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7
대한민국 절대 재벌! 117화
“어떻게 그런 생각을…….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래서 내가 너희들 위에 있는 거야.”
“예, 맞습니다.”
하지만 이틀 후면 강철이 미쓰비시의 숨통을 쥐고 흔들 두 개의 치명적 약점을 들고 일본 도쿄로 향할 것이다.
“혹시라도 지급을 요청하는 자가 있으면 미뤄, 말 그대로 군표잖아, 군표!”
“예, 알겠습니다.”
이치로 켄신은 이렇게 미래를 대비했다.
어떤 면에서는 이제부터는 일본인 이치로 켄신과 대한민국인 강철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일에만 매달리는 이치로 켄신과는 달리.
강철은 위조된 대출 문서와 사할린 동포들에게서 매입한 군표 이익을 얻는 일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린 미쓰이 해운을 노린다. 나는 회장님께 그리 보고할 것이다.”
“예, 지당하십니다.”
“정말 현명하십니다.”
“그딴 소리나 하라고 월급 주는 거 아니다.”
이치로 켄신은 마치 자신이 기업의 회장이라도 되는 듯 거들먹거렸다.
* * *
나는 브라운 중령과 순양함에 승선했고.
대마도 항구에는 후지모라와 오덕수가 남았다.
“꼴도 보기 싫은 일본으로 가는군요.”
난 차기성과 독사, 한준만 그리고 기태와 함께했다.
“깜짝 놀랄 겁니다.”
“제게 하신 말씀대로 가능할까요?”
차기성의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일본은 지금 미국이라면 껌뻑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내가 아는 미래도 그렇다.
하여튼 나는 지금 브라운 중령과 함께 도쿄로 출항했고.
꽤 많은 사람이 대마도 항구로 나와 떠나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고.
일부는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이 섬의 사람들은 정말 특이하군.”
그때 브라운 함장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일본의 식민지 그 어디에도 우리를 이렇게 대한 사람들은 없었다네.”
“제가 말씀드린 것이 모두 진심이기 때문입니다.”
“진심이라고요?”
“예, 저희는 정말 미국령 대마도 왕국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철강, 당신이 하는 그 말은 이제 내 귀에 딱지가 앉겠소.”
“우리의 소망이니까요.”
“나는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움직이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소.”
그럴 것이다.
브라운은 미래를 모르니까.
“정말 오키나와와는 딴판이었고, 내게는 아주 충격적인 나날이었소.”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브라운 함장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을 겁니다.”
나와 브라운은 암묵적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제가 정말 맥아더 원수 각하를 만날 수 있습니까?”
“있소. 내가 보고할 것이고, 만나 달라고 요청하면 그분께서는 만나 주실 것이오.”
“친하십니까?”
“나는 그분을 존경하고, 그분은 나를 아낍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미군에도 파벌이라는 것이 없지 않소.”
어디나 그럴 것이다.
“어디나 그렇죠. 그런데 오키나와는 어떻습니까?”
나는 누구보다 오키나와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키나와는 자치 정부를 수립했소.”
아마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오키나와는 독립했을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일본의 부흥을 이끈 것은 한민족의 슬픔이었다.
“아마 오키나와가 독립한다면 대마도도 가능할 것이오.”
다시 말해 한국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거다.
‘그런데 내가 한국전쟁을 막을 힘이 있을까? 5년 정도 남았는데······.’
21살인 내가 정치에 뛰어든다면 과연 조선 인민들은 나를 지지해 줄 것인가?
그게 안 된다면 이승한처럼 미군정을 등에 업고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내가 이승한처럼 되지 말라는 보장은 있을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열강의 식민지였던 각 나라의 영웅은 모두 독재자로 변했다.
나 역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막기는 막아야 하는데······.’
막을 방법이 뭐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 전에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망망대해를 보며 고민스러울 뿐이다.
‘막는다면······.’
중국의 공산화부터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 아프군.’
나도 모르게 망망대해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무엇을 그리 생각합니까?”
차기성이 담담한 어투로 내게 물었다.
“바꿔야 하는 것들, 그리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
“예?”
“그런 것이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사장님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습니다.”
“그럴 겁니다. 나도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까요. 인생은 나그넷길 아닙니까? 하하하!”
“웃음이 씁쓸해 보이십니다. 어린 분이 참······.”
21살이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린 내게 너무 많은 짐이 지어진 것 같다.
* * *
도쿄에 도착한 우린 미군정에 숙소를 받았다.
그런 후에 한중만이 김수복을 데려왔고.
이제부터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김 부사장!”
김수복을 보자마자 김수복의 얼굴과 함께 야마모토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독사가 대마도에 왔었지만.
너무 많은 일 때문에 물을 겨를이 없었다.
“예, 사장님.”
“따로 이야기 좀 합시다.”
“예.”
“다른 사람들은 배정받은 숙소에 가 있으세요.”
“예, 알겠습니다.”
“기태.”
“예, 지도자 동지.”
“여기서는 사장님이라고 불러. 나도 기태를 기 과장이라고 부를 테니까.”
우린 따지고 보면 사업체다.
내가 사장이고, 모두 내 직원이다.
“예, 알겠습니다.”
기태가 대답했고, 나는 김수복을 봤다.
“우리 좀 걸읍시다.”
“예, 사장님.”
김수복과 함께 한동안 걸었다.
일본의 개나리가 지금이 봄인 줄 알고 꽃피우려는 것도 있었지만.
꽃과 잎이 섞여 있어서 아름답기보다는 추해 보였다.
“어찌 됐습니까?”
“독사에게 보고받지 않으셨습니까?”
“하도 일이 급해서 못 물었습니다.”
“예, 그렇군요. 야마모토는 사장님을 떠올리며 죽었습니다.”
“으음······.”
나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왔다.
“빚을 졌군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당신은 아직도 종로 서장이 되고 싶습니까?”
“처음에는 그렇게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그럼요?”
“사장님을 끝까지 모실 겁니다.”
내 방식의 토사구팽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 될 것 같다.
“알겠습니다. 김 부사장.”
“예, 사장님.”
“우리 오래 갑시다.”
“감사합니다.”
“개나리가 미친 듯 피었군요. 가을인데 벌써 봄인 줄 아는 모양입니다.”
저 개나리처럼 조선 인민들은 독립한 후 봄이 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봄은 아직이었고.
꽤 오랫동안 혹독한 겨울이 이어질 것이다.
* * *
숙소.
“구해 오라는 것은?”
나는 독사에게 축음기를 구해 오라고 지시했다.
“구해 왔습니다.”
하여튼 구하려고 하는 것은 뭐든 구할 수 있다.
단지.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노래 한 곡 들으면서 이야기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하하하!”
아무것도 모르는 독사가 크게 웃었다.
‘분명 도청할 거야.’
나였어도 도청했을 것이다.
그렇게 축음기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알아본 것들을 보고하세요.”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모두 내가 왜 이러는지 아는 눈빛이다.
김수복은 도쿄에 와서 도쿄의 사정과 미쓰비시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특별하게 확인한 것은 없습니다. 백방으로 알아보려 했지만 어려웠습니다. 제가 알아본 것은 일본 정부로부터 도쿄 인근의 폐허를 헐값에 매입했다는 겁니다.”
“도쿄 인근의 폐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머금어졌다.
* * *
강철의 숙소 옆방.
“축음기에서 나오는 노랫소리 때문에 아무것도 안 들립니다.”
강철의 예상대로 미군들은 강철의 방을 도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축음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설마 우리가 도청할 거라 생각하고 이런 건가?”
미군 병사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말했다.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조선인들은 멍청하다고 했습니다.”
“누가?”
“일본인들이 제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으음, 이대로라면 도청은 어렵겠군. 그만두고 저들이 자리를 비우면 쓰레기통이라도 뒤져.”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강철 역시 아직은 미군의 감시 대상이었다.
* * *
미쓰비시 회장실.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군정에 의해 미쓰이라는 일본 회사가 해체됐답니다.”
“미쓰이?”
“미쓰이는 일본 최대 규모의 그룹입니다.”
내가 되묻자 차기성이 내게 설명해 줬다.
“어떻게 압니까?”
“저는 동경제대 경영학부에 다녔습니다.”
“천재시군요.”
이래서 일본어와 영어가 유창했나 보다.
“물 아래에서 정신없이 물 갈퀴질 하는 오리 정도밖에는 안 됩니다.”
“그래야 천재죠.”
천재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천재야말로 정말 많이 노력한다.
단지 다른 사람들은 천재의 노력을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미쓰비시가 해체된 마쓰이 해운을 인수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것도 헐값으로?”
“예, 그렇습니다. 지금도 미쓰이 그룹의 지분과 재산을 사려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그럼 나도 사야겠군.”
“조선인에게는 팔지 않을 겁니다.”
“그런가?”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렇게 웃으십니까?”
김수복이 나를 보며 되물었다.
“나는 일본인 야가미 라이토이기도 하거든.”
제대로 움직여 볼 것이다.
‘해운이라고 했지?’
나는 미쓰비시에게서 도쿄 인근의 땅과 미쓰이 해운을 받아야겠다는 생각했다.
해운 회사이니 배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대형 선박이 아주 많이 필요했다.
“저 진주 박스는 어떻게 할까요?”
기태가 내게 물었다.
“현금화해야겠지.”
나는 차기성을 봤다.
“양이 많아 한 번에 처리할 수는 없을 테니 차기성, 당신이 담당해서 현금화하시오.”
“제가요?”
차기성을 살짝 놀란 눈빛을 지었다.
“저를 믿습니까?”
“겨우 저 정도의 진주를 탐내서 도망친다면 내 눈이 썩은 거지.”
차기성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차기성 씨.”
“예.”
“내가 당신한테 약속하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내가 그걸 이룰 수 있게 해 드리겠소.”
“사장님이 무슨 힘으로요?”
차기성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김수복 부사장님.”
“예, 사장님.”
“말해주세요, 나는 담배나 한 대 피우며 생각할 것이 있으니까요.”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소리입니까?”
“세상 어떤 일이든 다 돈이 하는 일입니다.”
김수복에 차기성에게 말했다.
“뭐, 뭐요?”
“사장님은 뭐든 할 수 있는 힘을 가지셨습니다.”
차마 저 소리를 낯간지럽게 내 입으로는 못할 것 같아서 자리를 비켰다.
물론 생각을 정리할 것도 있었다.
‘주둔지 근처에 바를 차리고 미군들을 모집한다면······.’
1개월 안에 미쓰비시 회장이 목덜미를 잡고 쓰러질 것이다.
‘먼저 어떤 것을 할까?’
대출 서류냐, 군표냐.
이게 문제였다.
그리고 나는 대출금이나 군표를 현금으로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땅으로 받아야지.’
지금은 헐값일 수밖에 없는 땅이지만.
부동산 버블이 바글바글 커질 때는.
도쿄 땅만 팔아도 전 세계의 땅을 다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휴우······.”
창밖을 보며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왔을까?’
이승한 박사가 왔다면 맥아더를 만났을까?
아니면 아직 못 만났을까?
정말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