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juk battlefield's non-mortgage loan specialist RAW novel - Chapter 104
103화
사마룡은 군침을 꼴딱 삼켰다.
청홍사의 내단.
당장 호기가 남긴 것보다 이게 훨씬 더 큰 기연이지 않을까 싶었다.
천홍사의 내단은 곧 아룡의 기운을 가진 영단이었다. 하계 어떤 영단보다 세고 거친 기운을 품고 있었고, 야생마처럼 천방지축 다루기 힘든 성질을 갖고 있었다.
그에 반해 중화단은 그런 말들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뛰어난 조련사 역할을 했다. 중화단은 본디 영약이 가진 기운도 대단했지만, 힘찬 기운을 필요한 적재적소로 유도하는 기교도 갖고 있었다. 사마룡이 감히 천홍사의 내단에 모험하는 것도 신의가 빚은 중화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도박이었다. 더불어 기운을 보존하는 덴 최고의 효용을 자랑하는 예기환황신공이 있지 않던가.
그가 오늘 무리해 이러는 이유는 마교. 서로 간 직접 은원을 가질 건덕지도 없었는데, 벌써 수 번 생사를 오가는 사투를 벌인 그들이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복룡, 그가 운이 좋아 모두 기연으로 만들었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 있단 보장이 없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운이었다. 그리 스스로 상황을 결정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했다. 그게 아니면, 적어도 살아 도망갈 수 있을 실력을 갖춰야 했다. 청홍사 내단과 중화단이면 내공 쪽으론 아쉬울 게 전혀 없을 거였다.
또 기해령이 말했다.
“그런 위험한 물건을 계속 지니고 다녔다간 필시 경을 칠 것이야.”
오요상이 비두고옥에 숨어든 연유도 청홍사의 내단을 어떤 존재들로부터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온 지 얼마 안 돼 아직 그들 존재들의 간섭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영적으로 발달한 기해령이 뱉은 말이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도 사마룡이 서두르게 된 이유였다.
“후우.”
사마룡은 크게 숨을 뱉었다. 사마룡은 중화단을 먼저 삼키고 이내 청홍사 내단을 꿀꺽 삼켰다. 중화단이 여는 길을 따라 청홍사 내단의 기운이 따르길 바라서였다. 동시에 예황심공을 운용했다. 그러나 영약과 내단의 기운이 녹아들고, 사마룡이 이를 잘게 쪼개려던 순간, 뭔가 크게 잘못됐단 사실을 감지했다.
두둥-
천도가 깜짝 놀라며 깨나 반응했다.
아무리 천하의 명조련사도 여타 야생마나 다룰 수 있는 거다. 날개 달린 천리마를 감당할 순 없을 거였다. 청홍사 내단은 사마룡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훨씬 더 훨씬 크고 위험한 기운을 갖고 있는 영단이었다.
또, 예황심공은 일정 기간 영약을 보존한 대가로 훨씬 더 많은 이문을 얻는 심공이었지, 이만큼 엄청난 힘을 보존할 수 있는 신기가 아니었다.
청홍사의 기운은 청색, 음의 기운과 홍색, 양의 기운으로 쪼개지며 걷잡을 수 없이 힘이 불어났다. 엄청나게 뜨겁고, 차가운 기운이었다. 사마룡은 수시로 달라지는 온도에 정신이 아득해지며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쿵- 쿵-
천도가 정신 차려야 한다 경고했다. 이제 청홍사의 두 기운은 두 마리의 거대한 이무기가 돼 샛노란 눈을 번뜩거렸다. 사마룡은 제 몸 안 전황을 살폈다. 태극처럼 아래 푸른 이무기와 위에 붉은 이무기가 자리 잡은 가운데, 중화단이 천도가 발한 진원의 기운과 어울려 상황을 관조하고 있었다. 영리하게도 본분을 잃지 않은 것이다.
사마룡은 덕분에 침착해지기로 했다. 예황심공이 안 먹힌다면 일원심공을 이용할 일이었다. 그때, 천도가 작은 도움을 줬다. 티끌만 한 진원이 중단전으로부터 빠져나왔다. 이는 청과 홍, 두 기운 사이에 떨어졌고, 두 기운은 마치 여의주를 발견한 듯 엄청난 속도로 가운데서 맞부딪쳤다.
쿠오오-
둘은 만나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충격도 대단했다. 사마룡은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그랬다면 두 기운은 모조리 사마룡 바깥으로 빠져나갔을 테다. 우선 두 기운이 맞부딪쳐 거대한 구름을 만들어냈다.
콰광-
천둥, 번개가 치고 돌풍이 불었다. 사마룡은 그때마다 움찔, 꿈틀거렸다. 신비한 건 이런 현상이 사마룡 안에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천사성 인근 장사현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다. 별안간 먹구름이 끼고 천둥, 번개, 돌풍이 생겨났다. 놀라운 일이었다.
사마룡은 이를 악물었다. 천도가 내준 진원 덕분에 두 기운이 가까이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일원심공을 운용해 그간 궁구해왔던 일원의 무리, 그리고 천하의 무리를 발휘했다. 그러다 문득 사마룡은 생각했다. 흐름의 방향. 이 거대한 힘을 어찌할 것인가. 그게 없다면 이만큼 큰 기운을 어찌할 방도가 없을 것 같았다.
꽈광-
번개가 쳤다. 대체 저는 무엇을 위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꾸몄는가. 이번에는 사마룡 안에서가 아니라 동굴 밖에서 크게 난리가 난 것 같았다.
쏴아아-
비가 쏟아졌다. 사마룡 안팎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동안 뜨겁고, 차갑고, 속 시끄럽던 것이 조금은 차분히 가라앉는 걸 느꼈다. 빗줄기가 굵어졌다. 청홍의 두 기운은 여전히 구름 속 진원을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가까이 비 떨어지는 소리 덕분에 잠시나마 난리를 잊을 수 있었다.
불안 속 평화.
사마룡은 실책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좀 덜 불안하기 위해 좀 더 나아지길 바랐던 것인데. 늦게나마 경솔했단 생각이 들었다. 사마룡은 인정했다. 아무리 저라도 이 기운은 혼자 감내하지 못할 거였다. 내단의 힘을 포기해도 좋은가? 상관없다. 제겐 과분한 물건이었다. 이는 사마룡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사마룡은 방향을 정했다. 이 거대한 힘을 가장 완벽한 방법. 한여름보다 짙은 복숭 향기가 퍼졌다. 나와라. 그리고 취해라.
쩌적-
내면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며 갈라진 틈으로 새파란 떡잎이 자랐다. 그리고 그 떡잎은 내리는 비를 맞고 믿기 힘든 속도로 성장을 시작했다. 사마룡이 놀라는 사이, 나무는 저보다도 크게 자랐다. 그리고 이는 존재의 가치만큼 크기도 여한이 없었다. 나무는 이내 청홍에 버금갈 만큼 굉장한 크기로 자랐다.
두 기운도 당황한 듯 서로 간의 싸움을 멈췄다. 순식간 녹색향연이 펼쳐졌다. 녹음이 짙었다. 나무는 더 많은 비에 젖었다. 그리고 정 가운데, 지금과는 다른 변화가 있었다. 꽃. 연홍색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꽃이 폈다. 이어 사마룡의 숨결이 꽃을 간지럽혔다. 꽃이 흔들리더니, 이내 아쉬움이 느껴질 만큼 금방 피고 졌다. 대신 열매가 맺혔다. 은은한 광채를 띈 그것은 너무나도 예쁜 복숭의 형태를 지녔다. 사마룡은 처음 온전히 천도와 얼굴을 맞댔다. 예쁘다. 너무 예쁘다. 그동안 깍쟁이같이 굴던 게 모두 용서가 될 만큼 예쁜 모습이었다. 보통 신비로운 게 아니었다. 고작 과일이 천상 선녀처럼 신성하게 느껴졌다.
우웅-
천도는 새침하게 고맙다고 말했다. 사마룡은 물론 아쉬웠지만, 그동안 도움받았던 것과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했다.
천도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자라는 것 말고 나무가 움직인단 말이 조금 어색했지만, 이는 어깨를 펴듯 풍성해지며 색깔도 조금은 더 밝아졌다.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 사마룡이 만들어낸 일원의 바람이었다. 동시에 청홍은 푸른 것은 이파리로, 붉은 것은 뿌리로 바람을 따라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흐름이 주어지니 억지로 강한 바람으로 밀어 넣지 않아도 이들은 반항도 못 하고 나무로 빨려 들어갔다.
사마룡은 순수한 감탄을 삼켰다. 청홍사의 두 기운은 이파리와 뿌리를 통해 줄기로 이동했고, 천도에 맺혔다. 천도는 기이한 서광을 뿌렸다. 거긴 상상도 못 할 크기의 힘이 존재하고 있었다. 빛은 하늘로 곧장 쏘아졌다. 승천. 바로 눈앞에 봤다면 사마룡도 놀라 뒤로 자빠졌을 만큼 대단한 장관이었다. 실제로 장사현 수많은 사람들이 뒤로 놀라 자빠졌다. 장사에 기이한 빛무리가 하늘로 올랐다.
제 안엔 엄청난 놈이 살고 있구나. 사마룡은 새삼 또 느꼈다.
우수수-
나무에 이파리가 떨어지고 있었다. 기운을 모두 소진한 천도는 다시 만날 날을 염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은 고맙게도, 내단의 여남은 기운을 사마룡께로 내주었다. 말이 여남은 일부지, 이는 어떤 영단도 갖지 못한 대단한 힘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노란 새가 날아와 그걸 덥석 물어갔다. 자세히 보니 중화단의 기운이었다.
우웅-
천도는 중화단의 기운에 무어라 이르렀다. 북숭이 새에 뭐라는 게 기이했다만, 이제 더는 놀랄 일도 없어 보였다. 노란 새는 쏜살같이 어딘가로 향했다. 단전. 예기환황심공으로 저축했던 쪼개진 기운이 모인 곳이었다. 사마룡은 홀린 것처럼 이를 따라갔다. 그리고 신비한 장면을 목도했다. 방금 알을 깨고 나온 것 같은 노란 아기 새들이 어미 새가 오자 열심히 재잘거리는 광경이었다. 중화단, 어미 새는 그런 아기 새들에게 청홍사 내단의 기운을 게워내 먹였다. 놈들은 정말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은 천도가 그랬듯 순식간에 쑥쑥 성장하고 있었다. 강한 생의 기운이 느껴졌다. 곧 자란 아해들이 푸다닥 날갯짓을 시작했다. 장관이었다. 한차례 비웠기에 망정이지 엄청난 수의 새들이 전신세맥 곳곳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사마룡은 굉장한 충만감을 느꼈다. 천홍사 내단은 제 안의 괴물분께서 모두 가져가셨지만, 이만도 당초 원했던 정도를 모두 달성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천도가 강해졌지만 따지고 보면 제가 강해진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더 잘 부탁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