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350
제11장 음모 (1)
한성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역시나 카슨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마족들이 전장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놈들도 꽤 있었다.
죽으면 소멸되는 것이었고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부하가 되겠다.”
빠악!
“되겠습니다.”
“노예가 되라.”
“하나 그것은…….”
“아니면 죽어라.”
한성은 정말로 놈이 노예가 되지 않으면 죽여 버릴 작정이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마뇌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서걱서걱!
한성은 면밀하게 심장 주변을 베어 내고 있었다. 간간히 심장 일부를 베어 카슨이 정말로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있었다.
퍼어억!
한성은 심장을 움켜잡았다.
“커어어억!”
“마지막이다.”
한성은 심장을 꽉 옭죄었다.
여기서 놈이 거절하면 정말로 심장을 터뜨릴 것이다.
“아, 알겠다!”
“그럼 맹약을 해라.”
“크으윽. 나 카슨은 테스의 노예가…….”
“그대라고 해라.”
“나 카슨은 그대의 노예가 됨을 맹약한다!”
스아아아아!
카슨의 머릿속으로 한성의 기억이 심기기 시작하였다.
그의 얼굴이 뒤틀렸다. 그러고는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이럴 수가!”
한성의 정체가 인간이라는 것, 게다가 한성은 아론이었고, 유그드람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도 깨달았다.
“아아!”
카슨의 이마에 복종의 인이 새겨졌다.
“하하하하!”
“주인님을 뵙습니다.”
놈은 한성의 노예가 되었다.
테스는 가짜 이름이었으므로 눈앞의 존재에게 맹약을 하게 하였다. 그러니 이런 주종 관계가 성립된 것이다.
한성으로서는 대악마가 하나라도 자신의 휘하에 있으면 좋은 일이었다.
“그럼 가볼까?”
“그러시죠. 하지만 마뇌 전하께서 문제 삼지 않을까요?”
“문제 삼겠지. 하지만 어쩌겠나?”
한성은 미소를 지었다.
꽤나 상쾌한 기분이었다. 마뇌 놈의 얼굴이 일그러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그였다.
연회가 시작되었다.
한성은 연회에 맞춰 옷을 갖추었다.
서큐버스가 시중을 들었고 그 주변에는 한성의 노예가 된 마족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럼 가볼까?”
끼이이익!
마왕성 무도회장에는 많은 마족들이 모여 있었다.
그야말로 문란하고 파격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었다.
마족들은 오늘만 살고 죽을 것처럼 술을 퍼마셨고, 여러 마리의 서큐버스들과 난교를 하고 있었다.
마왕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그는 자세를 바로 하고 술을 마셨으며 어디까지나 서큐버스들의 봉사를 받는 수준이었다.
테이블에는 마뇌도 앉아 있었는데, 한성과 함께 들어오는 카슨을 바라보며 경악성을 터뜨렸다.
“카슨! 어떻게 된 일이냐?”
“죄송합니다, 마뇌 전하. 저는 테스 님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뭣이?”
파앗!
마뇌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그대로 한성의 목줄을 쥐었다.
한성은 곤란하다는 듯이 말한다.
“전하, 왜 이러십니까?”
“네 이놈! 카슨이 내 수하라는 것을 잊었느냐?”
“저를 미행하기에 괘씸하여 손을 좀 보았습니다.”
“노예로 만드는 것이 손을 본 것이냐?”
“그는 저를 미행했습니다. 좋은 의도가 아니었기에 노예로 만든 것입니다. 전하께서 보내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은…….”
마뇌는 말을 잇지 못하였다.
이대로라면 꼴이 매우 우스워질 것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 했는데, 유그드람이 그들의 사이를 가로막는다.
“놈이 잘못했군.”
“폐하!”
“이것이 약육강식의 생리다. 마뇌 자네가 보낸 건가?”
“그렇습니다. 제가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놈의 행동이 석연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미행을 시켰습니다.”
“카슨! 테스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만.”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마족에게 거짓말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것이었다.
“하하하! 이번에는 마뇌 자네가 진 것 같네.”
“노옴!”
이제 마뇌와 한성의 본격적인 갈등 구조가 형성되었다.
‘네놈은 내 손에 죽는다.’
아마 마뇌도 한성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언젠가 마뇌를 죽여야 했고, 최대한 많은 대악마들이 한성의 손에 죽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그저 지금과 같이 마왕에게만 고개를 숙이면 된다.
“자자, 잔을 들어라!”
마족들이 잔을 들었다.
“내일의 승리를 위하여!”
챙!
마족들은 잔을 부딪쳤다.
지금 이 순간부터 마뇌는 술수를 부릴 것이다. 하지만 한성은 오히려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대로 한성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니 오는 족족 노예로 만들어 버리면 그뿐이었다. 지금은 전쟁 중이었고, 단 하나, 대악마들만 죽이지 않으면 되는 것이었다.
마뇌의 집무실.
오늘은 질펀하게 연회를 즐기려 하였지만, 테스 때문에 기분을 잡쳤다.
마뇌는 휘하 참모들과 함께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될 것 같군.”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어찌해야 좋겠나?”
“노예로 만드시죠?”
“뭐라고?”
서열 15위 런슨이 입을 열었다.
“놈 역시 술수를 쓴 것입니다. 이런 술수야 마계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러니 납치하여 고문하시죠.”
“오호.”
흥미가 동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놈의 정확한 실력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저희가 가겠습니다.”
서열 36위의 라이선, 28위의 컨트란, 30위의 테오가 나섰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마계 사천왕과 비슷하거나 조금 못 미치는 실력이었다.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놈을 고문할 생각을 하니 속이 다 시원했다.
“큭큭큭. 바로 잡아 와라.”
“놈이 서큐버스들과 뒹굴고 있을 때 잡아 오겠습니다.”
“허가한다!”
“존명!”
한성은 그야말로 술을 들이붓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오는 술은 상당히 강력하였다. 영혼주였기에 과음하면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인사불성이 된 것처럼 마시고는 서큐버스 두 마리를 옆구리에 꼈다.
“폐하, 소신은 물러가 보겠습니다.”
“편히 쉬라.”
한성이 빠져나가자 대악마들이 그 주변을 호위하였다.
하지만 마왕성 내에서 호위는 마왕에 대한 불충이 될 수도 있었으므로 한성은 그들을 물렸다.
“나 혼자 가겠다.”
“하오나…….”
“괜찮다.”
그는 귀빈실로 들어온다.
한성은 큰 공을 세웠고 귀빈실을 이용할 자격이 있었다.
‘가능하면 포를 설치해야 하는데……. 아마 김유환이 알아서 잘하고 있겠지.’
지금쯤이라면 마력포를 장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을 것이다.
한성이 없다고 해도 일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신나게 놀아 볼까?”
“너무 좋아요!”
서큐버스들이 아양을 떨었다.
한성은 그녀들을 침대 위에 쓰러뜨렸다.
‘아마 오늘 밤에 오겠지.’
아직까지는 타이밍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 시간 후면 반드시 대악마들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뇌는 한성을 납치하여 노예로 만들어 버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대비한다면 당할 염려는 없었다.
한성은 그대로 숙취 제거제를 마신다.
“후우.”
“테스 님?”
“너희는 남아 있어라. 구석에서 대기하라.”
대악마의 명령은 지엄한 것이었다.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서큐버스들은 구석진 자리로 물러난다.
한성은 휘하의 대악마 둘을 소환하였다.
“찾으셨습니까?”
“대기하라. 입구 부근에서 대기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놈들이 쳐들어오면 전투를 벌인다. 가능하면 빠르게 기절시켜라.”
“옛, 주인님.”
이제 곧 게임이 시작될 것이었다.
한성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마뇌가 길길이 날뛸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