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 RAW novel - Chapter 446
446
제 446화
444.
서신 혹은 정보가 들어 있는 봉투 같았다.
‘다른 지부에서 보낸 건가? 아니면 협조 세력?’
2가지 중 하나다.
아직 들르지 않은 모나스 공국의 다른 지부, 혹은 암당에 협조하는 세력에서 보낸 것이 분명했다.
수혁을 본 사내는 움찔했다.
그리고 천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환상의 창.”
[환상의 창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수혁은 뒷걸음질 치는 사내에게 스킬 ‘환상의 창’을 시전했다.
스악!
시전함과 동시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다.
그리고 사내에게 날아갔다.
사내는 창을 보고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창의 속도는 빨랐고 이내 사내의 등에 환상의 창이 박혔다.
창이 박힌 순간 사내가 움직임을 멈췄다.
움직임을 멈춘 사내는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역시 NPC 상대로는 엄청 좋네.’
수혁은 허공을 바라보는 사내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스킬 ‘환상의 창’은 데미지가 없는 스킬이었다.
스킬명 대로 NPC에게는 각종 환상을, 유저에게는 3초간 기절을 주는 스킬이 바로 ‘환상의 창’이었다.
“블링크.”
[블링크의 쿨타임이 초기화되었습니다.]수혁은 사내 앞으로 블링크를 시전했다.
‘뭘까.’
그리고 사내가 쥐고 있는 봉투를 빼앗아 확인했다.
‘서신이네.’
봉투 안에 담겨 있던 것은 서신이었다.
수혁은 서신을 펼쳐 읽었다.
그리고 수혁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수혁 나타남.
-지부 위치를 알고 있는 것으로 추정.
-지부 철수, 모든 정보 폐기.
서신에 담겨 있는 내용은 많지 않았다.
고작 3줄이었다.
그러나 그 3줄이 문제였다.
‘내가 온 걸 알고 있어?’
이미 암당에서는 수혁이 나타났음을 알고 있었다.
‘벌써 라이곤 왕국 지부가 털린 게 알려졌나?’
라이곤 왕국 지부를 턴 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보아온 암당의 정보력이라면 이미 알려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지, 내가 여기에 나타난 건 모를 거 아냐.’
수혁은 걸어서 온 게 아니다.
워프 게이트를 통해 왔다.
암당이 워프 게이트 NPC를 매수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용하는 유저도 많았고 애초에 워프 게이트 NPC는 일반 NPC가 아니었다.
유저의 존재를 아는 특수 NPC였다.
‘설마 왕궁을 주시하고 있던 건가?’
남은 가능성은 하나였다.
모나스 공국의 왕궁.
그곳에서 들킨 게 분명했다.
‘으음…….’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아니겠지?’
무언가 수상했던 벨론 후작.
위화감이 잔뜩 들었던 벨론이 의심됐다.
혹시나 벨론이 암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한번 알아봐야겠어.’
수혁은 생각을 끝냈다.
그리고 여전히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를 보았다.
“매직 미사일.”
펑!
[레벨 업!]매직 미사일이 사내에게 작렬했다.
수혁은 레벨 업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이제 몇 업 안 남았네.’
800이 코앞이었다.
‘전기, 대지…….’
남은 속성은 전기와 대지.
솔직히 이제 어떤 속성을 선택하든 상관없었다.
부족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었다.
수혁은 지부에서 나왔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철수 중이겠지?’
서신을 전한 곳이 1지부인지 2지부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1지부나 2지부나 수혁이 나타났음을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신의 내용을 보면 철수 중임이 분명했다.
‘늦지 않아야 할 텐데.’
수혁은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2지부가 있는 마을 ‘펠코즈’로 워프했다.
펠코즈에 도착한 수혁은 2지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내 목적지에 도착한 수혁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암당의 당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둠의 자식, 어둠의 자식.”
수혁은 어둠의 자식들을 소환했다.
그리고 지부로 진입했다.
[퀘스트 ‘암당의 모나스 공국 2지부’가 생성되었습니다.]“적, 적이다!”
“뭐? 수혁이 왔다고?”
진입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고 바삐 움직이고 있던 암당 당원들이 수혁을 발견하고 외쳤다.
“파이어 월.”
수혁은 자신을 발견한 당원들을 향해 파이어 월을 시전했다.
수혁은 드랍 창이 갱신되는 것을 보며 계속해서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거침없이 전진하며 암당 당원들을 죽여나간 수혁은 얼마 뒤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퀘스트 ‘암당의 모나스 공국 2지부’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고레드의 비밀 열쇠를 획득합니다.]퀘스트를 완료한 수혁은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창고 확인은 나중에 해야지.’
창고를 찾을 시간이 없었다.
아직 1지부가 남아 있었다.
2지부가 그랬듯 1지부 역시 철수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사라지기 전 습격해야 했다.
워프 게이트에 도착한 수혁은 도시 ‘페옴’으로 워프했다.
그리고 유령마를 소환해 1지부가 자리 잡은 외곽 지역으로 향했다.
외곽 지역으로 향하며 수혁은 시간을 확인했다.
‘철수했으려나…….’
시간을 확인한 수혁의 표정에 불안함이 깃들었다.
철수했을 것만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후…….”
이내 1지부에 도착한 수혁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빠르네.’
1지부는 텅텅 비어 있었다.
2지부가 철수 중일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현실이 되었다.
혹시나 남아 있는 게 있을까 싶어 수혁은 1지부 내부를 꼼꼼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둠의 자식들도 수혁만을 따라올 뿐 움직이지 않았고 단 한 장의 서류조차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간 것이다.
지부 탐색을 마친 수혁은 입구로 돌아왔다.
‘일단 이걸로 어느 정도 암당은 마무리된 건가?’
라이곤 왕국에서 네 곳, 모나스 공국에서 두 곳.
암당 지부를 총 여섯 곳이나 무너트렸다.
거기다 철수를 한 모나스 공국 1지부를 포함하면 일곱 곳이나 무력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아는 곳도 없고.’
수혁이 알고 있던 암당의 지부는 라이곤 왕국과 모나스 공국뿐이었다.
‘근데 챕터는 어떻게 넘기는 거지?’
문득 든 생각에 수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곱 곳이나 무력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 메인 에피소드 ‘대륙의 그림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지부를 습격하다 보면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접근을 달리해야 할 것 같았다.
‘뭐, 내가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물론 수혁은 네 번째 메인 에피소드에 목을 맬 생각이 없었다.
수혁은 지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이 정도면…….’
파비앙과 대화도 나눴다.
그리고 사냥왕의 퀘스트도 내일 시작된다.
암당도 습격할 곳은 전부 습격했다.
‘좀 읽어도 되겠는데?’
일이 생각보다 빨리 정리됐다.
수혁은 천마서고에 가기로 결정을 내리고 워프 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연중 : 수혁아!
워프 게이트로 향하던 중 연중에게서 귓속말이 왔다.
그렇지 않아도 연중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던 수혁은 바로 답을 보냈다.
-수혁 : 설치는 잘 끝났냐?
-연중 : 어, 공사도 잘 끝났고 설치도 잘 끝났다!
-연중 : 넌 잘 끝냈냐?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씁쓸한 미소로 답을 보냈다.
-수혁 : 아니, 한 곳 놓쳤어. 도망가버렸다.
-연중 : 도망을?
-수혁 : 어, 그리고 챕터 변화가 없는 거 봐서는 다른 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더라.
-연중 : 뭐? 챕터 변화가 없어?
-수혁 : 응, 여섯 곳을 괴멸시키고 한 곳도 무력화시켰는데 변화가 없어.
-연중 :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 거지? 본부라도 털어야 하나?
-연중 : 그런데 할 말이라는 게 뭐야? 새로운 정보라도 나왔어?
연중이 물었다.
-수혁 : 응, 엄청난 정보를 얻었어.
수혁은 연중의 물음에 ‘콜라페노드의 비밀 노트’를 떠올렸다.
-수혁 : 암당 위에 조직이 하나 더 있어.
-연중 : 응? 암당 위에 조직?
-수혁 : 어, 흑월이라는 조직.
-수혁 : 독산도 그렇고 로스탱도 그렇고 다 흑월 휘하 조직이었어.
-수혁 : 드래고니아까지.
수혁은 콜라페노드의 비밀 노트에 있던 정보들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흑월 휘하 조직, 그리고 크라스에 대한 정보까지.
-연중 : 그럼 메인 에피소드 마지막 보스가…….
모든 설명을 들은 연중이 말끝을 흐렸다.
-수혁 : 흑월일 것 같아.
-수혁 : 정확히는 크라스.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메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던 조직들이 전부 흑월의 하부 조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판게아 메인 에피소드의 최종 보스는 흑월 혹은 흑월의 주인이자 마왕인 크라스일 확률이 높았다.
-연중 : 근데 얼마나 큰 걸까?
-연중 : 암당에 빛의 마탑장이었던 코단에…….
‘그러고 보니…….’
수혁은 연중의 귓속말에 생각해봤다.
흑월의 규모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수혁이었다.
‘……장난 아니네?’
이내 수혁은 당황했다.
잠깐 생각해봤는데 규모가 말도 안 되게 컸기 때문이었다.
일단 독산도 그렇고 로스탱도 그렇고 암당도 그렇고 하부 조직들이 전부 대륙 단위로 활동하고 있었다.
거기다 빛의 마탑장이었던 코단 또한 흑월에 속해 있었다.
코단과 비슷한 위치의 또 다른 존재가 흑월에 속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설마 브리니스도?’
하프 블러드는 암당과 관련이 없다.
하지만 하프 블러드의 수장이었던 클레인은 암당과 관련이 있었다.
그렇다면 클레인의 딸인 브리니스는 어떨까?
암당과 관련이 있을까?
‘이것도 알아봐야겠네.’
수혁은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연중 : 아, 그리고 너 그거 잊지 마.
-수혁 : 그거?
그리고 이어 날아온 연중의 귓속말에 수혁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잊지 말라는 것일까?
-연중 : 길드 대회 우승 식사.
“아.”
수혁은 이어진 연중의 귓속말에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 * *
“으음…….”
아소멜은 침음을 내뱉었다.
“후우…….”
그리고 한숨을 내뱉었다.
지금 상황은 침음과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라이곤 왕국의 지부들이 무너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나스 공국의 지부들까지 무너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나스 공국의 경우 지부 한 곳이 온전히 살아남았다는 것.
‘또 어디로 간 거지?’
문제는 두 국가에 만들어 둔 기반을 박살 낸 수혁이 또다시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인지, 어찌 대륙 곳곳에 있는 암당의 눈을 피하는 것인지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다.
‘에리멘 님이 기다리는데.’
현재 에리멘은 암당의 본부에 와 있었다.
수혁을 잡기 위해서였다.
‘지부 하나를 넘겨야 하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혁을 찾을 수 없다면 오게 만들면 된다.
오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페이드 제국의 정보 길드 ‘클로저’에 정보를 흘리면 된다.
그러면 수혁에게로 정보가 넘어갈 것이고 수혁은 지부로 올 것이다.
“기로스.”
아소멜은 기로스를 불렀다.
“예.”
앞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던 기로스가 고개를 들며 답했고 아소멜이 이어 말했다.
“정리할 만한 지부 한번 찾아봐.”
“예?”
기로스는 잘못 들었나 싶어 반문했다.
“함정을 팔 거야.”
“아.”
기로스는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함정이란 단어로 모든 게 다 이해가 됐다.
“찾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