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born as the Greatest Talent of the Noble Family RAW novel - Chapter (170)
명가의 역대급 재능천재로 환생했다 170화
114. 이제 다 했냐?
황실에서의 모든 행사가 끝났고, 우리는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으아, 찌뿌듯해. 다 좋은데 긴장 풀리니까 온몸이 쑤시다.”
“두 번 왔다간 진짜…… 대신전이 제일 낫다.”
“어니스트 선생님, 긴장해서 그런지 근손실이 올 것 같습니다.”
“황실 탐험 못 하고 가는 게 진짜 아쉽다…….”
넷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지만, 그래도 다들 기분만큼은 좋아 보였다.
황실 초대.
이틀뿐이지만,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얻은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타르트가 맛있었다.
황실 타르트는 역시 다르구나 싶어서 얼마나 감탄했던지.
“드레니크 황실 타르트도 맛있으려나.”
“응? 무슨 타르트?”
“아냐. 레일라 너희 집 타르트가 제일 맛있다고.”
“그치? 역시 데인 넌 뭘 좀 알아.”
언젠가 세상 타르트를 다 먹어 볼 거다. 불현듯 생겨난 내 목표다. 그리고 기왕이면 타르트 가이드를 만들어서 배포해야지.
“근데 데인, 하나만 묻자.”
“응?”
“무슨 생각으로 황제 폐하랑 눈싸움한 거야?”
난 레일라의 물음에 웃음을 터뜨렸다.
“왜, 무서웠냐?”
“말이라고 하냐? 미쳤어? 세상 어느 미친놈이 황제 폐하랑 눈싸움을 해.”
레일라의 역정에 모두가 동의했다.
“데인 선생님이 삶을 포기하신 줄 알았습니다.”
“음. 데인이라면 그럴듯하긴 한데 그래도 황제 폐하랑 눈싸움하는 건…….”
“데인. 그건 대신전 노인네들도 못 하는 짓이야.”
반응 봐라.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래도 다들 목 잘 붙어 있잖아? 처형 안 당했으면 됐지 뭐.”
“……에휴.”
레일라는 그럼 그렇지 싶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됐다. 데인 네가 뭐 그렇지. 안 그래?”
“뭐, 데인이니까.”
“데인이면 그럴 만하지.”
“데인 선생님이라면 마족들 앞에서도 타르트를 드실 분입니다.”
그래, 이렇게 하나씩 적응해 가는 거지.
앞으로 놀랄 일이 더 많을 텐데.
“이제 그럼 우리 고행 가는 건가? 프리실라, 고행은 언제부터야?”
“딱 모레부터. 내일 짐 싸고, 모레 출발하면 돼.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다음 목적지는 북부 아탈리아 섬.
프리실라의 고행에 참여한다.
진짜배기 고행은 졸업 고행이라지만, 졸업 고행은 혼자서만 갈 수 있다.
그런고로 이번이 딱 좋은 기회인 셈.
“그다음에는 하바로스크 산맥에 가는 거지.”
“그래. 이번 방학 때 할 일 많네.”
“선생님들, 그럼 저도 같이 가는 겁니까?”
그때 문득 들려온 도리안의 물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 가려고 했어?”
“하, 하지만 저는 실제 동아리 회원도 아니고…….”
그 말에 나와 레일라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뭐 어때. 객원도 회원이지.”
“그건 그래. 어차피 나중에 육체미 동아리 재창단한다면서?”
도리안은 육체미 동아리 전 회장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육체미 동아리를 되살리겠다는 나름 원대한 꿈이 있었다.
학생회한테 걸려서 강제 해산당했으니까.
“알아서 편하게 해. 중요한 건 같이하느냐, 아니냐니까.”
도리안은 내 말에 결국 울먹였다.
“재창단하더라도…… 제 충성심은 변함없을 겁니다!”
그래 뭐.
맷집 좋은 녀석이니 여러모로 활약할 곳이 많겠지.
“그럼 알투르는 어쩌지?”
“걔 방학 때 어디 갔나?”
“가문에 간다고 했었는데.”
“그럼 다음 학기에 이야기하지 뭐.”
알투르는 뒤통수를 칠 형편도 아니고,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녀석이다.
동아리에 넣는 건 조금 더 생각해 봐야겠다만.
“아예 말 나온 김에 다음 학기에는 저번에 말한 동아리 입학 시험 한번 만들어 보자.”
내 말에 레일라는 찬성했다.
“좋아. 재미있겠는데? 몇 명 뽑게?”
“그냥 마음에 드는 만큼? 인원은 정해 둬야지. 다 뽑는다고 하면 긴장감 없잖아.”
“어디 정원 같은 데 빌려서 미로 만들고 그걸로 테스트해도 재미있겠다.”
어니스트의 의견에 다른 녀석들도 덧붙였다.
“근력 측정은 필수입니다.”
“같은 신성학부는 안 받고 싶은데. 나 학부에서는 엄청 신앙심 깊은 선배라고.”
“검술도 좀 봐야 하나?”
다음 학기도 할 게 많겠구만.
“데인 소그레스 학생? 이제 키론을 데리러 갈 시간입니다.”
그때 다가온 행크.
나는 행크를 따라갔다.
참고로 황실 측에서 키론을 데리고 오지 못하는 건, 그 녀석을 나만 다룰 수 있기 때문.
“다른 사람이 고삐를 잡고 끄는 것도 싫어하나 봐요?”
“말도 마십시오. 그놈은 악마입니다, 악마.”
그런 놈을 나한테 준 황제의 저의가 대충 알 것 같다만, 그런 한편으로는 실패했으면 어쨌나 싶다.
뭐, 그거야 애초부터 난 생각하지 않았다만.
“아무튼 그놈을 잘 보살펴 주십시오. 마구간지기가 간밤에 은근히 슬퍼했습니다.”
“마구간지기라면…… 키론을 오래 보살폈나 봐요?”
“네. 미운 정 다 들었죠. 맨날 달래주고, 먹이를 주고, 털 관리를 해 줬으니까. 그런데도 맨날 마구간지기를 놀려먹는 걸 보면, 그놈은 진짜…….”
하여간 지랄마, 지랄마 하는 이유가 있다니까.
“그래도 이제 데인 소그레스 학생에게 제압당했으니, 가서는 부디 얌전하게…….”
행크가 그렇게 말하며 마구간 쪽에 도착한 그때였다.
“수, 수석 사무관님…….”
허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작살이 난 마구간도 눈에 들어왔다.
“키, 키론 그놈이…… 방금 갑자기 마구간을 죄다 부수고…….”
상황이 대충 어떻게 된 건지 알겠다.
“도망친 거군·…….”
난 행크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마비 장치도 빼놨겠다, 오랜만의 자유라 주체가 안 된 것 같은데요.”
도망친 게 기정사실화되면 이 녀석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통제를 벗어난 녀석이니, 아마 지금쯤이면 어떤 식으로든 수를 보려고 황실 사람들이 손을 쓰고 있겠지.
그 전에 찾아야 한다.
그 천방지축 녀석을.
그리고…….
힘을 제대로 좀 빼놔야겠다.
날뛰지 못하도록.
“힘이 남아도는 녀석이니, 아마 더 그랬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죠?”
“잡으러 가야죠.”
* * *
황궁에서 소란이 이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 아니다.
그 소란도 대개는 시종이나 하녀들, 혹은 경비병들 사이에서나 일어나는 ‘하찮은’ 소란 정도다.
황궁은 황제를 비롯한 황족들이 머무르는 곳.
그래서 ‘큰’ 소란은 잘 일어나지 않으며, 일어나서도 안 된다.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자, 잡아라!”
“이쪽으로 몰아라!”
“피해! 으아아악!”
고작 말 한 마리에 불과한데, 그야말로 난리가 난 것이다.
“이, 이쪽이다! 피해!”
“어억!”
키론.
미친 지랄마.
그 녀석이 마구간을 탈출해 날뛰고 있었다.
갑자기 홱 돌기라도 한 건지 도저히 통제할 수 없을 지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던 것이다.
“도대체 이놈이 왜 탈출한 거야!”
“이제 얌전해질 거라면서! 갑자기 무슨…… 으아악!”
1차로 출동한 시종들은 당연히 제압당했고, 근처에 있던 경비병들도 손을 못 썼다.
그다음에 온 건 기사들이었다.
하지만 기사들도 어쩔 줄을 몰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이 말이 이제는 데인 소그레스라는 아카데미 학생에게 황제가 ‘직접’ 하사한 말이기 때문.
마음 같아서는 단칼에 베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다.
“마법병단, 마법병단은 언제 오나!”
그래서 유일한 희망은 마법병단이다.
마법으로 안전하게 키론을 제압해 줄 사람들.
물론 오기 전까지는 지옥 그 자체다.
“푸히히힝!”
키론은 신나서 날뛰고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친 난동이다.
차라리 탈출하는 거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라니.
‘미친 말이야, 미친 말.’
‘빨리 좀 나갔으면.’
덕분에 기물이 부서지고 정원이 짓밟히는 모습에 시종들과 하녀들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그러기를 십수 분.
키론이 날뛴 곳이 죄다 부서지는 가운데, 마침내 도착했다.
“마, 마법병단이 왔나?”
데인이었다.
“푸히힝.”
그리고 키론은 놀랍게도 데인을 보자마자 우뚝, 멈춰서더니 사람처럼 히죽거렸다.
저게 무슨 말(馬)이야.
사람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데인 소그레스가 마침내 키론을 제압했다는 거야 다들 안다.
하지만 지금 이 꼴을 보니 정말 제압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푸히힝.”
턱, 턱.
아니나 다를까, 바닥을 긁기 시작하는 키론.
금방이라도 데인에게 달려들 기세다.
그러나 모두가 꼼짝도 못 했다.
저 앞을 막는 순간, 막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죽기 일보 직전이 되느냐의 문제가 되기 때문.
저 어마어마한 덩치의 준마에 들이받히면…….
최소 중상.
잘못하면 사망.
“푸히히힝!”
더욱 강하게 바닥을 긁기 시작하는 키론.
데인은 이런 키론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것도 팔짱을 낀 채.
뭘 하려는 걸까.
눈빛만으로 제압?
아니면 마법의 천재라 했으니 마법?
혹은 검이라도 뽑을 텐가?
생각해 보니 데인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여기는 황궁이고, 그래서 허가받은 자 외 마법, 소환술, 검술 등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그럼 어쩌겠다는 거지…….’
키론의 난동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들이 데인이 어떻게 나올지 가만히 지켜보던 그때였다.
“푸르륵.”
키론이 몸을 한번 털었고-
바닥을 박차려던 그 순간.
“이제 다 했냐?”
데인의 물음이 들려왔다.
키론을 향한 물음이었다.
“아니면 더 해 봐. 힘 빠질 때까지.”
그 말이 들린 순간.
“푸르륵!”
키론이 다시금 데인에게 달려들었다.
해보라고 했으니까, 해볼 테다.
“아, 안 돼!”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키론이 달려드는 모습에 사람들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데인은 그런 가운데 꼼짝도 안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모두가 보았다.
휙.
데인이 몸을 살짝 틀어 비켜서더니, 키론의 돌진을 피함과 동시에 키론이 옆을 지나갈 때…….
타닥!
바닥을 박차고 키론의 등 위에 사뿐히 안착해 오르는 모습을.
“좀 놀아 볼까?”
그리고 데인은 키론이 그랬던 것처럼 히죽거리며 갈기를 붙잡더니, 이전처럼 마력을 흘려 넣었다.
그러자 편안한 무언가가 갈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
“…….”
모두가 할 말을 잃은 가운데 마침내 우뚝 멈춰 선 키론.
그 위에 있던 데인은 고삐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갈기를 붙잡아 당겼다.
그러자 놀랍게도 키론이 움직였다.
데인이 이끄는 방향으로.
“세, 세상에…… 지, 진짜였어…….”
“데인 소그레스…… 저 학생 정말 말이 안 되는군…….”
“그 키론이 저렇게 간단하게…….”
모두가 입을 쩍 벌린 채,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한마디씩 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이유 모를 난동을 부리던 녀석이 간단하게 제압당한 것이다.
물론, 난동이 아니었다.
키론은 그냥 장난을 친 것뿐이고-
데인은 이제부터 키론과 놀아 줄 생각이었다.
이 녀석의 힘이 빠질 때까지.
“해 봐. 지칠 때까지.”
“푸히힝!”
키론도 화답했다.
사실 키론은 원하고 있었다.
몇 번 흔들면 떨어지던 ‘약골’ 녀석과 달리, 자신의 등 위에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을 녀석을.
그리고 이제야 만난 것이다.
“근데 너, 앞으로 나랑 다니려면 예절 좀 배워야겠다?”
“푸힝?”
“계속 갇혀 있을 건 아니잖아? 얌전하게 굴자고, 얌전하게.”
이건 좀 오싹하다.
고대 마력은 따스한데…….
말투는 경고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뭐, 너 감당하려면 집은 튼튼해야겠다. 안 그러냐?”
“푸히힝.”
“마구간이나 하나 지어 볼까.”
데인의 중얼거림 속에서 키론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멀지 않은 곳.
자신을 길들인 자가 없어 내달려 본 적이 거의 없는 마상훈련장으로.
“푸히히힝!”
키론의 기분이 어쩐지 좋아 보였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진짜…… 였어.”
“저 키론이 저렇게 얌전할 줄이야…….”
“세상에…….”
키론.
미친 지랄마를 안정시킨 데인의 전설이 본격적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