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6
제3장 사채업자
종로 보석 거리.
한성은 황제에게 받은 금괴를 환전하기 위하여 금 환전소를 찾기로 한다.
예나 지금이나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화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금이다. 나라의 흥망성쇠에 따라서 돈의 시세는 오르내렸지만, 금은 그렇지 않았다. 가끔 금이 폭락을 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었으며 이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오는 만고불변의 진리이기도 하였다.
한성은 최대한 많은 금을 챙겨 오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보다는 갑옷과 검, 그리고 마법서와 검술서를 챙겨 오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돈은 어디 가도 쉽게 벌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어느 정도 자금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여 1킬로그램 골드 바 20개를 챙겨 오기는 했다.
한성은 오늘의 시세를 본다.
“금 1킬로에 4850만 원이라.”
일단 한성이 가진 금은 출처를 알 수 없었으나 9할 이상은 쳐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딸랑딸랑.
그는 금 환전소에 들렀다.
“어서 오십시오.”
“환전을 하려고 합니다.”
“봅시다.”
주인은 금의 순도를 살핀다.
당연히 99.99%의 순금이다.
“순도가 매우 높군요. 정제가 잘 되었습니다. 한데 마크가 없군요? 보증서는…….”
“보증서는 불타 버렸습니다.”
“음……. 그렇지만 금 자체에 어떤 마크도 없다는 것이.”
“그래서 얼마 주시겠습니까?”
“수수료를 떼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 9억 4천 드릴 수 있습니다.”
“수표로 주시지요.”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돈이었다.
‘이럴 거면 더 챙겨 올 걸 그랬나.’
일반인에게 10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었다. 서민이라면 그 돈으로 평생 놀고먹어도 될 정도였다.
그래도 국가에서 받은 15억이 있었으니 사채 빚 정도는 전부 정리할 수 있었다. 거기에 달동네를 떠나 아파트를 얻어 이사 갈 수도 있는 비용이었다.
명의는 한성의 명의로 해 놓고 일단 상속을 포기하면 아파트에 차압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한성은 12억에 법정이자 1억 정도를 더 챙겨 대부업체로 향한다.
한성은 대부업체 마동사 앞에 이르렀다.
그는 명함과 마동사를 번갈아 보았다.
“개자식들.”
현재 대부업의 이자율은 29%였다. 놈들이 이자를 불법으로 뜯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추심을 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었다.
한성은 은혜는 받은 만큼 갚고, 원한은 천배로 갚는 사람이었다. 가족들에게 지금까지 위해를 가했으니 그냥 넘어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거대한 철 문짝이 보였다.
[마동사]쾅!
한성이 발로 문을 날려 버렸다.
문짝은 날아가 반대쪽 벽을 뚫어 버렸는데, 사무실 안의 사채꾼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
“여기 대표가 누군가?”
“그런 네놈은 누군데?”
“여기 고객.”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그딴 식으로 문을 날려 버린 거냐?”
사장실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한성은 마나스캔으로 놈의 능력을 살펴보았다.
이곳에는 F급부터 SSS급의 이능력자들이 있었는데 그 수치를 정확히 알 수 없었으므로 카렌 대륙의 수치로 따져 보았다.
“대략 소드 익스퍼트 초급인가.”
“저 자식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냐?”
“저도 모르겠습니다, 형님.”
건달들은 각자 무기들을 쥐었다.
마동사는 제법 잘나가는 대부업체였고 거기에 이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한데 그런 능력을 몬스터를 잡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 등골을 빼 먹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사장 마동사가 한성의 앞에 섰다.
“고객이면 돈을 갚으러 왔냐, 빌리러 왔냐?”
한성은 놈의 목덜미를 틀어쥐었다.
“속박.”
“커어어억!”
마동사는 그 자리에서 움직임이 굳어 버렸다.
그는 A급의 이능력자였다.
이능력자들이 출현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마동사 정도라면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도 있었다. 사실 이능력자 중에서도 그를 어찌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그는 움직이지 못했다.
마동사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일단 이건 지금까지 우리 수정이를 괴롭힌 벌이다.”
우두두둑!
“끄아아아악!”
한성은 놈의 왼쪽 손목을 비틀어 버렸다.
“그리고 이건 내 아버지를 괴롭힌 벌.”
우두두두둑!
“아아아아악!”
놈의 발목이 180도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몫이다.”
우두두두둑!
“으아아아악! 이런 우라질!”
한성은 나머지 발목도 비틀어 버렸다.
“이 자식!”
곧 건달 다섯이 덤벼들기 시작하였다.
한성은 실드를 펼친다.
캉캉캉!
“이럴 수가!”
투명한 막에 가로막혀 건달들의 나이프가 통하지 않았다.
“이능력자!”
한성은 마동사를 기절시켜 버리고는 몸을 날렸다.
단 한 방에 뼈 하나씩이다.
빠각!
우두둑!
빠악!
우두두두둑!
이리저리 가리지 않고 쓸고 지나가자 놈들은 바닥에 엎어져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하지만 한성에게는 이제 시작이었다.
“매타작 시작이다. 엎드려!”
척척척!
한성은 마력을 사용하여 놈들을 엎드리게 하였다. 그러고는 쇠기둥을 뜯어냈다.
“오늘 죽었다고 복창해라.”
퍼억! 퍼억! 퍼억!
“끄아아아아악!”
마동사에서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 * *
“으으으으.”
“끄으으으으.”
놈들의 입장에서는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한성은 상석에 앉아 있었고 사장은 맞은편에, 그리고 나머지는 머리를 박고 있었다.
마동사는 두려움에 절어 있었다.
그가 본 한성은 세상 초유의 이능력자였다.
쾅!
한성은 테이블을 내려쳤다.
쩌저저적!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네놈들의 추심에 문제가 있었다.”
“크윽.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죽고 싶나?”
“죄송합니다.”
한성은 품에서 수표들을 꺼냈다.
“13억이다. 이자까지 포함되어 있는 금액이지.”
“가, 감사합니다.”
한성은 천만 원을 던졌다.
“이건 치료비다.”
“끄응…….”
“왜, 아예 죽여줄까? 마동사를 세상에서 없애 버릴 수도 있다. 조금 귀찮아지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복수라면.”
마동사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앞의 사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죄송합니다.”
“영수증 써라. 그리고 앞으로 우리 가족을 건드리면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당연하지요.”
한성은 영수증과 각종 서류들을 넘겨받았다. 한성은 영수증을 제외한 채권 서류들을 그 자리에서 태워 버렸다.
“복수를 하려거든 나에게 해라. 언제라도 받아 주겠다.”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간단하게(?) 복수를 끝냈다.
놈이 나간 자리.
콰당!
머리를 박고 있던 사내들은 그 자리에서 엎어진다.
마동사는 피투성이가 되어 버린 부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빌어먹을 놈…….”
그는 구급차부터 불렀다. 이대로는 걸어 나갈 수도 없을 지경이다.
“형님, 놈을 이대로 두실 겁니까?”
“두지 않으면?”
“복수를…….”
“돈은 모두 갚았다. 저 정도 능력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겠지.”
“그래도 억울합니다.”
“복수하다 죽고 싶나? 그리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라. 놈은 최소한 SS급 이상의 이능력자다.”
“그런 괴물이 왜 빚을?”
“낸들 아나.”
억울하지만 힘없으면 서러운 것이 바로 세상이었다.
복수는 끝냈다.
이제 병원으로 돌아가면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성은 숨을 몰아쉬었다.
사채를 해결했고 이제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가면 된다. 그리고 은행 빚도 어느 정도 정리할 것이고 앞으로 헌터로 활동을 한다면 만사형통이었다.
한성은 한강변을 걷고 있었다.
한강은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운석이 바다나 물에 떨어지며 어업이 매우 조심스러워졌다. 종종 몬스터가 바다에서 튀어 나오고는 했다.
물론 바다에도 오염 구역이 정해져 있었지만, 놈들이 밖으로 튀어 나가면 어디에서 나타나 사람들을 해칠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한강은 바다와 연결이 되어 있었으니 이곳에서 몬스터가 튀어나올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시민들은 물가로 다니지 않았다. 대신 물가 주변에 새롭게 난 인도로 통행을 했다.
한강을 따라 철책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살벌한 풍경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미관을 해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고오오오오!
한성이 한강을 벗어나려 할 때, 회오리바람이 불었다.
애애애애앵!
곧바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진다.
[A급 이상의 몬스터가 출현 예정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즉시 대피해 주십시오.]애애애앵!
“꺄아아악!”
그야말로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몸체를 가진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성은 놈이 미노타우르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덩치가 몇 배나 컸다.
“미노타우르스 킹?”
군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꾸어어어어!
쿵쿵쿵쿵!
놈은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군대를 덮쳤다.
콰과과과광!
주변의 철책은 허무하게 날아갔고 전차들은 종잇장처럼 찢겨져 나간다.
놈은 거대한 망치를 내려쳤다.
쿠구구구궁!
쩌저저저적!
그대로 대지가 갈라졌다.
대지에서는 용암이 쏟아져 사방으로 날아가 시민들을 학살했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으음.”
한성은 신음을 내뱉었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나 싶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가끔 일어나는 일이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몬스터의 출현이 예전보다 훨씬 잦다고 한다.
한성은 그대로 나서려다가 얼굴이 노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벌써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내키지는 않지만.”
일부러 몬스터를 찾아 죽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길에 몬스터가 나타났음에도 학살될 꼴을 보고 있을 만큼 한성의 심성이 악하지는 않았다.
한성은 홀리 페너플리와 검을 소환했다.
스아아아아!
그의 온몸은 갑주로 뒤덮였다. 그리고 자신의 키보다 큰 백색의 검을 들었다.
팟!
그가 몸을 날리자 시민들은 한성을 알아보았다.
“천상의 기사다!”
“와아아아!”
한성은 최대한 빠르게 상황을 끝내고자 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은 동영상을 찍어대고 있는 중이었다.
한성은 검으로 놈의 머리를 베어 버린다.
서걱!
실드가 삼중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한성의 검은 그것을 모조리 뚫어 버렸다.
푸하하하학!
검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한성은 실드로 그것을 간단하게 막아 내고는 심장에 박혀 있는 코어만 추출했다.
기자들이 출동을 하였지만, 한성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하늘로 솟구쳐 오르던 그는 그대로 워프를 시도했다.
* * *
서울대학교병원 로비.
한성은 이 부근으로 워프 하여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얼굴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한성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로비에 들어오자 사람들은 TV 앞에 빼곡하게 모여 있었다.
[천상의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촬영된 모습을 보시죠.]최대한 빠르게 끝을 냈지만, 시민들이 동영상을 찍은 모양이었다.
한성은 몸을 날려 미노타우스르 킹의 머리를 단숨에 베어 버렸다. 실드고 나발이고 그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미노타우르스 킹은 S급의 대형 몬스터입니다. 그런 몬스터를 단숨에 죽였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천상의 기사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뜻이지요.] [그는 현대판 히어로입니다. 어디라도 나타나 정의를 구현하는 히어로지요.] [하기야, 그는 드래곤의 머리도 가볍게 베었으니까요.]“끄응.”
한성은 신음을 내뱉었다.
이렇게 생색을 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조금 찝찝한 마음으로 들어오는데 동생과 마주한다.
“오빠?”
“수정아.”
“엄마가 오빠 왔다는 소리 듣고 바로 오셨어.”
“그래?”
한성은 병실로 뛰어간다.
병실에는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엄마!”
“한성아!”
한성은 1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어머니의 품에 안겼다.
“정말 보고 싶었단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앞으로는……, 헤어지지 말자.”
“당연하죠.”
한성도 눈물을 흘렸다.
집안에 우환이 있었지만, 오늘로써 그 우환은 끝이 나게 될 것이다. 아버지는 한성이 치료를 할 것이었고 집안은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