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ll Search Gets Done RAW novel - Chapter 139
140. 생물학 연구소 (2)
‘벼락의 지휘자’를 들어 올렸다.
습득한 순간 스킬의 자세한 술식이나 깊은 깨달음이 필요한 원리와 묘리 같은 것들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처음 사용해보는 스킬이기도 했고······.
나는 버릇처럼 시야 한켠에 떠올라있는 스킬의 설명창을 간단히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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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월(Fire Wall) – 5티어
설명 :
맹렬한 화염으로 이루어진 벽을 소환함.
시전시 사용한 마나의 양에 따라 화염벽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음
맨손, 완드, 오브, 지팡이로만 사용 가능
요구 제한 :
레벨 45 이상
마력 B- 이상
화염 저항력 B- 이상
선행 스킬 :
[습득함]────────────────
그리고는.
쐐액!
전방을 향해 수평으로 휘둘렀다.
“파이어 월(Fire Wall)!”
마치 공간의 경계를 가르는듯한 창끝의 움직임. 그리고 그 끝이 향하고 있던 지상에는 활활 타오르는 화염의 장벽이 솟아올랐다.
화르르르르륵─!
불에 취약하거나 기피하는 개체들은 맹렬한 화염의 장벽 앞에서 우뚝 선 채 진격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화염은 개의치 않아 하는, 불에 내성이 있는 개체들도 상당수.
나는 화염을 뚫고 튀어나오는 놈들을 바라보며, 다음 스킬의 캐스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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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임 블라스트(Flame Blast) – 5티어
설명 :
대상 영역에 강력한 한 방의 화염 폭발을 일으킴
집중 유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정한 영역의 크기와 폭발력이 대폭 향상됨
맨손, 완드, 오브, 지팡이로만 사용 가능
요구 제한 :
레벨 48 이상
마력 B- 이상
화염 저항력 B 이상
선행 스킬 :
[습득함]────────────────
스킬 시전 시 집중유지 시간이 길수록 위력이 강력해지는, 일대에 화염의 대폭발을 일으키는 스킬.
‘벼락의 지휘자’ 창끝을 통해 겨눠진 장소를 중심으로, 작은 화염의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화염 속성의 마력을 불어넣을수록 마법진의 규모가 급속도로 거대해져 갔다.
화아아악!
일대의 몬스터가 모두 범위에 포함되었다고 판단된 순간.
나는 타겟으로의 마나의 공급을 끊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플레임 블라스트(Flame Blast)!”
일대에 거대한 폭발이 터져 나왔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앙!
‘파이어 월’을 뚫고 다가오던 키메라들조차 움츠리거나 바닥에 엎어져 뜨거운 화염에 저항해야 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
키메라들의 진군이 한풀 꺾였다.
그러나 나는 확실하게 맛을 내기 위해 추가적인 시즈닝을 뿌렸다.
모두 5티어로써 동급의 또 다른 즉발형 스킬들이었다.
쿵!
창 자루 아랫부분을 땅에 내리쳤다.
“플레임 노바(Flame Nova)!”
화아아아아아아아악─!
그곳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는 거대한 화염파가 터져나갔고.
이어서 창끝을 수평으로 들어올렸다.
“브레스 오브 파이어(Breath of Fire)!”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이글거리는 화염이 원뿔 형태로 전방의 광범위한 영역으로 뻗어 나갔다.
“후후. 불 맛이 제대로 나야 할 텐데.”
열기가 닿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에그니비아와 사라를 바라봤다.
그리고는 곧장 수백 마리의 키메라들을 돌아보았다.
여전히 멀쩡한 상태의 놈들도 있었고, 전투 불능에 가까운 상태가 된 놈들도 있었다.
그러나 최소한 모든 개체가 한두 차례씩은 화염에 휩쓸려 그을리고 불타버렸다.
그 말은 즉, 내 손가락에서 푸르게 빛나고 있는 쌍보석 반지, ‘스톰 파이어’의 전격/화염 시너지 옵션에 의해 모조리 크든 작든 화상과 감전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다.
다시 말해, 이제부터 내가 사용할 전격 스킬들은 놈들의 전기 저항력을 무시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카아아악!》
《키리릭··· 키리리릭······》
《크하아악! 크하아아아아아악···!》
······
몰아치는 화염에 잠시 진군을 멈췄던 키메라들은 다시금 괴성을 지르며 접근해왔다.
쿵!
나는 ‘벼락의 지휘자’를 다시 한 번 바닥에 내리꽂으며 중얼거렸다.
“헤럴드 오브 썬더(Herald of Thunder)!”
치지지지지지직─!!
나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범위에 형성된 전격의 마법진.
7티어, ‘폭풍의 합창’까지 가기 위한 하위 스킬 중 하나인 ‘헤럴드 오브 썬더’.
나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범위에 형성된 전격의 마법진은 의식만으로도 그 속에 있는 적을 향해 원하는 만큼의 벼락을 무제한으로 내리꽂을 수 있는 광역 스킬이었다.
각을 봐서 ‘폭풍의 합창’을 사용할까도 싶었지만, 아직은 프로키온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상 가능한 마나를 아껴두는 편이 좋을 듯했다.
번쩍! 번쩍! 번쩍! 번쩍······!
전방에 우글거리는 시커먼 것들을 향해 무아지경으로 내리꽂히는 벼락 줄기들을 바라봤다.
동시에 쭉쭉 올라가는 경험치 또한 함께 감상했다.
[레벨 : 96(98%)] [레벨 : 96(99%)]······.
한 마리 한 마리 S급 혹은 그 이상의 수준이었던 수백 마리의 키메라들.
그것들이 차근차근 튀겨질 때마다 정체되어있던 경험치가 쭉쭉 올라갔다.
그리고.
[레벨이 올랐습니다.]거의 다 죽어갈 때쯤, 떠오른 메시지 창.
스스스─
그런데 문득, 내 바로 앞에 허여멀건 한 노집사 유령 하나가 나타났다.
《주, 주인님······》
으스스한 목소리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내뱉은 유령.
다음 이어지는 말에는 무언가 절박한 감정이 실려 있었다.
《도, 도와주세요······》
시리우스, 분명히 프로키온을 잡아오라고 보냈을 텐데.
설마······ 잡힌 거야?
《잡혔어요······》
“······.”
《흑, 흐윽, 살려주세요, 주인님······》
사실 시리우스에게 큰 걸 바라지는 않았다.
어차피 키메라들을 상대함에 있어서 유령을 다루는 시리우스의 힘이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었기에.
프로키온의 위치만이라도 먼저 파악할 수 있다면, 놈을 축출해내는데 소소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시리우스를 먼저 보내놓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시리우스에게 어떠한 애로사항이 생긴 모양이었다.
아니······ 본체가 들어가야 유령들이 쌔진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연구소 내부로 들어가는 시리우스를 말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냥 유령화 상태 쓰고 돌아다니면 잡히거나 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잡힌 거야?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머리를 굴려보려 했지만, 어차피 당장 알 수 없는 사실을 고민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나는 곧장 사라 쪽으로 돌아보았다.
“사라, 금지된 맛, 얼마나 남았어요?”
“한 모금 정도요?”
“그럼 제거 조금 나눠 드릴게요.”
나는 이전에 소분해서 두 병으로 나눠놓은 포션, ‘금지된 맛’을 꺼내 들었다.
원래의 계획은 이전에 시리우스의 고성을 무너뜨렸을 때처럼, 일단 이곳 프로키온의 은신처인 생물학 연구소를 철거해놓고 시작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무지성으로 건물부터 철거해버리는 계획은 일단 보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연구소 깊숙한 곳 어딘가, 프로키온이 기거하고 있는 어둠의 장소로 직접 쳐들어가는 것밖에는 답이 없어 보였다.
쪼르르륵─
‘금지된 맛’을 정확히 반으로 나눴다.
그러나 그렇게 양이 많지는 않았다.
아마도 이걸 다 마신다 하더라도, 길어야 10분? 유령화 상태의 지속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
“짠하죠.”
“짠? 아! 네!”
나는 그녀와 ‘금지된 맛’이 담긴 플라스틱 생수병을 퉁- 부딪치며 말했다.
“짠!”
꿀꺽꿀꺽─
나는 비어버린 생수병을 허공에 집어 던졌고, 사라 또한 나를 따라 같은 방향으로 집어 던졌다.
동시에 나는 쓰레기를 아무 데나 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피요옷─!》
‘교감’에 의해 이끌려온 에그니비아가 공중을 날아가는 플라스틱병 두 개를 재빠르게 등으로 낚아챘다.
나는 그러한 에그니비아에게 잠시 근처를 배회하며 돌아다니라고 지시했다.
저 덩치에 좁디좁은 이 연구소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에그니비아, 그 포션 병에 남은 온기가 식기 전에 돌아올 테니······ 잘 기다리고 있어라.”
《피욧!》
그렇게 애완 몬스터를 향해 적당히 아무 말이나 지껄여준 뒤,
스르륵─
슬슬 약발이 돌기 시작함을 알아챘다.
나와 사라는 유령화 상태에 접어들었다.
‘금지된 맛’ 포션을 마실 시 발동하는 ‘유령 장막’에 의한 효과였다.
“안내해, 시리.”
《이쪽이에요······》
스륵─
우리 둘은 시리우스의 유령 분신을 따라, 곧장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
시리우스의 안내를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겉으로 보이던 대지면적에 걸맞게,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가 굉장히 깊었다.
우리는 아래로, 아래로 계속해서 내려갔다.
중간 중간 층마다 보이는 비어있는 방들.
그것들은 하나같이 정상적인 공간이 없었다.
말라붙은 핏물과 알 수 없는 액체가 흐르는 마치 감옥과 비슷한 공간들뿐.
그러나 우리는 곧 저 공간들이 무슨 용도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비어있는 감옥뿐만 아니라, 세입자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감옥들도 많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크르륵》
《키릭······.》
비어있는 감옥은 아마도······ 아까 전에 나를 습격했던 것들이 거주했던 공간인 듯 싶었다.
“한, 저 엘리베이터가 돌아다니는 통로를 빼면······ 전부 다 철창 달린 감옥밖에 없어요.”
“그렇네요.”
그렇게 살풍경한 건물 내부의 모습을 감상하며, 하강을 이어가던 중.
우리는 꽤 넓은 방에 도착했다.
“여기는······?”
줄곧 보았던 빈 감옥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깔끔하게 정돈된 넓은 공간.
정돈되어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의미였다.
이곳의 가장자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연장, 도르래와 같은 장치, 수조처럼 보이는 과학 장비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이곳의 한가운데에는 널찍한 직사각형 모양의 실험대가 하나 놓여있었는데.
그 위에는······.
“읍읍읍!”
눈에는 안대가, 입에 재갈이.
팔다리는 사슬이 칭칭 감겨 이동의 자유까지 제한된 채로, 시리우스가 누워있었다.
나는 우리를 안내하던 유령 분신에게 말했다.
“저기에 묶인 거, 너 맞지?”
시리우스는 묶인 채 읍 읍하고 소리 낼 뿐인 본체 대신, 유령 분신을 통해 말을 했다.
《네, 맞아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시리우스를 상대할 때에는 분명······.
툭하면 유령화 상태로 도망치기도 했고, 애초에 수많은 분신 속에 진짜 본체를 숨기고 다녔다.
심지어 본신의 힘 또한 결코 약한 편이 아니었기에,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당해서 잡혀있다는 것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쩌다 저렇게 됐냐? 너, 이렇게 쉽게 잡힐 애가 아니잖아.”
《그건······》
그때였다.
쿵쾅! 쿵쾅! 쿵쾅!
“응?”
천장과 벽, 저 너머에서부터 마치 엄청난 생물이 뛰어다니는 듯한 소리가 커다란 진동이 되어 느껴졌다.
그리고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천장 한쪽에 위치한 넓은 통로를 통해 무언가가 떨어졌다.
쿠우우웅!
그곳에 있는 건 시커먼 피부에 거대한 날개.
압도적인 덩치와 터질 것 같은 근육을 자랑하는 도무지 그 근본을 알 수 없는 생명체.
그것은 말아 쥔 양 주먹으로 마치 오랑우탄처럼 자신의 근육질 가슴을 연신 두들겨댔다.
《크라아아아아아아악─!!》
옆에 있던 노집사 모양의 유령이 진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히익?》
“시리. 저게 뭔지 알아?”
《저건··· 프로키온이 부리는 키메라 중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개체······》
실물로 본 건 처음이었다.
미래 기억 상 알고 있는 프로키온의 행적.
사실 그 행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바로 저 날개 달린 근육 오랑우탄같이 생긴 키메라였다.
굳이 시리우스에게 물어본 이유는, 현장 사람의 실무적인 말을 한 번 더 들어보고 판단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르고스라는 이름의 키메라에요.》
“그렇군.”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는 행위를 멈춘 아르고스는 방 안을 천천히 걸어 다녔다.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쩌면 짐승, 아니, 키메라로서의 본능이 유령화 상태의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지금 시리우스의 꼴은 아마도 사람의 손길이 들어간 모습으로 보이는데······ 어쩌면 프로키온이 이 방에 왔다가 간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리. 프로키온은 지금 어디에 있지?”
《여기서 몇 층 더 내려가면, 그의 연구실이 있어요. 아까까지는 그곳에 있었을 텐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아마도 여기로 오고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너를 여기로 옮겨놓은 게 프로키온이 아니야?”
《아르고스한테 잡혀서 여기에 끌려왔어요.》
“흠······.”
그 말은 즉, 저 덩치 큰놈이 시리우스를 끌고 와서 실험대 위에 묶어놨다는 말인데.
보기와는 달리 섬세한 작업 할 수 있는 녀석인가 보군.
확실히. 자세히 보면 저 거대한 손에 다섯 개의 손가락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몸에 걸려있는 ‘유령 장막’의 지속시간을 확인했다.
[유령 장막(Ghost Shroud) – 10초]사라와 나눠 마신 마지막 ‘금지된 맛’ 포션.
그 지속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스르륵─
투명한 상태의 몸이 서서히 반투명해져 갔다.
3초, 2초, 1초······.
그와 동시에 아르고스의 고개가 우리 쪽으로 홱 돌아갔다.
쿠우웅!
그리고는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속도로, 공간을 접으며 우리의 앞에 나타났다.
《크라아아아아악!!》
대화도 없었고, 신경전 또한 없었다.
“이런, 미친!”
부웅!
아르고스의 깍지 낀 두 손이 내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그저 동물적인 본능에 이끌려 상대를 공격하고 짓이기기 위한, 야만적인 일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