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7
대한민국 절대 재벌! 17화
나카무라의 서재.
“강철······. 철이······. 저 아이를······.”
강철이 나간 뒤 나카무라 사장은 강철을 떠올렸다.
강철의 모습을 훔쳐보던 자신의 딸 리에의 모습도 떠올랐다.
“어찌해야 할까······?”
나카무라 사장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특별히 씀씀이가 과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을 대할 때 정말 공손합니다.
-한주임은 열심히 일하라고 강요하지 않지만, 기분 좋게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일을 더 하는 사람에게는 봉급을 더 챙겨줍니다.
-잘 생겼는데 여자관계도 깨끗합니다.
나카무라 사장은 강철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판을 떠올렸다.
-나카무라, 너는 일본사람이다. 하지만 그 전에 훌륭하고 정직한 직원이다.
‘장인어른······.’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이 모든 일이 중심이고 너는 충분히 중심에 설 자격이 있다.
-제가 말입니까?
-나와 같이 조선으로 건너가지 않겠느냐?
-제가요?
-그래, 나와 같이 조선으로 가자. 내 사위가 되어 큰 상인이 되어봐라.
-장인어른께서는······?
-왜 싫은가?
-아, 아닙니다.
나카무라 사장은 자신을 선택한 조선인 장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떠올랐다.
“강철······!”
* * *
나카무라 사장의 집 대문 앞.
오늘도 어제처럼 장부를 정리해 사장님께 보고하고 돌아가는 길이다.
요즘 내가 핵심적으로 움직이는 분야는 부동산 매매 및 매입이다.
처음 미곡 상점의 곡물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자고 의견을 낸 다음부터.
나카무라 사장님은 지속해서 논과 밭을 매입했고.
나는 그런 매입 과정에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했다.
보통 평범한 대리인들은 그 차익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더 놀라운 건.
나카무라 사장님은 그 차익의 50%를 내게 성과금의 형태로 주셨다.
-자네가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를 것이네.
이 말과 함께 토지매입의 차액의 50%와 매도 시 시세보다 높게 매도했을 때.
그 차액의 50%가 공식적으로 내 몫이 됐다.
하여튼 그렇게 내 의견은 거의 받아들여졌고.
내 할 일이 점점 늘어났다.
분명한 건.
나카무라 사장님을 직원들이 신명이 나게 일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다.
‘덜 줘서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주고 부자가 되려고 한다.’
이것은 분명 배울 점이다.
기업의 오너가 부자가 될 때.
그 아래의 노동자들도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나중에 직원들 월급은 안 깎는다.’
이건 내 맹세다.
-방직 기계를 사들이자고?
-예, 그렇습니다.
-방직 기계라······?
나카무라 사장님께서는 그때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이 망해도 황폐해진 조선보다는 발전할 것입니다. 폐허가 된 일본에서 건설과 방직 산업은 크게 성공할 것입니다. 미리 알아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설은 좀 부담스럽네.
그때 나카무라 사장님께서는 건설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셨다.
그도 그럴 것이다.
내 전생인 미래의 세상에서는 법이 지금보다 강력했지만.
건설 관련 조폭이 활개를 쳤다.
그런데 이 시대는 법이 거의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고.
야쿠자들이 더욱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일본에서 건설업은 대부분 야쿠자가, 그리고 독립한 대한민국에는 조폭들이 관여했다.
그래서 거친 일이라는 의식이 컸다.
그러니 거친 사업에는 뛰어들고 싶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방직 기계를 매입해 조금씩 기술을 축적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때 나일론이 이미 개발됐다는 것을 떠올렸다.
나이롱으로 부르는 나일론은.
합성섬유로 거미줄보다 가볍고 마찰에 강하며.
인장 강도가 좋고 양모보다 가볍고 젖어도 강도가 변함없는 데다.
탄력성과 보온성도 겸하고 있기에.
신이 내린 소재라고 불렸다.
물론 아직 우리는 기술이 없어 만들 수 없지만.
곧 그 기술이 전 세계에 퍼질 것이고.
방직 산업이 호황기를 이룰 것이다.
-금을 모으라고 해 놓고서는?
아전인수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일 것이다.
-종로와 명동에는 가난한 일본인들이 꽤 있습니다. 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일본으로 돌아갈 때 그들을 직공으로 쓰면 될 겁니다.
-그럴 수도 있군, 그렇게 하세.
기계는 조선에 남더라도 직공이 될 기술자들은 일본인이니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는 기계를, 나카무라 사장님을 기술자를 가지게 될 것이다.
하여튼 그렇게 나카무라의 사장님의 사업체는 점점 더 커졌고.
이제는 점포를 운영하는 상업보다는.
자동차 공업소나 방직 공장이 더 커진 상태다.
거기다가 부수적인 투자지만.
토지매입과 매매가 더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자네 덕에 내가 몇 배나 더 부자가 됐군.
-과찬이십니다. 다 주인 나리께서 저를 믿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아닐세, 자네는 내가 40년을 노력해 이룬 것을 딱 3년 만에 몇 배는 더 크게 성장시켜 줬네. 고맙네.
-저 역시 주인 나리 덕분에 가난을 면했습니다.
아니, 이제는 가난을 면한 게 아니라 알부자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못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이 참혹한 시대가 좀 더 안정적으로 몇 년 더 진행된다면.
종로나 명동이 아닌 조선 팔도에서 알아주는 사업가로.
나카무라 사장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할 일이 많아지는군.’
정말 폭발적인 성장이다.
나카무라 사장님의 점포는 절대 고객을 속이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어놓았다.
하지만 조선 인민이 모두 기대하는 독립이 멀지 않았으니.
이 성장은 곧 멈출 수밖에 없다.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물론 그때가 오면.
난 나카무라 사장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한 후.
내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나는 벽돌 공장부터 시작한다.’
물론 벽돌 공장은 경성, 아니,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시작할 것이다.
광복이 오기 전 일본인들이 보루꾸라 부르는 블록을 찍어 내는 기계들은 헐값에 살 생각이다. 그리고 모래는 강가에서 공짜로 퍼도 된다.
‘문제는 시멘트인데…….’
그 시멘트는 뇌물과 인맥을 동원해서 미군정에서 빼돌려서 사용할 것이다.
가슴 아픈 미래지만.
일제가 36년 동안 수탈하고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은 이 땅에 그나마 남은 것들도.
한국전쟁과 함께 북괴의 폭격에 파괴될 테니 벽돌 공장을 설립할 생각이다.
‘부산에서 밀수로 자금을 더 확보하고······.’
벽돌 공장을 운영할 것이다.
‘밀수와 건설······.’
이 두 가지는 어둠과 빛이라 할 것이다.
이 사업에 발을 들인다면.
교묘하고도 위험한 줄타기를 해야 했다.
밀수는 범죄다.
하지만 독립된 대한민국에 밀수는 필요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나카무라 사장님의 허락으로.
은밀히 북한산 인근의 동굴에 드럼으로 휘발유를 비축했다.
‘그거야말로 검은 황금이지.’
전시체제에서는 모든 물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현물을 가진 자가 힘을 가지게 된다.
사실 꼼수라면 꼼수다.
‘주고 가면 좋으련만······.’
만약 내게 남겨주고 간다면.
그 기름은 내 사업의 최대 밑천이리라.
하여튼 해방된 조국 대한민국에는 독립했다는 흥분감 말고는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때 나는 나카무라 사장님이 내게 맡긴 현물을 사업 밑천으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훗날 리에 아가씨에게 100배 이상으로 돌려주면 된다.
‘그런데 나를 보는 눈이 달라지셨어.’
어느 순간부터 나카무라 사장과 나의 관계는.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를 넘어섰다.
그리고 가끔은 그와 함께 저녁을 먹고.
그에게 또 술을 배워 마셨다.
그때마다 그는 나를 자기 아들처럼 보았다.
딱 양아들을 삼고 싶은 눈빛이다.
나카무라 사장님은 아들이 없어 데릴사위를 찾으셨다.
그런데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일본 귀족 가문의 아들들은.
나카무라 사장님의 재산은 가지고 싶어 하지만.
정작 데릴사위는 싫어했다.
그리고 리에 아가씨의 태생에 조선인의 피가 흐르는 것도 싫어하기에.
간신히 중매 자리가 들어와도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물론 몇 명은 나카무라 사장님이 퇴짜를 놓으신 일도 있었다.
“저기, 강 주임님······.”
내가 대문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내 뒤에서 리에 아가씨의 몸종인 삼순이가 나를 불렀다.
“왜요?”
내 직급이 올라갔다고 해도.
나는 이 집의 식모인 삼순이한테 반말하지 않았다.
아니, 누구에게도 반말하지 않는다.
‘항상 초심을 유지하고 겸손한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해도.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면 사람들이 욕한다.
그러니 항상 겸손해야 한다.
내일을 준비하는 자는 오늘의 겸손함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사실 젠체한다고 해서 이익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과 등산하러 다녀도.
자기 잘난 척하는 사람이 산에 내려와 막걸리와 빈대떡을 사는 법이다.
겸손해야 돈이 덜 든다는 소리다.
“물어볼 것이 있어서요. 강 주임님은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으시잖아요.”
삼순이는 처음 나를 봤을 때는 반말했지만.
지금은 반말하지 않는다.
“뭔데요?”
* * *