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94
제1장 상봉하다 (1)
아프리카 적도에 위치하고 있는 기니.
기니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로 속해 있는 곳이었다.
서쪽으로는 대서양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대서양 가까운 곳에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가 위치하고 있다.
기니 역시 몬스터 사태를 맞이하여 장벽을 세울 수밖에 없었는데, 워낙에 예산이 부족하여 장벽의 높이는 선진국의 3할도 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살기 팍팍한 이 땅에 드래곤이 나타난 것은 몇 시간 전이었다.
코나크리에서 가까운 삼림은 무차별적으로 파괴되었는데 대피령도 발동이 되지 않아 여기서 잘못하면 수도의 모든 사람들이 죽어 나갈 판이었다.
최빈국 기니에서는 제대로 된 이능력자들이 없었다. 이곳에 나타난 이능력자들은 대부분 선진국으로 향하였다. 기니에서는 아무리 잘해봤자 겨우 밥을 굶지 않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 탓에 기니에는 F급의 이능력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수도방위 사령부의 콩데르 대장은 겹겹이 목책을 세웠지만, 드래곤 브레스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는 자살임무를 받아 놈이 접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콩데르는 망원경으로 지금의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쿠아아아앙!
번쩍!
“크윽!”
“장군님! 괜찮으십니까?”
한순간이지만 눈이 멀어 버릴 정도의 빛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 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폐허로 변해 버린 숲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파괴되고 있었다.
고오오오오!
놈은 다시 브레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지원은 아직인가!?”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곧 출발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디 늦지 않기를…….”
그 시각.
한성은 긴급회의에 들어와 있었다.
곧바로 기니로 날아가도 되었지만, 한성이 확인하고자 한 것은 바로 위성사진이었다. 위성사진으로 드래곤이 몇 마리인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만약 많은 숫자의 드래곤이 나타났다면 한성으로서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기니를 포기하고 각개격파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강유정 경정은 정부에서부터 지원을 받아 시시각각으로 사진을 전송 받고 있었다.
달칵.
빔 프로젝터로 사진이 띄워졌다.
사진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탄식했다.
“아아!”
“저럴 수가!”
드래곤은 삼림을 엄청난 속도로 파괴하고 있었다.
그래도 드래곤 떼는 보이지 않자 한성은 안심했다.
“다행이로군.”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한성이었지만 본 드래곤 백 마리라는 숫자는 아무래도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두 마리입니다!”
웅성웅성.
사람들은 충격에 빠져 들었지만 한성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겨우(?) 두 마리 정도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만든 리치 드래곤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기니에 연락을 취할까요?”
“5분 안에 간다고 전하도록 하십시오.”
“알겠습니다.”
한성은 간단명료하게 회의를 종료하였다.
다만 사람들은 다소 불안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드래곤이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나 출현하였다면 아무리 한성이라고 하여도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몬스터 관리청 입구에서는 샤렐이 전경들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야 해요.”
“그럴 수 없다니까요.”
“제가 아론……, 아니 천상의 기사 부인이라니까요!”
“그야 당신의 주장이고요.”
전경들도 곤란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눈앞의 여자는 매우 아름다웠다. 그냥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예 눈을 떼지 못하였을 정도였던 것이다.
“정말 그 사람 부인이라니까!”
“지금은 아무도 못 들어가십니다.”
“왜죠?”
“정말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라면, 저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거예요.”
“곤란하게 하시네요.”
샤렐은 말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그녀의 마음은 불덩이와 같았다. 당장에라도 아론을 만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던 것이다.
탓!
“이봐요!”
샤렐은 관리청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렇게 된 이상은 그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론! 아론!”
그녀는 관리청 한복판으로 들어와 난리를 피웠다.
전경들이 달려와 그녀를 제압하였으나 샤렐은 나이프까지 빼 들었다.
“허억! 이봐요!”
“가까이 오지 마!”
치익!
-밖에 무슨 소란이냐?
“청장님의 부인이라는 여자가 갑자기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청장님의 부인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
곧 샤렐은 제압되었다.
한성은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준비라고는 하였지만 별 건 없었다. 가서 먹을 것과 간식들을 챙겼고 더울지도 몰랐으니 아이스크림도 넉넉하게 챙기는 중이다.
다만 본 드래곤이 두 마리나 나타난 것이었으므로 직원들은 데리고 가지 않기로 했다. 라온이나 라임은 상관없었지만, 괜히 브레스에 잘못 맞았다가는 온몸이 녹아내릴 위험이 있었던 것이다.
준비를 하던 한성은 무심결에 창밖을 바라보았다.
“웬 소란인가?”
“청장님의 부인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있기에 체포했습니다. 참 웃기는 일이죠?”
“내 부인이라고?”
한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하연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그렇다니까요. 기가 막힌 미인이라던데.”
“……!”
한성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금발벽안의 미인이 제압되고 있었다.
오랜 시간 그리워하였던 사람. 옷차림은 달랐지만, 그녀는 분명히 샤렐이었다.
“그녀를 그냥 두어라!”
팟!
한성은 창밖에서 뛰어내린다.
“청장님!”
유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한성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샤렐과 한성이 마주했다.
“아론!”
“샤렐!”
한성과 샤렐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이게 얼마 만에 느끼는 체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움은 드디어 그 끝을 맺는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하연을 비롯한 직원들이 달려 나왔다.
한성은 샤렐의 몸 이곳저곳을 살피는 중이었다.
“청장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제 부인입니다.”
“허억!”
“정말 부인입니까!?”
“그렇습니다.”
샤렐은 아직 20대 중반 정도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연상이라는 것은 사람들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 아름다운 여자라면 나이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한성은 아직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기니의 수도로 쳐들어오는 본 드래곤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다. 기니의 수도에 직접적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은 몇 분 정도의 시간은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지만, 한성과 샤렐은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있었다.
“정말 보고 싶었다.”
“저는 미치도록 그리웠어요! 당신을 쫓아가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나는 당신이 나를 잊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 리가 없지요.”
샤렐은 한성에게 꽉 안겨 있었다.
샤렐은 간단하게 한성에게 소식을 전했다.
“제도가 무너졌어요.”
“뭐라고!?”
“제도가 무너지고 지금 제국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어요.”
“도대체 어쩌다가…….”
한성은 자신의 책임을 통감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했다. 한성으로 인하여 통일된 대륙이었으니 그가 사라지면 사달은 언젠가 일어날 일이었다.
똑똑.
“청장님! 코나크리가 위험합니다!”
“샤렐. 긴 이야기는 다녀와서 하도록 하자.”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지금 지구도 위험하거든.”
“저도 갈래요!”
샤렐은 한성의 팔을 잡았다.
그러나 한성은 고개를 저었다. 혹시라도 샤렐이 다친다면 그는 참을 수가 없을 것이었다.
“안 된다.”
“다시 떨어지기 싫어요!”
“그럴 일은 없다.”
“그럼 부디 조심하세요.”
샤렐은 겨우 한성의 손을 놓았다.
그는 라임, 라온과 함께 기니로 향한다.
* * *
콩데르 대장은 실로 엄청난 광경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는 거대한 본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본 드래곤이 한 마리 더 보였는데 실로 어마어마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본 드래곤이라고는 하지만, 피와 살이 말랐을 뿐, 드래곤 스케일은 완전히 남아 있었다. 그 덕분에 위압감은 더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쿠오오오오!
“끝인가.”
본 드래곤은 인간의 도시를 보자 더욱 광분하고 있었다.
콰르르르르!
놈의 입에서 빛의 입자가 모이고 있었다.
콩데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까지 귀관들과 복무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고오오오오!
빛이 완전히 완충되자 콩데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콰아아아앙!
그런데 어디선가 폭발음이 일어나고 브레스는 닿지 않았다. 콩데르는 눈을 들어 전방을 살폈다.
“처, 천상의 기사입니다!”
“와아아아아!”
사람들은 환호성을 내지른다.
그들은 구원자라도 나타났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실제로 그들에게 있어 천상의 기사는 구원자나 다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