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19
제19화
19화
“로크!!”
로크의 방.
로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을 위해서 취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옷을 입고 막 잠자리에 들려는데, 그런 그의 방을 허크가 무단으로 들어왔다.
그를 본 로크는 미간을 찡그렸다.
“허크 형님? 여긴 무슨 일이십니까? 그리고 이렇게 무례하게.”
“무, 무례?”
허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소 자신이 이렇게 나오면 겁먹어서 주저앉아 벌벌 떨던 찐따 놈이, 지금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도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이 자식이…….’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놈이 감히 자신을 똑바로 보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이제 막 개미만 한 재능을 개화했다고 나대는 모습이라니.
아무래도 교육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나중에 날 잡아서 주제 파악을 시켜 놔야겠구나.’
지금은 아니었다.
일단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너.”
“어이쿠, 이제 멱살은 기본 옵션인가? 내 멱살이 이렇게 값싼 게 아닌데 말이지.”
멱살을 잡는 허크를 보며, 중얼거렸다.
한국에 있을 때, 자신의 멱살을 잡은 놈들은 전부 손모가지가 어떤 영화에 나오는 누구처럼 잘렸었다.
그 당시 예슬이 물었었다.
‘오빠는 이상하게 멱살을 잡는 사람을 정말 싫어하시네요?’
라고 말이다.
그렇게 묻는 것도 당연한 것이, 로크는 멱살을 붙잡히면 반사적으로 그 손목을 잘랐기 때문이다.
고작 멱살을 잡아서, 기분 나빠서 한 짓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한 처사였다.
로크도 자신이 왜 그렇게 과민 반응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드디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다.
‘이놈 때문이군.’
허크는 허구한 날 로크의 멱살을 붙잡으면서 그를 괴롭혔다.
한마디로, 멱살 잡는 건 ‘괴롭힘의 신호’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반응한 것이다.
지금이야 많이 사라졌다.
나름 여유가 생겨서, 멱살을 잡아도 잘라 내는 것이 아니라 부러트리는 것으로 끝냈다.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아아, 됐고, 왜 찾아온 겁니까?”
멱살이 잡혔음에도 태연한 로크를 보며, 허크는 ‘이럴 리가 없는데? 이놈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곤 표정을 고치며, 다시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
“네놈, 그 알량한 재능을 믿고 지금 기고만장해진 거 같은데, 시련에서 어떤 부정행위를 했는지 내가 반드시 밝혀내고 말겠다.”
“밝혀내신다고요?”
“그래,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아버지는 무슨 잘못이라고……. 그리고 그거 표절 아님?”
“뭐라고?”
로크는 피식- 웃었다.
여유가 넘쳤다.
예전에는 허크가 그렇게 무서웠다.
그의 눈빛도,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무서워서 듣기만 해도 두려움에 몸이 저절로 떨렸었다.
한데, 지금은 아니었다.
가벼웠다.
그의 행동, 말투, 그 모든 것이 너무 가벼웠다.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행동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회귀한 로크의 정신 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지금 허크의 모습은 흡사 어린아이의 투정같이 보였다.
“그런데 제 방에 찾아오신 이유는 뭡니까?”
“너, 조련사는 어디로 빼돌렸냐.”
“와우.”
이미 그가 왔을 때부터 짐작하고 있었지만, 설마 이런 식으로 돌직구로 물어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사람이 생각이 있다면 조금 돌려서 물어볼 터인데, 그에게는 그런 머리조차 없는 모양이다.
“조련사를 빼돌리다뇨. 단어 선택이 조금 좋지 않네요.”
“뭐?”
“제가 뭐 하러 조련사를 빼돌립니까.”
로크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저는 시련이 끝나고, 그저 제가 상대했던 몬스터를 관리해 준 조련사가 고생한 거 같아서 잠시 휴가를 좀 보냈을 뿐입니다.”
“휴, 휴가?”
“네. 듣기로는 제가 갑자기 시련 이야기를 꺼내서 급하게 하이 오크를 포획하고 난폭한 그놈을 관리하느라 조련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비를 좀 쥐여 주고, 휴가 보냈죠.”
“그놈을 어디로 보냈는데!”
“글쎄요? 그것까지는 제가 알 리가 없지 않습니까.”
로크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데 왜 갑자기 조련사를 찾는 겁니까? 혹시 조련사에게 뭔가 볼일이라도 있습니까?”
“그, 그건…….”
허크는 뜸을 들였다.
간을 보는 것이다.
과연 휴가를 보낸 것이 노린 건지, 아니면 그저 우연인 건지.
확실히 시련 때문에 하이 오크를 급하게 구해 와서 조련사가 상당히 고생했던 건 사실.
조사해 보니, 휴가를 간 것도 확실했다.
다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며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휴가를 보낸 건지, 아니면 로크가 뭔가를 알아차리고 빼돌린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 왜요? 혹시 그 조련사에게 뭔가 시켰는데 잘 안 됐습니까?”
“너…….”
“왜요?”
로크는 태연하게 웃고 있었다.
정말 얄미운 웃음이 아닐 수 없었다.
뭔가 알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물어보는 순간, 조련사를 시켜서 하이 오크에게 발록을 주입했다는 것을 자백하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쯧.”
허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로크를 밀치며 멱살을 놓았다.
“네놈…… 지켜보겠다. 시련에서 저지른 부정…… 그게 뭔지 반드시 알아내서 아버지께 네놈이 얼마나 비열한 놈인지 알려 드리겠어.”
그는 끝까지 로크가 시련에서 부정을 저질렀다고 믿고 있었다.
발록을 주입한 하이 오크는 지금의 허크라고 해도 이길 수 있을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한데, 그것을 로크가 일검에 죽였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로크가 자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로서는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뭐~ 마음대로 하시죠.”
“쯧, 재수 없는 자식.”
허크는 그렇게 나갔다.
그리고 옆에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노심초사하게 둘을 보고 있던 알프레도가 로크에게 다가왔다.
“아이고, 로크 님, 괜찮으세요?”
“아아, 괜찮아.”
“아니, 정말 허크 님도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조련사야 휴가 좀 보낼 수 있는 거지, 뭐 그거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건지…….”
알프레도는 멱살잡이로 흐트러진 로크의 잠옷을 깔끔하게 다듬어 줬다.
“로크 님, 속상하시죠?”
고개를 들며 묻는 알프레도를 보며, 로크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딱히 속상하거나 그런 건 없어.”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로크는 이를 드러내며 큼지막한 미소를 지었다.
손으로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베리안 허스키의 털을 만지는 것처럼 풍성한 머리카락이 손바닥을 부드럽게 자극하고 있었다.
“저놈이 뭘 어떻게 한다고 해도…….”
탈모인과 풍성충의 싸움.
이 머리카락은 가불기(가드 불가능한 기술)나 다름없었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신 승리가 가능하며, 상대에게는 절대적인 패배감을 안겨 줄 수 있었다.
“승자는 나야.”
* * *
3일이라는 시간이 더 지났다.
“후우…….”
그동안 로크는 계속해서 치료제를 만들었다.
그런 로크의 앞에는 동그랗게 만들어진 황금색 알약이 놓여 있었다.
그것을 본 힐웬과 엘렌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약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은 불신으로 가득했다.
“로크 님, 이걸로 정말 아이린 님을 고칠 수 있는 겁니까?”
엘렌이 물었다.
그의 불신은 당연한 것이다.
이쪽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치료사들도 두 손 두 발 전부 들었던 일이었다.
그 누구도 만들지 못한 불치병 치료제를 15살인 로크가 만들어 냈다고 하면 그 누가 믿을까.
“고칠 수 있어.”
“…….”
“그리고 실패한다고 해서 손해 보는 건 없잖아.”
그건 맞는 말이다.
어차피 불치병에 걸렸다.
시한부 인생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보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더 좋아 보였다.
‘실패 따위는 없다.’
로크는 확신했다.
최근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서 로크는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라 꿈속에서 임상시험까지 철저하게 했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로크는 꿈속에서 1,000번이 넘도록 약을 만들었다.
치료제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 당시의 로크는 ‘이런 치료제가 만들어졌다!’라는 것만 알고 있었고,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정보를 통해서 들었다.
그렇기에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서 계속 약을 제조했다.
꿈속에서는 몇 번 실패해도 상관없지만, 현실에서는 재료가 부족해서 실패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스킬도 얻었지.’
로크가 새롭게 얻은 스킬은 ‘약 제작’이라는 스킬이다.
로크는 상태 창을 열었다.
이름 : 로크 바르커
성별 : 남
나이 : 15살
특성 : 루시드 드림
[능력치]힘 : 40 민첩 : 40 체력 : 46 마력 : 50
마나 제어(B), 육체 강화(D), 살기(D), 점멸(F), 검술 마스터리(D), 바르커식 : 번개의 호흡(C), 강인한 체력(D), 무호흡(D), 수면 회복(D), 마나의 호흡(D), 화염구(D), 독 저항(D), 약초학(D), 약 제작(D).
약초학과 약 제작 스킬.
거기에다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서 꾸준히 훈련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체 능력도 많이 높였다.
이 약을 만드는 건 어머니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나를 위해서도 있지.’
로크는 몰래 영약 몇 개를 만들었다.
당연하겠지만, 지금까지 사용했던 모든 재료는 아이린의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했다.
로크가 만든 영약은 그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 같은 것으로 만든 것이다.
‘알프레도에게 하나 먹이고, 나도 먹고. 엄마는 굳이 드시지 않으셔도 돼.’
치료제 자체가 영약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엘프의 눈물, 하이하이까지 들어간 최고의 영약.
한참을 누워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라고 하지만, 이 약을 먹으면 단숨에 건강해질 것이다.
“로크 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 간다.”
로크는 약을 들고 아이린의 방을 찾았다.
그 앞에서 알프레도가 긴장한 얼굴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를 본 로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알프레도,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로, 로크 님…… 그, 그게…….”
어딘가 긴장한 듯한 그의 표정에 로크는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불안하다는 듯이 흔들리는 눈동자.
거기에다 보이지는 않지만 복도 천장, 벽에 숨어 있는 놈들이 있다.
‘밤 사냥꾼이 왜?’
밤 사냥꾼은 가문의 더러운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사냥개 같은 놈들.
저놈들은 오로지 토르의 명령으로만 움직이는 개 목걸이를 차고 있는 놈들이다.
한데, 그런 놈들이 여기에 있다고?
“설마…….”
로크는 지그시 문을 쳐다봤다.
그러자 아이린의 방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그 안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인간이 나오고 있었다.
“네가…… 아니…… 아버지가 왜 거기서 나오는 겁니까?”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로크는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