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60
제1장. 엘파고 (2)
세계적인 포털 단체 가이글.
가이글은 세계 1위의 포털 사이트 그룹이었으며 그것을 바탕으로 수많은 회사들을 인수하여 기술력을 키워 나갔다.
3년 전에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개발하는 일루만 사를 인수하여 엘파고를 탄생시켰으며 수많은 프로 바둑기사들을 좌절시켰다.
엘파고 프로그램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천만 건에 이르는 대국을 입력하여 최선의 수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바둑에서는 적수가 없었던 것이다.
가이글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엘파고를 사용하였고 또한 인공지능에도 현격한 발전을 이루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가이글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었다.
미국 워싱턴의 가이글 본사.
가이글의 회장 샘 웨밍턴은 하나의 팩스를 들고 호들갑을 떠는 비서들 탓에 낮잠에서 깨야만 했다.
“회장님! 이것을 보십시오!”
“왜들 그러나?”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난다.
점심 식사 후에 30분 정도 오수를 갖는 것은 그의 오랜 습관이었다. 잠깐의 오수가 머리를 맑게 해주고 일의 능률을 높여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비서진에서 다시 호들갑을 떤다.
“천상의 기사로부터 전문입니다!”
“천상의 기사라고?”
그는 잠이 확 깨는 느낌을 받았다.
천상의 기사가 누구인가.
자타 공인 인류의 영웅이었으며 그로 인하여 인류가 무너질 뻔했던 위기에서 몇 번이나 회생하였다.
그가 없었다면 인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곧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고 전 세계를 아우르는 강력한 힘을 쥘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전혀 없었지만 앞으로의 정국은 모조리 천상의 기사에게 향할 것이 틀림없었다.
과거 미국의 10대 기업 인수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가이글이었다.
천상의 기사에게 밉보이면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었기에 그가 전문을 보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설마 가이글에 눈독 들이는 건가?”
“아닙니다. 보십시오.”
비서실장 캐서린이 전문을 내밀었다.
협조 요청 공문.
귀사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 이렇게 도움을 청합니다.
저는 귀사의 엘파고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귀사가 소집한 데이터를 제가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신다면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천상의 기사 이한성 배상.
“천상의 기사가 협조 요청이라니!”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엘파고에 관심이 있다고?”
그는 생각에 잠긴다.
천상의 기사는 뭐 하나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
천상의 기사가 명령을 내린다고 하여도 가이글에서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이한성은 그런 위치에 있는 존재였다. 그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웨밍턴은 곧바로 전문을 지시한다.
“알겠다고 전해.”
“옛! 바로 넣겠습니다.”
1분 만에 팩스를 보냈다.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스아아아!
갑자기 회장실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하였다.
푸른빛이 마나라는 것은 어린아이조차 아는 사실이었다.
얼마 후 공간이 일그러진다.
쿨렁.
“허억!”
사람들은 경악했다.
천상의 기사에게 전문을 보낸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그가 도착하였던 것이다.
“반갑습니다. 천상의 기사 이한성입니다.”
주변에서는 경탄과 놀람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웨밍턴 회장도 한성이 이렇게까지 빨리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들은 얼떨결에 손을 내민다.
“제가 가이글의 회장, 샘 웨밍턴입니다.”
“협조해주실 수 있다고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한성은 소파에 앉는다.
비서는 차를 내왔는데, 신기한 얼굴로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20대 초반의 청년이 어떻게 세계를 아우르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한성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귀사의 힘이 필요합니다.”
“저희의 힘이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떤 자료가 필요하신지……?”
“엘파고의 데이터입니다.”
“데이터라면 바둑 데이터 말입니까?”
“그렇지요.”
“바둑은 무엇 때문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알파고의 데이터가 향후 세계를 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만 아시고 협조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는 곧바로 개발팀장을 호출한다.
일루만 사의 개발팀장인 마이클 자이슨이 헬기를 타고 날아왔다.
채 15분도 되지 않아 날아왔으니 한성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익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이슨은 한성에게 인사를 한다.
“천상의 기사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반갑습니다. 이한성입니다.”
“저희 데이터를 원하신다고요?”
“그렇죠.”
“간단합니다. USB에 담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엘파고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그것을 압축하면 1기가바이트도 되지 않았다.
한성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USB를 손에 쥘 수 있었다.
금빛의 USB는 최근 가이글에서 개발하고 있는 1테라바이트 제품이다.
한성은 원하는 것을 얻었고 한 가지 약속을 한다.
“귀사가 원할 때 불러 주십시오.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쿨렁!
한성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회장실에는 그야말로 폭풍이라도 한바탕 몰아친 듯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샘 웨밍턴이 입을 연다.
“방금 꿈을 꾼 건가?”
“그렇지 않습니다. 천상의 기사가 다녀갔죠. 팀장님도 여기 계시잖아요?”
“이거야 원. 아직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군.”
샘 웨밍턴은 숨을 몰아쉬었다.
도대체 그가 왜 바둑 자료를 원한 걸까. 물론 그것은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이었다. 수집하기 힘들 뿐이었지 구하고자 하면 못 할 것도 없었다. 한데 여기까지 와서 자료를 얻어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캐서린이 의아한 듯이 말한다.
“바둑 자료가 세계를 구할 수 있다고요?”
“나도 당최 무슨 뜻인지.”
마이클이 답을 한다.
“바둑이라는 것은 하나의 전투판과 같습니다. 그 안에서 수많은 싸움이 벌어지지요. 계략은 물론이고 함정까지 팔 수 있습니다. 천상의 기사는 대규모 전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요?”
“바둑을 참고하려는 건가?”
“그럴지도 모르지요.”
“허어. 그런 경지인가.”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한성이 자료를 원한 이유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한성에게는 자료가 필요하였고 이것이 마검을 얻어 낼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 확실하였다.
한성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컴퓨터를 가동한다.
“다녀오셨어요?”
“있었네?”
“당연하죠.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유일한 삶의 이유인걸요.”
한성은 샤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런 힘 없이 무인도에 떨어져도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라면 별로 아쉬울 것이 없을 만큼의 감정이다.
샤렐이 한성의 곁에 앉는다.
“이것이…….”
“그래, 엘파고의 데이터이지.”
“엄청난 양인데요?”
“빠르게 넘기면서 기억하면 되는 것이니까.”
촤르르르륵.
한성은 1초에 대국판 하나씩을 기억한다.
이는 마법을 이용한 기억 방법으로, 9클래스에 달하는 고위 마법이다. 이 마법을 이용하면 한성은 대국판을 하루 만에 기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시각.
한성이 한창 바둑판을 외우는 데에 집중하고 있을 때, 유세 현장에서는 심각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천상의 기사는 유세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여차하면 다 때려치우겠다고 협박하는 마당에 유세를 권고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박종진 대통령이 유세에 직접 참여하고 있었다.
엄연히 불법이었지만,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
비서들은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를 발표한다.
박한결 실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하였다.
“지금 이한성 님의 지지율은 87%입니다.”
“87%라…….”
엄청난 수치였지만,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 같았으면 볼 것도 없이 당선이다. 아마 다른 대선 후보들이 포기할 만큼이나 압도적인 지지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천상의 기사는 득표율이 90%를 넘지 않으면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3퍼센트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20%의 지지율에서 3%라면 쉽게 끌어 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87%의 지지율에서 3퍼센트를 끌어 올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박종진이 혀를 찬다.
“아직도 그의 나이가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
“그렇습니다.”
“정신들을 못 차렸군. 천상의 기사가 사라지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고?”
“알고는 있겠지만, 워낙에 보수적인 어르신들이 많아서…….”
“지지율이 어디서부터 하락하지?”
“70대 이상입니다.”
“하아.”
박종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르신들은 진보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다른 것은 집어치우고서라도 천상의 기사가 대통령이 된다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틀림없었던 것이다.
“어떤 수를 내야 한다.”
“천상의 기사께 부탁해 보는 것은요?”
“여론몰이 말인가?”
“꼭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괴수들을 소환하여 위협하여 쓸어버린다든가 하는 이벤트 한 번이면 돌아설 텐데요.”
“그가 수락할 것이라고 보나?”
“그건…….”
참모진에서는 입을 다물었다.
만약 그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천상의 기사는 어떠한 정치적인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할 수 있었다.
박종진이 입을 열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지. 확실한 방법을 말이야.”
“어떤 식으로 말입니까?”
“그러니까…….”
박종진은 말을 이어 나간다.
사람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들에게는 천상의 기사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할 사명이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