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10
110
56.새로운 파도(2)
[청진 수용소 주변의 결계가 일부 해제됩니다.] [‘마도 공화국’의 영역이 청진 수용소에서 서북 방향으로 확대됩니다.] [마력으로 인해 변이된 식물들을 사냥하고 채집해 코인과 식량을 획득하세요!]‘마도 공화국’이라 명명된, 신 망명정부에 새로운 지령이 떨어졌다.
그동안 이준혁이 쳐놓은 결계에 의해, 수용소 안에서 리젠되는 몬스터만 사냥해왔던 수용소 인민들.
그들은 그곳에서 임무 성공 보상으로 받은 씨앗으로 농사도 짓고, 코인으로 스텟도 올리며 180도 바뀐 상황에 서서히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이번 지령에 대한 국무회의를 진행하겠소.“
리한봉의 주관으로 시작된 ‘마도 공화국’의 국무회의.
리한봉은 함경북도 청진에 새로운 망명정부를 수립하며 자신을 조력해줄 각료(閣僚, Minister)들을 뽑았다.
각료란 국가정부 또는 지방정부에서 특별한 공직을 맡음으로써 다른 각료들과 협력하여 정책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적용하는 자들이었다.
특히나 김누리의 아버지인 김한빛은 국가보위성(國家保衛省)에서 요직에 있었기 때문에 혼란한 인민들을 수습할 중앙정부를 발 빠르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인민들의 만장일치로, 새로운 혁명 군주로 추대된 리한봉을 정점으로 국방부, 경제부, 법무부, 농산부, 여성부 장관이 추대되었다.
혁명 군주 리한봉, 그리고 국방부 장관 배선군, 경제부 장관 김한빛, 법무부 장관 함총별, 농산부 장관 곽칠산, 여성부 장관엔 김누리의 어머니인 김순옥 여사가 장관으로 뽑혔다.
그들은 각기 이번 대격변에서 두각을 드러난 사람들로, 각 분야에 전문성을 보여 장관으로 추대되었다.
”이번에 신으로부터 새로운 계시가 내려왔소. 바로 영역의 확대요.“
”확대라면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신의 계시는 오직 리한봉에게만 내려왔다. 이준혁이 뒤에서 큰 방향을 리한봉에게 전달하면, 리한봉은 각 부문의 각료들을 소집해서 회의를 진행하곤 했다.
”북동 쪽 방향이오.“
”북동 쪽이라면 두류산이나 희사봉 쪽을 말하는 기라요?“
리한봉의 말에 질문을 던진 사람은 바로 국방부 장관 배선군이었다. 그는 마도 공화국의 진출 방향이 곧, 영토를 개척하는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일 적극적이었다.
”그렇습니다. 백두 정간으로 진출하는 게 우리 공화국의 두 번째 임무입니다.“
”하······.“
백두정간은 우리 민족의 정기인 백두산에서부터 뻗어져 내려온 큰 산맥줄기였다.
산이 아무렇게나 띄엄띄엄 있는 것 같아도 그게 아니었다. 백두산에서 흘러나오는 정기가 길게 호랑이 모양처럼 뻗어 내려가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를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졌다.
큰 정맥을 제외하고, 그 주변의 자잘한 산맥들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가 가히 엄청났다.
아무튼 두류산이나 희사봉으로 뻗어 나가는 방향은 거의 무인지경이기 때문에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
마도 공화국 신민들이 손수 그곳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단 소리였다.
”동남 쪽으론 송평구역과 강덕역, 송평역, 그리고 민가가 밀집해 있어서 일부러 다른 방향을 점지해주신 듯싶소.“
”음······.“
리한봉의 말대로, 수용소의 동북, 동남 방향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사는 곳이었다.
그래서 청진 수용소 인민들이 빠져나가기 힘든 곳이다. 어느 정도 길도 잘 닦여 있어서 북한에서 마음먹고 추적하면 못 먹어 비실비실한 죄수들이 다 잡힐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마력이 깃든 생명체들이 산다고 하오.“
”오···. 그렇다면 괴수들······.“
”그렇소. 아무래도 거대한 산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니, 차후 우리의 적절한 사냥터가 될 수 있소.“
”그럼 두말할 것도 없이 개척해야지요. 암요.“
사람들을 지휘하는 군주의 자리에 머물게 되면서, 리한봉의 말투도 많이 어른스럽게 바뀌었다.
각종 스텟이 남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저절로 그를 우러러봤다.
옛날, 김누리와 함께 시덥잖은 농담을 주고받던 리한봉이 아니었다.
”이번 북동쪽 영토 확장을 통해 코인을 더 모으고, 모은 코인의 힘으로 동쪽을 넘어 청진과 함경북도 전체를 우리 수중에 떨어뜨리는 게 바로 첫 번째 큰 목표요.“
”오오······.“
리한봉의 연설에 각료들이 감탄성을 내뱉으며 놀라워했다. 이제 갓 16살 소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기엔, 너무나도 장엄하고 위대한 말이었다.
마치 역대 위대한 군주의 카리스마를 빼다 박은 듯한 말투와 행동.
징기즈칸, 나폴레옹, 광개토대왕 같은 정복군주처럼 사람들을 확 끌어당기는 리더쉽이 있었다.
”그럼 영토 확장에 출진할 명단들을 정리해서 보고하겠습니다.“
새롭게 인사부 장관에 오른 민머리, 법광 스님이 합장하며 리한봉에게 보고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우리 경제부는 영토 확장에 필요한 군량과 각종 보급품들을 예측해서 보고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리한봉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장관들의 보고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많이 부담스러운 자리였지만, 이제 슬슬 적응해나가는 중이었다.
리한봉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의 의견을 조율해 제일 최선의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나갔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변화!
모두가 평등한 나라!
가짜가 판이 치고, 김 돼지의 우상 숭배가 만연하던 가짜 평등한 나라가 아니라, 진짜 평등한 지상 낙원의 국가가 건설되고 있었다.
*
”이제 슬슬 영역 확대 시작인가······.“
나는 며칠동안 급진적으로 변한 청진 수용소 내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게 관찰하며 서서히 변화를 이끌어냈다.
식량 보급 문제도 끝냈고, 전투 튜토리얼도 대강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수용소의 북동 쪽 방향으로 결계도 일부 풀었다.
이미 함경북도 청진 지역은 북한과 완전히 격리된 상태였다. 지금 현재 북한의 대남 도발로 인해 모든 시선이 백령도로 쏠려 있었다.
북한의 도발에 화가난 한미는 다시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엄포를 놓았고, 김정은은 만약 이지스함을 동해로 끌고 올 시 미국 본토에다 핵을 쏴버린다고 맞불을 놓았다.
아무튼, 그런 사연도 있고 내가 마법 결계로 청진을 아예 격리시키고 북한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버렸다.
지금 당장은 안개 속에 쌓인 미지의 영역처럼 북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삭제되어 있는데, 준비가 끝나면 그 안개도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그 이후엔 정말 대혼란이 찾아올 것이고.
‘튜토리얼이 끝났으니, 이제 슬슬 본격적인 레벨업을 시작해야지.’
수용소 인민들은 지금도 자신이 많이 강해졌다고 느끼겠지만, 내가 보기엔 글쎄······? 였다.
아직 중국은커녕, 북한 수뇌부와 맞붙기도 조금 애매했다.
북한의 장사정포의 폭격을 그대로 견딜 수 있는 사람은 리한봉 정도다.
그리고, 그런 폭격이 시작되면 이미 손해를 보고 시작하는 셈이다. 청진의 세력은 북한과 전면전을 시작한 후 최대한 속전속결로 끝내야 했다.
안 그럼 피해가 막심했다.
내가 북한의 대포까지 무력화시키지 않은 건, 그렇게까지 해주면 인민들이 솔직히 할 게 없었다.
이미 육신을 초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쥐여줬는데, 밥까지 다 떠먹여 줄 수는 없는 일이다.
해볼 만하기 때문에 내가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같은 건 진작에 없애버렸다.
북한 수뇌부가 지금 당장은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고 있지 않지만, 내부는 이미 벌집을 쑤셔 놓은 것마냥 난리가 났다.
‘김정은 이 돼지 새끼···. 지금쯤 핵무기가 사라져서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있었지?’
나는 인공위성처럼······ 아니, 인공위성보다 더 자세하게 김정은의 상황을 낱낱이 확인하고 있었다.
거의 관음증 환자처럼 정은이가 밥 먹고, 똥 싸고, 일하고, 떡치는 광경까지 아주 상세하게 자세히 관음하고 있었다.
‘욕심만 많은 돼지 새끼······.’
식욕도 그렇고, 성욕도 그렇고 뭐든지 과도하게 욕심내는 미친 놈이 바로 김돼지였다.
녀석은 기쁨조에 나잇대별로 컬렉션처럼 여자들을 모아놓고, 마음 내키는 대로 마구 범했다.
심지어 개중엔 어린 소녀도 있었다.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북한에선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
‘솔직히 저 정도면 100번 더 탄핵 되도 할 말이 없지.’
김돼지에 비하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진짜 양반이었다. 아무리 비리를 해 먹고 나라를 개판 쳐도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말라 죽이진 않았으니까.
‘북한의 중추였던 핵무기가 사라지면서, 이미 중앙군 수뇌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지···.’
사실상 핵무기는 북한에게 있어 위력이 강한 무기 중 하나가 아니라, 북한이라는 존재 의의 그 자체였다.
지금껏 미국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랍시고 핵에다가 인민들의 돈을 모두 꼬라박았다.
핵무기를 만든다는 핑계로 인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고, 계속해서 가난하도록 쥐어짰다.
그렇게 쥐어짜서 만든 핵무기가 갑작스럽게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다시 만들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다시 만들 재료도 당연히 내가 다 없애버렸다.
북한이 할 일은 지금처럼 계속 허장성세로 버티거나, 아니면 내부에서 일어난 반란으로 붕괴하는 수밖에 없었다.
‘핵 소멸의 혼란으로 인해 군 내부가 분열하면, 청진의 혁명 세력들이 힘을 키울 시간을 충분히 벌고도 남겠지.’
이미 내가 충분히 보호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저쪽에서 알아서 헛발질을 해지면 우리야 땡큐였다.
우리는 그저 무릉도원 같은 곳에서 신선 노름이나 하면서 힘을 키우다가, 자멸 위기에 처한 북한 정부를 시원하게 깨부수면 그만이었다.
그럼 북한이라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내가 설계하고 리한봉이 만든 ‘마도공화국’이 새롭게 들어설 것이다.
‘북한이 남한의 경제력을 뒤따라 갈 때까지 잠시잠깐 유지할 임시 국가라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은 그러했지만, 리한봉의 생각은 또 모르겠다. 아니,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내가 리한봉의 생각에 개입해 계속 시스템 메시지를 넣어주니까 모를 수가 없었다.
‘제2의 광개토대왕을 꿈꾸고 있었지······.’
녀석은 지금 청진과 함경북도를 넘어, 북한을 완전히 박살 내고 잃어버린 옛 만주 땅까지 되찾을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단순히 나중에 합병될 국가가 아니라, 남한보다 더 규모가 커진 별개의 국가가 돼버릴 가능성도 있었다.
‘그래도 나중에는 언젠가 합치겠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한반도는 하나된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니까.
통일 신라, 고려, 조선······.
한반도는 하나로 합쳐졌을 때 가장 강한 힘이 나온다. 지금도 반쪽짜리 나라로 수출 6위의 국가인데, 만약 만주까지 흡수한 마도 공화국이 한반도와 합쳐진다면?
그 시너지 효과만 해도 아마 1위까지는 무난히 치고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한국의 정복군주가 돼라. 리한봉······.’
만약 하나된 국가에서 리한봉이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도 왠지 재밌을 거 같았다.
일단 마도공화국의 첫 번째 군주는 리한봉.
지금까지는 충분히 기대한 것 만큼··· 아니, 그 이상 잘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