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329
329
제 329화
327.
이때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기다리다가 좀이 쑤셔 죽을 지경이었다.
“형! 나도 준비할까?”
장비를 챙기는 에르테에게 모르테가 물었다.
“그래. 준비해.”
“어? 진짜?”
에르테가 답했고 모르테는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여길 맡으라며?”
“코잔에게 맡길 생각이야.”
모르테의 반문에 에르테가 재차 답했다.
전에는 코잔이 없어 모르테에게 맡긴 것이지 굳이 지낭인 코잔이 있는데 모르테에게 맡길 필요가 없다.
“알았어!”
모르테는 에르테의 말에 활짝 웃었다.
그리고 이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모르테가 나가고 얼마 뒤.
똑똑 끼이익
“부르셨습니까.”
코잔이 도착했다.
로비스와 함께였다.
코잔과 로비스는 자리에 앉지 않았다.
입구에 가만히 서 에르테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르펭에게 이야기를 들은 게 분명했다.
“이야기를 들었나 보군.”
“예, 들었습니다.”
로비스가 이를 악물며 답했다.
에르테 못지않게 로비스 역시 이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바로 아사크의 복수 때문이었다.
아사크를 죽였다는 그 인간.
로비스는 한시라도 빨리 그 인간을 만나고 싶었다.
“로비스, 너는 나와 함께 녀석들의 본대를 치러 간다.”
“준비하겠습니다.”
에르테의 말에 로비스는 흥분이 가득한 목소리로 답하며 방에서 나갔다.
“코잔.”
로비스가 나가고 에르테는 코잔을 불렀다.
“예.”
“이곳에서 머리를 맡아줬으면 하는데.”
“……알겠습니다.”
“고맙다.”
“아닙니다. 그런데 그 인간…….”
“걱정 마. 인간이 강해 봤자지.”
* * *
“알겠습니다.”
[퀘스트 ‘지도 제작’을 수락하셨습니다.]수혁은 퀘스트를 수락하고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사합니다.”
크로노손은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를 표하고는 이어 말했다.
“그리고 조심하시길. 혹시나 또 공간 이동을 당하시면…….”
처음에 보고를 듣고는 매우 놀랐다.
발록들이 수혁에게 해를 입힐 수는 없겠지만 공간 이동 마법을 통해 수혁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버린다면?
아주 큰일이었다.
“아아, 그 마법은 이제 당할 일 없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수혁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럼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이어 크라노손에게 말하며 수혁은 천막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천막에서 나온 수혁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로 돌아 따라 천막에서 나온 연중과 사냥왕을 보았다.
“……?”
“……?”
연중과 사냥왕은 걸음을 멈춘 채 앞을 막아선 수혁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전 혼자 발록들의 도시에 가보겠습니다.”
수혁이 말했다.
“뭐? 혼자?”
연중이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응, 인원을 최대한 쪼개는 게 좋으니까.”
이번에 받은 퀘스트 ‘지도 제작’은 최대한 인원을 나누는 게 좋았다.
하나가 가나 둘이 가나 지도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똑같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인원을 나누어 동시에 여러 곳을 탐색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혼자 가는 게 더 안전하기도 하고.”
거기다 도시나 마을의 경우 발록이 너무나 많았다.
수혁 말고는 갈 사람이 없었다.
“……그건 그렇지.”
이어진 수혁의 말에 연중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적아를 가리지 않는 마법 때문에 수혁의 경우 아군이 근처에 있으면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사냥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바로 출발할 거야?”
그리고 연중이 물었다.
“응.”
퀘스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마법 지도도 받았다.
읽다가 중간에 접은 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출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 조심히 다녀오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연중이 말했다.
“너도.”
수혁은 연중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냥왕 님도 일 생기시면 바로 연락 주세요.”
“옙.”
그리고 사냥왕의 답을 들은 수혁은 전초기지 동문으로 향했다.
동문에 도착한 수혁은 유령마를 소환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방금 전 받은 퀘스트 ‘지도 제작’을 확인했다.
크라노손은 전초기지 주변을 시작으로 11마계의 지도를 만들 생각이다.
물론 전 지역을 지도로 만들 생각은 없다.
전초기지를 중심으로 주변 지형지물을 확인하라!
[마법 지도 : 1 / 1]퀘스트 보상 : ???
퀘스트를 보며 수혁은 생각했다.
‘있으려나…….’
수혁이 발록들의 도시에 가려는 이유, 그것은 혹시 모를 도서관의 존재 때문이었다.
없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혹시 모르는 일.
만에 하나 도서관이 있다면?
크라노손이 쉽게 점령할 수 있도록 수혁은 아주 세밀하게 발록들을 정리할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크라노손이 점령을 한다면 도서관 역시 마족들의 것이 될 테고 이용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퀘스트 창을 닫은 수혁은 유령마에 올라탔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한 뒤 동쪽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 * *
장경우는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확인만 남았네.”
이미 독산은 흑월의 정예에게 정리가 되었다.
토벌대가 독산의 본부에 도착하는 순간이 에피소드의 끝이었다.
“다섯 시간이니…….”
장경우는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토벌대가 독산에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5시간.
“오늘 자정쯤이네.”
시간 확인을 끝낸 장경우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모니터에 11마계 정보가 나타났다.
“흐음.”
정보를 확인하며 장경우는 침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내 씨익 웃으며 중얼거렸다.
발록들이 마족들의 전초기지로 출발했다.
그리고 수혁을 포함한 유저들 역시 주변을 돌아다니며 지도를 제작하고 있었다.
“이거 이대로 가면 엇갈리겠는데?”
문제는 수혁이었다.
“서로 빈집을 터는 건가?”
수혁은 전초기지 근처에 있지 않았다.
다른 유저들과 달리 발록들의 마을과 도시로 향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면 전초기지로 향하는 발록들과 엇갈릴 것이 분명했다.
“아니지, 한쪽은 전쟁이고 한쪽만 빈집털이군.”
수혁이 큰 전력이긴 하지만 마족들 역시 약하지 않았다.
더구나 리더 길드와 제왕 길드도 있었다.
“한번 계산을 해볼까.”
만약 전투가 일어나면 어떻게 될지 장경우는 계산을 해봤다.
물론 변수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계산대로 전투가 끝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궁금했다.
변수가 없다면 어떤 식으로 전투가 끝날지.
“발록들의 승리군.”
계산 결과 예상했던 대로 발록들의 승리였다.
발록들 역시 많은 피해를 입지만 마족들이 받을 피해에 비하면 크다고 할 수 없었다.
“수혁이 올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큰 변수도 없고.”
누가 무어라 해도 가장 큰 변수는 수혁이다.
하지만 수혁은 현재 발록들의 마을에 거의 도착한 상황이었다.
연락을 받는다고 해도 당장 전초기지로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근데 수혁이 이렇게 파고들면…….”
장경우는 말끝을 흐리며 수혁의 동선을 확인했다.
“이겨도 이겼다고 할 수는 없겠는데?”
수혁이 향하는 방향에는 마을과 도시들이 있었다.
마을과 도시에 남아 있는 발록들이 약한 것은 아니지만 수혁에게 대항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거기다 아군이 없어 아무런 제약이 없는 수혁이 아니던가?
“오히려 정신이 없겠어.”
11마계의 상황을 확인한 장경우는 이어 암당의 상황을 확인했다.
“그건 시작했으려나.”
얼마 전 알림이 떴다.
알림이 뜬 이유를 확인한 장경우는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시작했네. 해피를 찾는 데 얼마나 걸리려나.”
바로 암당에서 해피를 찾기 시작했다는 알림이었다.
해피는 여전히 PK를 멈추지 않았다.
접속할 때마다 계속 PK를 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금방 암당에서 해피를 찾아낼 것이었다.
“고독 길드에서 움직일 줄이야.”
물론 변수가 있었다.
현재 해피는 PK를 하고 있지 않았다.
접속도 하지 못했다.
사망 페널티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독고 길드의 몇몇이 나와 만든 고독 길드.
이후 리더 길드와의 분쟁으로 독고 길드의 마스터였던 햇별과 그 파벌이 독고 길드에서 나왔고 고독 길드에 들어갔다.
“단단히 찍힌 것 같은데.”
그리고 그 고독 길드에서 어째서인지 해피를 찾아 PK 중이었다.
“얼마나 가려나.”
물론 계속해서 해피를 따라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해피의 위치가 상시 제공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너무나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며칠 혹은 몇 번 더 해피를 죽이고 고독 길드의 척살은 끝이 날 것이다.
고독 길드의 척살이 끝난다면?
해피의 접속 시간은 길어질 테고 결국 암당에서 해피를 찾아낼 것이다.
“무슨 선택을 하려나.”
광인의 상위 직업인 검은 달의 지배자와 공포의 지배자.
해피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했다.
암당을 선택해 검은 달의 지배자로 전직을 할지 아니면 거절하고 공포의 지배자로 전직을 할지.
* * *
언덕 위에 선 수혁은 전방에 있는 마을을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마을에는 발록들 여럿이 움직이고 있었다.
‘저런 곳에 도서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솔직히 말해 마을이라고 했지만 마을 같지가 않았다.
‘그냥 독룡 소환해버릴까.’
광역 마법 몇 개로도 초토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모르니까.’
하지만 이내 든 생각에 수혁은 광역 마법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마을 같지 않아도 도서관이 있을 수 있다.
10마계에도 지하에 도서관이 있지 않았던가?
발록들 역시 지하에 도서관이 있을 수 있다.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여기만 끝내고 가야겠다.’
어느새 시간이 자정에 가까워져 있었다.
“성스러운 보호막.”
수혁은 보호막을 시전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그리고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한 뒤 마을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분신.”
마을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수혁은 분신을 소환했다.
“건물 피해 없이 발록들만 죽여.”
그리고 분신에게 명령을 내렸다.
장비 효과를 받지 못해 약하디약한 분신이었지만 발록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명령을 받은 분신은 곧장 마을로 들어갔다.
“시야 공유.”
수혁은 연계 스킬 ‘시야 공유’를 시전하고 분신의 시야를 확인하며 마을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분신이 간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주변 건물을 확인했다.
-크윽!
-크아악!
수혁이 딱히 마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
한쪽은 분신이, 한쪽은 어둠의 자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혁이 할 일은 도서관이 있냐 없냐를 찾는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의 마지막 챕터 ‘진정한 배후, 독산’이 완료되었습니다.]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호오, 메인 에피소드가?’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 ‘키메라’가 끝났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여기 정리하고 확인하면 되겠네.’
그렇지 않아도 마을을 정리하고 로그아웃하려 했던 수혁이었다.
로그아웃 후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떤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면 될 것 같았다.
메시지를 보며 어떤 글이 올라왔을까 생각하고 있던 그때.
[어둠의 자식이 소멸했습니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했습니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했습니다.] [어둠의 자식이 소멸했습니다.]추가로 메시지가 주르륵 나타났다.
“……?”
수혁은 메시지를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