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318
제8장 마계의 은신처 (1)
마왕 테미스와 2대 공작, 그리고 한성이 마계의 은신처에 도착하였다.
이 부근의 마족들은 빠르게 철수하고 있는 중이었다.
유그드람이 도주하였으니 상식적으로 이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테미스는 갑자기 무릎을 꿇는다.
털썩!
“……!”
일행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들도 놀라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테미스는 감격에 몸을 떨었다.
“선대 마왕 폐하들께서는 이곳을 찾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허비하였다. 하나 발견하지 못하였지. 11번의 마왕이 바뀌는 동안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으니 내가 아론을 만난 것은 마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내가 드디어 과업을 완수하는구나.”
그들은 더욱 고개를 조아렸다.
이곳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곳인 줄 알았다면 천장을 무너뜨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많은 부분이 손상된 것은 아니었다. 현재의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복원할 수 있었다.
저벅저벅.
테미스는 중앙 재단으로 올라간다.
태사의 앞에서 그는 다시 무릎을 꿇는다.
“초대 마왕이시여, 영면에 드소서. 제가 이곳에 왔습니다. 이제 편안하게 잠드시기 바랍니다.”
그는 태사의에 천천히 앉았다.
“아론 대공!”
“옛, 폐하!”
“네가 뜻하지 않게 공을 세웠구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저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너는 감당할 수 있다. 공작들의 의견은?”
“아론 대공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에게 행정권을 이양하도록 하겠다.”
“폐, 폐하!”
“어차피 너는 차기 마왕이 될 것이다. 그러니 하나씩 권력을 물려받아 마계를 다스려 나가도록 해라.”
“그건…….”
“알겠느냐?”
“예…….”
한성은 깊게 고개를 숙였다.
테미스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앞으로 나는 이곳에서 지내도록 하겠다. 마계 창조의 비밀이 이 안에 들어 있음이다. 그 모든 비밀을 풀고 나면 나는 영면에 들도록 하겠다.”
“폐하…….”
“마계는 너에게 맡긴다. 막히는 부분이 생기거든 나를 찾도록 해라.”
“그리하겠습니다.”
“돌아가라. 나는 당분간 바쁠 것 같구나.”
한성은 천천히 물러난다.
그러면서도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공작들이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대공 전하, 감축드립니다.”
“에휴, 축하받을 일은 아니다.”
“명실상부 마계의 일인자가 되지 않았습니까. 마왕께서는 곧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실 것입니다.”
“그게 문제라는 말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른 것이지요.”
‘자연의 순리는 개뿔.’
한성은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애초에 한성은 미래에서 온 자였다. 그러니 사실상 마왕의 자격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였던 것이다.
도대체 테미스의 머리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 것일까.
지금의 상황 자체가 원래는 모순이었다.
‘나더러 어쩌라는 거지?’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귀족들이 마왕성으로 소집되었다.
이는 한성이 앞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었다.
한성은 태사의 바로 앞에 마련되어 있는 섭정의 자리에 앉았다.
원래 섭정은 마왕이 부재하거나 천족과의 전투로 부상을 입었을 경우에나 지정되는 것이었다. 물론 후계자에게 섭정을 하도록 뒤에서 지켜보기도 하였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조금 특별했다.
마계의 귀족들이 무릎을 꿇는다.
“섭정 전하를 뵙습니다!”
“됐다. 일어나라.”
“전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들은 몸을 일으켰다.
선두로 마계 공작들이 서 있었고 그 뒤로 후작급 다섯, 백작급이 열이다. 그 아래로 자작, 남작 순으로 도열하고 있었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마계를 다스려 가는 축이었다.
한성은 행정권을 이양받았지만 그렇다고 군권이 없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마왕에게 재가를 받아야 하기는 하였지만, 원한다면 마왕 중앙군을 동원할 수 있었다. 사실상 마왕은 하야한 것이었으니 고대 마계의 지배자는 한성이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한성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애초에 고대 마계의 지배자라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도대체 앞으로 뭘 어쩌라는 걸까.
“첫 번째로 결산 보고가 있겠습니다.”
“해 봐라.”
“올해 마왕 직할령의 생산은 총 152억 골드가량입니다. 그중에서 녹봉이 5억 골드이고 정책에 활용되는 유지비가 20억 골드입니다. 나머지는 국고로 환수되었습니다.”
“나머지는?”
“공작령의 총생산은…….”
회의가 이어져 나간다.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고 있었다.
마왕이 왜 부자일 수밖에 없는지, 귀족들이 수만 년 동안 그 많은 돈을 왜 주체하지 못하는지 알게 되었다.
회의가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상 테미스는 모든 일을 뒤로 미루고 바둑이나 두며 살았다. 그 때문에 엄청난 일들이 산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조금씩 지쳐 가고 있었지만 몸을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오늘이 지나면 앞으로 한 달은 대회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천계 지역 말입니다만.”
“천계 지역이 왜?”
“천족들이 접경 지역을 탈환하기 위하여 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도 군대를 모으도록 한다.”
“어느 정도 선으로 할까요?”
“중앙군의 숫자가 어떻게 되지?”
“마족 300만, 마물들이 3천만 정도 됩니다.”
“마족 100만과 마물 3천만을 배치하도록 하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폐하께 상정하도록 해라.”
“폐하께서는 대공보고 알아서 하라고…….”
“이는 군권에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다.”
“손을 떼셨습니다.”
“…….”
이게 무슨 경우란 말인가.
마왕은 아예 마계에 관련된 모든 일에서 하야하였다. 말이 보고하는 것이지 사실은 한성이 모두 처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대체 나에게 왜 이러시는 건가!”
“차기 마왕 아니십니까.”
“미치겠군.”
“허허허! 대공께서는 폐하를 닮아 모든 일에 호탕하십니다.”
“귀찮아한다고 해라.”
“어쩔 수 없는 숙명이지요.”
“끄으응.”
회의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다.
마뇌가 중앙으로 나온다.
“이상으로 대충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나머지는 돌아가고 마뇌 자네는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천명을 받드옵니다.”
한성은 섭정 집무실로 들어왔다.
이곳은 마왕의 집무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정확하게 똑같이 만들어졌기에 없는 것이 없었다.
시종장 레나가 허리를 굽혔다.
“섭정 전하를 뵙습니다.”
“또 보는군.”
“앞으로는 제가 전하를 보필할 것입니다.”
“가서 안주와 술을 가져와라.”
“계집들은 어찌할까요?”
“마뇌는?”
“마족 중에 계집을 싫어하는 자가 있을까 싶습니다.”
“초S급 서큐버스로 채워라.”
“옛, 전하.”
그들은 마주 보고 앉는다.
곧 서큐버스들이 들어와 좌우에 앉았다.
쪼르륵!
술잔이 채워진다.
자동으로 음식들이 올라왔는데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한성은 배부터 채우고 보았다.
우걱우걱!
오늘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칼로리 소모가 극심하였다. 머리가 터져 나갈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마뇌는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
서큐버스들의 입은 무거웠다. 그리고 애초에 마계에서는 모략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여기서 말을 한다고 해서 밖으로 새어 나갈 염려도 없었고, 새어 나간다고 해도 어떤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인간계와 비교하였을 때에 매우 단순한 구조라 말할 수 있었다.
“환장하겠군.”
“무엇이 말입니까?”
“폐하께서 갑자기 나를 섭정에 앉힐 줄은 몰랐다.”
“그야 정해져 있는 일이었습니다.”
“곤란하게 되었단 말이야.”
“기왕 이리된 것, 즐기시죠.”
“즐긴다고? 후후. 그게 마음대로 되겠나.”
“폐하께서는 마계의 왕이 되실 몸입니다. 이미 모든 권력을 물려받은 것과 같지요. 폐하께서는 그곳의 서적을 모두 읽으신 후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실 겁니다. 그 전에 전하께서 모든 힘을 이어받으시면 됩니다. 이미 마계에서 가장 강력하신 분이 아니십니까.”
“그야 그렇지.”
한성은 단숨에 영혼주를 넘겼다.
“앞으로 무엇이든 저에게 물어보십시오. 성심성의껏 답하겠습니다.”
“마뇌 자네는 지금까지 폐하를 대신하여 국정을 운영하였지?”
“폐하께서는 과분하시게도 저에게 그런 은혜를 내리셨죠.”
“앞으로도 그리할 수 있나?”
“예?”
“나는 노는 것이 좋단 말이야. 그러니 내가 부재중일 때에는 대충 간략한 일들을 처리하라고. 천계에서 쳐들어오는 것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진심이십니까?”
“폐하께서 자네를 신뢰하였듯, 나 역시 자네를 신뢰하니까. 사실상 자네가 마계의 이인자잖아?”
“저를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이미 내 말은 끝났다네.”
“허어.”
“그 말을 하려고 부른 거지.”
“험험. 그리 믿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한성은 마치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애초에 미래에서 온 자신이 마왕이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모든 일은 어쩌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놀아 볼까?”
“좋지요.”
한성이 손짓을 하자 악사들이 들어와 하프를 연주하였다.
띠링! 띠리리링!
악사들은 마계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나같이 최상급이 아닌 자들이 없었다.
게다가 아름답기는 천족들보다 더하였다.
높은 자리에 올라왔으니 즐겨야 한다.
마계는 그런 곳이었다. 그 때문에 모든 마족들이 위로 올라가기 위하여 수련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마족들이 수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다만 출신의 한계는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끌어 주는 마족 없이 혼자서 수련하여 고위 마족이 되기란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려웠던 것이다.
그에 비하여 한성은 매우 빠르게 승작한 케이스였다.
정확하게는 마계 최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