신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레몽과 로스카의 죽음을 보고하러 11마계로 돌아갔던 라시타가 나타났다.
칼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라시타에게 다가갔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명령을 받아왔는지 듣기 위해서였다.
라시타는 칼라와 근처에 있던 발록들이 다 도착하자 입을 열었다.
“돌아간다.”
“……?”
칼라는 라시타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
그러다 이내 그 뜻을 이해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놀란 것은 칼라뿐만이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발록들 역시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에겔라스가 미끼를 물었다.”
라시타는 놀란 칼라와 발록들의 표정을 보며 이어 말했다.
“이곳처럼 이제 기나긴 전쟁을 끝낼 때가 됐어.”
“그럼 여기는 어떻게…….”
말끝을 흐리며 칼라가 물었다.
오랜 시간 지켜왔던 포탈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당연히 버린다.”
여태껏 포탈을 지켰던 것은 혹시나 10마계의 마족들이 11마계로 넘어올 것을 대비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11마계로 넘어오든 말든 상관없다.
10마계의 마족들이 넘어올 때면 11마계 역시 완벽히 정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갑니까?”
라시타의 말에 또 다른 발록이 물었다.
“그래, 지금 당장.”
물음에 답을 한 라시타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포탈로 들어갔다.
라시타가 들어가고 그 뒤를 따라 칼라와 발록들이 하나둘 차례대로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 * *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어.’
오랜 시간 퇴로에 대해 고민하던 마로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금지로 빠져나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금지로 향하는 게 가장 좋았다.
똑똑 끼이익
바로 그때 노크와 함께 상급 마족 에코르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에코르니의 표정에는 다급함이 가득했다.
“크라노손과 인간들이 나타났습니다.”
마로스의 말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온 이유.
그것은 바로 크라노손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알았다. 준비해. 헤르타나 님께는 내가 보고하지.”
“옙.”
마로스의 말에 에코르니는 방에서 나갔고 마로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헤르타나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마로스입니다.”
“들어와.”
마로스는 헤르타나의 말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인간 마법사가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보고를 했다.
“……그래? 어쩐지.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했어.”
헤르타나는 방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마로스는 책상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아스만의 목걸이를 보고는 헤르타나에게 말했다.
“목걸이는 안 가져가십니까?”
“응, 이제는 나한테도 해가 될 물건이니까.”
* * *
“저기가 바로 아스케니온입니다.”
크라노손이 조용한 목소리로 전방에 있는 도시 ‘아스케니온’을 가리켰다.
수혁은 크라노손의 말에 생각했다.
‘저기에 헤르타나가…….’
이제 끝을 볼 때가 되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조심하시길.”
크라노손은 수혁의 답을 듣고 지휘부로 향했다.
그리고 수혁과 연중, 사냥왕 파티는 여러 상급 마족들과 함께 도시로 향했다.
-연중 : 우리 둘이서 가능할까?
걸음을 옮기며 연중이 귓속말을 보냈다.
많은 인원이 도시로 향하고 있지만 마왕이 된 헤르타나를 상대하는 것은 수혁과 연중 둘뿐이었다.
사냥왕 파티와 같이 가는 상급 마족들은 헤르타나를 제외한 키라드 파벌의 잔존 세력들을 상대하기로 했다.
-수혁 :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수혁은 연중에게 답을 보냈다.
-수혁 : 딜은 당연히 될 테고 방어도 네가 있으니까.
아스케니온에 오기 전 연중의 새로운 스킬 ‘현신’을 시험해봤다.
그리고 수혁은 확신했다.
연중의 현신과 함께라면 결코 죽지 않을 것임을.
거기다 수호의 영역도 있다.
헤르타나에게 죽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했다.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가 생성되었습니다.]이내 성벽에 가까워지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혁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를 확인했다.
헤르타나를 처치하라!
[헤르타나 : 0 / 1]퀘스트 보상 : ???
수혁은 퀘스트를 보며 생각했다.
‘1석 3조네.’
퀘스트 ‘마지막 전투’.
퀘스트 ‘헤르타나’.
퀘스트 ‘마왕 헤르타나.’
전부 헤르타나만 잡으면 완료가 가능한 퀘스트들이었다.
“수호자.”
[유저 ‘연중’이 당신의 수호자가 됩니다.] [공격력이 10% 증가합니다.] [받는 데미지의 50%를 수호자 ‘연중’이 대신 받습니다.] [사냥 경험치가 50% 증가합니다.] [사냥 경험치의 20%를 수호자 ‘연중’이 대신 받습니다.]퀘스트를 보고 있던 수혁은 연중의 중얼거림과 함께 우르르 나타난 메시지에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성벽을 바라보았다.
성벽 위로 키라드 파벌의 마족들이 속속 나타났다.
이어 자리를 잡은 마족들이 마법과 화살 등 공격을 시작했다.
“성스러운 보호막.”
물론 마족들의 공격은 수혁의 보호막에 간단히 막혔다.
“파이어 스피어, 파이어 볼, 윈드 스피어.”
수혁은 성벽을 향해 마법을 날렸다.
쾅! 쾅! 쾅!
성벽에 각인되어 있던 방어 마법진은 등장과 동시에 퇴장을 했고 이어 폭음과 함께 성벽에 큰 구멍이 났다.
수혁은 구멍을 통해 바로 안으로 진입했다.
“저희는 이쪽으로 가보겠습니다.”
사냥왕이 말했다.
“옙, 이따 봬요.”
수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고 사냥왕은 레아와 윤진 그리고 상급 마족들과 함께 움직였다.
“우린 이쪽으로?”
연중이 물었다.
“응, 분신.”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답하며 분신을 소환했다.
“저쪽으로 쭉 달려가면서 키라드 파벌 마족들을 죽여.”
분신은 수혁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수혁이 정해준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시야 공유.”
그리고 수혁은 연계 스킬 ‘시야 공유’를 시전하고 분신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분명 오겠지.’
분신이라 파괴력은 약하지만 화려함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분명 시선을 끌 것이고 헤르타나가 나타날 것이다.
바로 그때였다.
쾅! 스악!
굉음과 함께 시야 공유창이 사라졌다.
[경고!] [마왕 헤르타나가 나타났습니다.] [키라드 파벌 마족들의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수혁은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전방을 보았다.
저 멀리 분신이 소멸한 자리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헤르타나가 보였다.
이내 헤르타나가 고개를 돌렸고 수혁을 발견했다.
수혁을 본 헤르타나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연중아.”
헤르타나가 사라지자마자 수혁은 재빨리 외쳤다.
“현신!”
연중은 수혁의 외침에 스킬 ‘현신’을 시전했다.
스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