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ion Day 1 Mana Burst RAW novel - Chapter 40
40화 가문 회의(2)
샤오 가문 본가의 대련장.
“괜찮겠느냐.”
주양태 회장이 물었다.
평소라면 생각도 할 수 없는 말투였다. 현우는 그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걱정해주시는 겁니까?”
“···뭐라?”
주양태 회장이 눈썹을 찌푸렸다.
이어 그는 짜증스런 표정으로 혀를 찼다. 감정을 숨기는 방식이 한결같아 실소가 나올 뻔했지만. 현우는 가까스로 웃음을 삼켰다.
“네 녀석을 걱정하는 게 아니다.”
그는 주름이 잡힌 미간을 슬며시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이번 비무를 다른 가문들도 지켜보고 있는 만큼. 네가 추태를 보인다면 천무그룹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다. 단지 그게 걱정되는 것뿐이지.”
“아, 예···.”
어련하시겠나.
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양태 회장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지만. 더 이상 트집을 잡진 않았다.
“비무라곤 하지만 샤오 가문의 권마는 너를 죽이려 들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알고 있습니다.”
“네가 죽든 살든. 샤오 가문은 오늘 멸문하겠지만. 기왕이면 네놈도 살아서 그 꼴을 보는 편이 유쾌하지 않겠느냐.”
“예.”
순순히 죽어주진 않을 거다.
십 초는 솔직히 현우로서도 약간 무리한 조건이었지만. 저쪽에서 오히려 절반을 줄여준 덕분에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단순히 생존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이번 비무에서 승리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샤오 가문의 권마 샤오 랑. 그의 무위는 주양태 회장과 비교한다면 한참 아래지만. 같은 1세대 출신의 거물임은 틀림없다.
‘버티기만 하면 된다지만···.’
현우는 그의 무위를 잘 알고 있었다.
독이나 암기 따위에 의지하지 않는 무인. 방계 출신임에도. 그는 샤오 가문 전체의 존경을 받는 실력자다.
샤오 가문의 장남과 차남이 사망한 현재.
서열로만 따지자면 현재 가주인 샤오 리의 바로 아래쯤 되겠지. 원한다면 가문의 권력 구도를 뒤집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뭐, 설령 네가 잘못된다 해도. 내 저승 가는 길동무로 샤오 가문 놈들을 잔뜩 보내주겠다. 적어도 외롭지는 않을 게 말이다.”
“···죽지 말란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현우는 주양태 회장을 뒤로하고.
샤오 랑이 기다리고 있을 연무장으로 향했다.
“도망치지 않은 점은 칭찬해주마.”
샤오 랑.
검은 무복을 갖춰 입은 그가 길게 늘어뜨린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척 봐도 오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였지만. 현우와 그의 격차를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어렵진 않은 태도였다.
“다섯 초로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바꿔 드릴 수도 있는데.”
“자신이라···?”
샤오 랑이 입을 반쯤 벌렸다.
빌어먹을 애송이가 지금 뭐라고 지껄였나. 분노보다는 어이가 없어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살기어린 눈빛.
그러나 현우는 주눅들지 않았다.
“샤오 가문의 권마라고 들었습니다.”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구나!”
샤오 랑이 조소를 터트렸다.
그의 시선이 현우를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하긴, 내 별호가 권마 외에 하나가 더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면 그리 건방진 태도를 고수할 수 없겠지!”
“알고 있습니다.”
샤오 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의 입가가 사납게 일그러졌다. 단순한 호승심으로 일그러진 건 아니었다.
자신의 별호 두 가지.
그걸 모두 알고도 건방진 소리를 내뱉은, 천무그룹의 젊은 녀석에 대한 살의로 그의 입가는 일그러지고 있었다.
“동방무패.”
“그래.”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는 샤오 랑.
샤오 가문의 권마이자. 중국 대륙에서 적어도 주먹으론 적수가 없다는 동방무패. 그게 바로 샤오 랑이라는 인물을 가장 잘 나타내는 두 가지 별호였다.
“하지만 단순히 동방무패가 아니라. 중화제일 동방무패. 그게 바로 이 몸이시다!”
적어도 샤오 가문과 중국 내에서.
그의 두 가지 별호를 부정할 수 있는 자는 없다. 그리고 그건 중국 내부에서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중화에서 제일이라는 것은 곧. 전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그래도 네가 눈앞에 둔 권마 샤오 랑이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다면 내 친히 몸으로 알려줄 수도 있지.”
“이상하군요.”
현우가 고개를 까딱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지. 샤오 랑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녀석의 뜬금 없는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려는 찰나.
재차 현우의 입이 열렸다.
“중화제일이 세계제일이라면. 왜 세계제일이 아닌, 중화제일 동방무패라고 스스로 칭하시는 겁니까?”
“···뭐라?”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현우는 비죽 웃으며 말했다.
샤오 랑은 그제야 깨달았다. 저 천무그룹의 애송이는 한참 손윗사람인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그것도 그가 평생에 걸쳐 쌓아온 ‘제일’이라는 자부심을 조롱하면서 말이다.
“···놈!”
샤오 랑의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
이 정도로 분노해본 것이 얼마 만일까.
안 그래도 샤오 가문에 여러 치욕과 손해를 안겨준 녀석이다. 이 자리에서 당장 살초를 펼치지 않는 것만 해도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자신을 도발까지 하다니.
그 어느 곳도 아니라 샤오 가문의 본가에서. 그리고 동방무패 샤오 랑 앞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건. 칼날 아래에 스스로 목을 들이미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니놈 목숨이···.”
으득, 샤오 랑의 어금니가 갈렸다.
“···정말 한 개가 아닌 모양이지!”
***
건방진 녀석.
샤오 랑은 차분히 분노를 몰아냈다.
물론, 저런 저급한 도발에 놀아난다고 해서. 그의 손속이 무뎌지거나 할 일은 없다. 그러나 이건 살육전이 아니라 명목상이나마 ‘비무’다.
결과야 뻔하지만.
분노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적당히 보여줄 것을 보여주며 형식에 어울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이번 비무는 그에게 있어서도 가문 내부의 지지도를 확보할 기회였다.
압도적인 우위에서 주현우를 가지고 놀며. 샤오 가문의 원한을 풀고 천무그룹에 치욕을 안겨 주어야 했다.
주양태 회장의 살기등등한 선언은···.
조금 신경쓰이긴 했지만 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주형석 그 녀석이 있으니.’
이번 비무에서 주현우를 죽인 후.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고 물러나면 그만이다. 어차피 주양태 회장은 샤오 가문의 극독에 중독되었고. 시간은 샤오 가문의 편이니까.
‘안 그래도 주현우 저 녀석 덕분에 샤오 가문의 가주 후계자 자리가 완전한 공석이 되었지. 이건 나를 포함한 우리 방계 측에게 아주 좋은 기회다.’
샤오 가문은 지금까지 직계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연달아 벌어진 사건 덕분에 직계의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고. 그동안 직계 아래에서 숨죽여 살아오던 방계의 목소리가 조금은 커지기 시작했다.
주현우는 샤오 가문의 원수지만.
동시에 방계 출신의 샤오 랑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고마운 녀석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살려둘 순 없겠지.’
이번 비무에서 녀석의 목숨을 빼앗거나.
최소한 다시는 활동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버려야 한다. 그래야 샤오 가문 방계들의 지지가 자신에게 모일 것이다.
그 후엔···.
시간을 들여 샤오 가문을 차지하면 된다.
방계와 직계의 차이라고 해봤자. 결국은 다룰 수 있는 독의 종류뿐. 외공만을 따지면 방계는 직계 이상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샤오 랑은 샤오 가문을 천무그룹 못지않은 무가(武家)의 반열에 올려놓으리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아, 참.”
비무가 시작되기 직전.
현우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제가 선공을 취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나 해서 시작하기 전에 확인하고 싶군요.”
“선공이라!”
샤오 랑이 스산한 웃음을 흘렸다.
그의 눈빛에 살기가 감돌았다.
당최 이 녀석이 당돌한 건지. 아니면 머리가 돌아버린 놈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얼마든지 해봐라!”
“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적당히라는 게 불가능한 상대.
그렇다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 한다. 현우는 처음부터 전심전력을 담아 마나를 끌어 올렸다.
창천십팔무(蒼天十八武)
제3초식 창룡퇴(蒼龍槌)
창염이 휘감긴 뒤꿈치.
웬만한 강기는 꿰뚫어버릴 위력이 담긴 일격이 그를 향해 떨어졌다. 그러나 샤오 랑에게 닿기엔 한참 부족했다.
“하!”
고함을 지르며 샤오 랑은 오른팔을 크게 휘둘렀다. 붉은 강기가 순식간에 그의 팔을 휘감으며 창룡퇴와 충돌했다.
스킬이라 부르기도 어려운 단조로운 움직임. 그러나 기본적인 격의 차이가 있는 만큼. 그 결과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일 합.
밀려난 것은 현우였다.
현우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다.
다행히 뒤이어 들어오는 공격은 없었다. 만약 샤오 랑이 추격해왔다면. 다음 일격이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지도 몰랐다.
허공에서 가까스로 균형을 잡았다.
두 다리가 지면에 닿고 나서야. 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강하군.’
다섯 초를 버틸 수 있을까.
현우는 머릿속에 그런 의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부딪혔을 뿐인데. 전신의 마나가 거꾸로 역류하는 것 같았다.
최선을 다해 정신을 다잡지 않았다면. 그대로 토악질을 하며 쓰러졌을 것이다.
“이것도 일 초로 쳐주겠다.”
샤오 랑이 낮게 중얼거렸다.
주현우의 목숨을 노리고 있긴 하지만. 이 비무는 그에게 있어서 일종의 연극 무대나 다름없다.
파박! 샤오 랑의 발이 지면을 빠르게 박찼다. 순간 흐릿해진 신형이 현우의 지척에서 선명하게 나타났다.
“선공은 양보했으니. 불만은 없겠지!”
콰앙!
샤오 랑의 맨손과 현우의 주먹을 휘감은 흑린갑이 거세게 충돌했다. 급하게 전신에 창염갑을 둘렀으나. 일격에 전신이 부서질 듯 요동쳤다.
“이 초!”
샤오 랑의 외침을 들으며.
현우는 어금니를 꾸욱 깨물었다. 비릿한 혈향이 목구멍에서 치솟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남은 것은 세 번의 합.
주먹을 꾸욱 그러쥐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없어도 답은 하나다.
해야 한다.
***
‘이 녀석···.’
샤오 랑의 눈이 가늘어졌다.
첫 합에서 추격할 걸 그랬나. 그런 아쉬운 마음이 조금은 생겼다.
손속에 사정을 두었다고는 하나.
벌써 세 번째 합이 오갔음에도 주현우는 선방하고 있었다.
물론, 말이 선방이지.
가까스로 막아내는 것만 성공했을 뿐. 이미 그의 상태는 빈말로도 멀쩡하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제 샤오 랑에게 남은 기회는 두 번.
분명 주먹을 맞대기 전엔 한 초식으로도 능히 녀석의 목숨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여기서 더 손속에 사정을 둔다면. 남은 두 초식으로 녀석의 목숨을 거두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군.’
단순히 비무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샤오 랑의 목적은 비무의 승리가 아니었다.
이 자리에서 주현우의 목숨을 거두는 것.
샤오 가문의 모두가.
샤오 랑에게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손속에 사정을 두어 실패한다면. 방계 최초의 가주 자리는커녕. 실컷 비웃음이나 당하고 말 것이다.
“지금부턴 제대로 가겠다!”
고함과 함께.
샤오 랑의 발이 지면을 박찼다.
파쇄권(破碎拳).
공간을 밀어낼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 담긴 일격이 현우를 향해 전진한다. 지금까지는 스킬도 아닌 단조로운 움직임이었을 뿐이다.
여기부터가 진짜 ‘권마’의 실력이다.
‘막을 수 있나?’
고민하는 건 의미가 없다.
전력을 다해 창염갑을 둘렀다.
그러나 막대한 마나를 소모하여 두른다고 해도. 일점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샤오 랑의 파쇄권을 완벽하게 막아내긴 무리였다.
“흐하!”
웃음인지 기합인지 모를.
묘한 소리가 샤오 랑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무조건 뚫을 수 있다. 그런 확신을 가지고 샤오 랑은 주먹을 내질렀다.
예상대로였다.
현우의 창염갑은 파쇄권을 가로막지 못했다. 붉은 강기가 폭사하며 푸른 불꽃을 모조리 집어삼켰다.
“큭···!”
전신이 충격으로 요동쳤다. 휘청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집어넣으며. 현우는 가까스로 샤오 랑을 마주 보았다.
“악다구니를 쓰는구나!”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초식의 차례.
그 사이의 짧은 순간.
샤오 랑은 의외의 광경을 마주했다.
창염갑은 박살 났다.
산산이 흩날리던 창염의 불꽃을 분명 확인했다. 그러나 샤오 랑의 예측은 단 한 수 앞을 내다보았을 뿐이었다.
‘창염이 다시 모여든다고?’
분명히 부쉈을 텐데.
그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통제권을 잃은 권능을 다시 붙잡기 위해선 비정상적으로 많은 마나를 소모할 수밖에 없다.
지금 주현우는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샤오 랑의 주먹은 의문 따위에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다.
이건 이번 비무의 마지막 초식이자. 주현우가 최후로 받아내야 하는 일격이니까.
창천십팔무(蒼天十八武)
제1초식 재천(在天)
‘고작 1초식 따위로 대적할 셈인가!’
샤오 랑은 코웃음 쳤다.
창천십팔무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다. 열 여덟 개의 초식으로 이루어진 천무그룹의 절기. 그러나 첫 초식은 장식이라는 말이 어울릴 수준이었다.
최후의 발악이다.
샤오 랑은 그렇게 확신했다.
“애송이가!”
샤오 랑이 마나를 끌어 올렸다.
거센 마나의 흐름이 붉은 강기가 되어 그의 양팔을 휘감았다.
샤오 준이 선보였던 독강기와는 다르게 독기는 서려 있지 않으나. 훨씬 강인한 강기공이었다.
그보다 조금 먼저.
현우의 주먹이 앞으로 뻗어졌다.
그러나 치닫는 주먹을 향해.
샤오 랑은 오히려 가볍게 전진했다.
피하거나 방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수라파쇄격(修羅破碎擊).
붉은 강기가 미친 듯이 날뛴다. 조금 늦게 내지른 주먹이 강기의 격류가 되어 현우를 향해 몰아쳤다.
이 마지막 초식으로···.
샤오 랑은 주현우의 목숨을 거둘 수 있을 거라 스스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모든 것은 찰나의 발악에 불과하리라.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무슨?’
현우가 뻗어낸 단순한 궤적의 정권이.
평범한 제1초식 재천의 수준에 그치는 일격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파천(破天).”
작은 중얼거림.
제1초식이 아니었나?
샤오 랑이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쯤···. 화아악! 공기를 삼키는 소리와 함께. 재천에서 비롯된 창염이 거대한 손아귀처럼 쩍 벌어지며 시야를 가득 채웠다.
‘뭐냐···?’
눈으로 보고도 이해할 수 없는 광경.
그러나 상황은 샤오 랑의 이해를 요구하거나 기다려주진 않았다.
속절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샤오 랑이 경악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번쩍! 삽시간에 폭발한 창염이 눈앞의 풍경을 일그러뜨렸다. 샤오 랑의 머리털이 곤두섰다.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마나가 그의 감각을 뒤흔들었다.
아찔한 현기증이 일었다.
몇 십 년만에 느껴보는 불쾌한 감각. 이윽고 샤오 랑의 수라파쇄격과 재천······.
아니, 파천이 닿았다.
“···!”
샤오 랑의 눈이 커졌다.
찰나의 순간 그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주현우의 주먹이 수라파쇄격을 뚫고도.
전혀 죽지 않은 기세로 자신을 향해 치닫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