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74
제2장 사업계획 (2)
경찰청 산하 경비과.
지금 경찰청에서는 몬스터 관리청이 따로 설립되었다. 지금까지 경비과에서 관리를 하였다면 아예 경찰 인력을 따로 배치하여 관리청을 신설한 것이다. 그 때문에 경비과는 별달리 할 일이 없어졌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일이었다.
몬스터 관리청이 신설되었지만, 관리청 자체가 경비과의 오더를 받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진 것은 모두 한성 때문이었다.
그는 일주일 만에 출근했다.
“어서 오십시오, 과장님.”
“별일 없었습니까?”
“당연히 있죠.”
유하연 경감은 한숨을 내쉬었다.
관리청이 경비과 산하라는 이상한 체계 때문에 경찰청 내에서도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이것이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언제 옮길 건가요?”
“무슨 뜻입니까?”
“관리청으로 이전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 귀찮은 일을 제가 할 리가 없지요.”
“어차피 똑같잖아요?”
유하연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도대체 한성이 이렇게 버티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이곳에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하는 것이나 관리청으로 출근하는 것이 다를 것이 없었다.
그들은 곧 회의실에 도착했다.
회의실에서도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다.
“과장님. 하는 일은 같습니다.”
“같지 않겠지요.”
“지금도 관리청은 저희 오더를 받고 있습니다.”
“그건 그들 사정이고.”
“과장님!”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입니까?”
“…….”
“이 이상 저를 자극하면 모든 일에 손을 놓겠습니다.”
“험험.”
“고정하십시오.”
직원들은 긴장했다.
만약 그가 모든 일에 손을 놓는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은 직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나 합시다.”
“대형 몬스터가 나타날 조짐은 아직 없습니다.”
“다행이로군요.”
“프랑스에 S급 몬스터가 나타났다고는 하던데.”
“그건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요.”
“도와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겨우 S급이라면서요? 그런데 왜 도와줍니까? 쓸데없는 일은 벌이지 맙시다.”
한성은 인상을 썼다.
그는 타국까지 돕는 것은 괜한 오지랖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들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도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 밖에는 별다른 사안이 없었다.
“이상입니다.”
“그래요? 그럼 저는 집에 갑니다.”
“서류에 사인은 하셔야…….”
“그러지요.”
한성은 대충 결재 서류들을 정리한 후에 경찰서를 나섰다.
이한성 치안감이 사라진 자리.
회의는 아직 해산되지 않고 있었다.
아무런 일도 없는 것 같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일이 대두되고 있었다. 그것은 청장에게 직접 내려온 지시였다.
“과장님을 어떻게 설득하지요?”
“불가능할 것 같은데.”
“불가능하면 안 되죠. 청장님 지시인데.”
“그럼 대안이 있나?”
유하연은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건…….”
직원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할 것 같았으면 진즉에 하였을 것이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강만식 경위가 입을 열었다.
“한 가지 방책은 있지요.”
“어떤?”
“과장님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 뭐지요?”
“귀찮은 것이지.”
“귀찮게 굴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보다 청장으로 올라가는 것이 편하다면 그리할 것이라는 말이지요. 다들 너무 어렵게들 생각하십니다.”
“으음?”
발상의 전환이었다.
유하연은 꽤나 솔깃한 표정을 짓는다.
“더 자세하게 말해 보는 것이?”
“그러니까…….”
한성은 겨우 경찰청을 빠져나와 영등포에 이르렀다.
영등포 사무실 앞에는 고급 차량들이 즐비하였다. 도저히 이곳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한성은 모자를 더욱 눌러썼다.
웅성웅성.
사무실로 들어가자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열티로 100억은 주셔야지요.”
“너무한 것 아닙니까!”
“싫으면 말고요. 다음!”
오창진은 알아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생각이 없었지만, 오창진은 천재였고 그 때문에 한성이 할 일은 대부분 처리해주고 있었다.
오창진에게 수수료를 조금 떼어 준다고 하여도 알아서 엄청난 고액을 뜯어내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오창진의 수수료는 그것으로 상쇄되고도 남음이었다. 물론 수수료라고 해도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나오셨습니까.”
직원들이 인사를 한다.
직원이라고 해 보았자 이소희와 유설화, 오창진이 전부다.
“왔냐?”
오창진은 슬쩍 한성을 바라보며 인사한다.
“30분 안에 끝내도록.”
“그리하지.”
오창진은 대충 컷을 치기 시작했다.
기다린 사람이 많았지만 애초에 아쉬운 것은 기업들이지 S몬스터 사무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창진은 한성에게 서류들을 내밀었다.
계약이 체결된 내용들이었는데, 그는 그 밖에 계획서도 슬쩍 디밀었다.
“이게 뭔가?”
“계획서다.”
“그러니까 무슨 계획서냐고.”
“사업 계획서.”
오창진은 나름대로 사업 추진 계획서를 작성하였다.
유설화는 그것을 대충 읽더니 혀를 내둘렀다.
“이것들을 언제 작성했어?”
“그냥 방학이고 할 일도 없어서.”
“…….”
이소희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 역시 대단한 사람이었지만, 오창진에 비한다면 몇 수 아래였다.
“재벌이 되려고?”
“재벌이 아니라 세계를 지배할 건데요.”
오창진은 간단하게 말했다.
그의 목표는 겨우(?) 재벌이 아니었다.
오창진은 사업 계획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다.
“일단 S에너지를 설립하고 거대한 자본으로 세계 굴지의 K그룹 산하 에너지 회사를 인수한다. 그리고 무역회사를 설립하고 프랑스로부터 독점권을 부여받아 향수 사업을 펼치는 것이지.”
“그렇게 해라.”
“사장님! 그렇게 대충 정하나요?”
이소희가 소리를 질렀다.
“제 마음입니다.”
“그래도 이런 큰 프로젝트를 겨우 고등학생이 알아서 추진한다고요?”
“오창진은 뛰어난 인재입니다.”
“돈을 떼먹으면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리되면 죽여 버리면 되죠.”
“내가 그러겠냐!”
오창진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오창진이 받고 있는 돈도 평생 가도 쓰지 못할 것이다. 1%도 되지 않는 금액이라고는 하여도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였던 것이다.
“말이 그렇다고. 물론 네놈이 부정을 저지르면 정말 죽인다.”
한성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대답했다.
아무리 대충대충 일을 추진한다고 하여도 한성을 배신하는 사람을 살려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카렌 대륙의 대공일 당시에도 적용되었던 일이다.
한성은 오창진의 계획서에 사인을 한다.
“알아서 해 보도록.”
“고맙다.”
“기왕이면 화끈하게 추진하자고.”
“당연하지!”
오창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직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오창진은 앞으로도 한성의 비서로서 일들을 처리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돈을 받았다면 몬스터를 처리해 주고 각종 이권을 챙겨도 될 것 같았다.
“그럼 대충 다 됐나?”
“그럭저럭.”
“이렇게 대충 처리하다니…….”
한성과 오창진, 유설화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지만, 이소희는 아니었다. 이렇게 큰 사업을 이따위로 처리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오창진의 계획서는 이소희의 생각만큼 그리 허술하지는 않았다.
한성은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제 시간이 되었군.”
“언니, 부탁드릴게요.”
사무소의 운영은 이제 이소희가 도맡는다.
“기업들에서 오는 사람들은?”
“알아서 하십시오.”
“오창진 네가 정해줘야 할 것 아니야!”
“시간은 알아서 변경하시라니까요?”
으드득!
“언제로?”
“아무 때나요.”
오창진도 대충대충 대답했다.
더 이상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이제 곧 있으면 한국대학교의 면접이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한성이었지만, 면접 시간에 늦으면 떨어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한성이 사라진 자리.
이소희는 사업 계획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가장 먼저 선행될 일은 바로 K에너지의 인수였다.
미국 굴지의 기업 K그룹 내에서 가장 부실한 회사가 바로 K에너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K에너지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비축하였다가 최근 국제 유가가 바닥을 치자 경영 악화로 부도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룹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지원을 했지만, 이제는 잘라 버리려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창진은 그 정보를 분석하여 어떻게 인수할지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이소희는 혀를 내둘렀다.
“이런 능력자가 고등학생이라니.”
이곳에서 일을 하면 할수록 자신이 작아지는 것을 느끼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래도 최근 소령으로 승진했다. 소령 진을 2년 정도 달고 있어야 했지만,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군에서는 앞으로 1년 안에 승진을 약속하였던 것이다.
“어휴. 어쩔 수 없지.”
장군이 목표인 이소희였다. 그러니 속이 터지거나 열등감을 느껴도 이곳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