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17
317
제 317화
315.
발록들은 크라노손의 예상대로 포탈 주변에 거점을 만들었다.
거점 주변에는 수많은 발록들이 있다.
이들이 포탈을 통해 10마계에 침공한다면?
10마계의 마족들은 전쟁 끝에 결국 패배하고 말 것이다.
그 전에 발록들이 넘어가지 못하게 10마계로 이어진 포탈을 파괴해야 한다.
거점을 관리하고 있는 최상급 발록 코잔, 아사크를 처치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차원석을 파괴하라!
[최상급 발록 코잔 : 0 / 1] [최상급 발록 아사크 : 0 / 1] [첫 번째 차원석 : 0 / 1] [두 번째 차원석 : 0 / 1]퀘스트 보상 : 10마계 포탈 파괴
차원석 획득 시 자동 완료됩니다.
“……?”
퀘스트를 본 수혁은 당황했다.
‘무슨 보상이.’
보상이 포탈 파괴였다.
어떻게 보면 아주 좋은 보상이라 할 수 있었다.
발록들이 10마계를 침입할 수 없으니까.
‘이거 만에 하나 마족들이 들어와 버리면.’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크라노손을 포함해 10마계의 마족들이 11마계로 들어왔을 때 아주 큰 문제가 생긴다.
11마계로 돌아오면 마족들은 돌아갈 방법이 없다.
유저들이야 죽어서 부활하면 되지만 마족들은 끝이다.
‘취소는 왜 막아 놓은 거야.’
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퀘스트를 취소하고 싶었다.
하지만 취소 버튼이 비활성화되어 있었다.
꼼짝없이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란 뜻이었다.
‘피할 수도 없고.’
퀘스트 완료 조건은 최상급 발록이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둘이나 나타났다.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모를까 이미 가까워진 상황에서 피할 수 있을까?
아니,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안 잡을 수도 없고.’
최상급 발록의 공격을 버틸 수 있다면 무시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 발록과 비교해 상급 발록이 어마어마하게 강하듯 최상급 발록은 상급 발록에 비해 엄청나게 강할 것이다.
즉, 전투가 벌어지면 잡을 수밖에 없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퀘스트 창을 닫고 보호막을 시전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수혁 : 연중아.
그리고 이어 다급히 연중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이 상황을 전해야 했다.
-연중 : 응?
이내 연중에게서 답이 왔다.
-수혁 : 출발했어?
-연중 : 아니, 아직. 이제 슬슬 출발하려고.
-연중 : 왜?
연중의 말에 수혁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수혁 : 취소 불가능한 퀘스트가 생성됐거든.
-연중 : 무슨 퀘스트?
-수혁 : 최상급 발록을 잡는 퀘스트인데 이게 보상이 참 난감해.
-연중 : 보상이?
-수혁 : 응, 포탈 파괴야.
놀라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수혁의 말에 연중은 바로 답을 보내오지 않았다.
-연중 : 포탈 파괴? 그게 무슨 소리야?
-연중 : 포탈이 없어진다는 뜻이야?
얼마 뒤 연중이 연달아 귓속말을 보내왔다.
-수혁 : 11마계에서 10마계로 돌아가는 포탈은.
-연중 : 아, 그러면 악마의 둥지에 있는 포탈처럼 되는 건가?
-수혁 : 그렇지.
-수혁 : 어차피 거점을 만들기 전까지는 안 올 것 같지만 혹시 정찰병을 보낼 수 있으니까 크라노손 님이나 마족들이 11마계로 넘어오지 못하게 잘 좀 막아줘.
-연중 : 알았어!
수혁은 연중과의 대화를 끝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이어 주변을 주시하며 어둠의 자식들을 재소환했다.
“날 지켜.”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명령을 내린 순간 어둠의 자식들이 일제히 움직여 수혁의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수혁은 따라 고개를 돌려 오른쪽을 보았다.
스아악!
저 멀리서 검붉은 무언가가 날아오고 있었다.
“매직 미사일.”
수혁은 반사적으로 매직 미사일을 날렸다.
쾅!
이내 매직 미사일과 검붉은 무언가가 부딪히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폭음을 남기고 검붉은 무언가는 깔끔히 사라졌다.
수혁은 검붉은 무언가가 날아온 방향을 보았다.
발록 두 마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코잔과 아사크가 분명했다.
-흐음, 진짜 혼자일 줄이야.
-기운을 보고 설마 했는데…….
-인간이 이 정도 기운이라면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그리 늙어 보이지도 않는데.
수혁은 코잔과 아사크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 녀석들도 눈앞에서 휙휙 사라지려나.’
육체파 몬스터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수혁은 볼 수가 없었다.
물론 보이지 않는다고 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혁에게는 범위 마법이 있다.
범위 마법으로 공간을 장악해 죽이면 된다.
-아사크, 어떻게 할래?
-나 혼자서도 충분할 것 같아. 에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혼자 오는 건데.
스악
아사크가 사라졌다.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이 움직였다.
쾅!
생각에 잠겨 있던 수혁은 굉음을 들을 수 있었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됐습니다.].
.
[어둠의 자식이 소멸됐습니다.]굉음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고 수혁은 굉음의 정체가 아사크, 어둠의 자식들이 충돌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번에 넷을?’
수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펙이 올라 강화된 어둠의 자식들이 단번에 소멸했다.
최상급 발록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한 것 같았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생명의 마법진.”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재차 소환하고 혹시나 보호막이 뚫릴 것을 대비해 생명력을 채워 줄 생명의 마법진을 깔았다.
“파이어 스톰, 포이즌 스톰, 윈드 스톰.”
그리고 이어 주변을 향해 마법을 난사했다.
스아악 스아악 스아악
스킬 ‘대마도사’로 인해 시전 시간 감소가 50초나 되어 시전하는 족족 마법이 등장했다.
수혁의 마법은 공간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다가올 틈이 없기 때문일까 아사크는 뒤로 물러났다.
-생각보다 뛰어난 인간인 것 같은데?
아사크가 말했다.
-그러게, 이 정도 마력을 이렇게 단숨에 움직일 정도라면…….
코잔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수혁은 코잔과 아사크의 대화를 들으며 생각했다.
‘뭔가 엄청 얕보이는 느낌인데.’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너무나 편안해 보였다.
“헬 파이어.”
수혁은 아사크에게 헬 파이어를 시전했다.
그리고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헬 파이어의 쿨타임이 초기화됐기 때문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드래곤처럼 덩치가 큰 게 아니라 피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저 얕보지 말라고 시전한 것인데 아사크는 헬 파이어를 피하지 못했다.
-크아아악!
-아사크! 밀어내!
헬 파이어는 아사크의 입에서 비명을, 코잔의 입에서는 외침을 뿜어내게 만들었다.
스아악!
코잔의 외침을 들은 것일까?
아사크의 몸을 불태우던 헬 파이어가 몸에서 밀려 나왔다.
수혁은 아사크를 향해 재차 외쳤다.
“헬 파이어.”
이번에는 쿨타임이 초기화되지 않았다.
물론 아쉽지는 않았다.
[최상급 발록 아사크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레벨 업!]목표를 이뤘기 때문이다.
수혁은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역시 파괴력은…….’
헬 파이어의 파괴력은 볼 때마다 놀라웠다.
* *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수혁이가 가기 전에 저에게 해준 말이 있습니다.”
연중은 크라노손이 말끝을 흐리자 재빨리 이어 말했다.
“독 마법으로 주변을 장악할 것이라고 당분간 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아…….”
크라노손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인원을 보내야 하나 싶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군.’
수혁이 괜찮다고 했지만 혼자 보낸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수혁을 보필할 인원을 보내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럼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크라노손이 물었다.
“일단 수혁이가 돌아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연중은 물음에 답하며 생각했다.
‘이거 퀘스트가 어떻게 되는 거지.’
지금 막 든 생각인데 포탈이 파괴된다면?
크라노손을 11마계로 보내서는 안 된다.
다른 마족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퀘스트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거점을 만들고 끝나는 것일까?
‘이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네…….’
연중은 난감했다.
‘사냥왕 님한테는 뭐라 말하지.’
이 상황을 사냥왕에게도 알려야 한다.
무어라 말을 해야 할까?
* * *
“다 모였나?”
에르테가 상급 발록 칼롱에게 물었다.
“예, 지금이면 다 도착했을 겁니다.”
칼롱이 답을 한 순간.
끼이익
문이 열리며 발록이 들어왔다.
에르테의 동생이자 최상급 발록 모르테였다.
모르테가 도착하자 에르테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왼쪽 벽에 걸어둔 자신의 무구를 챙기며 모르테에게 말했다.
“잘 부탁한다.”
에르테는 11마계를 모르테에게 맡기고 10마계에 갈 예정이었다.
“내가 가면 안 될까?”
모르테가 물었다.
“안 돼.”
에르테는 단호히 거절했다.
11마계의 패권을 두고 에겔라스와 전쟁을 할 때.
안전을 위해 되도록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에르테는 발록이었다.
그것도 발록들의 왕이었다.
그 어떤 발록보다 투쟁심이 강했다.
전투에 참여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에르테는 10마계와의 전쟁에서 스트레스를 풀 생각이었다.
“알았어…….”
모르테는 에르테의 말에 풀이 죽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에르테가 앉아 있던 자리에 털썩 앉았다.
바로 그때였다.
쿵! 쿵!
열린 문을 통해 발소리를 내며 아르펭이 들어왔다.
“급보입니다.”
아르펭이 다급한 표정으로 외쳤다.
“급보?”
에르테가 반문했고 아르펭이 이어 말했다.
“10마계에서 쳐들어왔습니다.”
“……!”
“……!”
“……!”
아르펭의 말에 에르테는 물론 자리에 앉아 있던 모르테, 그리고 방에 함께 있던 칼롱까지 전부 놀란 표정을 지었다.
“10마계에서 쳐들어와?”
빠르게 놀람을 가라앉힌 에르테가 물었다.
“예, 코잔이 드리라 한 보고서입니다.”
아르펭은 에르테에게 보고서를 건넸다.
에르테는 서신을 받아 바로 펼쳐 읽기 시작했다.
서신을 읽는 에르테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왜 그래?”
에르테의 굳은 표정을 보고 모르테가 물었다.
“…….”
모르테의 물음에 에르테는 말없이 보고서를 건네줬다.
보고서를 받은 모르테는 바로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고 에르테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표정이 굳어갔다.
“제대로 쳐들어왔구만.”
모르테는 보고서를 다 읽고 고개를 들어 아르펭에게 물었다.
“근데 드래곤과 비슷한 생물이라니? 이건 무슨 소리지?”
“그게…….”
아르펭은 말끝을 흐리며 본궁에 오기 전 보았던 거대 생물을 떠올렸다.
“드래곤은 아닙니다. 그런데 드래곤과 매우 흡사합니다. 마치 뱀처럼 생긴…….”
“뱀?”
“예, 아주 큰 뱀이요. 정말 거대한.”
“흐음.”
에르테는 아르펭의 답에 침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설마 용을 말하는 건가.”
아무래도 말하는 것을 보아 용을 말하는 것임이 분명했다.
“용을 다루는 걸 보니 마족은 아닐 테고 인간인가?”
용과 마족의 상성은 매우 좋지 않았다.
마족이 용을 다룬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용을 다루는 인간이라…….”
에르테는 문득 떠오른 기억에 미간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